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남짓한 2012년 달력을 바라보며 채워지지 않는 모종의 갈망들이 스산하다.
하루종일 겨울비 내리는 동짓날 팥죽은커녕 애증의 딜레마에 빠져 어지럽다. 내 탓이고 내 업보려니.
페이퍼 쓴 지 2주가 다 되었다. 하고픈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두려웠던지도 모르겠다. 다소 귀찮았다고 할까.
덧없는 말들의 진정성에 의심이 갔다고나 할까. 묵혀두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았다고나 할까.
연말증후군이 또 찾아오려나 보다. 시간보다 더한 강자는 없다고 하는데 시간이 아직도 나를 이기지 못하는 것 같다.
어른이 된다는 건 아는 걸 모르는 척하는 지혜 아닌 지혜를 터득해가는 것이라지. 씁쓸하기도 한 말이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고 살아가는 벽 이쪽과 저쪽의 사람들. 틈만 나면 영화를 보고 도서관에서 집에서 책을 펴고
몰입하려고 했다. 불면의 밤은 또 그것대로 깨어있어 보기도 하고.
그래서 얻은 결론, 좀 더 씩씩해지고 단단해지고 나를 사랑하고 꿋꿋하게 바로 서자.
조용한 개가 세게 문다! 라디오에서 오늘 들은 말이다. 의존성을 버리고 내실을 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입가에는 미소를, 가슴에는 용기를!
90장의 사진, 1000개의 단어가 만들어낸 오래된 사진첩 같은 감성 에세이
우울한 날, 참을 수 없이 화가 나는 날, 누군가가 그리운 날
언제 꺼내 읽어도 가슴 가득 아련해지는 오래된 사진첩 같은 이야기"
이건 띠지의 앞뒤에 적혀있는 문구이고, 글은 시인 신현림이 옮겼다.
표지에서처럼 온갖 종류의 동물들이 사진의 주인공들이다.
표정들이 하나같이 재미있고 인간의 표정과는 달리 허식이 없다. 그 자체다 그냥.
그 아래 저자의 간단한 문장들은 또 더없는 용기와 위로가 된다.
처음부터 천천히 사진과 글을 보면서 책장을 넘기다 보면 힘을 얻고 웃고 있는 나를 본다.
긍정의 힘은 그늘을 제대로 말할 수 있을 때 생긴다고 다시 느낀다. 자신에게 솔직하자.
이 책의 마지막은 이렇다. *^^*
머뭇거리지 마세요. 담대하게 달려가세요. 결국 삶이란 이런 게 아닐까요?
Never hang back. Get out there and go for it. After all, isn't that what life is all about? (100-10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