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비밀이 아니야 작은도서관 11
유정이 지음, 원유미 그림 / 푸른책들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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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입양아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공개입양을 주제로 내 건 네 가지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를 모아놓았다. 물론 창작동화이지만 실제로 있을 법한 입양 이야기들이다. 작가는 평소 우리 사회 소수자들의 생활에 관심이 많았고 입양이라는 문제를 좀더 공론화하여 입양아 입장에서 건강하게 이야기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책의 장점은, 먼저 문체가 발랄하여 읽어내려가기가 참 재미있고 수월하다. 아이들 입장에서 입양이란 단어도 생소할텐데 신파조의 무거운 문체라면 더욱 읽어가기가 어려웠을 테다. 하지만 이 동화는 네가지 이야기의 화자가 입양아이기도 하며 입양가족이기도 하며 파양을 당하는 입장이기도 하여 훨씬 실감나게 그들의 심리를 그려내고 있다. 군더더기 없이 잘 읽혀내려가면서 등장인물들의 감정과 심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등장인물들의 말을 통해 입양에 대한 의식을 새롭게 하고 입양에 대한 편견도 바로 잡아주려는 작가의 의도가 보인다.

입양부모의 나이가 또래친구들의 부모보다 20년 정도 많아 할아버지가 아니냐고 놀림을 당하기도 하고 입양아라는 사실을 어릴 때부터 알고 있어 어느 날 생모를 찾아 집을 불쑥 나가는 10살 남자아이. 그런 아이를 대하는 양부모의 침착하고 사려깊은 행동과 말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또한 입양된 여자동생 때문에 부모님의 사랑을 빼앗겼다고 생각하여 고민하는 남자아이의 마음을 다독이려는 어린 동생의 행동이 눈물겹다. 그리고 부모님의 대사 중 "너는 엄마가 배 아파 낳았지만 은비는 가슴 아파 낳은 동생이란다" 라는 말이 입양의 의미를 전해준다. 사랑으로 이룬 새로운 가족이라는 말이다.

강아지 까미를 화자로 하는 세번째 이야기에서는 파양의 아픔을 겪으며 두번의 버림을 당하는 아이에 대하여 꼬집고 있다. 여기서 까미는 주인 아줌마의 행복을 위해서, 입양될 아이를 위해 다른 집으로 기꺼이 간다. 하지만 까미가 만일 입양아라면 무책임한 사람들의 파양으로 두번의 아픔을 겪을 것이다.

네번째 이야기는 어린 입양아가 화자로 등장한다. 입양을 비밀로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보다 입양을 공개적으로 하며 감격스러워 눈물을 흘리는 네명의 가족들과 함께 새로운 가정의 막내가 될 어린아기의 말 못하는 심리가 잘 그려져있다.

입양의 날까지 지정되었고 요즘 연예인들 중에서도 입양을 공개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모두 입양을 사랑을 실천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생각한다. 혈통주의에서 벗어나 열린마음일 때 이런 사랑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입양의 절차도 간단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먼저 부부가 입양에 동의를 하여 마음이 일치해야하며 경제적여건이나 나이, 건강상태 등도 입양조건으로 맞아야한다. 입양원에서 교육을 받고 입양절차를 밟기까지 마음고생도 많이 할 것이다.

이 책은 입양아 자신이 겪는 갈등뿐만아니라 입양가족이 겪을 갈등과 고민까지 사실적으로 그리면서 아주 밝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입양이 더 이상 어두운 곳에서 비밀로 일어날 일이 아니라 건강하게 이루어져야할 일이며, 빚어질 수 있는 모든 갈등도 이해와 사랑으로 환하게 해결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있다. 등장인물들의 정신과 마음씀씀이가 따사로운 봄햇살같아 읽고 나면 가슴이 훈훈해진다. 삽화도 파스텔톤의 네 가지 색상의 종이 위에 밝고 사랑스럽게 그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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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5-20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갈등도 이해와 사랑으로 환하게 해결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고모님 딸두 1살때 입양해서 친딸보다 더 잘 키우셨어요...결혼보낸 지금도 비밀로하고 있답니다...
갈등과 고민속에서도 사실적으로 그려낸 이야기라면 정말 가슴 뭉클하겠어요 ㅠ.ㅠ

프레이야 2006-05-25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밀입양과 공개입양을 놓고 짧은 토론을 했는데 공개입양 쪽이 많더군요. 전 잘 판단이 되지 않지만 고모님 딸처럼 당사자에게 비밀로 되어있다면 계속 그래야할 것 같군요..
 
 전출처 : stella.K > [‘어린왕자’의 60번째 생일]세계가 감동한 ‘늙지 않는 고전’

 

[‘어린왕자’의 60번째 생일]세계가 감동한 ‘늙지 않는 고전’

1935년 ‘파리 수아르’ 신문의 모스크바 특파원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ery)는 모스크바행 열차에 올랐다. 앞자리엔 엄마의 품에 안긴 아기가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자고 있었다. 그 뒤 생텍쥐페리에겐 작은 사내아이를 낙서하듯 그리는 버릇이 생겼다.

