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강의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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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었던 책이다.  

췌장암 진단을 받고 남겨진 3~6개월간의 생을 남아있는 가족들에게, 특히 자라는 동안 아버지의 가르침과 추억을 가지지 못할 자신의 어린 아이들에게 바치는 사랑의 노래인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을 것이다.  

자신들의 아이들에게 살아서 들려주어야 할 부모로서의 가르침, 예를 들어 옳고 그름, 현명함, 인생을 살면서 부딪히는 장애물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지... 등에 관한 것을 해 줄 수 없는 그는 카네기멜론대학에서 '마지막 강의'를 하면서 정직함, 고결함, 감사할 줄 아는 마음, 평소 그가 귀중히 여기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그것들은 비디오 테이프로 녹화되어 자신의 아이들에게 전해질 것이며 이 책은 그 강의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랜디포시는 이야기 한다.  

부모제비뽑기에 승리했다고 이야기 하는 그는 부모에게서 받은 가르침들을 자신의 생활 속에 잘 담아내고 있다. 모든 어른들 또한 자신을 구성하는 많은 부분들이 부모에게서 왔다는 것을 알 것이다. 랜디포시 교수의 자녀들은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부모에게서 태어났고, 자신들을 너무나도 사랑했던 아버지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렇게 노력한 아버지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신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남겨주려고 애쓴 아버지를 기억 할 것이다. 비록 너무 어리기는 하지만, 그 어린 시절에도 지워지지 않을 몇 장면이 있으리라. 18개월 막내에게는 어려운 일이지만. 그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부모제비뽑기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리라. 그리고 감사하게 되리라.  

그의 부모는 그에게 많은 자유를 허락했다. 그 자유는 방임과는 다른 자신의 일에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는 그런 자유였다. 우리 아이가 자기 방벽에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한다면 나는 과연 그러라고 할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양보는 학교 게시판 같은 커다란 판 하나를 붙여 주는 것이다. 그는 혹시 방 벽에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는 자녀를 둔 부모가 있다면, 나에게 베푸는 호의라고 생각하고 허락하라. 그래도 괜찮다. 고 이야기 한다. 쉽게 허락할 수 있지는 않겠지만 깊이 생각은 해 보게 될 것이다. 그를 위해서 말이다.  

기초부터 제대로 익히지 않으면 그 어떤 화려한 것도 해내지 못하며, 자신감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녀 스스로 키워나가야 하는 것이라는 조언. 그가 말하는 헤드페이크. 과정에 푹 빠져 들 때가지 배우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진정 배우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게 하는 속임수로 스포츠를 배우면서 팀워크, 인내심, 스포츠맨십, 열심히 노력하는 것의 가치, 역경을 이겨내는 능력...을 익히게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는 말은 내게 무척 의미있는 말이니 기억해 두어야겠다.  

가능한한 긍정적인 문장 구사하기. 그를 진단한 울프 박사는 "죽기까지 얼마나 남았지요?"라는 질문에 "아마도 석 달에서 여섯 달은 좋은 건강을 유지할 것입니다."라고 했고 디즈니 월드의 사람들은 "공원은 언제 닫아요?"라고 물으면 "놀이공원은 여덟시까지 '열려'있어요."라고 말한다고 한다. (그는 교수 안식년에 어릴 때부터의 소원인 '디즈니에서 일하기'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그 목표는 저절로 이루어졌냐고? 그럴 리가!) 그는 죽어가는 마지막까지도 이렇게 긍정적으로 오늘과 여기를 살아낸 사람이다.  

네덜란드 삼촌이라는 아주 오래 된 말이 있다고 한다. 타인에게 정직한 의견을 말하는 사람을 일컫는 표현이라고 한다. 그에게는 앤디 밴 덤이라는 네덜란드 삼촌이 있었다. 그는 "랜디, 사람들이 너를 거만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안된 일이야. 그렇게 되면 네 인생에서 이룰 수 있는 것들이 한정되니까."라고 이야기 해 주었다. ("넌 멍청한 놈이야."라고 알아들으면서 랜디는 자신의 멘토인 그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노라 이야기 한다.) 

