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 산책 1960년대편 1 - 4.19 혁명에서 3선 개헌까지 한국 현대사 산책 6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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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5 부정선거 이후 시위 주체는 대학생이 아닌 고등학생들이었다. 대학가에서는 418일 고대생들이 처음으로 시위에 참가했다. 오후 720분 경 유지광이 지휘하는 반공청년단과 조폭 100여명이 쇠파이프, 쇠갈고리, 몽둥이, 벽돌, 삽 등을 휘두르며 고대 학생들을 습격한다. 고대 학생 수십 명이 부상을 입고 길바닥에 쓰러졌으며, 그 일대는 피바다로 변한다

 

이튿날 시위대 군중의 수는 10만 명으로 불어난다. 경무대로 향하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발포한다. 21명이 사망하고, 172명이 부상을 입는 참사가 벌어진다. 시위대에 박수를 치던 시민들이 시위대에 합류한다. 총성이 요란한 가운데 시위대는 20만 명으로 불어난다. 오후 3시를 기해 서울 일대에 계엄령이 선포된다. 15사단이 서울로 진주한다. 19일 하루, 사망자 수는 민간인 111, 경찰 4명이었고 부상자 수는 민간인 558, 경찰 169명이었다.



 

420일 계엄령 하에서 서울에서는 시위가 중단되었지만, 대구, 인천, 전주, 이리, 수원에서 학생 데모가 계속된다. 425일 대학 교수들마저 시위에 동참한다. 교수데모를 주도한 교수들 대부분은 철학과 역사학에 몸담고 있는 사립대학의 노교수들이었다. 다음날 426일 아침부터 쏟아져 나온 시위 군중은 10시 경 10만을 넘어선다. 경찰의 발포로 학우 전한승을 잃은 수송초등학교 학생들까지 국군 아저씨들, 부모 형제에게 총부리를 대지 말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로 나선다. 오전 1030분 이승만의 하야 성명이 발표된다.


 

이승만의 하야 성명이 나오자 10대 청소년들은 파고다공원으로 달려가 이승만 동상을 파괴하고 새끼줄을 동상에 묶어 길거리로 끌고 다녔다. 4. 19 이후 희생자는 사망 186, 부상 6259명이었다. 이기붕과 박마리아 이강석은 28일 새벽 540분 경 일가 전원이 자살한다. (세상에, 몰랐는데 2011년에 이승만 동상을 다시 올렸군요) 



 

427일 허정 과도 정부가 들어선다. 615일 내각제 개헌안을 통해 양원제가 채택된다. 7. 29 총선은 민주당의 대승으로 끝났다. 민주당은 민의원 재적의원 233명 중 175(75.1%), 참의원 재적 57명 중 31(53.4%)를 차지하는 압승을 거둔다. 민주당은 81개 선거구에선 신구파가 동시에 출마할 정도로 신파와 구파로 갈려 무한 내분 상태였다.

 

812일 민, 참의원 합동회의는 윤보선을 제 4대 대통령으로 선출한다. 윤보선은 장면을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한다. 신구파의 갈등이 첨예화되자 구파는 신당 발기를 결의, 이후 신민당으로 발족한다.

 

장면은 미군측과 군대와의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고 ‘10만 감군 계획을 발표한다. 미국이 즉각 반발하자 감군 계획은 폐기된다. 910일 김종필과 김형욱 등 육사 8기생 중령 11명은 국방장관 현석호를 방문해 정군을 단행할 것을 요청하지만 거절당한다. 이들은 이날 저녁 충무장이라는 음식점에서 쿠데타를 결의한다. 5.16 쿠데타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이른바 충무장 결의였다.

 

미국의 대한 정책에 대한 권고를 담은 콜론 보고서59111일 미국 상원 외교분과위원회에 제출된다.

 

젊은 사람들은 희망을 잃고, 부자는 점점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들은 점점 가난해지고, 또 양심이란 것을 지키는 사람은 전부 소외되거나 배척되고,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들만이 출세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불원 한국 사회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나는 어째서 오늘날 한국에 대한 보고서라고 착각했을까. 콜론 보고서는 또한 군사 쿠데타를 기대하는 미국 정계 일각의 기류를 반영하기도 했다. 일본 주재 미국 대사 라이샤워는 한국을 계승할 사람은 전쟁 마당에서 자라온 새로운 젊은 군인이다라고 주장했다.

 

당시 군 역시 부정부패가 극성을 부렸다. “별은 짚차 도둑, 말똥은 부식 도둑이란 말이 나돌 정도였고, 죽어나가는 건 사병들이었다. 휴가 나온 사병들이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유는 배가 고파서였다. 군의 부정부패는 정부 정책의 문제기도 했다. 심지어 준장 월급만으로도 생계 유지가 어려웠다.