‘인간의 대지(Terre des hommes)’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상을 받은 뒤 1940년 미국으로 건너가 ‘전투조종사(Pilote de guerre)’를 발표한 뒤의 에피소드. 하루는 뉴욕의 한 식당에 갔다가 테이블보에 또 낙서를 했다. 바람에 휘날리는 금빛 스카프를 두른 사내아이였다. 이를 본 미국인 편집장이 “그 아이를 주인공으로 동화책을 써보라”고 제안했다. ‘어린왕자(Le Petit Prince)’는 1943년 4월 이렇게 처음으로 세상 빛을 보았다.

비행사이기도 했던 그는 “이제 작가 일에만 충실하라”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찰 비행에 나섰다. 그리고는 코르시카 섬에서 지중해 상공으로 출격을 나간 뒤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1944년 7월 31일이었다. 자신이 떠나온 별로 되돌아갔다는 소설 속의 어린왕자처럼, 그렇게 그는 하늘에 박히듯 사라졌다.

어린왕자 초판은 1943년 미국 뉴욕에서 나왔지만 작가의 모국인 프랑스에선 1946년 4월 처음 출간됐다. 올해가 어린왕자가 프랑스에서 태어난 지 60주년 되는 해이다.

프랑스는 요즘 어린왕자의 ‘환갑연’을 베푸느라 들떠 있다. 생텍쥐페리가 태어난 지 100년 되던 2000년과 미국 뉴욕에서 출간된 지 60년 되던 2003년에 축하 파티를 치렀던 미국이 입을 꼭 다물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어린왕자 공식 웹 사이트는 물론 이 책을 처음 프랑스에서 출간한 갈리마르출판사 웹 사이트에 가보면 ‘어린왕자, 생일 축하해’ ‘1946~2006’이라는 그림과 글이 팝업창으로 떠오른다. 촛불 여섯 개가 켜진 케이크 앞에서 웃고 있는 어린왕자 옆엔 소설 속에 등장한 사막여우도 앉아 있다. 프랑스의 시사주간지 ‘렉스프레스’ 웹사이트엔 어린왕자가 “양을 그려달라”고 비행기 조종사를 보채는 소설 앞 부분을 영화배우의 음성으로 들을 수 있도록 오디오 파일도 올라와 있다.

연극과 무용 등 어린왕자 공연도 올해 내내 계속된다. 오는 12월엔 구호단체인 ‘어린왕자’를 통해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모금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프랑스에선 요즘 ‘화가 생텍쥐페리’를 재조명해보자는 움직임도 한창이다. 갈리마르출판사는 그의 그림 500점을 담은 화집을 냈고 오는 9월엔 그의 미술 작품을 모은 특별 전시회까지 열린다.

▲ 프랑스 리옹에 있는 생텍쥐페리의 동상.
프랑스 사회에서 어린왕자 책 자체에 대한 인기는 다른 나라에 비해 떨어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랑스인에게 이 책은 프랑스의 자부심처럼 통한다.

1999년 여론조사기관인 CSA가 프랑스 성인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어린왕자는 45%의 지지를 받아 금세기 최고의 문학 작품으로 뽑혔다. 같은 해 일간지 르몽드와 대형서점인 프낙(FNAC)이 프랑스인 6000명에게 ‘20세기를 대표하는 작품 50권’을 물어봤을 때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1위)에 이어 어린왕자가 4위에 올랐다.

생텍쥐페리 얼굴은 유로화가 도입되기 전 프랑스의 50프랑짜리 지폐에도 새겨져 있었고 빅토르 위고, 에밀 졸라 같은 위인의 시신을 모셔놓은 파리의 팡테옹 신전에 가보면 첫 기둥에 생텍쥐페리에 대한 찬사가 적혀 있다.

프랑스인의 생텍쥐페리에 대한 사랑은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은 2000년 6월 극에 달했다. 그의 고향인 프랑스의 리옹시는 ‘어린왕자의 도시’로 새단장했다. 사톨라스 공항은 이때 리옹-생텍쥐페리 공항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100명의 비행사들은 전날 남프랑스에서 일몰을 기다리다가 일제히 이륙해 그의 소설 ‘야간비행(Vol de nuit)’에서처럼 날아서 리옹에 도착했다. 어린왕자란 이름의 열기구가 밤하늘로 날아오르고, 그의 비행 모습이 담긴 기록 필름이 대형 스크린에 투사되기도 했다.

프랑스가 이렇듯 국가적으로 어린왕자에 열광하는 데엔 이유가 있다. 어린왕자는 성경과 마르크스의 자본론 다음으로 많이 번역되고 읽힌 책으로 알려져 있다. 일간지 르 피가로는 최근 “어린왕자는 160개 언어로 번역됐고 프랑스에서만 1100만권이, 세계적으로 8000만권이 팔려나갔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하코네에 있는 어린왕자 박물관엔 지난 5년간 100만명 넘는 관광객이 다녀갔다. 미국과 독일을 비롯해 국내에선 어린왕자가 오페라와 뮤지컬의 단골 메뉴로 선보인다. 어린왕자는 이제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이자 세계인의 마음의 고전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70년대 초 처음 번역돼 소개된 뒤 100만부 이상 팔려나갔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에 등록된 어린왕자 국내판은 100종이 넘는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구매팀 관계자는 “책과 만화, DVD 등 모든 장르를 따져볼 때 절판된 것까지 합치면 어린왕자 관련한 품목이 350여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순수 문학서적만도 60~70종”이라고 말했다.

