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학년 교실 희원이 자리, 이제 마지막이네, 또 새로운 시작~~)
희원이 초등학교 졸업식을 했다.
아침에 그동안 수고 많으신 담임선생님께 조그마한 선물을 아이편으로 먼저 보내고 10시30분까지 강당으로 갔다. 특이한 점은, 졸업생 모두에게 한 명당 한 장씩의 상장이 수여된 것이다. 공평한 분배? 희원이는 공로상을 받았다. 대외입상으로 학교의 명예를 드높인 학생에게 수여한다고 한다. 나는 경쟁심이나 우열의식을 배제한다는 좋은 취지로 받아들였는데, 옆지기는 평준화가 아이들을 망치고 있다고, 바보로 만들고 있다고, 한마디 하는 게다. 이미 미국식 평준화, 열린교육 때문에 초등아이들이 몰개성화되고 기초학력은 부실하고 동기부여도 덜 되어 있다는 생각은 나도 했던 바여서 옆지기의 불만이 무얼 말하고 싶은건지 이해되기도 했다.
내가 초등학교 때를 생각해보니 학업우수상을 비롯해 뭐다뭐다 많이 받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에와 생각해보면 그게 뭐 대단한 것도 아니고 의미도 별 없긴 하다. 그리고 사람이 주는 종잇장에 연연해하는 건 무의미하다. 하지만 아이들로 하여금 차별이 아닌, 차등은 인식시킬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열심히 한 부분에 대한 공정한 칭찬을 받음으로써 자부심도 갖게 되고 더 나은 동기부여가 되어 발전적인 행동습관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희원이가 오늘 보인 반응만 보아도 확실히 이런 식의 상장은 아이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지 못한다. 아주 열심히 해도 덜 한 아이들과 보상은 같더라, 또는 그럭저럭 대충 해도 같은 보상이 오더라, 는 식의 생활습관이 배이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되었다.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식에서는 일부 아이들 상장 받는데 들러리 서기 위해 서 있는 것 같다는 불만을 토로하며 졸업식장에 불참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한다. 학생들이 이런 식의 생각을 하고 있다면 성인으로 사회생활을 할 때에도 나보다 나은 결실을 맺어 정당한 보상을 받는 사람을 순수한 마음으로 축하하며 박수쳐 줄 줄 모르는 사람이 되기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보다 열심히 하여 댓가를 받는 사람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낼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자신이 열심히 하지 않은 부분에서는 겸허하게 인정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마음을 바꿀 수 있는 슬기도 배워야하지 않을까. 경쟁을 부추기는 엄마들의 마음부터 좀 자제한다면 학교에서 이런 방침을 세우지 않았을 것 같다.
양쪽 어른들이 모두 오셔서 축하해주고 사진도 찍고 예약해둔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맛나게 먹었다. 오늘 날씨가 봄날처럼 따스해서 마음이 푸근했다. 화단 옆에서 남자친구 두명이랑 함께 사진도 찍었는데, 괜히 어색해하며 얼굴 돌리고 찍은 사진.. ㅎㅎㅎ 안 찍으려고 하는 것을 겨우 찍었다. 남자친구엄마가 한번만 모델 서주라잉~, 이렇게 희원이를 달래설랑.. ^^ 그래도 남는 건 사진인겨~~

(포근한 햇살 내리쬐는 학교마당에서 남자친구들이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