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후 차차 갬 - 2000년 제7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일공일삼 28
김선희 지음, 김종수 그림 / 비룡소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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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 미소의 커 가는 이야기

학교에서 홀어미(친구들이랑 어울리지 않고 혼자 다니는 아이를 이렇게도 부른다는 걸 나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로, 집에서는 헤어진 부모님 땜에 1학년 때부터 비밀일기장을 가진 예민하고 감성 풍부한 딸로, 동생에게는 바쁘신 엄마를 대신 할 누나로 나오는 미소. 책을 많이 읽어서 또래 아이들과 달리 사고의 수준이 다르고, 힘든 세상사를 먼저 겪어서 다소 냉소적인 주인공.

그런 미소에게 새 친구가 생긴다.

상희-가장 뚱뚱하고, 집이 통닭집을 한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달려라, 통닭'이라는 놀림을 받지만, 언제나 '히~'하고 웃을 뿐인 성격 좋은 아이. 미소의 짝이 되어서 미소를 쫄쫄 따라 다니다, 책을 줄줄 읽으면 같이 다니겠다는 미소의 말에 열심히 책읽기 연습을 하는 무공해 소녀.

지영-이 작품의 반동인물로 등장하는 다소 밉살스러운 아이. 하지만, 아이들의 성품은 계속 변화 성장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한다.(난, 친구들에게 나쁘게 대하는 아인 정말 싫다. 간혹 아이들이 이렇게 나쁠 수도 있구나~ 하고 깜짝 놀라는 경우들이 얼마나 많은지.. 하지만, 교사이기에 이런 아이들을 이해하는 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도 느낀다. 아이들이 나쁜 행동, 가령 친구들에게 무척 나쁘게 하는 경우 그 아이들이 그런 행동을 할 때는 그 이전 경험에 대한 이해까지 해야 한다는 것을 아이들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이해하고 있다. 참 다행스런 일이다.)

현주-너무 이상적이라서 조금 재미가 없는 캐릭터~ 하지만, 주인공 미소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 친구. 공부도 잘 하고 집안도 빵빵하고, 책도 많이 읽어 수준높은 미소의 이야기 상대가 될 지적수준까지 겸비한. 무엇 하나 빠지는 것 없는 그래서 또 얄미운(? 정확히 말하면 부러운!) 아이, 그런 현주에게도 진실게임에서 밝혀진 비밀이 있었으니. 어린 시절 부모님을 교통사고로 잃고 할아버지, 할머니의 품에서 자라고 있다는 것. 그래서 그 마음이 얼마나 허~ 할지.

지영이가 미소에게 나쁘게 하는 것 때문에 지영이의 친구로 지내던 현주가 지영이에게서 등을 돌리고, 상희와 미소의 무리게 끼게 된다. 미소 대신 홀어미가 된 지영이와는 도난 사건으로 인해 서로의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아이들은 티켝태격 하면서 크는 것. 네 아이의 우정이 참 아름다운 이야기로 펼쳐진다.

미소의 아빠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미움도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으로 잘 처리되어 다행이다.

한 뼘씩 자라는 아이들의 이야기. 만나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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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한글날도 있고 해서... 다음의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려 합니다. 아는 듯하나 잘 모르는 우리 말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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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10-05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찜하고 갑니다.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희망찬샘 2008-10-05 19:06   좋아요 0 | URL
순우리말 사전-구성은 다 비슷한 것 같아요. 세 권 중에 한 권 정도 들여두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매일 한 단어씩만 외워줘도 그게 어디겠습니까!
 
첫사랑 일공일삼 16
김선희 지음, 마상용 그림 / 비룡소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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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소개할 책을 정리하면서, 가끔씩 마음 속에 떠 오르는 책이 있다.

내가 초등학생이었을 무렵, 우리 집은 아주 잠깐 서점을 한 적이 있었다. (장사는 참 안 됐던 것 같다.) 그 때 공짜로 잡지를 보았던 기억도 나지만, 서점을 그만 두고 남겨진 책들을 가끔씩 들춰 보던 기억도 난다. 그 때 읽었던 책이었는데, 작가도 모르겠고, 출판사도 모르겠고, 내용도 하나 기억이 안 나는 어떤 책이 있다. 제목이 <<첫사랑>>이었던 것도 같은. 내가 읽은 것은, 1권이었는지, 상권이었는지 모르겠지만, 한창 사춘기 때 읽었던 그 책은 참 가슴을 따뜻하게 해 주던 내용이었다. 그 당시에는 뒷편을 사서 읽을 수도 있다는 사실도 몰랐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 돌이켜 보면서 그 책의 작가나 제목을 제대로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믿지 못할 우리 기억 땜시 기록이라는 것이 필요하다고 아이들에게 이야기 해 준 적이 있다. 이 이야기를 한참 하니 아이들이 "첫사랑, 그 책 학급문고에 있잖아요."그런다.

이 책이 아이들이 말하는 바로 그 책이다. 물론 예전에 내가 읽었던 책은 아니다.

초등학생 시절에 느끼는 사랑의 감정, 그 감정을 아이들의 살아가는 이야기에 잘 묻어 두었다. 이 책도 불쌍한 아이들이 나와서 맴이 조금 아픈 그런 책이다. 숙자의 엄마가 죽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숙자가 아빠에게 맞고 살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 숙자의 옌벤에서 온 새엄마가 조금 더 좋은 사람이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5학년 숙자와 4학년 훈이 사이에 있었던 사랑이라고 말하기에는 그런, 아니 작가는 이걸 분명히 사랑의 범주에 넣고 있으니 사랑이라고 하자. 우정과는 다른 그 어떤 감정이 분명 있으니... 그 사랑의 이야기를 만나 보는 것도 괜찮겠다.