어린왕자에 대해서라면 나이와 국적을 불문하고 저마다 할 말이 많다. “그 책을 읽고 있으면 왠지 내가 착한 사람이 된 것 같아요”(30대 초반 기자) “내가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그래서 내 인생과 사고가 어떻게 바뀌어가는지를, 너무 아름답게 표현했어요”(30대 중반 변호사) “자기가 길들이는 것에 책임져야 한다고 하는 부분, 섬뜩하더군요”(40대 초반 회사원)….

그렇다면 대체 어린왕자의 어떤 점이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걸까. 우선 줄거리를 보자. ‘소행성 B612호’라는 우주 속 작은 별에 장미 한 송이와 단둘이 살던 어린왕자는 장미가 까다롭게 구는 바람에 화가 나서 그녀를 버리고 혼자 우주 여행길에 나선다. 그러다가 지구라는 별의 사막에 추락한다. 마침 비행기 고장으로 사막에서 고생하던 비행사를 만나 대화가 시작된다. 그 뒤 여우도 만나고 뱀도 만나고 사업가, 허풍쟁이도 만난다. 그리곤 자신이 버린 그 장미야말로 자기가 책임져야 할 존재란 걸 깨닫고, 몸통은 사막에 버린 채 영혼만이 다시 외딴 별로 돌아간다는 단순한 줄거리다.

언뜻 보면 지극히 평범한 동화 같다. 하지만 어린왕자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다르다. 1970년대 후반 이 책을 처음 접했던 지금의 40대층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고 한다. 문체는 가볍고 삽화는 발랄한데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우수, 슬픔, 권태에 가깝다. 단지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하기엔 모자랄 만큼 우리 인간사를 꼼꼼히 묘사해놓았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들에겐 동화요, 어른들에겐 철학서가 된다. 한 비평가는 “동심이란 원래 사물을 보고 놀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감성을 잃어버린 어른에게 많은 걸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최근 출간된 ‘어린왕자의 수수께끼가 풀린다’(CHO 미디어간)에서 요시다 히로시는 “어린이에게는 수수께끼를 던지고 젊은이에게는 경고를 주며 어른에게는 반성을 촉구하는 책”이라며 “인생의 전기마다 반복해 읽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어린왕자 번역서를 출간한 도서출판 이레의 원미선 주간은 “어린왕자의 힘은 시대와 지역을 초월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며 “중학생 때 읽고 대학생 때 읽고 나이가 들면서 읽을수록 새롭게 와 닿는 게 어린왕자”라고 했다.

지난 4월 25일 서울 창동에 있는 서울열린극장, 뮤지컬 ‘어린왕자’(서울시 뮤지컬단)가 공연되고 있었다. 평일 오후 관람석을 가득 채운 이들은 대부분 유치원생, 초등학생이었다. 금발머리를 하고 허리춤에 칼을 찬 어린왕자와 얼굴에 꽃잎을 단 장미가 무대 위를 뛰어다녔다.

“아저씨, 술은 왜 마시나요?” “잊기 위해 마셔” “뭘 잊으려는데요?”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서”…. “이 세상에서 배우는 건 슬픔과 좌절뿐이라고요.” “예쁜 장미는 내 옆에 있었지만 왜 난 가시만 봤지? 이제 내가 당신을 그리워해요. 내가 당신에게 길들여졌어요.” “절망이란, 좌절이란 없는 거야. 슬픔이 있기에 기쁨도 있는 거야. 화가의 꿈을 버리고 슬퍼했지만 비행사가 되지 않았다면 이런 기분 몰랐을 거야.”

연출은 익살맞기만 한데 대목마다 생각할 거리를 던졌다. 옆자리에 있던 한 학부모는 “여고 시절에 읽을 땐 이렇게 어려운 얘기인 줄 몰랐다”며 “아이들이 저걸 어떤 식으로 이해할까 궁금하다”고 말했다.

어린왕자가 별을 여행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은 현실감 없이 잘난 척만 한다. 권위만 따지는 왕,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 술 마시는 술꾼, 별을 사모으기만 하며 돈을 밝히는 사업가, 탐험은 않고 아는 척만 하는 지리학자…. 그 속에서 사랑, 고독, 죽음, 돈, 권력을 얘기한다.

인구에 회자되는 명대사도 어린왕자의 힘이다.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서로를 길들이는 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같은 대목은 학창 시절 연애편지에 한번쯤 긁적거려 봤음직한 것이다.

▲ 영화 '어린왕자'.
글은 남의 얘기를 전하기보다 자기 얘기를 쓸 때 더 힘이 실리게 마련이다. 어린왕자는 사실 작가인 생텍쥐페리의 자서전이나 다름없다. 동심을 잃고 어른이 돼 버린 비행사도 그이고, 순수해서 무슨 말이든 솔직히 할 수 있는 어린왕자도 바로 그다.

‘모나리자’를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예술가이자 수학자, 과학자, 역학자였듯이 생텍쥐페리는 기자, 작가, 비행사, 발명가였다. 그의 증조카인 나탈리 데 발리에르는 자신의 책에서 “조종사이자 시인이자 철학자이고 기자이면서 마법사, 발명가였던 할아버지는 문학학교에 다닌 적이 없다”며 “그의 글쓰기가 독창적인 것은 풍성한 이야기로 가득 찬 자신의 삶을 투영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생텍쥐페리’를 주제로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던 단국대 불어불문학과의 정소성 교수는 “어린왕자가 우주를 날아다니는 것은 비행사였던 생텍쥐페리만이 쓸 수 있는 것”이라며 “불행한 결혼 생활을 했고 위기 상황에 있던 조국에 대한 불타는 애국심을 가진 사람의 혼이 투영된 자기 기록”이라고 말했다.

