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조화 - 기린총서 30
오쇼 라즈니쉬 지음 / 기린원 / 1989년 1월
품절


길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속세의 길로서 자기 자신을 잊는 길이며 다른 하나는 신의 길로서 자기 자신을 기억하는 길이다. 여기에서 역설은 행복을 구하는 자는 결코 얻지 못하고, 진리를 구하고 행복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자는 항상 행복을 발견한다는 점이다.-95쪽

노자는 말한다. "내가 그대들에게 새 가지 보물을 주겠다. 하나는 사랑이다. 다른 하나는 결코 극단으로 가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번째 보물은 자연스러워지라는 것이다. 그러면 모든 것은 스스로 이루어진다. 이렇게 간단한 것을 따른다고 할 때 왜 모든 것이 그 스스로 이루어지는가? 마음은 불행을 만들어 내는 데는 완벽한 숙련공이다.-99쪽

그의 말은 뚜렷하지 못하고 그는 항상 뭐든 말하기 전에 망설인다. 말로써 표현되는 것은 무엇이나 진리일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하려고 하는 일이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말은 언제나 위험하다. 그 말을 들을 때 사람들은 각자 자기 자신의 경험을 통한 의미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180쪽

이 세상 전체가 그대를 속일지라도 그대가 잃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의심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의심이야말로 사기꾼이다. 의심하게 될 때 결국에 가서는 신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신은 순진무구함의 문을 통해서 들어온다. 그대가 살아가는 가운데 뭣이든 신뢰할 수 있는가? 신뢰하는 사람을 찾아보아도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대는 지금 아무것도 믿지 못하고 있다.-199쪽

책임은 그대의 것이다. 책임을 그대의 것으로 받아들일 때 그대는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다른 사람의 것이라면 그대는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다른 사람이 슬픔을 만들었다면 그대는 그 슬픔에 관해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항상 슬픈 상태로 남아있게 될 뿐이다. 수없이 많은 자들이 그대를 둘러싸고 있다. 다른 사람이 그대를 좌절하게 만들었더라도 그대는 아무런 행동을 취할 수가 없다. 그대가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음으로 인하여 그대는 항상 좌절한 채로 남아 있게 될 것이며, 그때 이것은 그대의 운명이 된다. 그러나 그대가 책임을 질 때 그 즉시로 그대는 주인이 된다. 이제 그대는 무엇인가 할 수 있다. -276쪽

떠오르는 태양마다 새롭다. 찾아오는 아침마다 새롭다. 배고픔마다, 포만마다 새롭다. 그러나 마음은 낡아있다. 마음은 과거이다. 마음이란 곧 축적된 기억이다. 그대가 마음을 통해서 볼 때, 모든 것은 낡고 죽은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것이 추하고 더러운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마음 때문이다. 마음을 치워버려라. 기억을 치워버려라.-299쪽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이 옳다. "인간이 바라는 대로 모든 일이 이루어졌다면 더 나빠졌으리라." 인간들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가 항상 잘못되어 간다. 그것이 아름다운 것이다. 아무것도 잘못되는 것이 없고 모든 것이 원하는 그대로 이루어진다고 하면 누가 진리를 바라겠는가? 그리고 누가 존재를 추구할 것이며 누가 완전한 자유를 바라겠는가? -314쪽

그대가 기대할 때 그대는 반드시 실패한다. 그대는 기대 속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하지 않을 때 진리는 나타난다. 그때 거기에는 그대도, 아무도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대가 텅 비어 있게 될 때, '너무도' 비어 있어 '나는 비어 있다'고 하는 생각도 느끼지 못할 때, 즉 비어 있는 그 자체마저도 없게 될 때, 바로 그때 신이 나타난다.-318쪽

'관념'이라는 그 자체가 거짓된 것이다. 관념은 알려지지 않은 것, 불가능한 것으로부터 어떤 이론을 만들기 때문이다. 모든 이론들은 예외없이 거짓된 것이다. 나의 것도 포함해서 절대적으로 거짓된 것이다. 기대되지 않는 것은 항상 기대되지 않는 것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319쪽

사랑에 빠진다고 할 때, 그것이 존재하는 동안에 찬양하도록 하라. 사랑이 항상 존재하도록 만들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노력하는 동안에 사랑을 놓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준비가 끝나게 될 때면 이미 꽃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사랑을 고정시켜 놓고 즐기려 할 때가 되면 그 사랑은 이미 사라져 버린 뒤다. 이미 가버린 것은 다시 돌려놓을 수 없다. 되돌아오는 경우은 없다. 강은 계속해서 앞을 향해 흐르고 있다. 그리고 그대는 매순가 새로운 땅에 던져지고 있다.-342쪽

신은 에너지이다. 그리고 완전한 자각이다. 시은 또한 환희이며 법열(ecstasy)이다. 정의할 수도 없고 제한될 수도 없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으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영원하다. 신은 곧 전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
신이 인간이라고 하는 개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신에 대립되는 악마를 만들어야 했다. 그렇지 않다면 모든 부정적인 것들을 어디에다 갖다 놓을 수 있겠는가? 그 모든 부정적인 것들을 책임질 어떤 대상을 만들이 않을 수 없다. ...... 신은 나뉘어질 수 없다. 신은 나뉘어지지 않는다. 먼저 알아야할 것은 인간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잊지 말라. 그대 또한 인간이 아니다. 그대가 인간처럼 보이는 것은 자기 자신을 모르는 무지 때문이다.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 보라. 인격은 사라지고 그대가 스스로 누구인지 모르게 되는 순간이 온다.-1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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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5-05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를 위한 밑줄들 같네요
 