<뒷자석에 음료수 쏟기>를 읽으면서 또 한 번 대단한 그에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새 차에서의 규칙을 끊임없이 이야기 하는 누나를 보며 멋진 이 총각 삼촌은 음료수 캔을 따서 뒷자석 천 시트에다 쏟아 버렸다고 한다. 사람이 물건보다 소중하기 때문에. 그는 음료수를 쏟은 일은 정말 잘한 일이라고 했다. 독감에 걸린 크리스(조카)가 뒷자석에 먹은 걸 다 토했지만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안심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것은 12년 전쯤 그의 조카들이 일곱살, 아홉살이었을 때니, 그 때의 자기가 그랬던 것처럼 자기 아이들에게 자신이 한 것처럼 해 달라고 부탁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자신이 죽고 나면 자기가 그랬던 것처럼 주말마다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면서 무엇이든 함께 해 달라고. 생각나는대로 재미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 달라고 부탁했다. "너희 아버지는 그가 우리에게 했던 것처럼, 우리도 너희들과 시간을 보내주기를 부탁하셨어."라고 말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가 쏟아내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들. 

*우리가 불평하는 데 쓰는 약간의 시간도 목표를 달성하는 데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다.  

*'어릴 적'과 '꿈'이란 단어를 같은 문장에 사용하는 사람은 누구든 내 관심을 끈다. 

*시간은 당신이 가진 전부다. 그리고 당신은 언젠가, 생각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정중하게 사람들을 대해라. 공통점을 찾아라. 최적의 만남 조건을 만들어라. 모두가 이야기하게 해라. 문 앞에서 나를 버려라. 서로를 칭찬해라. 대안을 내놓으려면 질문 형식으로 해라. 행운이란 준비가 기회를 만날 때 생기는 것이다.(세네카) 

*첫 번째 펭귄이 되어라. 적이 은밀히 잠복해 있을지도 모르는 물속으로 뛰어들어야 할 때 반드시 어느 하나는 첫 번째 펭귄이 되어야 한다. '최고의 실패상'보다는 더 나은 '첫 번째 펭귄상'. 빛나는 실패에 주어지는 상을 일컫는 말로 참 근사하다.  

*경험이란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 얻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경험은 당신이 가진 것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이다.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것은 인간들이 서로에게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행위 중 하나다.  

*나는 최고의 지름길은 돌아가는 길이라 생각한다. 간단히 말해 묵묵히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은혜에 보답하라 : 누군가 당신을 위해 했던 일을 당신도 다른 이들을 위해 하세요.  

*준비를 생활화하는 다른 방법은 모든 상황을 부정적으로 생각해보는 것이다.(오버헤드 프로젝터에 쓰일 여분의 전구를 가지고 온 친구 이야기) 

*무성의한 사과는 아예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가끔씩 당신은 그저 물어보기만 하면 된다. 때때로 당신은 그저 물어보기만 하면 되고 그것이 당신이 일생 동안 품어왓던 꿈을 이루는 길로 이끌 수도 있다. 궁금한 것이 있다면 질문하라. 그저 묻기만 하면 된다. 당신이 기대하는 것보다 자주 당신이 듣게 될 대답은, "물론이죠."가 될 것이다.  

*많은 아이들이 시도 때도 없이 "왜? 왜? 왜?" 하고 묻는다. 우리 집의 규칙은 한 단어로 된 질문은 하지 낳는 것이다.  

*내 생각에 부모의 임무란, 아이들이 일생 동안 즐겁게 할 수 있느 ㄴ일을 찾고 그 꿈을 열정적으로 좇을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다.  

랜디 포시 교수는 많은 이들의 간절한 기원에도 불구하고 2008년 7월 25일 새벽에 생을 마감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그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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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10-03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강의를 보셨군요.
눈물 콧물 빠뜨리며 두번이나 읽었어요.
나한테 행운을 안겨 준 책이기도 하고...

희망찬샘 2010-10-06 18:40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덕에 이 책을 읽었다고 봐야죠!