작가의 개인 생활이나 역사적 상황을 고려하면 책 속의 등장 인물은 전혀 다른 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어린왕자가 버렸던 장미꽃은 작가의 부인을 뜻할 수도, 생텍쥐페리가 미국으로 망명한 뒤의 조국 프랑스을 뜻할 수도 있다. 이 모든 장치가 어린왕자를 지금껏 우리 곁에 살아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된다.

“내가 죽은 것처럼 보일 거야. 하지만 그게 아니야.” 프랑스 리옹의 벨쿠리 광장에 있는 생텍쥐페리의 동상 앞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확인되지 않은 죽음 덕분에 영생을 누리고 있으니, 이 순간 등에 불을 붙여 별빛으로 우리에게 ‘안녕~’ 할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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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모자 아저씨의 파란 집 세상을 넓게 보는 그림책 1
안느 에르보 지음, 양진희 옮김 / 함께자람(교학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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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우리는 이것을 찾으려 살고 있지만 이것을 잊고 살기가 십상이다. 고민하고 갈등하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남의 일에 간섭하고 또 후회한다. 이런 감정의 잦은 소용돌이는 비단 어른들만이 겪는 게 아니라 아이들도 작든 크든 이런 감정들로 속 끓이며 산다고 여겨진다. 이 책의 원제는 <파란 집>이다. 벨기에 그림책작가 안느 에르보는 상당히 철학적인 이야기를 선명한 그림과 시적인 글로 형상화하였다.

빨간 모자 아저씨는 나그네다.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한 곳에 붙박혀 사는 것 같지만 우리는 너도나도 나그네로 태어나 나그네로 살다 간다. 마음도 정신도 어느 한 곳에 있지 못하고 흔들리고 유랑하고 그러면서도 정착을 그리워한다. "바로 여기야!" 로 시작하는 첫 문장이 우리의 그런 바람을 간단히 말해준다.

바로 여기라고 생각한 곳에 나그네는 집을 짓는다. 파란 하늘 아래, 푸른 바다가 큰 파도 소리를 내는 곳, 그곳에 붉은 해가 쨍쨍하고 날벌레들이 작은 날개를 파닥이는 소리뿐이다. 나그네는 밤을 기다리고 낮을 기다리고 다시 밤을 기다린다. 그리고 비를 기다리고 하늘을 사랑한다. 나그네가 짓는 집은 대단한 재료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돌과 자갈과 조약돌을 쌓고 포개어 지은 후 하얀색 칠을 하는 것으로 끝난다.

하지만 그의 집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의 집을 두고 비웃는 깃털뭉치새들의 코웃음 때문에 나그네는 괴로워한다. 파란색 칠을 해보기도 하고 새 그림을 붙여 집을 멋지게 보이게도 하지만 번번이 놀림만 당한다. 나그네는 점점 이들의 비난이나 조롱을 허허롭게 넘기는 지혜를 배운다. 자신만의 생각이 있고 그것이 소중함을 느낀다. 누구나 생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고민하는 나그네가 배움을 얻는 대상은 하늘과 바다다. 넓고 푸른 바다는 늘 나그네를 지켜보고 소리없이 웃어준다. 믿고 바라보며 그의 행복을 기원하는 존재다. 드디어 나그네가 하늘을 배경으로 그곳에 높은 지붕의 집을 파랗게 그릴 때 새들은 아무도 놀리지 못한다. 나그네만의 집이 완성되었고 그 집은 자신만의 가치로운 행복이 스며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행복을 찾아 방랑하는 나그네다.

지금 여기가 그 행복의 보금자리임을 또 놓치고 산다. 지금 여기에 하늘을 지붕으로 하는 파란 집 한 채를 지어보자. 행복이란 남들의 기준과 비례하지 않고 세상의 잣대와 비견되지 않음을 이 그림책은 조용히 속삭여준다. 세상의 화려함에 아닌 자연속에서의 소박한 행복, 나만의 작은 만족이 주는 행복, 그러면서도 진하고 기운 찬 '파란' 색의 행복이 멋진 일러스트레이션으로 펼쳐진다.

2학년 아이들과 이 그림책을 함께 보며, 아이들이 끌어내는 생각에 놀랐다. "깃털뭉치새들이 놀리는 말에 신경쓰지 말고 아저씨 생각대로 믿고 사세요." 라고 글을 쓴 아이도 있었고 집짓기 대회에 나가면 1등 하겠다고 쓴 아이도 있었다. 그리고 바다가 친구하자고 부르는 것 같다고 쓴 아이도 있었다. 아이들은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본능적인 감각으로 받아들이고 느끼고 내뱉는다. 아이, 어른 모두에게 나름의 생각의 깊이를 줄 수 있는 그림책이다. 빨간모자 아저씨가 지은 파란 집만큼 커다란 판형의 그림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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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이름은김삼순 2006-05-18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의 글을 보고 나니 저도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우리는 행복을 찾아 방랑하는 나그네다,,이 한줄이 가슴이 참 와닿아요,,

비로그인 2006-05-19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전출처 : 치유 > [퍼온글] (퍼온글)내 아이의 단점, 알고보니 장점?

