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이야기를 품은 나무
하늘매발톱 지음, 홍혜련 그림 / 가교(가교출판)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표지를 보면 수수하다. 단순하게 그린 큰 나무 한 그루를 가운데에 두고 주변에는 작은 나무들이 올망졸망 열을 맞추어 심어져있다. 마치 숲 속 같다. 책장도 구수한 나무냄새가 풍기는 재생지를 사용하여 보기에도 넘기기에도 두툼한 감촉이 부드럽게 느껴진다. 이 책의 부제는 '복도 되고 득도 되는, 선조들의 삶에서 배우는 나무이야기' 다.  모두 12가지 나무들에 대한 이야기를 모아두었는데 사실, 마지막 장은 오동나무와 벽오동나무를 한 데 묶어 두어 모두 13가지의 나무들이 나오는 셈이다.

우리 나무의 일인자는 역시 소나무. 소나무로 시작하여 대나무, 뽕나무, 싸리나무, 오동나무 등, 우리민족과 가장 친숙하며 우리 땅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나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각 장마다 나무의 생태학적인 짧은 정보를 제시하고 다시 생활 속에서의 나무이야기와 그 나무의 유용성, 상징하는 것 등을 알기 쉽게 이야기 식으로 풀어놓았다. 그리고 각 나무에 얽힌 옛이야기들을 두 편씩 들려주어 나무를 떠올리며 신기하고 흥미로운 옛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해두었다. 그 속에서 옛사람들의 생활방식과 사고방식도 알 수 있어 재미나다.

각 장의 머리에는 나무를 그려두었다. 한지에 수채화로 그린 것 같은 느낌을 주어 느낌이 맑고 푸근하다. 그림을 담당한 홍혜련님은 우리 문화에 관심이 많아 특히 설화와 같은 옛이야기를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아름다운 그림으로 표현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책날개에 소개되어있다. 삽화도 정감있게 그려두었다. 나는 싸리나무의 꽃이 자줏빛으로 그렇게 예쁜 색인줄 몰랐다. 울타리를 만들고 회초리로도 쓴 싸리나무가 다시 보였다.

나무의 쓰임새가 얼마나 많고 사람에게 얼마나 유익한 식물인지 이 책을 보면서 느낄 수 있다. 4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었다. 아이들은 나무가 그늘을 주고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고 가뭄과 홍수를 막고 도시의 소음과 공해를 막아주고 열매를 주는 등 나무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듯했지만 이렇게 우리 민족의 삶에 가까이 닿아 있었다는 것까지는 몰랐던 것 같다. 예를 들자면 아이가 태어나면 소나무에 금줄을 달고 병이 생기면 약재로도 쓰고 생활용품이나 가구도 만들어 쓰고 죽으면 소나무로 만든 관에 들어간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나무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였던 것이다.

책의 가장 뒷부분에는 열두 개의 나무카드를 만들어두어 앞면에는 나무그림을 뒷면에는 그 나무에 대한 간단한 소개글을 적어두었다. 오려서 나무카드 게임을 하면서 우리 나무를 좀더 친근하게 알 수 있도록 활용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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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08-19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제 친구들 이야기를 읽으셨군요. ㅎㅎ

프레이야 2006-08-19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나무냄새가 그리워요^^

향기로운 2007-01-09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랑 아이랑 함께 읽으면 좋은 거 맞죠? 옛이야기를 품은 나무이야기라니 꼭 읽어보고 싶어요.
 
 전출처 : 水巖 > 부족하게 키워야 만물의 소중함 깨닫는다


<멋진 아빠되기>
부족하게 키워야 만물의 소중함 깨닫는다
필자가 진행하는 ‘무인도에서 탈출하기’ 캠프는 고난과 형극의 연속이다. 2박3일간의 짧은 기간이지만 스릴과 서스펜스, 희로애락이 교차되며, 아빠와 아이가 존재에 대한 소중함을 아는 시간이다. 무인도에 도착하면 먼저 짐검사를 한다. 사전에 금지품목을 정했지만 몰래 숨겨온 물품이 있다. 통조림, 라면, 햄 등 다양하다. 모두 압수다.

그리고 첫 번째 하는 일은 대나무로 숟가락을 만드는 일이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한 낮, 땀을 뻘뻘 흘리며 칼로 대나무를 다듬어 만드는 데 무려 한 시간이나 걸린다. 첫날의 저녁은 달랑 찐감자 2개다. 아빠와 함께 배급을 받으러 온 아이들은 큰 감자를 달라고 신경전을 벌인다. 9시가 넘으면 몇몇 아빠들은 본부에 찾아온다. “단장님(필자), 혹시 감자 남은 것 있습니까. 아이가 배가 고파서 잠이 안온답니다.” 그러면 “아, 그래요. 드려야지요”하며 감자 1개를 준다. 그러면 그 아빠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사라진다.

