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 안녕! - 2011년 제17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비룡소 창작그림책 39
한자영 글.그림 / 비룡소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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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  지금 창밖에는 비가 온다.

창밖을 바라보는 비는 아무리 세찬 바람이 불어오더라도 마냥 좋기만 한데,  

비를 몸으로 받아야 할 때는 사정이 다르다.  

더군다나 집중호우, 폭우로 인하여 많은 사람이 고통받을 때는 비를 보고 마냥 감상에 젖을 수만은 없다.   

비를 홈빡 맞았지만, 그래도 비가 오니까 이런 책이 손에 잡힌다.  

먹물선 느낌(동양화풍)의 그림들은 보기만 해도 정겹고, 비를 즐기는 세 동무의 미소지은 얼굴은 이 책을 읽을 아이의 마음을 평화롭게 해 주리라. 

몇 글자 안 되는 글을 읽는 재미보다는 비를 즐기는 지렁이를 바라보는 재미, 지렁이가 느끼는 그 빗방울의 감촉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보는 재미로 책 읽는 마음이 가득 차 오른다. 달팽이와 거북이도 덩달아 신이 났다. 느릿느릿, 느릿느릿~ 이 세 동물의 모습에 발 맞추어 비도 아주 천천히 개어간다.  

비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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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 토끼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8
한호진 지음 / 한솔수북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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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토끼 마을을 청소하는 일을 하고 있는 청소부 토끼가 우리의 주인공입니다. 청소를 하던 중 달을 바라보니 달이 더러워 보이고 어두워 보입니다. 달에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요.  달빛이 어두워지니 토끼들도 시름시름 앓고 채소도 시들어버렸어요.  

우리가 달을 청소하면 환한 달빛을 찾을 수 있을거라는 촌장할아버지 말씀에 청소부 토끼가 지원해서 달을 청소하러 가지요.  

어떻게 달까지 갈 수 있을까에 동원되는 방법들이 재미있습니다.  

높이 뛸 수 있는 지렛대, 기다랗고 기다란 사다리, 새털처럼 가벼운 날개의 실패를 거쳐서 커다랗고 커다란 풍선을 타고 얼결에 달에 간 청소부 토끼에게서 아주 긴긴 시간이 지난 후에 편지가 왔지요.  

촌장님, 저는 아무 일없이 달에 왔어요. 달에 와 보니 여긴 아주 깨끗해요. 살기도 아주 좋아요. 채소도 싱싱하게 잘 자란답니다. 하지만 지구가 더러워요. 그래서 달빛이 어두웠나봐요. -청소부 토끼가 달에서 보냄- 

편지를 읽고 나서 몇날 며칠을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신 촌장할아버지가 내린 결론을 무엇이었을까요? 

씁쓸한 결론이지만,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지구의 가족을 이렇게 잃어버린다는 경각심을 일으켜주는 참 근사한 책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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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1-08-06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그림책 저도 봤어요. 희망찬샘님 말씀처럼 경각심을 일으켜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러워진 지구를 버리고 옮겨갈 신세계를 찾고 있는 지구인들의 모습이 그려지는건 왤까요? 쓰고 버리는 게 일상이 되어버려서일까요?

희망찬샘 2011-08-08 07:39   좋아요 0 | URL
맞아요. 돌보지 않고 떠나려 하는 인간의 모습이 거기에 있었네요.
 
마법에 걸린 병
고경숙 글 그림 / 재미마주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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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들이 보는 책에 이런 종류의 책이 많다. 덮개를 열어보면 그 안에 겉장과 다른 어떤 그림이 숨겨져 있는 것들 말이다.  

이 책을 본 어떤 어른의 반응은... 

이거 몇 번 안 보면 종이 너덜너덜 해 질텐데... 함께 보기에 위험하지 않을까요?  

아이들에게 특별히 주의를 하여 보라고 단디 말해주면서 소개해 주어야겠다.  