2006년 5월 15일 (월) 09:46   레이디경향

감정 기복이 심한 아이가 표현력이 풍부하다
고집 센 아이가 주관이 뚜렷하다
예민한 아이가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다

산만한 아이가 창의적이다
적응이 느린 아이가 줏대 있는 아이로 자란다
예측 불가능한 아이가 적응력이 뛰어나다

부산스러운 아이가 '끼'가 많다
낯선 것을 싫어하는 아이가 신중하다
분석적이고 까다로운 아이가 생각이 깊다

[Education Note] “내 아이의 단점, 알고 보니 장점?”

산만한 아이, 예민한 아이, 고집 센 아이…. 엄마들은 아이가 특정의 강한 기질을 보이면 “우리 애는 왜 그럴까?” 걱정부터 한다. 하지만 만약 아이의 단점이라 생각하던 특정의 기질이 부모가 모르던 아이만의 장점일 수 있다면? 나쁘게 말하면 ‘다루기 힘든’, 좋게는 ‘기질 강한’, 한마디로 ‘별난’ 내 아이를 사회에 꼭 필요한 일꾼으로 키우는 법.

아이의 기질은 타고나는 것! 있는 그대로를 이해하라

머리카락이나 눈 색깔처럼 아이들의 기질도 타고난다.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은 저마다의 뚜렷한 개성을 갖고 태어나는 것. 하지만 보통의 아이에 비해 ‘좀더’ 강한 기질 특성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기질 강한 아이를 보통의 아이와 구별 짓는 기준은 바로 ‘좀더’. 기질이 강한 아이는 일반의 아이에 비해 반응이 좀더 격렬하고, 좀더 예민하고, 지각 능력이 좀더 뛰어나고, 좀더 몰두하고, 좀더 활동적이다. 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특징이지만, 기질 강한 아이는 그 특징이 좀더 뚜렷하다는 차이가 있다. 일반의 아이가 무릎 높이까지 튀는 공이라면, 기질 강한 아이는 천장까지 닿을 정도로 탄력이 좋은 공인 셈.

기질 강한 아이를 둔 부모는 무력감에 빠지기 십상이다. 다른 아이에게는 효과를 발휘하는 부모·어른으로서의 조언이 막상 내 아이에게는 전혀 먹혀들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가 아무리 꾸짖고 야단을 쳐도 아이는 타고난 기질대로 생각하고, 또 행동한다. 그 모습을 보는 부모의 마음은 허탈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토머스 에디슨을 생각해보자. 그는 한 번 붙잡은 일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 인물이었다. 그의 부모는 집안의 온갖 물건을 분해해버리는 아이, 걸핏하면 밥 먹는 시간을 잊는 아이를 훌륭한 발명가로 키워냈다. 그리고 오늘날 온 인류가 그의 발명품에 의지해 살아간다.

아이가 어떠한 특정의 기질을 타고났다는 것은 부모의 선택도, 아이의 선택도 아니다. 때문에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기질 강한 아이를 둔 부모는 일단 아이의 성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그런 다음 아이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아이에게 제시해주자. 모든 기질 특성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다. 부모는 아이의 특별한 자질이 가장 유익한 방향으로 자랄 수 있게 곁에서 가지치기만 해주면 된다.

여느 아이들보다 유난히 키우기 어렵고 까다로운 기질을 가진 아이를 둔 부모라면 하루하루가 힘들게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이제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과 태도를 바꿔보자. 무조건 아이를 바꾸려 하지 말고 아이가 갖고 있는 아이들만의 세계를 이해하고 격려해주자. 유난히 산만하고, 예민하고, 고집이 세고, 낯선 것을 두려워하는 아이의 모습에서 창의적이고,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고, 주관이 뚜렷하며 신중한 아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면 내 아이만의 감춰진 능력이 보인다.

산만한 아이, 고집 센 아이, 예민한 아이…

‘기질 강한’ 우리 아이에게 맞는 맞춤 육아법

감정 기복이 심한 아이, 표현력이 풍부하다

감정 기복이 심한 아이는 유난히 시끄럽고 수시로 감정이 변하기 때문에 쉽게 눈에 띈다. 뛰놀 때나 웃을 때나 귀가 먹먹할 정도로 큰소리를 내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샤워할 때조차 목청껏 노래를 부른다. 반면 아주 조용하고 집중력이 뛰어난 유형의 아이들도 이 경우에 해당될 수 있다. 행동하기에 앞서 무슨 작전이라도 세우듯 사전 판단을 완벽히 해두는 아이가 여기에 속한다. 이런 아이 역시 격렬한 반응을 보인다고 할 수 있으나, 다만 그 방향이 외부가 아닌 내부를 향해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외향적이든 내향적이든 이런 아이의 반응은 늘 강하다. 그저 중간 수준인 경우는 거의 없다. 다른 아이가 훌쩍거리며 하소연하는 상황이라면 이 유형의 아이는 고함을 지른다. 방으로 뛰어 들어와 웃어대다가도 30초만 지나면 화가 나서 씩씩거리기도 한다. 감정이 폭발하는 경우도 잦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아이의 격렬함을 배척하고 두려워만 할 것도 못된다. 격렬함을 제대로 다룰 수만 있다면 이런 아이들은 보통의 아이들에게선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깊고 강한 기쁨을 안겨줄 수도 있다.