10시가 되면 달랑게를 잡는 시간이다. 배는 고프지만 먹을 것이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에 게잡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60명이 플래시를 켜고 일렬횡대로 걸어가다 보면 게가 여기 저기 보인다. 게는 순간 비치는 불빚에 방향감각을 상실한 채 우왕좌왕한다. 그 때, 아이들은 ‘게 섰거라’하며 날렵한 손으로 게를 잡는다. 그러나 몇 명은 엉엉 울기도 한다.

사생결단으로 탈출하려는 게가 아이의 손을 덥석 물기 때문이다. 심지어 게가 손을 물었는데도 불구하고 바로 떼어내지 못한 채, 그 모습을 보며 한없이 울기도 한다. 잡은 게를 모으면 200마리쯤 된다. 그러면 이미 준비된 장작불에 즉석 구이를 한다. 이제는 ‘맛이 있다, 없다’의 개념이 아니다.

먹어야 살 수 있다는 생존본능으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연기 속을 헤치며 ‘게눈 감추듯’ 먹는다. 잠은 좁은 텐트에서 잔다. 180도의 드넓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들을 바라보며, 아빠와 아이는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이 든다. 마지막 날은 뗏목도 만들어야 한다. 아빠와 아이가 반나절 동안 만들면 완성이 된다. 이제 무인도를 탈출하려는 희망이 보인다. 아빠와 아이가 뗏목에 올라탄다. 드디어 무인도에서 탈출이 시작된다. 물론 거친 파도를 헤치고 살아남는다는 보장은 할 수 없다.

아이들이 캠프를 마치고 집에 오면 엄마에게 하는 말 “엄마, 집이 궁전 같아요” 또는 “엄마가 해주는 밥이 세상에서 가장 맛이 있어요”라고 한다. 그리고 심부름을 시키면 꾀를 부리던 아이라도 그냥 한다. 사족이 없다.

이젠 아이를 부족하게 키우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동안 아이를 너무 풍요롭게 키우려고 노력을 했다. 그러면 아이가 행복하리라고 믿어왔다. 풍부한 음식에서 사교육까지, 아이의 의사와 상관없이 부모의 기준으로 잘 해주려고 노력해왔다. 그 결과 아이는 부족함이 무엇인지 모르고, 원하면 즉시 얻을 수 있다는 착각을 한다. 불로소득을 배우고 있다. 그러나 배고픔을 아는 자, 음식의 소중함을 알고, 숟가락의 소중함을 아는 자가 만물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그것은 인성교육이며 휴머니즘이다.

권오진 ‘아빠의 놀이혁명’저자(www.swdad.com)

 출처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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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유스또 2006-08-19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38189

일등 입니다...

좋은 하루 였기를...

그리고 좋은 하루 여세요~```

 
 전출처 : 이매지 > 2006 세계보도사진전



- 8월3일 ~ 9월4일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신관
- 50여 년의 역사, 세계 최고 권위의 보도사진전


순간의 선택, 영원한 기록. 그리고 인간에 대한 애정. 사진기자들은 보도사진을 이렇게 표현한다. 전세계 사진기자들과 보도 사진 계 최대의 축제이자 40개국 85개 도시에서 순회 전시 중인 ‘2006 세계보도사진전(World Press Photo)’의 서울 전시회가 83일부터 9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신관에서 열린다. 

50여 년의 역사로 사진기자들에게 ‘꿈의 무대’로 통하는 최고 권위의 ‘세계보도사진전’이 국내에서 전시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제3회이다. 올해는 122개국에서 4,448명의 사진기자 및 사진작가들이 83,044장의사진을 출품했으며, 1월28일부터 2월9일까지 암스테르담에서 100% 디지털로 심사가 이루어졌고, 엄선된 인간애 넘치는 200여 점의 사진이 전시된다.



49회 세계보도사진전의 심사위원들은 로이터(Reuter) 소속의 캐나다 사진기자 핀바 오레일리 (Finbarr O’Reilly)의 사진을 2005 세계보도사진전 대상작품으로 선정했다.