 

박정희 다카키 마사오 오카모토 미노루

 

박정희는 19171114일 오전 11시경 경북 선산군 구미면 상모리의 금오산 자락에서 아버지 박성빈과 어머니 백남의의 5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백남의는 박정희를 낙태시키려고 온갖 민간요법을 총동원하였다고 한다. 간장 한 사발 마시기, 밀기울 끓여서 마시기, 섬돌에서 뛰어내리기, 자작더미 위에서 곤두박질치기, 수양버들강아지 뿌리 달여 먹기, 디딜방아의 머리를 배에 대고 뒤로 자빠지기, 뒷동산에 올라가 밑으로 뒹굴기 등등 해보지 않은 방법이 없을 정도였다고. , 한 가지 방법이라도 통했더라면.

 

박정희는 긴 칼 차고 싶어서만주군관학교에 진충보국 멸사봉공이라는 혈서를 보내, 404월 만주군관학교 2기생으로 입교한다. 박정희는 444월엔 일본 육사까지 졸업한다. 박정희는 일본 육사 시절 이름을 다카키 마사오에서 오카모토 미노루로 개명한다. 박정희는 447월 일본 만주군 소위로 부임해 칼 차는 기쁨을 누린 것도 잠시, 곧이어 해방을 맞는다. 박정희는 465월 중순 거지꼴로 고향에 돌아온다. 4개월간 무위도식하던 박정희는 94일 조선경비사관학교 제 2기생으로 입학한다. 이후 박정희의 군대생활은 땅 짚고 헤엄치기였다.

 

4881일 소령으로 승진한 박정희는 10월 여순사건이 터지자 우습게도 토벌사령부에 작전장교로 차출된다. 당시 박정희는 군부 내 남로당 우두머리였다. 숙군작업의 와중 1111일 체포된다. 해방정국에선 공산주의가 우세였다. 최상천은 이렇게 말한다.

 

박정희는 절대 대세를 놓치지 않는 사람이다. 그는 일생을 통해 단 한 번도 정의로운 소수에 참여하거나 동조한 적이 없었다. 사회적 약자의 편을 든 적도 없다. 대세에 편승하더라도 그냥 끼어드는 정도가 아니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핵심부에 들어갔다......얼마 후 그는 좌익의 사회적 주도권을 정확하게 읽어냈다. 조선국방경비대까지 좌익이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었다. 박정희의 눈에는 사회주의 승리가 요지부동의 대세로 보였다.”

 

- 최상천, <알몸 박정희>

 

만주군에서 광복군으로 변신했던 박정희는 좌익으로 변신했다가 사형을 당할 비참한 운명에 처하게 된다. 박정희는 숙군 내 남로당원의 명단을 모두 털어놓고 만주군 선배들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다. 박정희의 배신으로 사관하교 중대장 시절 동료들과 생도들이 주로 처형된다. 김영수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 어떤 인간으로 하여금 단순히 생존을 위해 열 번씩 자신의 신념을 버리도록 한다면, 그것은 인간의 영혼을 파괴할 것이다. 특히 김창룡의 조건은 박정희가 어떤 인물을 목전에서 지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한때 동지거나 친구였던 누군가에게 죽음을 선고하라는 의미였다.....그것은 이념과 친구를 함께 포기하는 것이었다. 그에게 더 큰 대의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어떤 상황에서는 최악의 생존도 받아들일 수 있는 인물이었다. ”

 

김종필은 사병으로 지원 입대했다가, 탈영했다가, 몇 개월 후 교도대 졸병으로 들어갔다가 육사 8기로 들어간 별난 케이스였다. 박정희가 근무하던 육본 정보국 전투정보과에 육사 8기로 졸업한 15명의 신임 소위들이 배속된다. 이들 중 한 명이 김종필이었다.

 

김종필은 8기생 중심으로 대한음주당을 만들고 박정희를 당수로 삼아 거의 매일 막걸리를 마셨다. 박정희의 셋째 형 박상희의 큰 딸 영옥은 51, 김종필과 결혼한다. 박정희에게 현역 복귀의 절호의 기회가 왔다. 6.25가 터진 것. 박정희는 장도영에게 눈물로 호소해 육군 소령으로 복직한다. 박정희는 진급을 거듭, 55년 강원도 인제 5사단장으로 발령 받는다. 당시의 직속 상관은 3군단장 송요찬이었다. 박정희는 52, 59년 쿠데타를 기도했지만 여의치 않아 다음 기회를 노린다. 박정희는 60년 초부터 4월까지 20여회에 걸쳐 쿠데타를 위한 모임을 갖는다. 박정희는 58일을 기해 또 다시 쿠데타를 획책하지만 4. 19 혁명으로 유예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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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2 08: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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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2 08: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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