감정 기복이 심한 아이는 표현력이 풍부하다는 장점도 지닌다. 감정 기복이 심한 아이를 둔 부모라면 지금부터라도 유머 감각을 키우도록 하자. 격렬하게 반응하는 아이에게 ‘유머’는 효과 만점의 반응 변화 촉매제이자 진정제가 되어줄 것이다.

“이렇게 가르치세요”

★격렬함이 도를 넘기 전에 자기 감정을 스스로 깨닫고 조절할 수 있게 교육한다 ★ 목욕이나 상상력 놀이, 책읽기 등 마음을 달래고 가라앉힐 수 있는 활동을 알려준다 ★ 격렬한 반응을 누그러뜨리는 데는 유머가 좋다

고집 센 아이가 주관이 뚜렷하다

고집 센 아이는 의지가 강하고 자기 주장이 뚜렷한 특징을 지닌다. 여느 아이보다 요구사항도 훨씬 많다. 아이의 요구를 무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끝까지 요구사항을 기억하고 고집을 부리기 때문이다.

“안 돼”라고 아무리 여러 번 말을 해도 좀처럼 받아들일 생각을 하지 않는 아이. 일각에서는 아이가 고집을 피우고 떼를 쓰면 무시하거나 다른 쪽으로 주의를 돌리게 만들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이는 몰두하는 아이에게 아무런 소용이 없는 방법이다. 그저 점점 더 크게, 더 오래 울고 고함치게 만들 뿐이다.

“안 돼!”라고 말하기 앞서, 부모는 아이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들어주겠다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런 다음 아이의 요구와 부모의 뜻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도록 하자. 일단은 아이가 요구하는 것들 중 “해도 돼”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을 찾아라. “해도 돼” 전략은 고집 센 아이와 평화롭게 지내게 해주는 한편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좋은 방법이 된다. 하지만 “해도 돼”만큼 중요한 것이 단호한 “하면 안 돼”이다. 고집 센 아이에게는 보통의 아이들보다 더욱더 단호한 부모가 필요하다. 인생의 기본 규칙, 가치와 관련된 문제에서는 아이만큼 의지가 굳고 고집이 센 그런 부모 말이다.

아이와 매일같이 다투는 일을 피하려면 기본 규칙을 명확하게 정해두는 편이 좋다. ‘싸우지 말고 놀아라’ ‘남을 때리지 마라’ ‘자기 물건이 아니면 건드리지 마라’ ‘화장실에서는 물을 꼭 내려라’ 등이 이에 해당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규칙을 너무 많이 만드는 것은 좋지 않다. 아이와의 불필요한 충돌을 야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고집 센 아이를 둔 부모라면 “안 돼”와 “해도 돼”를 적절히 섞어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이는 아이로 하여금 통제와 방임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도록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고집 센 아이를 키우기란 사실 대단히 어렵다. 하지만 고집 센 아이들은 뜻밖의 능력을 보임으로써 부모를 놀라게 만들기도 한다. 세상은 고집 세고 몰두하는 사람들에 의해 굴러간다는 사실을 부모는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이렇게 가르치세요”

★아이에게 타협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 규칙을 확실하게 정해놓아라. 아이와 함께 규칙을 만들 수 있다면 더욱 좋다 ★ 일관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 ★ “해도 돼”라고 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라. 그저 “안 돼”라고 하기보다는 대신 할 수 있는 일을 알려주는 편이 도움이 된다(예. 점심을 먹지 않고 놀러 나가겠다는 아이에게 “그럼 친구를 초대해서 함께 점심을 먹을까?”라고 하는 등)

예민한 아이가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다

예민한 아이는 우리 대부분이 한 번도 도달하지 못한 수준까지 보고, 듣고, 냄새 맡으며 느낀다. 간혹 양말 때문에 발목이 아프다고 말하는 아이를 보게 되는데, 어쩌면 그 아이는 떼를 쓰고 있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예민한 아이는 과도한 자극이나 주변 사람들의 스트레스에 압도될 우려가 있으므로 세심한 배려를 필요로 한다. 일단 사람이 많고 복잡한 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지나친 자극을 받게 되면 부정적인 행동을 보이기 쉽기 때문이다. 또 예민한 아이는 음식에 대한 기호가 까다롭고, 음식 알레르기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식사 시간, 부모는 아이에게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아이를 위해 다양한 먹을거리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예민한 아이를 키우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여느 아이와 다른 이 아이만의 특별한 기질이 아이를 훌륭한 요리사, 예술가, 디자이너로 키워낼지 모를 일이다. 예민한 아이는 일반적으로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렇게 가르치세요”

★ 아이가 경험하는 풍부한 감각이나 감정에 대해 자주 대화하고, 그것을 적절히 표현해낼 방법을 알려줘라 ★ 아이가 받는 자극의 강도를 살펴라 소리, 냄새, 빛 등의 지나친 자극은 피하는 것이 좋다 ★ 아이의 텔레비전 시청을 제한하라 쪾 아이로 하여금 지나치게 자극을 받는 경향이 있음을 알게 하라

산만한 아이가 창의적이다

아이에게 무언가를 지시하면 꼭 다른 쪽에 정신이 팔려버린다. 옷을 입다가도 텔레비전 화면이 바뀌면 거기에 집중해 하던 일을 잊는 식이다. 집에서 나와 차를 타기까지 10분이 걸릴 수도, 아이와 식사를 하는 데 1시간여가 소요될 수도 있다. 산만한 아이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빠짐없이 기억하는 습성이 있다.