은교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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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내 삶과 시대는 암적색 휘장으로 덮였는데, 눈 들어보면, 오 저기, 바람 부는 광휘의 새 날들, 흰 면사포를 쓴 새 신부같이, 사뿐사뿐 내게로 오고 있었다. 나는 비몽사몽 나의 꿈길로 들어갔다. 실존의 난로에선 여전히 생살이 타고 있었지만, 나의 꿈길은, 눈물보다 투명하고 초롱보다 환했다. 나는 꿈의 비단길을 타고 비행을 계속했다.-198-199쪽

아름답게 만개한 꽃들이 청춘을 표상하고, 그것이 시들어 이윽고 꽃씨를 맺으면 그 굳은 씨앗이 노인의 얼굴을 하고 있다. 노인이라는 씨앗은 수많은 기억을 고통스럽게 견디다가, 죽음을 통해 해체되어 마침내 땅이 되고 수액이 되고, 수액으로서 어리고 젊은 나무들의 잎 끝으로 가, 햇빛과 만나, 그 잎들을 살찌운다. 모든 것은 하나의 과정에 불과하다.-251쪽

늙은 사람의 힘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늙으면 속눈이 더 밝아지니, 젊은 애들 마음을 읽어내는 건 여반장과 다름없다. 더구나 나의 피부는 두꺼워 홍조도 감출 수 있고, 나의 주름은 깊으니 독심 품는다면 오욕칠정인들 안으로 숨기는 게 뭐 어렵겠는가. -271쪽

'나는 다시 태어났다'고 생각했다. 손은 '말굽'처럼 단단하고 나의 몸엔 '납'처럼 무거운 옷이 입혀질 것이다. 그게 내 길이었다. 생각해보면, 서지우를 핑계대면서, 어쩌면 나는 그때 스스로 본질적인 내 자신의 광포한 죽음을 불러오고 싶었던 것인지도 몰랐다.-282쪽

관능은 아름다움인가, 연민인가. 아름다움이 참된 진실이나 완전한 균형으로부터 온다는 일반적인 논리에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아름다움은 각자의 심상을 결정하는 주관적인 기호에 따른 고혹이거나 감동이다. 그것에 비해, 연민은 존재 자체에 대한 가없는 슬픔이고 자비심일 뿐 아니라, 쇼펜하우어에 따르면 도덕률의 가장 기본적인 기준이다. 그 두 가지는 어떤 의미에서는 상대적 개념인바, 완전한 합치는 쉽지 않다.-309쪽

아름다움에 대한 충만한 경배가 놀라운 관능일 수 있으며, 존재 자체에 대한 뜨거운 연민이 삽입의 순간보다 더 황홀한 오르가슴일 수 있다는 것을 그가 어찌 꿈엔들 상상할 수 있으랴.
......
사형선고는 인간이 가진 최상의 가치를 증명하는 표상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인간 세상 이외엔 오로지 죽임만 있을 뿐 사형선고는 없으니까.-314쪽

좋은 작가는 킬러같이 정밀하고 철저하고 용의주도해야 돼. 킬러는 바람의 방향 하나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거든. 예술이 그렇다네. 완전하 예술가는 곧 완벽한 킬러라 할 수 있지. -3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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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5-05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늙은 사람의 힘이라.
저도 늙으면 보여줄 힘이란 게 있을까요?
킬러는 너무 힘든 삶같아요 냉혹하고 냉철해야하는
그러지 못해서 이도 저도 아닌 삶을 사는 느낌이에요
 
더 퀸 - The Queen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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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 쓴 자의 고뇌와 품격, 감정의 절제에 대한 헬렌 밀렌의 내면연기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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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 Jane Eyr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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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고전적인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를 압축과 절제의 힘으로 살린 새로운 제인에어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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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5-01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두 이거 보고 싶은뎅, 보셨군요.

프레이야 2011-05-01 19:13   좋아요 0 | URL
네, 다소 맹숭할 수도 있는데 배우들과 풍광이 참 좋았어요.
새로운 제인도 좋았구요.
에브리바디 올라잇에 나온 딸 조니가 그 여배우에요.^^

순오기 2011-05-04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욜까지만 해서 밤에 보고 왔어요.
아~ 영화 시작부터 저런 풍광이 너무 좋다고 같이 간 엄마에게 속닥였는데.
마음이 흐르는대로~~ 로체스터 씨에게 돌아가서 좋았어요.^^

프레이야 2011-05-04 22:13   좋아요 0 | URL
저도 풍경이 참 좋았어요.
마음이 가는대로 그렇게 돌아가서 다행이에요.
눈이 먼 로체스터가 안타까웠지만요.

2011-05-04 0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04 2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음의 뒷쪽에선 비가 내리고

그 앞에는 반짝반짝 웃는 나의 얼굴

에나멜처럼 반짝이는

저 단단한 슬픔의 이빨.

 

어머니 북이나 쳤으면요.

내 마음의 얇은 함석 지붕을 두드리는

산란한 빗줄기보다 더 세게 더 크게,

내가 밥빌어 먹고 사는 사무실의

낮은 회색 지붕이 뚫어져라 뚫어져라,

그래서 햇살이 칼날처럼

이 회색의 급소를 찌르도록

어머니 북이나 실컷 쳐 봤으면요.

 

 

 

- 최승자 시집 <이 시대의 사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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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1-04-29 0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이 두드려 울리는 북이 아니라 제가 스스로 두드려 울리게 하는 북이면 좋겠어요. 실컷 칠 수 있는 북이요.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와 북소리란 어휘때문에 더 절실해 보이고 시에서 소리가 나는 듯 하네요.

프레이야 2011-04-29 20:37   좋아요 0 | URL
그죠, 최승자님의 시는 뜨겁고 강렬하네요.
신산한 삶이라해도 신명나는 북소리로 훌훌 우리 날려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