순오기 2010-10-07 01:16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군요.^^
 
우리 민족문화 상징 100 1 - 강릉단오제에서 미륵까지
김찬곤 지음, 문화관광부 기획 / 한솔수북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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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나라 문화는 '한류(韓流)'라는 이름으로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문화관광부에서는 우리 문화를 '한(韓) 스타일'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리는 일을 시작하였는데, 이 가운데 하나가 우리나라의 민족문화를 대표하는 100가지 상징을 선정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2005년 2월부터 여러 전문가들과 깊이 연구하고 국민 여론 조사를 벌여 마침내 2006년 7월 27일 '100대 민족문화 상징'을 발표하였다. 여기에는 고려청자, 석굴암, 팔만대장경과 같은 빛나는 전통문화에서부터 길거리 응원, 자장면, 정보통신(IT)과 같은 현대 문화, 또한 비무장지대, 평양, 백두산처럼 통일을 기다리는 마음이 담긴 오늘날 상징까지 두루 담고 있다. (출판사 제공 자료) 

참 좋은 책이 생겨서 너무 좋아하며 끌어안고 지낸 지가 몇 년 되었다.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잘 안 되더니만, 드디어 1권을 읽게 되어 이렇게 기쁠 수가.  

마침 4학년 2학기 읽기 2단원에서는 각종 사전에 대한 공부를 하였는데, 김홍도에 대해서는 인물 사전을 찾아보고, 씨름에 대해서는 민속도감이나 백과사전을 찾아보면서 심화학습을 하게 되어 있었다. 아이들에게 과제를 내어 주었다. 백과사전을 찾아 보라고 말이다. 우리 어릴 때도 선생님이 그런 숙제를 내어 주셨는데, 당시 백과사전이 없던 나는 친구 집에 가서 숙제를 했던 기억이 난다. 백과사전이 많이 있지는 않았지만, 있는 집이 그래도 여럿 있었는데... 그런데, 오히려 요즘 아이들이 백과사전을 더 적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우리 학교처럼 환경이 괜찮은 아이들조차도 모든 숙제는 책이 아닌 인터넷 백과 사전이 출처이니 말이다.  

아이들에게 이 책을 가지고 가서, 2권의 씨름과 3권의 한옥에 대해서, 그리고 더 나아가 한지에 대해서 알려 주었다. 사전의 의미로 보면 가나다순으로 차례에서 찾아보고 필요한 부분을 선택하여 읽어보고 이용해 보면 되겠다.  

초등학교 국어시간의 설명글과 도덕, 사회 시간의 문화와 관련 된 단원을 공부할 때 이 책은 무척 활용도가 높을 책이다. 책의 설명이 자세하고 재미있어 처음부터 주욱 읽기에 도전하는 것도 무척 의미있는 일이다. 글이 많기는 하지만, 풍부한 사진 자료가 그 많은 내용들의 일부를 내 머리에 쏙쏙 잘 들어오게 해 주기 때문에 한 권 한 권 읽을 때마다 조금씩 유식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직 대백과사전은 가지지 못했지만, 백과사전을 대신할 이런 류의 책들을 보면 그저 반갑다. 아이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책 내용들의 일부를 기억하고 싶어 아래와 같이 저장해 둔다.  

<강릉단오제> 중요무형문화재 제 13호    

50일간에 걸쳐 지내는 아주 큰 마을 제사. 무당굿과 아울러 탈놀이 관노가면극도 빼놓을 수 없는 장면.

<갯벌>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이 한 엄청난 간척사업. 갯벌에서 밭농사 10배의 소출이 난다. 논 보다 세 배 이상 경제 가치가 있다. 