지각 능력이 뛰어난 아이는 예민한 감각으로 주위의 모든 자극을 분석한다. 보통 사람이 듣지 못하는 것을 듣고, 보지 못하는 것을 보며, 느끼지 못하는 것을 느낀다. 지각 능력은 대단한 장점이다. 하지만 무수히 많은 정보에 휩싸여 꼭 필요한 것을 제대로 골라내지 못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각 능력이 뛰어난 아이가 주변 사람들로부터 주의가 산만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은 바로 이 때문. 부모는 아이로 하여금 자신이 남보다 특별한 지각 능력을 갖고 있음을 깨닫게 하고, 아이가 무수히 많은 정보 중 중요한 정보를 가려낼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산만한 아이에게는 한 번에 여러 가지 지시를 내리지 않는 게 좋다. 그리고 무언가를 지시할 때는 눈맞춤을 통해 주의를 집중시켜라. 아름다운 전원 풍경을 눈에 보이듯 그려내는 아이. 부모는 이런 아이의 능력을 자랑스럽게 여기게 될 것이다.

“이렇게 가르치세요”

★ 부드러운 신체 접촉으로 지시를 따르게 하면 효과적이다 ★ 눈맞춤을 통해 주의를 집중시켜라 ★ 메시지를 전달할 때는 최대한 간결하게 ★ 한 번에 너무 여러 가지를 지시하지 마라

부산스러운 아이가 ‘끼’가 많다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수의 아이들이 높은 에너지 수준을 보인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은 아이들의 본성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움직임의 정도가 심한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은 하루 종일 몸을 잠시도 가만히 두는 법이 없다.

부산스럽다는 것은 다시 말해 활동적이고 끼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만약 자신의 아이가 에너지 수준이 높다면 부모는 먼저 그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활동적인 놀이를 제공하며 아이가 원하는 대로 실컷 움직이게 해주면 모든 상황이 순조롭게 풀릴 것이다. 태권도를 가르친다거나 낡은 소파 위에서 뛰놀게끔 허락하고, 멋진 식당 대신 자유로운 분위기의 패스트 푸드점에서 외식하기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볼 수 있겠다. 자동차 여행을 떠났다면 한 시간마다 휴게소에 들러 쉬게 하는 게 좋다.

어떤 상황에서든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에게는 움직일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운동을 시키더라도 기다리는 시간이 많은 야구보다는 축구나 농구처럼 활동량 많은 운동이 더 낫다. 또 아이에게 충분한 활동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고 집안을 꾸며라. 이러한 방식으로 아이의 내적 욕구를 인정하고 충족시켜준다면 아이의 에너지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훌륭한 운동선수들 중에는 에너지 수준이 높은 사람이 많다. 타고난 에너지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며 인기를 누리는 셈이다. 굳이 운동선수가 아니더라도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은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또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에너지는 곧 아이의 자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가르치세요”

★ 아이의 에너지 계획을 짜라. 뛰고, 오르고, 춤출 기회를 마련하라. 하지만 너무 지나치지는 않게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 너무 오랫동안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는 활동은 피하라 ★ 아이가 한참 동안 앉아서 시간을 보냈거나 좁은 장소에 머물러 있었다면 뛰놀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라

낯선 것을 싫어하는 아이가 신중하다

하버드 대학의 제롬 켄이건 박사에 따르면 전체 아이의 약 15%가량이 낯설거나 새로운 환경에 놓일 경우 몹시 당황하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혈압이 상승하고 동공이 확대되며 목소리가 떨리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이렇게 낯선 것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아이에게는 ‘강요’가 아닌 ‘격려’가 도움이 된다.

이미 잔뜩 겁을 먹은 아이에게 겁을 먹어서는 안 된다고 얘기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 무작정 밀어붙인다고 일이 해결되지도 않는다. 먼저 아이를 격려하자. 그런 다음 새로운 환경이 펼쳐지기 전에 그 사실을 아이에게 충분히 알려야 한다. 아이가 마음의 준비를 충분히 한 상태에서 새로운 환경과 맞닥뜨릴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다. 하지만 아이가 행동에 앞서 먼저 생각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다는 것은 많은 부모에게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아이가 청소년기에 접어들었을 때는 더욱 그렇다. 낯선 것을 싫어하는 아이는 매사 신중해 나쁜 길로 빠질 일이 크게 없다.

“이렇게 가르치세요”

★ 아이를 격려하라. 절대 강요해서는 안 된다 쪾 앞으로 일어날 상황에 대해 미리 자세하게 설명하고, 아이가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배려하라 ★ 연습해볼 기회를 여러 번 제공하라 ★ 처음에는 거부했지만 차츰 익숙해진 것들을 아이에게 상기시켜라

분석적이고 까다로운 아이가 생각이 깊다

분석적이고 까다로운 아이는 매사를 꼼꼼히, 그리고 깊이 사고하는 습성을 지닌다. 때문에 비평가, 판사, 기자 등의 역할을 훌륭히 해낼 가능성이 크다. 이런 기질을 가진 아이는 자신의 성향을 이해해주는 부모를 필요로 한다. 부모는 아이로부터 긍정적이거나 분석적으로 행동하는 법을 배우도록 하자. 또 이러한 기질을 가진 아이들은 부모에게 도움이 될 때가 많다. 중요한 구매 결정을 내려야 할 때 특히 그렇다.

