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지 않는 사람   

 

이 영 광 

 

 

번개에 의해 나타난, 

젖은 채로 타고 있는 나무처럼 

그는 어제의 그 자리에 앉아 있다. 

작년의 그 자리에  

나타나 있다 

영원히 그 벤치에 나타나 있다 

 

그는 가장 멀리 다가온  

가장 가까운 사람 

그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 

혼자 영원히 중얼거리는 사람 

 

나는, 지나가는 사람 

영원히 혼자 듣는 사람 

들리는 사람 

 

그와 나 사이에 나뭇잎 하나가 툭 떨어진 오후에 

나는 그를 지나갔다 

나는 어제까지 그를 지나갔다 

나는 작년까지 그를 지나갔다 

 

그러므로 저 생각하지 않는 사람을, 

다가갈 수도 지워 없앨 수도 없는 사람을 

나는 영원히 지나갔다 

한순간도 지나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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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9-11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하고 계세요? 저는 아이 숙제 조금 더 시키고 재워야 하는데 소파에 동그마니 앉아 책에 폭 파묻혀 있는게 귀여워서 잠깐 몇분 더 놔두는 중이에요. 숲속이라도 한없이 걷고 싶은 서늘한 날씨지요? 주말 잘 보내시구요..

프레이야 2009-09-11 23:20   좋아요 0 | URL
만치님 전 맥주 한 캔 하고 '일곱번째 파도' 읽고 있었어요.
책을 많이 읽고 초롱초롱한 딸, 귀엽지요.^^
아까 여긴 빗방울이 좀 떨어지던데 지금은 그친 것 같아요.
주말 편안히 보내세요.^^

다락방 2009-09-11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맥주에 일곱번째 파도라니! 멋진 궁합이에요! 저는 이미 술을 마시고 들어온 뒤에 빗소리 들으며 컴퓨터 앞에 앉아 프레이야님 서재에 들어와 있어요. 훗 :)

프레이야 2009-09-12 04:10   좋아요 0 | URL
그러셨군요, 락방님 :)
아, 정말 결말이 어찌 되려나 두근두근..
취기에 잠시 졸다가 퍼뜩 일어나 다시 봐요~

꿈꾸는섬 2009-09-12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주...전 요새 다이어트로 금주중이에요.^^
가끔 마시고 싶을때가 있긴 한데 아직 잘 참고 있어요.^^

프레이야 2009-09-12 04:11   좋아요 0 | URL
맞아요. 맥주만 끊어도 뱃살 들어간다던데요..
전 요새 넉넉하게 나오고 있는 중이에요.
섬님은 잘 참고 성공하세요.ㅎㅎ

라로 2009-09-12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하고 맥주 한잔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페이퍼를 썼는데,,,이미 마시고 계시군요,,,일곱번째 파도와 함께,,,ㅎㅎㅎ

프레이야 2009-09-12 04:11   좋아요 0 | URL
우힛~ 두캔 했다우^^

세실 2009-09-12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성적인 시 읽으면 아직도 가슴이 설레입니다. 저 아직 젊은거죠? ㅎㅎ
비오는 날 휴일, 오후 출근도 운치 있어요!
벌써 플라타나스 낙엽이 거리에 날립니다.

프레이야 2009-09-12 18:57   좋아요 0 | URL
미모로운 세실님 그럼요 젊지요^^
오늘 거긴 비오나봐요. 오후 넉넉하게 보내세요.
아, 이젠 저녁이네요. 편안한 저녁 보내시길..
전 어제부터 하루종일 진이 다 빠졌어요.ㅜㅜ

2009-09-14 1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