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만일 당신이 다른 곳에 존재한다면
티에리 코엔 지음, 임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노암은 어릴 적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는다. 엄마의 죽음이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한 노암은 좀처럼 사고의 기억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로랑스 박사는 약 십년 동안의 정신 상담을 통해 노암을 치료했음을 자신한다.
노암은 문학세미나에서 쥘리아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2개월의 만남 이후 쥘리아는 뉴욕의 아버지 곁으로 떠나면서 노암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다시 볼 수 없냐는 노암의 투정에 쥘리아는 대답한다.
“노암, 난 삶을 믿어, 삶은 신묘한 것이거든.”
그러나, 쥘리아와의 헤어짐 이후 노암의 삶은 망가져가기만 한다. 불안발작, 애정없는 하룻밤의 만남. 그는 회사동료인 사미와 누나 엘리자 조카인 안나가 관계의 전부다. 어느날 안나가 노암에게 말한다.
“너는 다섯 사람과 함께 같은 날 심장으로 죽을 것이다.”
노암은 안나에게 뭐라 말했는지 재차 추궁하지만 안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잘못들은 걸까? 노암은 자신이 존경하던 로랑스 박사를 수십 년 만에 다시 찾아간다. 이미 은퇴한 로랑스 박사는 노암에게 리네트 마르퀴스 박사를 소개해준다. 리네트는 정통적인 의미의 심리학자는 아니었다. 그녀는 심리학 뿐만 아니라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신비주의 이론도 받아들이는 심리 치료사다.
노암은 리네트의 주선으로 ‘예언자 아이’인 예루살렘의 사라를 찾아간다. 사라는 노암이 죽는 날을 가르쳐 줄 순 없다고 말한다. ‘촉진소통법’을 통해 사라는 노암과 같은 날 사망할 다섯 사람의 이름을 말해 주기로 약속한다.
노암은 사라가 알려주는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그들과 자신의 공통점을 찾기 위해. (같은 날 죽는다고 해서 공통점이 있어야 할까?)
첫 번째 인물은 텔아비브의 아담 와인스타인(부모로부터 사랑받는 아이) 두번째 인물은 로마의 필리포 루차토(의미로 충만한 삶을 제시하는 철학자), 세 번째 인물은 부다페스트의 크리스티안 너지(사랑으로 가득한 삶), 네 번째 인물은 암스테르담의 쥘리아(유일한 사랑) 그렇다. 노암의 유일한 사랑이었던 쥘리아. 두 사람은 또 다시 사랑에 빠진다.
리네르 박사는 연락 두절. 노암은 로랑스 박사를 찾아가고 이 모든 게 계획적인 것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사라의 메일은 계속된다. 마지막 인물은 리네르 마르퀴스.
노암은 리네르를 만나 그동안 숨겨져 왔던 마지막 진실과 대면하게 된다.
티에리 코엔의 네 번째 소설이라고 하는데 아직 문장이나 이야기를 엮어가는 힘이 다른 작가들에 비하면 허술해 보인다. (껄끄러운 번역과 오자도 한몫 한듯하다.) 파울로 코엘료를 따라 하려 한 것 같은데 ‘자아’를 찾기 위해 굳이 전 세계를 여행할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 하고.(자아찾기 007?) 기욤 뮈소처럼 뻔뻔하게 환타지로 쭉 밀고 나갔더라면 어땠을까?
메모한 문장들
p52.
이럴때면 의식은 항상 세 개의 질문을 던져왔다.
‘노암, 넌 누구야?’
‘넌 어떻게 살아왔어?’
‘넌 누구에게 쓸모가 있지?’
p189. “당신을 충분히 이해해. 그때 당신은 세계에서 가장 마법적인 분위기의 도시에 있었으니까. 혹시 알아? 예루살렘을 방문한 관광객 중 매년 수십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이성을 잃고 크파르 사울 정신병원으로 실려 간다는 사실을? 평소 완전히 정상적이던 사람들은 그들이 살던 환경과 전혀 다른 환경에 처한데다 역사와 신화가 가득한 도시 한 가운데 있게 되어 기준점을 잃고 공황상태에 빠지고 심지어 자신을 새로운 메시아로 착각하는 일까지 일어나. 이른바 ‘예루살렘 증후군’이라고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