비상급식소에서 한 살배기 남자아기의 야윈 손가락이 엄마의 입술을 누르고 있는 장면을 포착한 이 사진은 수십 년에 걸친 최악의 가뭄과 엄청난 규모의 메뚜기 떼의 습격으로 수백만 명이 기아선상에서 허덕이는 니제르(Niger) 서북부 타우아주(Tahoua)에서 2005년 8월1일 촬영됐다.  세계보도사진전 심사위원장인 제임스 콜튼(James Colton)은 수상작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나는 2주전 이 작품을 처음 본 뒤로 단 한 순간도 잊을 수가 없었다. 심지어 심사대상에 오른 수천 장의 다른 작품을 보고 난 뒤에도 이 사진은 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이 사진은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다. 아름다움, 공포, 그리고 절망. 이 사진은 단순하면서 우아하며, 또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이라크 전쟁 발발 이래, 미 콜로라도주의 버클리 공군기지에 주둔하고 있는 미 해군은 16명의 전우를 잃었다. 그리고 이들은 슬픔에 빠진 그 가족들을 돌보는 어렵고 힘든 임무를 지게 됐다. 제임스 제프리 캐시 소위도 고국에 묻히기 위해 이라크에서 돌아온 전사자 중 한 명이었다.
당시 임신중이던 그의 아내 캐서린은 뱃속 아들의 이름을 제임스 제프리 주니어로 짓고 장례식 전날 밤 남편 곁에서 밤을 지새며 그와의 추억이 담긴 노래를 들었다.
사진은 동료들이 캐시의 관을 성조기로 덮고 있는 가운데 그의 유해를 고향인 네바다주 리노로 실어온 여객기의 승객들이 캐시의 가족과 동료들이 활주로에 모여 있는 모습을 내다보고 있다.



태국 카오락의 방니앙 해변에서 5천개의 콩밍 램프가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다. 2004년 12월에 발생했던 쓰나미를 기념하기 위해서다. 5천개의 램프들은 쓰나미에 희생된 태국인들을 상징한다. 이 지역에서는 이 램프가 영혼을 하늘로 인도한다고 믿는다. 카오락 국립공원은 태국에서 쓰나미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이다. 이 쓰나미는 인도양 주변 12개 국가에서 20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내고 수백만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다양한 문화를 반영한 기념 행사들이 이 지역 전역에서 열렸다.



콜롬비아 서부 메델린시의 라 마카레나 투우 경기장에서 벌어진 투우 경기에서 황소가 말을 공격하고 있다. 말 위에 탄 투우사가 성난 황소에게 창들을 꽂아 피를 흘리게 함으로써 약하게 만들면 그 뒤 땅 위의 다른 투우사가 마지막으로 황소와 대결을 벌인다. 이 말은 500kg에 이르는 이 황소에게 다리 한쪽을 받혔지만 다행히 뿔에 꿰뚫리지는 않았고, 경기장 밖으로 옮겨졌다.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그랑프리 수영대회에서 세계기록 보유자인 아론 페어졸이 200m 배영 예선 경기를 끝낸 뒤 물속에서 벽을 차고 몸을 쭉 뻗고 있다. 페어졸은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2주 뒤 열린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자신의 세계기록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전시회를 주관하는 세계보도사진재단은 네덜란드 왕실의 후원으로 1955대중들의 보도사진 관심 증진을 목표로 비영리재단으로 설립됐다. 이 재단은 사진전뿐 아니라 사진기자들을 대상으로 세미나와 토론회를 열고 마스터클래스등 교육기관을 운영해 새로운 형태의 보도사진을 연구하는 등 사실상 전세계의 포토저널리즘을 주도하는 단체다.

입장료는 성인 8000, 학생(,,) 5000원이며, 동아닷컴 (www.donga.com)에서 일부 수상작의 볼 수 있다
.

주한네덜란드 대사관, 한국사진기자협회 후원.

문의 : World Press Photo 2006 in Seoul OLC (서울전시 서울사무국)

전화 : 세계보도사진전 서울사무국 (02-736-2260), 세종문화회관 전시운영부 (02-339-1153)

출처 : http://news.jungle.co.kr/designnews/exhibition/exhibition_view.asp?idx=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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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삽사리 곰이와 몽이 쪽빛문고 1
임인학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곰이와 몽이는 지금 독도에 도착했다. 이 책은 이렇게 출발한다. 곰이와 몽이는 1998년부터 독도 지킴이 개의 역할을 한 동돌이와 서순이에게서 태어났다. 이들이 이제 울릉도로 쉬러 하고 곰이와 몽이가 그 역할을 이어 할 예정이다. 곰이와 몽이, 귀엽고 순하게 들리는 이 이름의 주인공들은 천연기념물 제 368호로 지정되어있는 삽살개 혈통이다. 오랜 세월을 우리 민족과 동고동락한 토종개이자 우리나라의 민간 외교관 격이다.

