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금 무척 속이 상해요. 아무래도 우리 애들 잘 못 가르쳤나봐요. 어제 외가, 친가로 어른들께 하는 것 다 봤을텐데.. 얘들은 이 시각까지 저에게 아무것도 안 주네요. 어린이날 용돈 받은 것 통장에 입금하는 심부름만 낮에 시켜놓구요. 눈물이 다 나려고 해서 혼자 피자 한 판 다 먹으려고 좀 전에 주문해놓았어요. 애들은 한 조각도 안 주려구요. 옆지기에게 문자했더니 자기도 속상하다며 아직 어려서 그렇거니 하자고, 남편이 있잖냐고 그러네요. ㅎㅎ

옛날 생각이 나요. 문구점 같은 데서 손수건 한 장 고르곤 했던 기억이요. 머리핀도 산 적이 있어요. 어버이날 아침이면 엄마 아빠 가슴에 꽃을 달아드리곤 했죠. 옷핀이 잘 안 꽂혀 더듬거리면 아빠가 대신 다는 시늉만 하다가 화장대에 두시기도 했구요. 가까이 사셨던 외할머니에게도 꽃을 꼭 달아드렸어요. 그러면 해맑게 웃으시던 고운 얼굴이 떠오르네요. 그날은 하루종일 그 꽃을 단 가슴을 내밀고 다니셨죠.

그런데 얘들은.. 작년엔 색종이로 꽃을 접고 카드를 만들어 몇자 적어 주더니 올해는 완전 까먹고 뭐하고 있나 모르겠네요. 속상하기 싫어서 오늘 아침에 옆구리까지 찔러줬거든요. 그래도 절을 안 하네요^^  애들이 나쁘게 변한 것 같기도 하고.. 정말이지 섭섭해요. 오늘은 삐짐모드로 있다가 내일쯤 봐서 솔직하게 아빠 엄마의 서운한 마음을 전하는 게 아무래도 낫겠죠? 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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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5-08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거라도.. ㅠㅠ

물만두 2006-05-08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3=3

sooninara 2006-05-08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부모 마음은 선물이 아니라 카드 한장을 바라는것인데..ㅠ.ㅠ
옆구리에 피멍들게 찔러서 카드 받아내셔요.

프레이야 2006-05-08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님, 아, 저도 방금 편지 두 통 받았어요. 한송이 종이카네이션하구요.. 삐짐모드 눈치챘나봐요. 어제 만든거라고는 하는데 이왕이면 아침에 주지.. 애간장 다 타게해놓고서는..

sooninara 2006-05-08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아침에 주지.쿄쿄

실비 2006-05-08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편지는 학교다닐때 드렸는데..^^;;

바람돌이 2006-05-08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크니 역시나....ㅠ.ㅠ
하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현금으로 빵빵하게 어버이날 선물을 할지도.... ^^

조선인 2006-05-09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는 어버이날인 건 아는데, 해준 건 뽀뽀 한 번이 다에요. 어린이날은 1달이나 챙겨먹구선.

프레이야 2006-05-09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현금이 오는 그날을 기다리며..^^
조선인님, 뽀뽀 해주던 그 때가 더 그립네요. 순진했던 그때가 좋아요.
속삭인님, 어디 기분이 좋아졌다고 써놓았나요? 기대를 저버린 아이땜에 속상하다는 말인데... 휴우~ 피자는 반판만 먹었어요.

진주 2006-05-09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혜경님은 예쁜 따님을 두셔서 이런날 아기자기 보람되게 지내실 줄 알았는데...ㅡ.ㅡ
우리집도 선물은 하나도 없어요..ㅠㅠ
큰애는 2박3일 야영 중이라 그렇다치더라도(그러나 이것도 지가 맘만 있으면 미리 사놨다가 줄 수도 있는데) 작은 놈은 미술시간에 접은 색종이 꽃 한송이 휙 던져주고 나가 놀아요. 엉엉~ 지들이 돈이 없는 것도 아니구 말야!! 큰놈은 지갑에 7만원 현금으로 있고요, 작은 놈도 3만원 정도,.....으헉......이눔들~~넘 미워요. 저는 혜경님 심정이 이해되고도 남아요. 피자드셨군요. 전 마른오징어...^^;;;

프레이야 2006-05-09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마른오징어 쫙쫙 씹으셨어요? ㅎㅎㅎ 오늘아침 아이들에게 뭐라고 좀 했어요. 그리곤 남은 피자 꺽꺽... 니들이 엄마 좋아하는 꽃한송이 살 마음이 없냐고요, 내가 잘 못 가르쳤다고요.. 돌아서서 눈물이 찔찔 나며 생각해보니 나도 어지간히 속 좁은 것 같아요. 진주님 흑흑... 그래도 늦게 준 편지내용은 사랑이 묻어있었는데.. 오늘 학교 갔다오면 슬슬 풀어줘야겠어요.

ceylontea 2006-05-09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배혜경님.. 너무 귀여우셔요..
전 아직 지현이 어려서 꿈도 안꾸지만..
많이 서운하셨나봐요.. ^^ 그래도 편지와 카네이션 받아서 기분 좋으시죠?
설령 못받았다 해도, 아이들이 나쁘게 변한 것이겠어요? 아직 어리니 생각이 못미쳐서 그런 거겠지요... 오히여, 다 큰 어른들이 안 챙기는 건 화가 나요... --;

프레이야 2006-05-09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 지현이 조금만 크면 님 볼에 뽀뽀해줄 걸요. 어제 티비에서 버려진 노인들 봤어요. 심각하더군요. 가진것에 감사하고 투정 그만 부릴게요. ㅎㅎ 그래도 애들한테 한번씩 삐짐모드로 가면 재밌어요 ㅋㅋ

BRINY 2006-05-09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늦게라도 받으셨군요. 야자시간에 부모님 드릴 편지 쓴다고 연습장 2장 뜯어서 끄적거리더니 바로 엎어져 자는 녀석들 보고 엊저녁에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프레이야 2006-05-09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니님, 정말 애들이 왜 이러나 몰라요. 우리애들도 모두 학교에서 썼드라구요. 지금 저한테 절절 매고 있어요. ㅋㅋ 서서히 풀어주렵니다.^^ 사랑한다는 말 때문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