<<짜장 짬뽕 탕수육>>의 저자이신 김영주 선생님(남자 분이시다!) 은 이 책을 아이들이 너무너무 좋아하더라고 이야기 해 주셨다. 이 책을 이용한 독후활동 작품을 감탄하시며 보여주셨는데, 벌써 1년이 흘렀구나. (아침독서학교 강연회 중)

뚝딱뚝딱 챙그랑 챙그랑 신나는 병 공장. 이 공장의 주인은 마법사랍니다. 지금 장난기 많은 마법사가 주문을 걸어 알록달록한 병 속에 무언가를 넣고 있어요! 
이 마법에 걸린 병들에는 그럴듯한 상표까지 붙여 놓았군요. 그리고 아무도 눈치 못 채게 동네 슈퍼의 다른 물거들 속에 섞어 놓았다니다. 이제 여러분은 이 말썽꾸러기 마법사의 장난 때문에 겪는 소동을 보게 될 거예요. 

그 소동을 예로 들자면 아래와 같다.  

영필이가 시합을 앞두고 시원한 <케이오 콜라>를 마시려고 한다면 말려야 돼요. 정말 난처한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그것 보세요. 악어와 권투시합 한 판을 벌이게 되었잖아요, 이 악어는 누구든 케이오 될때까지 싸워야 물러나는 놈이라고요.  

먼저 어떤 상황이 주어지고, 병을 열면 병 속에 어떤 동물들이 들어앉아 있는 거다. 때론 사나운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인공들과 함께 신나게 한판 놀 수 있도록 짜 놓은 구성이 책을 읽는 내도록 즐거움을 안겨 준다.  

<하하 물비누> 속에는 물비누가 없고, <우유 대장> 속에는 우유가 없다. <코코코 No.1>에서는 모발 보호제 대신 무엇이 나올까? <쌍둥이 초콜릿>과 <어흥 꿀단지> 속에 들어있는 동물들도 궁금하다.  

주인공들이랑 신나게 놀고 나면 마지막은 이렇게 마무리 된다.  

그후, 이런 일 외에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다행히 경찰이 마법사를 체포했거든요. 마법사는 우리가 동물들과 어울려 살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이런 일을 벌였다고 자백했다죠. 동네 가게에 남아 있던 마법에 걸린 병들도 모조리 거두어 들여 그 속의 동물들이 있어야 할 곳으로 모두 보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직도 수거하지 못한 병들이 있다고 하니 여러분! 물건 살 때 조심해서 사야 되겠어요.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모양의 병 안에 동물 그림을 그려 보게 하고, 그 동물이 밖으로 나왔을 때 어떤 놀이를 하면서 놀면 좋을지 상상해 보는 것은 참으로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무한 상상여행호에 탑승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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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8-06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 급호감!
우리 동화에는 상상이 많이 빈약하다고 느꼈거든요.

희망찬샘 2011-08-08 07:39   좋아요 0 | URL
작가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생각하며 읽었답니다.
 
나는 고양이라고! 생각하는 숲 9
사노 요코 글 그림, 이선아 옮김 / 시공주니어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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뭥미? - 이 책을 덮는 순간 내뱉은 말이다.  

아, 난해하다. 

이 책은 <<백만 번 산 고양이>>의 작가 사노 요코의 책이라서 무조건 집어들었다. 매혹적인 그녀의 고양이를 다시 만날 수 있는 책이니 얼마나 좋은지. 

고등어를 좋아하는 고양이를 보며 "나도 고등어 제일 좋아하는데..." 라고 말한 것이 이 책을 읽으며 찬이가 내게 해 준 말의 전부다. ㅎㅎ~ 

평소와 다름없이 숲에서 산책을 하던 고양이씨에게 날아 든 고등어 한 마리! 이어서 바다도 아닌데 날아오는 무수한 고등어떼. 

고등어들이 외친다. "네가 고등어를 먹었지?" "네가 고등어를 먹었지?" "네가 고등어를 먹었지?" 

이 때 우리 고양이씨의 대답은 무엇이었을까?   

         ? ?     ? ? ? ? ? !         ( 한 번 맞춰 보세요! )

화들짝 깜짝 놀라는 고양이씨의 모습, 이 쪽을 봐도 고등어가 날아오고, 저 쪽을 봐도 고등어가 날아온다. 가느다랗게 떨리는 고양이의 수염. 

시내 쪽으로 달려 간 고양이은 어디든 앉아서 쉬고 싶어서 영화관에 들어간다.  

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여기저기를 천천히 둘러본다.  

커지는 눈, 떨리는 수염! 앗, 그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장면을 상상해 보세요. 

고양이는 깜짝 놀라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시 달려 숲속으로 들어 오는데... 고등어 때문에 모자가 날아갔던 바로 그 숲이다.  

