시국이 시국인지라.어떤식으로 우리 미래가 결정될까. 싶어서 꺼내봤다.트럼프시절의 미국과 바이든의 미국이 대외적으로 달라보이는건 크게 없어보인다. 막말정치하며 중국때리기하던 트럼프나 러시아 눈치보는 바이든이나.책은 코로나가 터져나오고 백신 소식도 없던 시점에 우리 앞을 몇가지 시나리오에 대입해 방향성을 말해주고 있다.해외특보로 임하던 시절 잠깐씩 손석희와 나누던 해박한 지식들을 토대로 앞날을 걱정하기도 하고 한국을 대하는 각국의 입장을 나름 정확하게 분석해주는게 좋았었다.여기에서는 당면한 미국 중국과의 관계성만 주로 다루고 있어서 내심 전체적인 외교관계들에 대한 미래 이야기를 기대했던것엔 조금 못미치긴 했지만 현재와 과거 미래의 우리가 어떤 자세를 취할것인가는 가늠 해 볼 수가 있었다.코로나 이후 세계를 다섯가지 시나리오로 형태로 재편될 가능성에 대해 시나리오별 특징들에 대해 설명한다.첫째는 미중이 대립을 계속 유지하는 단계이고둘째는 성곽도시들이 출현할 가능성셋째는 다양한 세계질서 재편을 통한 팍스 유니버설리스넷째는 미국으로 재편되는 팍스아메리카나다섯째는 중국으로 재편되는 팍스시니카그중 특히 팍스시니카를 중점적으로 다루기도 하는데영토문제. 양극화. 민족문제등의 이유로 당분간 미국의 기세를 역전시킬수는 없을것이다라는 전망이다. 미중냉전에 구속되지않는 현상유지전략은 급박하게 진행되는 국제관계에서 계속적으로 유지하기는 쉽지않은 면이 있다. 초월적 외교를 통해 진영을 벗어나 다자외교로 영역을 넓히고 통합해 새로운 외교공간을 만들어내는건 어떤가 하는것. 미중이 냉전으로 치닿는것을 막아내는것 또한 새로운 다자안보체제로 막을수 있다는 이야기이다.원칙으로 대응하고 상상하며 빠르게 선택하고 결정하는 새로운 시대의 외교로 더 안전하고 평화로운 국제관계를 바란다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다만, 새 시대를 여는 시점에 과연 노교수의 바람대로 평화가 계속 이어질지 또 다른 기대 혹은 불안이 있다.
모든 감정이 몸의 모든 기관들에 의한것이고 감정으로 인해 기관이 상할 수 있다는 이야기.책을 읽다 보면 좀 허무맹랑 하기도 한데 또 언뜻 신기하게 연결되기도 한다. 기관들의 특징들과 감정의 희노애락을 연결시키는걸 보면 인사이드아웃의 뇌속 꼬마캐릭터는 뇌가 아니라 몸속에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적으로 그 이야기를 받아들여 차근차근 읽다보면 정말이지 항상 마음을 평화로이 유지해야되는구나 또는 일희일비 하지말아야 몸이 안아프구나 하게된다.ㅎ(쓰고보니 또 당연한 말이 됐긴 하지만)그저 몸을 보는 이런 관점들이 생소하고 신기해서 자꾸 읽게되고 궁금해져 황제내경이나 주역을 가볍게 설명하는 책들에도 관심이 간다. 이 호기심 !
갑자기 기뻐하면 심이 흔들려 혈을 만들지 못한다. 갑자기 성내면 간이 상하여 혈을 간직하지 못한다. 근심이 쌓이면 폐가 상하고, 생각을많이 하면 비가 상하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신이 상하는데, 이것은......모두 혈을 움직인다. 갑자기 기뻐하여 심을 상하면 기가 늘어져심장이 피를 내보내지 못해 간은 받을 것이 없게 된다. 갑자기 성내어간이 상하면 기가 거슬러올라 간으로 혈이 못 들어와서 피가 돌아갈곳이 없게 된다. 또 성생활이 과도하여 음화가 끓어오르면 혈이 화를따라 올라가 경맥을 벗어나 마구 돌아다닌다. (내경편」, ‘열‘ 1.23쪽)
우울증과 정신질환등 알고있는 상식수준의 글들이 갑자기 낯설어지며 다른 관점으로 바꿔 읽게된다.아직 초반이라 이 글들이 어떻게 끝을 맺을지를 잘 모르겠다. 어려운데 흥미롭다.