<거문고>
진나라의 칠현금에서 유래. 왕산악이 악기를 조금 다듬어 새 악기를 만들고 곡을 100곡 남짓 지어 연주를 했더니 검은 학이 날아와 춤을 추어 현학금이라 이름 지었는데 그 뒤로는 단지 현금이라고만 했다. (신라고기) 이름의 유래는 여러 설이 있다. 거문고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 검고 소리 

<거북선>
실제 모습을 가늠하기 어렵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대단한 활약을 한 배가 아니라는 말도 있다. 거북선의 전신 판옥선의 구조를 살펴보면 2층의 배의 구조 중 1층에서는 노를 젓는 격군이 노만 젓고, 2층에는 대포와 사수를 두어 싸우게했다. 일본 수군에게 배는 교통 수단일 뿐이어서 갈고리를 이용해 상대의 배로 뛰어 들어 칼로 싸움을 한다. 그들이 건너오지 못하게 하면 승산이 있을 것. 판옥선 등을 거북등으로 덮고 이 거북등에 칼 송곳을 박아 일본 수군이 뛰어내리지 못하게 한 형태가 아니었을까 추정함. 전쟁기념관에서 우리 딸에게 거북선을 설명 해 주니 우리 딸 하는 말 “엄마는 잘 모르더라.” 나 원 참 기가차서 저는 얼마나 많이 알아서...

<고구려 고분벽화>
달신과 해신을 뚫어져라 보던 찬이. 고구려 고분벽화 책 보기

<고인돌>
우리나라에 있는 고인돌은 3만 5000개 남짓. 그 중 2만 개 정도가 전라북도 고창을 중심으로 전라도 지방에 있음. 고인돌 박물관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고추장>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때가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쯤. 우리나라 음식에 일대 혁명을 일으켰다.

<광개토대왕>
담덕이 왕이 된 나이는 17살. 생전에는 영락대왕이라고 함. 제 19대 광개토호태왕이 됨. 서른 아홉 살로 세상을 떠남. 22년간 집권.

<금강산>
금강산의 여러 이름 금강이란 해가 떠오를 때 본 아침이슬이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이 마치 7대 보석 가운데 하나인 금강석과 같다하여 붙여진 봄의 이름. 봉래(쑥봉, 명아주 래)는 골짜기와 봉우리가 여름 한철 쑥과 명아주처럼 짙은 풀빛을 띤다고 해서 붙인 여름의 이름. 풍악(단풍나무풍,큰 산 악)은 붉게 물든 단풍잎이 푸른 소나무와 어울린다 해서 붙은 가을철 이름. 개골(모두 개, 뼈 골)은 한창이던 나뭇잎이 다 떨어져 금강산의 뼈대(바위)를 구석구석 훤히 다 보여 준다고 해서 붙은 이름. 설봉(눈덮인 산), 상악, 열반, 기달, 중향성, 선산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이름들.

<냉면>
냉면 하나에 얽힌 조상들의 지혜. 달걀 노른자는 입맛을 돋우어 주고 위벽을 편하게 감싸 주어 면의 소화를 돕는다. 얇게 썬 무와 배는 성질이 찬 메밀을 둔하게 하고 소화를 도와 준다. 식초는 녹말이나 고기를 먹으면 유산이 많이 나오는데 이 유산이 많이 나오면 피곤해진다. 식초의 유기산이 이를 분해해 주며 식중독균의 활동을 더디게 해 준다고 한다. 겨자는 차가워진 몸을 따뜻하게 해 주는 성질이 있다 하니 냉면을 먹을 때 다른 것도 골고루 섞어 먹고 남기지 말아야겠다.

<대동여지도>
‘전국 세 번, 백두산 여덟 번, 목판에 지도를 새겼다고 흥선대원군이 딸과 그를 옥에 가두고 목판을 불살라 버렸다. 옥에서 세상을 떠났다.’ 라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들은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김정호의 잘못 된 정보 때문이라고 한다. 이것이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었던 것은 1934년 조선총독부에서 낸 <<조선어독본>><김정호편>의 내용을 참고했기 땜누인데 5차 교육과정 5-1 읽기 교과서에서부터 이 내용이 사라졌다 하니 다행이다.(1998년)