세상은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을 필요로 한다. 아이에게 “넌 훌륭한 분석가야” “넌 문제가 무엇인지 분명히 찾아내지” “판사나 기자가 되면 좋을 것 같아” 등의 말을 자주 해주도록 하자.

아이의 의견은 최대한 수용하되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아이로 하여금 매너를 갖추게 하는 것. 분석적이고 까다로운 아이는 본의 아니게 남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곧잘 내뱉기도 한다. 부모는 아이가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분석적으로 세상을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좋은 점을 먼저 말하고, 이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을 이야기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겠다. 마음에 차지 않는 옷을 권유받았을 경우 “모양은 귀엽고 예쁘지만, 무늬가 많아서 좀 싫으네요”라는 식으로 좋은 점도 함께 말하도록 지도하자. 그러면 아이는 분석해서 비판할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사고도 더불어 갖게 돼 균형 잡힌 사고를 할 수 있다.

“이렇게 가르치세요”

★ 아이가 긍정적인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라. 아이가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찾아내도록 하라 ★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매너를 익히도록 가르쳐라 ★ 총체적으로 평가하기보다는 상황의 각 측면, 혹은 부분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끔 질문을 던져라

* 위의 글은 ‘아이를 읽는 9가지 코드’(도서출판 「한울림」)에서 발췌·정리했음을 밝힙니다.

정리 / 최은영 기자 사진 / 원상희 모델 / 강민주 의상 / 컬리수(02-3442-7763) 장소 협찬 / Flexa 가구점(02-545-4525, www.furniNet.co.kr), 도도가구(02-517-3846, www.dodokid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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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울다 잠든 숲 청년사 고학년 문고 3
최나미 지음, 류준화 그림 / 청년사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이 주는 느낌이 고요하고 평화롭지만 왠지 물기가 묻어난다. 숲은 한 아이의 몸, 아니 내면이었다. 주하는 어릴 적부터 병원 신세를 지는 엄마를 보고 자랐다. 그래서 늘 투정 한 번 부리지 못하고 알아서 모든 걸 해야하는 아이로 자랐다. 아빠의 '널 믿는다'라는 말 한 마디를 제일 듣기 싫어하는 것도 그 말 속에 주어지는 책임감의 무게가 너무 크게 느껴졌기 때문일 거다.

숲은 자란다. 숲은 수많은 나무를 품고 그 나무들은 수많은 바람결을 품는다. 바람은 한시도 가만 있지를 않는다. 웃고 울고 간지럽히고 휘몰아치고... 밤이면 바람은 더욱 큰 울음소리를 낸다. 산이 통째로 흔들리는 것 같은 소리. 그 소리는 웃고 있다기보다는 설움에 복받혀 울고 있는 소리로 들린다. 특히 요양원에 가 있는 엄마와 생업에 종사해야할 아빠랑 떨어져 산골 외갓집에 와서 원치 않는 생활을 해야하는 주하에게는 말이다.

아이들은 자란다. 나무가 자라듯, 숲이 자라듯 그렇게 수많은 바람을 겪고 또 품으며 바람을 잠재운다. <바람이 울다 잠든 숲>은 주하라는 여자아이가 마음의 상처와 슬픔을 딛고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는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에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특히 외할아버지의 속깊은 사랑이 등장한다.

이 동화를 읽으며 나는 친정아버지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고 연이어 내 딸을 생각하게도 되었다. 무심한 표정으로 얼른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내 딸의 외할아버지에게도 여기 주하의 외할아버지 같은 묵직한 사랑이 느껴진다. 딸의 딸이 겪을 슬픔이 안쓰러워 보살피는 마음이 절절하다. 주하의 학교숙제로 연을 만들어주려는 외할아버지는 작업실에 묵혀두었던 상자에서 얼레를 찾아 완벽한 연을 만든다. 연과 얼레. 이는 뗄레야뗄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인연줄이 아닐까. 외할아버지와 엄마 그리고 딸. 주하는 그런 인연의 질긴 끈이 사랑으로 꽁꽁 이어져있음을 서서히 깨닫는다.

주하는 절대로 눈물을 보이지 않는 강한 아이 같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 아이는 펑펑 울고 싶고 투정도 부리고 싶은 연약한 아이일 뿐이다. 아이들도 자신만의 생각이 있고 자존심도 강하다. 보이는 것이 모두가 아니란 것도 느낄 수 있다. 이런 아이가 마음을 열고 편안하게 기댈 수 있는 대상,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따스한 사랑이 바람소리에 잠 못 이루는 외손녀의 황폐한 숲을 잠재웠다. 숲도 겉으로만 보면 초연하고 강건해보인다. 하지만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숲은 여리고 보드라운 모습을 하고 있다. 색깔 또한 겉으로 보이는 한 가지 색깔이 아니라 다양한 색으로 옷을 입고 있다. 주하의 숲은 앞으로 훌륭한 모습으로 자랄 것이며 갖가지 아름다운 색을 띄면서 날로 창창해질 것이다.  

6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었다. 그 중에 진짜 이름이 주하인 아이가 있어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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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5-17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프레이야 2006-05-17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오늘 하루 입이 얼얼하네요. 얼굴 근육이 이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