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기생충 같은 이야기
서민 지음, 지승호 인터뷰 / 인물과사상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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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까진 나는 서민 교수의 존재에 대해 전혀 몰랐다. 티비는 없고 라디오는 거의 듣지 않을뿐더러 기생충은 내 관심사가 아니기 때문이 아닐까? 그는 가장 애착이 가는 기생충으로 광절열두조충을 뽑았다. 길이 2미터, 손가락 두 개 굵기의 기생충이라니. ‘제왕의 풍모일진 모르겠으나, 으 싫다.

 

고자라는 이유로 이혼당했지만 고자가 아니라고 강변하면서 두 번째 부인의 미모를 자랑하는 서민적인서민.

 

이 책을 보고서 의사들이 주로 새누리당 뽑는다는 걸 알았다. 서민 교수는 의사들의 그런 성향을 이해한다고 말한다. 다만 돈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사람들이 새누리당 지지하는 건 어이없다고. 동감이다.

 

그런 보수적인 의사들조차 의료민영화엔 반대한다. 누구나 병원엔 가야한다. 지금도 약값 때문에 병원가길 두려워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서민 교수는 정부가 의료 민영화를 추진하려 든다면 국민들은 머리때 매고 거리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홍준표는 경상남도 지사 되더니 진주의료원을 폐쇄하기로 했단다.(가난한 사람들은 도대체 몇 번을 당해야 정신 차릴까)

 

공공병원이 왜 필요하냐 하면, 돈 많은 사람은 그런 데 안 가잖아요. 삼성, 아산 병원을 가지. 없는 사람들이 싼 진료비 때문에 공공 병원을 가거든요. 그 사람들이 가는 병원을, 적자라는 이유로 문을 닫는다는 것이 너무한 거죠. 그렇게 따지면 국립의료원도 진작 없어져야 했고, 다른 공공 병원도 다 없어져야 되는 거잖아요.”

 

이래도 정치가 삶과 무관한건가.

 

서민 교수가 로쟈 이현우처럼 글쓰기로 알라딘을 평정한 줄은 몰랐다.

온갖 독서가들이 알라딘에 모여 있다니, 나도 알라딘으로 둥지를 옮길까나.

 

흔히들 우린 기생충 같은 X, XX니 하는 욕을 하곤 했는데, 이 책을 보니 기생충에 대한 모독이었다. (편충아, 미안해. 회충아, 너도 미안. 내가 어리석었어. 기타등등)

 

기생충이 월세 밀린 세입자처럼 조용히 사는 데 비해 일부이기는 하지만 정치인들은 자신이 집주인인 것처럼 군다. 또 탐욕스러운 기생충은 없지만 정치인 중 일부는 탐욕의 화신이다.”

 

색누리당 국회의원들을 기생충에 비유하곤 했었는데 다른 표현을 찾아봐야겠다. 기생충도 여러 기생충이 있으니 숙주를 공생이 아닌 오로지 수단으로만 이용하는 말라리아가 어떨까.

 

교언영색으로 정권에 아부하는 , 아니 말라리아 같은 교수들이 판을 치는 오늘날 우리는 또 한 명의 솔직하면서도 서민의 입장에서 발언하길 두려워하지만결국은 하고야 마는 의로운 교수님을 얻게 되었다. 언젠가 말라리아를 퇴치할 날을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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