<도깨비>
흔히 도깨비의 얼굴을 닮았다고 이야기 하는 귀면와는 우리나라 도깨비의 특성과 달라 용의 얼굴로 보는 것이 맞을 거라는 이야기, 즉 용면와라고 해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혹부리 영감(혹 뗀 이야기)은 일본 10대 설화 가운데 하나인데 이 이야기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그림 작가들이 오니를 우리 도깨비처럼 그리면서 실체가 없는 도깨비가 어린이들 가슴 속에서부터 실체를 가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도깨비 방망이는 일본 귀신 요괴 ‘오니’가 들고 다니는 방망이. 일본 도깨비를 보면서 “우리랑 똑같이 생겼네.”라고 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인데 사실 우리 나라 도깨비라 하면 특별한 실체가 없는, 그리고 도깨비 뿔도 없는 부지깽이 도깨비, 빗자루 도깨비... 뭐 그런 것들. <<마지막 도깨비 달이>>에서 진짜 우리나라 도깨비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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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예끼놈! 사계절 그림책
이은홍 지음, 박지원 원작 / 사계절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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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조선 후기의 문인 박지원(朴趾源:1754~1821)이 지은 한문소설.
지은이의 저서 〈열하일기〉에 수록되어 있는 것으로서, 작품의 전후에 각각 작자의 말이 붙어 있다. 작품의 앞에 붙인 전지(前識)에서는 이 작품을 얻어서 기록하게 된 내력을 전하고 있는데, 여기서 박지원은 자기가 이것을 지은 것이 아니라 중국 소주의 가게에 들렀을 때 벽에 걸려 있는 것을 베껴온 것이라 밝혔다. 이 기록을 두고 〈호질〉의 지은이를 박지원으로 보는 데 대한 논란이 있었으나, 이는 박지원의 창작 기법의 하나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 작품은 그 내용이나 구조에서 홍대용의 〈의산문답 醫山問答〉과 흡사한 데가 있어 양자간의 관계에 관심을 두기도 한다.
작품의 줄거리는 크게 3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째 단락에서는 범의 속성 및 범과 인간과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 작자는 범의 신령스러움과 용맹함을 칭송하면서 범이 인간 이상의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단락에서는 북곽 선생이라는 유학자의 위선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점잖고 학식이 높은 것처럼 행세하지만 밤이면 동리자라는 과부의 집을 찾아다니다가 그녀의 아들들에게 들켜 도망쳐 나온다. 여기서 북곽 선생은 당대의 부도덕한 지배세력을 대변한다. 셋째 단락에서는 동리자의 집에서 도망쳐 나오다가 거름 구덩이에 빠진 북곽 선생이 범을 만나 꾸지람을 듣는 내용이다. 범은 유학자들의 이념이었던 성리학의 모순점과, 그들의 허위의식과 이중적 생활태도 등을 들어서 신랄하게 비판한다. 꾸짖기를 마친 범은 선비를 더럽다고 하여 잡아먹지도 않고 길가에 버려둔 채 돌아간다. 작품의 뒷부분에 붙인 후지(後識)에서는 지은이가 이 작품을 읽고 난 감상을 덧붙이고 있는데, 여기서 그는 다시 한번 당대의 고루한 선비들을 비판한다. 이 작품은 그 소재·구성·수사기법 등에서 독특한 모습을 보이는 작품으로서, 박지원 풍자문학의 대표작으로 평가된다. 또한 이 작품은 조선 후기 실학사상의 큰 과제였던 인성론(人性論)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기도 한다.
(DAUM백과 펌) 

연암 박지원의 글을 이은홍이 다시 쓰고 그린 책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내 친구 똥퍼>>를 정말 감동깊게 읽었다. <예덕선생전>이라는 작품을 찾아 읽고 싶은 생각이 간절할 정도. 만화책같은 이 책이 발하는 묘한 매력은 오래도록 눈을 끌어당겼고, 그리고 이 책을 그리워하다 결국 다 읽은 책을 한 권 사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은홍님이 다시 연암 박지원의 <호질>을 가지고 같은 작업을 하셨다니 출간 소식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런데, <호질>도 호랑이가 인간을 꾸짖는다는 정도로만 알지 그 내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해 이 책이 어느 정도 패러디 된 것인지 알 수가 없어 책을 읽어 보려는 노력에 앞서 자료를 찾아 보니 위와 같은 정보가 보인다. 

북곽선생에 대변하는 이니 홀로홀로방방선생님, 동리자에 대응할 인물로는 아주 정숙한 부인이 나온다.  

