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신간평가단, 오랜만이다. 언제였던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5월부터 11기 신간평가단 에세이 부문에 활동할 기회가 주어졌다. 즐기자!
첫번째 미션, 신간 에세이로 주목되는 책 소개.
1.
이건 뭐 대박!! 요즘 아니 오래전부터 바라기만 바라고 시도해보지 못했던 춤이야기다.
요즘 티비에 '댄싱 위드 더 스타' 시즌 2가 시작했던데, 시즌1 때 아주 재미나게 보았다.
춤, 하면 나는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알 파치노가 젊은 여성과 추던 탱고를 떠올린다.
얼마나 멋지던가. 눈 먼 퇴역 장교는 이렇게 말한다.
"탱고는 인생처럼 복잡하지 않아. 스텝이 엉키면 그게 바로 탱고라고."
소설가 방현희의 춤 에세이 '나는 춤추러 간다'의 목차와 책장을 들춰보니 쿠바 룸바로 시작해
자이브, 삼바, 탱고, 파소 도블레 등등 실제 스포츠댄스 수업에서 만난 사람들의 육성과 사진을
실어 자신의 에세이로 녹여낸 글이다. 인생의 위안과 용기를 춤에서 얻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목차의 마지막에는 '댄싱 위드 더 스타'도 있네. 우리는 왜 춤을 잘 못 출까.
춤을 추듯 인생을 살고 싶은 나는 대리만족의 길로 이 책이 당긴다.
Shall we dance?
2
How to live, how to love
고 장영희 교수의 인생강의, 문학강의록이라 할 수 있다.
표지도 그녀의 삶처럼 맑고 깨끗하다. 목차를 보면 애학을 가려는, 특히 문학을 공부하려는
청춘에게도 실제적인 멘토가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학이 그녀의 삶이었듯,
어떻게 살 것인가는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로 통한다.
늘 김경주 시인의 추천사도 끌린다.
- 언젠가 대학 강의실 뒤편에 앉아 장영희 선생님의 강의를 청강한 적이 있다. 시에 대해 따뜻한 질감의 편에서 연정을 품고 계시는 선생님의 물기어린 말들이 오래 귀에 남았다. 문학을 아끼고 사랑하던 그녀의 내면엔 어떤 따뜻한 소란들이 살고 있었을까? 그 후로도 나는 몰래 선생님의 강의를 가끔 훔쳐듣곤 하는 나쁜 학생이었지만 한 번도 그녀는 나를 문밖으로 내보내시지 않았다. 문학에 대한 그녀의 강의는 언제나 도망가는 뒷문이 없었을 테니까.
3.
70년대 각광받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수많은 작품을 쓰고 문제작가로 오래 인기를 누렸던
박범신의 작품을 나는 읽지 않았었다. 93년 돌연 절필을 선언하고 3년간을 고독을 힘으로
키우다 다시 문학동네 가을호에 중편 '흰 소를 끄는 수레'로 새로운 작가탄생을 신고한 해가
1996년. 나로선 처음 그의 소설을 접한 건 작년 '은교'였고 그외 그의 짧은 글이나 에세이
'산다는 것은'을 읽은 정도. 하지만 그는 식지 않는 청년을 내면에 키우고 사는 작가라는 걸
알아채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더라.
신작 에세이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에서 그가 사랑하는 대상은 문학이다.
문학에 대한 그의 열정과 사랑함으로 얻게 되는 고통에 대한 이야기, 읽고 싶어진다.
책 속 사진도 근사하다. 책 소개를 하는 이런 구절!
"고요한 호수를 마주 보는 논산 조정리집
저 홀로 가득 차고, 수시로 따뜻이 비어 있는 그곳에서 써내려간
작가 박범신 첫 겨울의 기록"
4.
5년여 만에 재출간된 함민복 시인의 산문집이다.
푸근한 인상을 주는 방송인 이금희의 추천사도 함민복 시인의 따뜻한 밥 같은 시와
잘 어울린다 싶은데, 그의 시처럼 산문도 그럴 것 같다.
함민복 시인에게 밥은 특별합니다. 가난한 어머니가 설렁탕집에서 고깃국을 더 먹이려 했던 『눈물은 왜 짠가』 이후로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 그의 눈에 밥벌이를 위해 바다로 향하고 갯벌을 뒤지는 강화 사람들의 일상이 허투루 보일 리 없었겠지요. 이번에도 그는 밥을 이야기합니다. 징검다리가 되는 밥, 차고 따뜻하고 아늑한 밥을 말합니다. 그의 글은 밥 끓는 냄새 같이 평온합니다. 언젠가 라디오에서 들었던 목소리도 밥 짓는 연기처럼 구수했습니다. 밥처럼 따뜻하고 감사한 그의 글을 많은 분들이 뱃속 든든하게 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금희
5.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를 이은 책.
몇 해 전 김제동 환경 토크 콘서트에 간 적이 있다. 여름이라 편안한 흰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나왔는데 가끔 무릎을 꿇기도 하며 재미있기만 하지 않는 솔직하고 진지해 보이는 입담이었다.
통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도 한 곡 불렀는데 제목은 기억나지 않고 노래는 평범한 정도.^^
이 책에 실린 인터뷰이들도 대체로 다들 끌리는 사람들이다.
김제동의 소망 한 자락에 웃음이 묻어난다.
" 빨리 가야 한다고 재촉하는 소리들만 많은 날들입니다.
이 책이, 이 책에서 나온 사람들이, 그들에게 들은 이야기들이
배개처럼, 이불처럼 여러분에게 위안이 되고 휴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쉬었다 가세요.
p.s 이 책의 수익금은 1권과 달리 저의 결혼 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입니다.
누구와 결혼할지 모르니 잠시 행복해져 봅시다. - 김제동 "
그때 토크콘서트에서, 짱짱한 누나가 위로 주루룩 있는 종가 외아들인 자기에게 시집 올 여자가 어디 있겠느냐고,
비가 오면 술을 어떻게 안 먹고 넘어갈 수 있냐고 너스레 떨던 말이 생각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