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롱이의 꿈 동심원 11
이옥근 지음, 안예리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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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책들의 서평단으로 활동하는 덕에 동시를 많이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그 동시들 중 상당 부분은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으니 아이들 동시수업 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동시임에도 불구하고 추상적이고 어려워 지도가 어려웠던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쉽게 쓰여진 아이들의 생활과 관련 된 글들이 교과서에서 많이 보인다. 교사들 또한 교과서 밖에서라도 그러한 동시들을 찾아 소개해 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책은 크기가 작고 얇아서 손 안에 쏙 들어가 더욱 마음을 끈다. 4학년 2학기 국어 마지막 단원에서는 시화를 꾸미는 과정이 나오던데, 그 때 아이들에게 보여 줄 동시들과 동시에 어울리는 많은 그림들을 담은 동시집이 넉넉하게 있어 벌써부터 뿌듯하다. 거기에 <<다롱이의 꿈>>까지 하나 더 보태졌다.  

<장롱 속 옷걸이>에서는 옷걸이를 통해 물음표(?)를 읽어 낸 점이 재미있다.  

<아저씨, 미안해요>에서는 비슷한 경험이 있었던 희망이 생각이 나서 무척 공감이 된다. 아저씨만 탈 때는 엘리베이터를 절대로 타지 말고 기다렸다가 아줌마들이 함께 타면 그 때 타라고 이야기 하지만, 아이는 지금도 그냥 타는 것 같다. 모든 남자들을 치안으로 취급해 버리는 것은 미안한 일이지만 세상이 워낙 험악하니 어쩔 수 없다. 유난히 학원에서 늦은 희망이 때문에 가슴 콩닥거리다 안 되겠다 싶어 찾아 나서기로 맘을 먹었다. 마침 내가 엘리베이터 내려가기 버튼을 누른 후 희망이가 내리고 엘리베이터에 혼자 남아 있던 우리 라인에 살 것 같은 남자 어른이 위로 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엘리베이터에 여전히 타고 있다. 갑자기 나타난 엄마를 보고 으앙 울어 버리는 딸아이~ 다시 열린 엘리베이터(내가 눌러 두었기 때문)에 나타난 아저씨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한 아줌마의 시선을 아저씨는 어떻게 느꼈을까? 사연인즉슨, 아저씨가 엘리베이터 층수를 누르는 것을 깜박해서 위로 갔다가 다시 내려와야 되는 상황이라고 희망이에게 이야기 했었고, 희망이는 “왜 이렇게 늦었냐?”고 놀래서 이야기 하는 엄마 소리에 놀라, 으앙~ 그 때가 아마 유치원 때였나 보다. 귀여운 꼬마 아이가 엘리베이터에 같이 타니 아저씨가 이야기 몇 마디 시켰던 것 같다. 이 시의 아저씨가 그런 것 처럼 아마도 -꼬마야, 안녕. 했겠지! 나도 이 자리를 빌어 한마디! “아저씨, 미안해요.” 

<다롱이의 꿈>은 살짝 미소짓게 한다. 베란다에 풀어 둔 다롱이, 먹이로 준 해바라기씨를 화분 여기저기에 숨겨 두었는데, 

다롱이가 떠난 그 자리에
다롱이의 꿈들이 고물고물 흙을 뚫고 나와
하나씩 음표를 세우며 노래하고 있습니다.

라고 시인은 노래한다.

<내 동생>에서는 오랫동안 벌 받느라 꿇어 앉아 있던 동생이 일어서면서 하는 말 엄마./발가락이/사이다를 먹었나 봐.라는 표현이 나온다. 사이다를 먹었다는 재미있는 표현을 보고 또 한 번 미소를 지었다. 동생은 어떤 잘못을 저질렀을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무 밭에서>에서는 무를 뽑아 올린 것을 땅 속 비밀이 땅 위로 올라왔다.라고 표현한 것이 재미있다.

그림을 보는 재미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아름다운 동시집 <<다롱이의 꿈>>이 오래도록 내 마음을 적셔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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