배고픈 호랑이는 졸개도깨비(?)들이 가리키는 아주 훌륭한 인간 먹이를 찾아 나서지만, 겉으로 알려진 바와 달리 개구멍을 통해 아주 정숙한 부인네에 가서 부인을 꼬시다가 아들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도망가다 똥밭(거름더미)에 빠지고 마는 홀로홀로방방 선생을 보고 일단 어이없어 한다. 호랑이가 나타난 것을 알고 살려만 준다면 싱싱한 젊은이들로만 골라 하루 만 명이라도 바치겠다고 이야기하는 개념없는 홀로홀로방방!  

이어지는 호랑이의 질책(호질) 

그건 오로지 너만 살자는 것이니, 바로 네가 그 만 명을 잡아먹는 셈이로다! 사람은 다 그런 것이냐? 네가 귀하고 높은 사람이라 그런 것이냐? 허긴 내 일찍이 알고 있었노라. 겉과 속이 다르고 낮과 밤에 따라 말이 바뀌는 너희들 아니더냐? 날 가리켜 산을 지키는 신령이라느니 숲 속의 왕이라느니 추어 대면서, 한쪽으론 내 가죽을 벗겨다가 한낱 치장거리 삼는 네놈들이로다. 그뿐이더냐? 사슴 뿔을 자르고, 곰 쓸개를 떼어내고, 밍크 털을 뽑고, 악어 가죽을 벗겨 내고, 코끼리 이빨, 물소 뿔까지 비싸게 사고파니, 정말 너희야말로 욕심 많고 잔인한 족속이니라. 어쩌다 마을로 내려와 소나 말을 잡아먹는 호랑이도 있다는 걸, 내 안다. 그때 너희는 우리 호랑이를 도둑이라 욕하며 원수를 갚겠노라 길길이 날뛴다. 왜 호랑이가 숲을 놔두고 마을로 가는 줄 아느냐? 바로 너희가 먼저 온갖 짐승을 싹쓸이하고, 그것도 모자라 산과 숲을 파헤쳐 대니 도무지 먹고살 방도가 없어시니라. 호랑이가 도둑이면 너희는 아주 더 큰 도둑이다. 들에서 메뚜기를 내쫓고 곡식을 차지하지. 산에서 나무를 훔쳐다 집을 짓고 불을 때지. 누에한테서 옷을 빼앗고 입고 벌한테서 꿀을 훔치지. 심지어 너희끼리도 훔치고 빼앗느라 주먹다짐 칼부림이 허구한 날이더라.  

덧붙여 5천 년 남짓 세월동안 벌어진 수만 번의 전쟁 이야기.  

이야기를 들으면서 환경 문제, 동물 보호 문제, 전쟁문제들에 뜨끔해서 호랑이의 예끼놈 소리에 몸이 움츠러들게 된다. 결국 사람은 재수없어 먹을 수 없다며 주린 배를 안고 돌아서는 호랑이를 보는 씁쓸함이란.  

홀로홀로방방 선생은 어떻게 되었냐고? 거름밭에 나타난 농부에게 땅에 엎드려 있는 모습을 들키고 마는데, 호랑이가 사라진 것을 알고는 여전히 거들먹 거리면서(이런 류의 이들은 반성하고는 담을 쌓고 지내 온 오랜 세월의 습관을 쉽게 버릴 수 없다.)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갔더란다. 호랑이 야단도 가뿐히 한쪽 귀로 흘릴 대단한 용기를 가진 홀로홀로방방 선생 같은 이가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이 바로 지금 우리 사는 세상이라니 슬플 뿐이다.  

그래도 호랑이님, 세상에는 홀로홀로방방 선생같은 이만 가득하지 않다는 것 알고 계시지요?  