이 책의 저자 임인학님은 15년간 전국의 삽살개를 찾아다니며 그 모습을 사진에 담아두었다. 이 책을 보는 즐거움은 뭐니뭐니해도 삽살개의 이모저모를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삽살개는 삽살이, 삽사리, 사자개 라고도 불린다. 청삽사리, 황삽사리, 백삽사리, 여러가지 사진으로 만나보는 삽살개는 풍모가 의젓하고 온순해보이면서도 친근하고 귀염성스러운 외모다. 눈을 다 덮을 정도로 긴 털이 트래드마크인데 이 털 때문에 앞이 잘 안 보이는 건 아닐까, 하는 염려는 붙들어매어도 된다고 한다. 햇빛을 적당히 가리는 발처럼 긴 털이 그런 역할을 해준다고 하는 재미난 설명도 있다.

요즘 애완견을 많이들 기른다. 그리고 아이들의 소망 중에도 집에서 강아지 한 마리를 기르면 좋겠다고 하는 예가 많다. 우리 토종개 삽살개가 사라진 이유를 이 책에서는 일제의 탄압과 우리의 무관심으로 요약해두었는데, 정말 외국종의 애완견이 더 예쁘고 고급스럽다고 여기는 경우가 흔하다. 이 책은 삽살개와 우리 겨례의 밀접한 정서와 생활, 삽살개의 우수성, 전국에 8마리밖에 없었던 삽살개를 지금 3천마리 정도로 늘려놓은 분의 노고까지, 삽살개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다. 모두 6장으로 나누어두고 각 장마다 삽살개에 대해 더 알고 싶은 것과 삽살개에 얽힌 전설(옛이야기)도 곁들여놓아 읽어가기에 흥미진진하다. 삽살개라는 이름에 담긴 뜻에서부터 시작하여 개들이 사람들을 위해 하는 일까지, 친구처럼 가족처럼 지내온 삽살개와 다른 개들에게서 느끼는 친근함과 소중함을 잘 살려주고 있다.

덤으로 삽살개가 들어가는 고분벽화와 문배도, 민요, 속담까지 엿보게 하며 토종개도 우리 문화 유산의 하나라는 관점에서 우리 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돕는다. 3학년 아이들과 함께 보았는데, 조금은 어려워하며 보았지만 재미있어했다. 활자도 크고 아기자기한 편집이 보기에도 좋다. 삽살개의 사진들이 워낙 매력적이라 그 사진만 쭉 보아도 가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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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8-12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어람미디어에서는 책 한권을 내도 의미있는 책을 내는 것같아요

프레이야 2006-08-13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참 좋은 책이에요^^
 

하류

 -이건청-

거기 나무가 있었네.
노을 속엔
언제나 기러기가 살았네.
붉은 노을이 금관 악기 소리로 퍼지면
거기 나무를 세워두고
집으로 돌아오곤 했었네.
쏟아져 내리는 은하수 하늘 아래
창문을 열고 바라보았네.
발 뒤축을 들고 바라보았네.
거기 나무가 있었네.
희미한 하류로
머리를 두고 잠이 들었네.
나무가 아이의 잠자리를 찾아와
가슴을 다독여 주고 돌아가곤 했었네.
거기 나무가 있었네.
일만 마리 매미 소리로
그늘을 만들어 주었네.
모든 대답이 거기 있었네,
그늘은 백사장이고 시냇물이었으며
삘기풀이고 뜸부기 알이었네.
거기 나무가 있었네
이제는 무너져 흩어져버렸지만
둥치마저 타버려 재가 돼 버렸지만
금관악기 소리로 퍼지던 노을
스쳐가는 늦 기러기 몇 마리 있으리
귀 기울이고 다가서 보네.
까마득한 하류에 나무가 있었네.
거기 나무가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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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6-08-11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재적소에서 묵묵히 서 있는 나무가 되고 싶어집니다.

balmas 2006-08-11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시 좋네요.
요즘은 시골에서도
저런 아름드리나무 보기힘들죠? ...

하늘바람 2006-08-11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건청 교수님 이분은 저를 모를테지만 전 남다른 기억이 있는데^^ 수업을 듣기도 햇구요

프레이야 2006-08-11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고마워요. 비춰줍니다...^^

씩씩하니 2006-08-13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전 이런 시가 좋아요,,,,그냥 모랄까,,,마음이...따스해지고,,그리고 아름다운 시....단순해서그런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