슈테판츠바이크의 크리스티네 변신에 도취하다를 읽었다.원래 제목은 우체부아가씨였다는데 음. 지금 제목정도면 펑펑 잘 지내야 되는거 아닌가.ㅜ읽고니니 좀더 우울해져버렸다. 공교롭게도 최근 연달아 읽었던 작품의 배경이 전부 1.2차 대전후가 배경이라 작중 주인공의 가족 중 한명이나 두세명이 전쟁에 참가하고 난 뒤 목숨을 잃거나 고통을 겪는 내용이었다. 막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점에 읽은 책들을 떠올리니 그들의 가난하던 현실이 점점 우리의 현실로 오버랩되는것 아닌가 하는 끔찍한 생각도 든다.이 작품 역시 1차 대전후의 오스트리아가 배경으로전쟁에서 형제를 잃고 병든 홀어머니와 우체국에 다니며 근근히 살아가는 크리스티네이야기로 의미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다 알프스에 여행온 이모부부의 전보를 받고 같이 여행을 하게된다. 알프스의 상쾌하고 좋은 경치와 호화롭고 고급스런 호텔생활을 경험하게 된 크리스티네는 백작부인의 딸이라는 호칭까지 바꿔쓰며 사교생활을 즐기고 그 여유로움에 푹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배경을 궁금해하는 사람들로부터 안 좋은 소문이 번지고 이모부부와도 한순간에 멀어진다. 설상가상 어머니도 갑자기 병으로 돌아가시고 돌아온 이후 우체국생활과 자신의 현실에 적응을 못 한다.언니부부에게 놀러간 날 우연히 페르디난트라는 변변한 직장도 없이 일용직을 전전하는 한 남자를 알게되고 그와 서로를 위로하지만 긴 만남을 이어갈 수 없음을 서로는 느끼고 있다. 전쟁통에 3대를 모아온 조상의 재산은 한 순간에 종이 조각이 되고 목숨만 살아남은 그는 손가락 두개를 잃은 사람이 되었다. 전쟁후 국가에 대한 불만을 그의 입을 통해서 계속 듣게되고 크리스티네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마음들을 수없이 표현한다.양극화 된 사회 속에 현저히 벌어지는 생활상은 크리스티네가 처음 겪어보는 호텔생활을 통해 그대로 드러낸다. 희망없는 그들의 마지막선택은 죽음이었는데 그런 선택의 이야기를 하러 온 날 우체국에서 마감하던 크리스티네의 현금들을 보게 되고 그들의 선택은 다시 얼마간의 희망을 붙잡을 수 있는 돈을 훔치자는것으로 끝을 맺는다.작품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가난과 돈의 굴레를 벗어나지를 못한다. 어쩔수없는 선택으로 이어지는 과정들이 또 그렇게 지금시대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처럼 낯설지가 않아서 읽는 내내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츠바이크의 인생의 마지막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듯도 해서 슬프기도 한 작품. 조국 오스트리아를 떠나 타국을 떠돌다 머나먼 브라질에서 부인과 동반자살을 택하는 과정이 어쩐지 크리스티네와 페르디난트 마지막 같아서 더 아픈 느낌이다. 호텔 좋아하는 나로선 크리스티네가 오오거리는거 다 이해되고 푹신한 카페트며 가구들 매만지는 손길같은것도 다 이해가 된다. 이모가 준 옷들에 가방에 어찌 이런게 안 좋을 수가 있단말이냐. 그런 동경을 이해하면서도 읽는 내내 그녀가 좀 불편하긴 했는데 한순간 내처진 현실에 파묻혀 계속 또 안 좋은 선택을 하는 것 때문이었다. 현실을 벗어날 수 없긴 하고 또 벗어날 수도 없지만 그래도 조금 다른 선택은 할 수 있지 않나 . 하는것 때문에.그렇지만 그런걸 다 알고 누구나가 아는 최상의 선택을 누구나가 다 할 수 있는것이 아니니 그 또한 소설을 읽는 이유이리니.모르는 여인의 편지로 알았던 츠바이크의 작품을 몇권 더 읽어보기로 마음 먹었는데 첫책으로 고른 책이 그의 유고작이었다니. 아저씨 그냥 상큼하게 읽고싶었단 말이에요 흑흑 .다음에는 잘 만나보기로해요.그렇다고 이작품이 안좋았던건 아니고요.
아 세월 흐르는 소리라니.북플이 8년전 오늘 김연수 읽었다고 때마침 날라다 주는 소식.변한듯 안변한듯 여전한 김연수.나만 시간이 사라진거같고. 흑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