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크리스티네 변신에 도취하다 크리스티네, 변신에 도취하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남기철 옮김 / 이숲에올빼미 / 2012년 4월
평점 :
판매중지


슈테판츠바이크의 크리스티네 변신에 도취하다를 읽었다.

원래 제목은 우체부아가씨였다는데
음. 지금 제목정도면 펑펑 잘 지내야 되는거 아닌가.ㅜ
읽고니니 좀더 우울해져버렸다.

공교롭게도 최근 연달아 읽었던 작품의 배경이 전부 1.2차 대전후가 배경이라 작중 주인공의 가족 중 한명이나 두세명이 전쟁에 참가하고 난 뒤 목숨을 잃거나 고통을 겪는 내용이었다. 막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점에 읽은 책들을 떠올리니 그들의 가난하던 현실이 점점 우리의 현실로 오버랩되는것 아닌가 하는 끔찍한 생각도 든다.


이 작품 역시 1차 대전후의 오스트리아가 배경으로
전쟁에서 형제를 잃고 병든 홀어머니와 우체국에 다니며 근근히 살아가는 크리스티네이야기로 의미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다 알프스에 여행온 이모부부의 전보를 받고 같이 여행을 하게된다.

알프스의 상쾌하고 좋은 경치와 호화롭고 고급스런 호텔생활을 경험하게 된 크리스티네는 백작부인의 딸이라는 호칭까지 바꿔쓰며 사교생활을 즐기고 그 여유로움에 푹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배경을 궁금해하는 사람들로부터 안 좋은 소문이 번지고 이모부부와도 한순간에 멀어진다.

설상가상 어머니도 갑자기 병으로 돌아가시고 돌아온 이후 우체국생활과 자신의 현실에 적응을 못 한다.
언니부부에게 놀러간 날 우연히 페르디난트라는 변변한 직장도 없이 일용직을 전전하는 한 남자를 알게되고 그와 서로를 위로하지만 긴 만남을 이어갈 수 없음을 서로는 느끼고 있다.

전쟁통에 3대를 모아온 조상의 재산은 한 순간에 종이 조각이 되고 목숨만 살아남은 그는 손가락 두개를 잃은 사람이 되었다. 전쟁후 국가에 대한 불만을 그의 입을 통해서 계속 듣게되고 크리스티네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마음들을 수없이 표현한다.

양극화 된 사회 속에 현저히 벌어지는 생활상은 크리스티네가 처음 겪어보는 호텔생활을 통해 그대로 드러낸다. 희망없는 그들의 마지막선택은 죽음이었는데
그런 선택의 이야기를 하러 온 날 우체국에서 마감하던 크리스티네의 현금들을 보게 되고 그들의 선택은 다시 얼마간의 희망을 붙잡을 수 있는 돈을 훔치자는것으로 끝을 맺는다.

작품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가난과 돈의 굴레를 벗어나지를 못한다. 어쩔수없는 선택으로 이어지는 과정들이 또 그렇게 지금시대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처럼 낯설지가 않아서 읽는 내내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츠바이크의 인생의 마지막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듯도 해서 슬프기도 한 작품. 조국 오스트리아를 떠나 타국을 떠돌다 머나먼 브라질에서 부인과 동반자살을 택하는 과정이 어쩐지 크리스티네와 페르디난트 마지막 같아서 더 아픈 느낌이다.

호텔 좋아하는 나로선 크리스티네가 오오거리는거 다 이해되고 푹신한 카페트며 가구들 매만지는 손길같은것도 다 이해가 된다. 이모가 준 옷들에 가방에 어찌 이런게 안 좋을 수가 있단말이냐. 그런 동경을 이해하면서도 읽는 내내 그녀가 좀 불편하긴 했는데 한순간 내처진 현실에 파묻혀 계속 또 안 좋은 선택을 하는 것 때문이었다. 현실을 벗어날 수 없긴 하고 또 벗어날 수도 없지만 그래도 조금 다른 선택은 할 수 있지 않나 . 하는것 때문에.

그렇지만 그런걸 다 알고 누구나가 아는 최상의 선택을
누구나가 다 할 수 있는것이 아니니 그 또한 소설을 읽는 이유이리니.

모르는 여인의 편지로 알았던 츠바이크의 작품을 몇권 더 읽어보기로 마음 먹었는데 첫책으로 고른 책이 그의 유고작이었다니.

아저씨 그냥 상큼하게 읽고싶었단 말이에요 흑흑 .
다음에는 잘 만나보기로해요.
그렇다고 이작품이 안좋았던건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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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2-25 09: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좀 슬픈가 보네요~ 저도 츠바이크 좋아라 하는데 생각보다 그의 작품을 몇편 안읽었더라구요 ㅎㅎ 이것도 읽어야 겠습니다~!

singri 2022-02-25 09:32   좋아요 2 | URL
좀 내내 우울해요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