좋으면 좋다고 말하는 것이 요즘 아이들인데, 숙자와 훈이는 너무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맘속 생각만 많이 품고 사는 것 같다. 그래도 훈이가 다시 서울로 떠나는 날 운동회 때 훈이 손을 잡고 뛴 숙자 손에 쥐어졌던 그 쪽지의 내용이 공개 되어 다행이다. 운명경주에서 숙자가 집어 든 쪽지는 "세상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니, 훈이가 떠나는 길에 "안녕, 숙자 누나. 나의 첫사랑."이라고 내뱉을 수 있어 그것 또한 다행이다. (비록 입속말이었지만)

우리 반에도 공식 커플이 있다.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되돌아 볼 초등학교 시절은 어떤 빛깔로 남겨질까? 숙자와 훈이처럼 그 아이들의 이야기가 남겨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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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의사 선생님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44
배빗 콜 지음 / 보림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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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그림책이 다 좋다. 이 작가의 책이라면 읽을만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검보일씨 가족과 함께 사는 멍멍의사 선생님은 쉴 틈이 없다. 강아지 뼈에 대한 강연을 하러 브라질에 가 있는 동안 검보일씨 가족이 모두 병에 걸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 가족의 가정 주치의로서 돌아와서는 가족들을 하나하나 보살핀다.

아이들에게 위생이 어떻고, 깨끗이 씻지 않으면... 하고 잔소리 같은 것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이 책 한 권이면 뚝딱 해결될 수 있겠다.

담배를 피우는 것은 왜 안 좋은지, 외투도 안 입고 모자도 안 쓰고 밖에 나가면 감기에 걸릴 수 있다는 것, 머리에 이가 살게 되면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화장실에 갔다가 손을 씻지 않고 손가락을 빨면 어떤 병에 걸릴 수 있는지, 기생충이 우리 몸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아, 구충제 먹여야겠다.), 또 어지러움증은 귓병과도 관계가 있으며 배 속에 가스가 차면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되는지...를 차근차근 이야기 해 준다.

결국 할아버지의 가스로 지붕이 날아가는 일까지 벌어지고 말지만, 멍멍의사 선생님은 가족들이 겪고 있는 병을 말끔히 치료해 준다. 그리고는 달콤한 휴가를 떠나는데... 유리병이 강물에 실려오면서 담아 온 내용은 검보일씨 가족이 그곳으로 오겠다는 것. "오, 안돼!" 이게 이 책의 마지막 대사다. 재밌다. 그리고 유익하다. 아이들에게 정말 꼭 읽혀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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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태 할아버지가 온다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8
박연철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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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동화로 이 책을 먼저 만났다.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과 함께 볼 때는 이 책이 참 재미있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아이의 어린이집 친구가 이 책에 특별한 애정을 보이는 바람에 우리 아이에게도 말 안 들으면 망태 할아버지 온다며 조금씩 써 먹으면서 떼쟁이 작은 아이를 위해 특별히 마련한 선물이었다.

그런데, 다 읽고 나서 이 책의 가치를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솔직히 이 책 읽는 아이들이 접하게 될 경험은 약간의 공포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특히 우리 아이처럼 분리 불안이 조금이라도 있는 아이라면 말이다.

이야기의 결말은 엄마의 망태할아버지 이야기를 매일 들어도 끄덕없이 말썽 부리던 아이가 꿈속에서 악몽을 꾸고, 아이를 망태할아버지 이름을 빌려 꾸짖기만 하던 엄마는 엄마를 부르는 아이의 목소리를 듣고 달려가서는 아주 온화하고 다정한 표정으로 아이를 안아주면서 낮에 있었던 일에 대해 서로 사과하고 화해한다는 그런 내용이다.

자녀 육아 관련 책들을 보면 아이를 꾸짖을 때 부모들이 다른 사람을 들먹이며 꾸짖는 행동을 경계하는 말들이 많이 나온다. 공공장소에서 뛰면 엄마들은 주로 "저기 아저씨기 이놈하시니 뛰지 마라."고 한다. 이런 방식은 그리 좋지 않다는 거다. 하지만, 엄마들이 단골로 사용하는 메뉴 중 하나인 것은 어쩔 수 없다. 작가도 아마 부모들의 이런 마음의 허점을 노려 이 그림을 그렸나 보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 나는 이 그림책이 아이들에게 썩 유쾌하지 않을지도 모를 그런 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비슷한 내용이지만, <<벽장 속의 괴물>>은 읽으면서 참 마음이 가벼워졌었다. 어린이집에서 말 안 듣는 친구들을 잠시 가두어 두는(?), 괴물이 나온다는 벽장 속에서, 두 아이가 괴물 때문에 벌벌 떠는 것이 아니라 괴물을 물리치는 이야기. 그 덕분에 아이들은 더 이상 벽장 속의 괴물을 무서워 하지 않지만, 그 이야기 속에는 눈물이 아니라 웃음이 함께 해서 더욱 더 비교가 된다.

나도 이제 아이에게 망태할아버지 이야기는 더 이상 안 써먹어야 겠다. 하긴, 자꾸 써 먹어 봤자, 아이는 또 그 나름으로 적응을 할 테니 별 효과도 없겠지만.

우리 아이가 이 동화책을 가벼운 마음으로 만났으면 하고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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