지구 곳곳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이들 덕에 그래도 이 세상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는 사실,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이 책은 재미있는 그림과는 달리 내용은 무겁고 사회비판적이다. 아이들에게는 호랑이에게 혼나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하자는 정도의 메시지가 전달될 것이다. 무거운 이야기지만 가볍게 읽으면서(이은홍님이 도와 주신다.) 우리 아이들이 생각의 깊이를 더해갈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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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롱이의 꿈 동심원 11
이옥근 지음, 안예리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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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책들의 서평단으로 활동하는 덕에 동시를 많이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그 동시들 중 상당 부분은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으니 아이들 동시수업 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동시임에도 불구하고 추상적이고 어려워 지도가 어려웠던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쉽게 쓰여진 아이들의 생활과 관련 된 글들이 교과서에서 많이 보인다. 교사들 또한 교과서 밖에서라도 그러한 동시들을 찾아 소개해 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책은 크기가 작고 얇아서 손 안에 쏙 들어가 더욱 마음을 끈다. 4학년 2학기 국어 마지막 단원에서는 시화를 꾸미는 과정이 나오던데, 그 때 아이들에게 보여 줄 동시들과 동시에 어울리는 많은 그림들을 담은 동시집이 넉넉하게 있어 벌써부터 뿌듯하다. 거기에 <<다롱이의 꿈>>까지 하나 더 보태졌다.  

<장롱 속 옷걸이>에서는 옷걸이를 통해 물음표(?)를 읽어 낸 점이 재미있다.  

<아저씨, 미안해요>에서는 비슷한 경험이 있었던 희망이 생각이 나서 무척 공감이 된다. 아저씨만 탈 때는 엘리베이터를 절대로 타지 말고 기다렸다가 아줌마들이 함께 타면 그 때 타라고 이야기 하지만, 아이는 지금도 그냥 타는 것 같다. 모든 남자들을 치안으로 취급해 버리는 것은 미안한 일이지만 세상이 워낙 험악하니 어쩔 수 없다. 유난히 학원에서 늦은 희망이 때문에 가슴 콩닥거리다 안 되겠다 싶어 찾아 나서기로 맘을 먹었다. 마침 내가 엘리베이터 내려가기 버튼을 누른 후 희망이가 내리고 엘리베이터에 혼자 남아 있던 우리 라인에 살 것 같은 남자 어른이 위로 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엘리베이터에 여전히 타고 있다. 갑자기 나타난 엄마를 보고 으앙 울어 버리는 딸아이~ 다시 열린 엘리베이터(내가 눌러 두었기 때문)에 나타난 아저씨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한 아줌마의 시선을 아저씨는 어떻게 느꼈을까? 사연인즉슨, 아저씨가 엘리베이터 층수를 누르는 것을 깜박해서 위로 갔다가 다시 내려와야 되는 상황이라고 희망이에게 이야기 했었고, 희망이는 “왜 이렇게 늦었냐?”고 놀래서 이야기 하는 엄마 소리에 놀라, 으앙~ 그 때가 아마 유치원 때였나 보다. 귀여운 꼬마 아이가 엘리베이터에 같이 타니 아저씨가 이야기 몇 마디 시켰던 것 같다. 이 시의 아저씨가 그런 것 처럼 아마도 -꼬마야, 안녕. 했겠지! 나도 이 자리를 빌어 한마디! “아저씨, 미안해요.” 

<다롱이의 꿈>은 살짝 미소짓게 한다. 베란다에 풀어 둔 다롱이, 먹이로 준 해바라기씨를 화분 여기저기에 숨겨 두었는데, 

다롱이가 떠난 그 자리에
다롱이의 꿈들이 고물고물 흙을 뚫고 나와
하나씩 음표를 세우며 노래하고 있습니다.

라고 시인은 노래한다.

<내 동생>에서는 오랫동안 벌 받느라 꿇어 앉아 있던 동생이 일어서면서 하는 말 엄마./발가락이/사이다를 먹었나 봐.라는 표현이 나온다. 사이다를 먹었다는 재미있는 표현을 보고 또 한 번 미소를 지었다. 동생은 어떤 잘못을 저질렀을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무 밭에서>에서는 무를 뽑아 올린 것을 땅 속 비밀이 땅 위로 올라왔다.라고 표현한 것이 재미있다.

그림을 보는 재미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아름다운 동시집 <<다롱이의 꿈>>이 오래도록 내 마음을 적셔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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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 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온몸을 뜨겁게 합니다. 특히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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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9-23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40자평은 아주 좋지요~~~~~~

2010-09-23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3 2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3 2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