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 아저씨 책가방 속 그림책
김미소진 지음 / 계수나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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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 아저씨는 발명가다.

행복한 발명가.

그런 펑 아저씨의 한 가지 걱정거리는 결정장애가 있다는 것.

발명가 펑 아저씨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 발명품을 만들기로 한다.

통통한 당근과 오래된 낡은 안경과 종이 한 장과 몽당 연필 한 자루, 그리고 지우개 한 조각에 반짝이 비법 가루를 넣어

피라미드 모양의 발명 상자에 넣는다.

그렇게 만들어진 당근 할아버지는 펑 아저씨의 고민을 대신해 준다.

무엇이든지 즉각즉각 고민하지 않도록 알아서 다 해결해 준다.

그러는 동안 펑 아저씨는 자기 정체성을 잃게 된다.

자신의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갈등과 고민의 시간은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며,

그런 시간들이 모여 근사한 나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펑 아저씨도 깨닫고는

당근 할아버지를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 보내기로 한다.

여전히 무언가를 결정하려면 시간이 많이많이 걸리지만,

이제 그 시간이 더 이상 쓸모없는 시간이 아니라고 여긴다.

무언가 결정할 때 다른 사람의 의견을 구하지만, 결국은 최종 결정은 내가 내리는 거다. 

일이 잘 안 풀릴 때는 조언한 이에게 무언가 살짝 그 책임을 미루고 싶어질 때가 있다.

내 인생, 내가 선택하며 사는 것.

그 책임도 남이 아닌 내가 져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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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자장 엄마 품에
임동권 글, 류재수 그림 / 한림출판사 / 199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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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그림문학사에 이름을 남긴 류재수님의 작품이라 선택해 보았다.

자장가가 이렇게나 많았구나 싶어 놀랐다.

먼저 그림을 주욱 살폈다.

변함없는 웅장한 그림체구나 싶었다.

그리고 해설을 먼저 읽어 보았다.

임동권은 자장가를 어린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제일 처음으로 접하는 아동 문학의 세계이자 동요의 원천으로

문학과 음악의 뿌리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다시 돌아와 본문을 읽었다.

4 4(3) 4 4(3) 혹은, 4 4 4(5) 4 혹은 4(3) 4 4(3) 4와 같은 형태의 음수율을 가지고 있어

흥얼흥얼거리기 좋다.

몇몇은 초등학교 저학년 교과서의 전래동요곡이기도 하다.

가사를 다 외우지 못하니, 애기를 키우는 집에서는 하나하나 카드식으로 만들어 두고,

애기 안아서, 혹은 업어서 재울 때 흥얼흥얼 해 보면 좋을 거 같다.

자장자장~ 나도 그렇게 노래 불러주는 엄마 목소리를 그리워 해 보고,

자장자장~ 그렇게 아이 재웠던 이전 시간을 그리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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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딸기 크림봉봉 (리커버) 신나는 새싹 37
에밀리 젠킨스 지음, 소피 블래콜 그림, 길상효 옮김 / 씨드북(주)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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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흐림 속에 아주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다.

한 번 읽고 별 네 개 했댜가 다른 리뷰 읽고 책을 다시 천천히 읽었다.

책은, 특히 그림책은 빨리 휘리릭 읽으면 안 되는데, 자꾸 그렇게 읽고 있다. 반성!

300년 전, 영국 라임이라는 마을

200년 전, 미국 찰스턴이라는 도시 변두리

100년 전, 미국 보스턴이라는 도시

가까운 몇 년 전, 미국 샌디에고

각각의 시대에서 만들어졌던 디저트 '산딸기 크림봉봉'의 이야기다.

시대별로 도구도 바뀌었고, 요리의 주체도 바뀌었지만,

기본 요리법은 바뀌지 않았고, 마지막 남은 것을 핥아먹는 모습도 그대로다.

뒤에 소개된 산딸기 크림봉봉 레시피까지.

양성평등, 인권... 을 소재로 이야기해 볼 수도 있겠다.

반복되는 말들이 있어 노래하는 느낌이 든다.

나누어 먹는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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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유치원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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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으면서 나혼자 이런저런 상상을 하는 것은 나의 몫이니까...

나는 안녕달의 작품을 만날 때 마다 내가 작가가 된다면 어떤 필명을 지으면 좋을까 하고 한 번씩 생각해 보곤 한다.

아직까지 딱히 이거야! 하는 것을 정하지 못해서 글을 쓰지 못하는 건가? ㅎㅎ~

 

면지를 펼치면 딱 당근이 생각난다. 주황색이다.

빨간 아이는 토끼 같은데 온 몸이 뾰족뾰족하고 인상도 험하다.

그 아이는 이곳(당근 유치원이겠지?!)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복실복실 하얀 곰 원장 선생님은 덩치 크고 목소리 크고... 그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유치원도 재미없으니 가고 싶지 않다고 떼를 써 본다.

그런데, 원장 선생님이 내가 만든 작품을 멋있다고 하고

내가 한 실수를 살짝 덮어도 주셨다.

(그건 똥 아니고 흙이라는 '나'의 말을 인정해 주시다니!)

밥 많이 먹고 선생님처럼 크면 선생님과 결혼하고 싶다는 꿈을 품은 뾰족 토끼는 그렇게 유치원을 잘 다녔더란다.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선생님은 사랑 그 자체.

특히 유치원 선생님들은 무척 친절하신 거 같다.

그리고 유치원 아이들은 왜 그리 말을 잘 듣는 것 처럼 보이는 걸까?

나이도 어리신 유치원 선생님들이 참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우리 아이들 어릴 적에 말이다.

유치원 아이들 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저학년 아이들은 사랑스럽다.

아니, 정이 든 우리 반 아이들은 모두 내 새끼들이라 다 사랑스럽다.

끝없이 속을 끓게 하는 아이들 몇 명은 오래도록 맘에 남는다.

올해의 뾰족이들도 새 학교 적응 하면서 하루하루 잘 해 내고 있겠지?!

올해는 담임을 맡지 않아, 코로나로 인해 안아주고 싶어도 안아 주지 못했던, 자주 보지 못해 마음 짠했던,

작년 반 아이들이 많이많이 생각이 난다.

뾰족이들 모두모두 힘내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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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하철입니다 (특별 한정판)
김효은 글.그림 / 문학동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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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하철이다.

지하철이 화자가 되어 손님 한 명 한 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손님 한 명 한 명의 직업에 대해서도 아주 간단하게 나마 살펴볼 수 있기에 저학년용 진로관련 도서로도 괜찮겠다.

(지하철을 타는 사람들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을까? 하고 발문을 해 보는 것도...)

회사원 완주씨,

해녀 할머니,

엄마의 막내딸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주부 정유선,

구두 수선공 재성 아저씨,

학원을 열심히 다니고 있는 학생 나윤이,

지하철에서 물건 파는 아저씨,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인 29세 이도영,

지하철에는 이 일곱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사연을 가진 사람 한 명 한 명이 있다.

그들만의 이야기를 품고 있을 것이다.

 

학생회의 요청으로 학내로 구두수선방을 옮겼던 어떤 이도 대학생들이 더 이상 구두를 선호하지 않아 일을 접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기사도 떠오르고,

취업을 위해 노력하지만, 원하는 직장을 구하지 못해 아픈 이 시대의 청춘들도 떠 오르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키우지만, 그 시간의 기쁨을 누리기보다 힘듦에 어쩔줄 몰라하는 젊은 엄마도 안쓰럽다.

 

우리네 세상 사는 이야기가 담긴 이 그림책이 오래 기억에 남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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