모자를 다시 주워서 쓰고, 파이프를 물고... 

여느 때와 똑같은 자신, 여느 때와 똑같은 숲이다.  

고양이가 벌떡 일어선다.  

"그럼 오늘 저녁에는 오랜만에 고등어를 먹어 볼까?' 

고양이는 다시 산책을 나섰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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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8-06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가 신선해요~~~ ^^
사노 요꼬라면 무조건 좋아요!!

희망찬샘 2011-08-08 07:38   좋아요 0 | URL
어떤 위기의 순간이 다가오더라도 삶의 방식이 바뀌지 않는 인간을 비꼰 내용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무조건 좋아요.
 
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자크 상페의 그림 이야기
장 자크 상뻬 지음, 김호영 옮김 / 별천지(열린책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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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희망이 태어나서 며칠이 지나니까 오른쪽 뺨에 빨간 점이 도드라진다. 그러더니 아이가 살이 오르면서 이 점도 동시에 통통히 솟아 오르면서 빨갛게 부풀어 오르는데... 생후 첫 병원 나들이(퇴원 후)에서 의사 선생님은 "에고, 딸기 혈관종이 생겼네. 이거 네댓살 되면 없어집니다. 안 없어지면 레이저로 시술하면 깨끗이 없어지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셨지만, 바깥 나들이 중에 많은 어른들이 우리 아이를 안쓰럽게 쳐다 보시면서 엄마가 잘못해서 아이가 다친 거냐? 모기에 물린 거냐? 이건 뭐냐??? 하고 자꾸 물으셔서 은근 신경이 많이 쓰였었다.  

왼쪽 뺨의 예쁜 보조개와 대조적으로 오른쪽 뺨을 바라보는 마음이 껄쩍지근하더니만, 정말이지 의사선생님 말씀처럼 흔적없이 사라졌다. 아니다, 아주 작은 흔적은 남았네. 빨간색은 다 사라졌지만, 그래도 자세히 보면 아주 조금 볼록하게 솟아 있다. 그래도 그 자리도 웃으면 살짝 보조개가 잡혀 주어서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좋을 상태에 이르러서 휴~ 다행! 

어제 친구를 만났는데, 5살 아이가 목 뒷부분에 커다란 반점이 있다. 원래 있었냐고 물으니, 어디서 그랬는데, 아이에게 큰 점이 있을 건데, 만약 그 점이 없다면 10살 전에 큰 일을 겪을 거니까 그 점이 괜찮은 점이라고 이야기 했다 한다. (보지 않고도 아이가 가진 큰 점을 맞추다니 정말 대단하다.) 그러면서 아이가 학교 들어가면 친구들이 저걸 가지고 놀릴까? 걱정을 한다.  

이 책은 이유없이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 그래서 어디서나 튀는 아이, 그 때문에 다른 아이들로부터 점점 고립되어 가는 마르슬랭이 나오는데 그를 보는 마음이 짠하다. 외부의 환경에 대항할만큼 강하기란 어린 아이들에게는 힘든 일이고 이런 경우 대부분의 아이들은 마르슬랭이 그런 것처럼 움츠러들 것 같다. 다행스러운 것은 마르슬랭은 혼자 즐기는 법에 익숙해졌고, 그것이 <그렇까지> 불행하지는 않다고 느낀다는 거다.  

그러던 그에게 감기에 걸리지 않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재채기를 해 대는 '르네 라토'라는 친구가 생기게 된다. 각자의 아픔은 상대의 아픔을 이해하는 힘이 되었고, 그로 인해 둘은 더 깊은 관계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 둘의 친밀감은 남들 보다도 더 강력했다고 보면 되겠다.  

하지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법. 마르슬랭이 일 주일 동안 할아버지댁에서 방학을 보내고 돌아와 보니 르네 가족이 이사를 가 버렸다. 엉엉 울면서 집으로 오니 엄마가 르네가 편지와 새 주소를 남기고 떠났다고 하신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부모들이란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부모들은 항상 해야 할 일들이 쌓여있고, 항상 시간에 쫓긴다. (뜨끔~) - 74쪽

엄마도, 아빠도 찾아봐 주겠노라고 이야기만 하면서 결국은 르네의 편지를 찾아주지 않으셨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그렇게 추억이 묻히면서 마르슬랭은 새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르네 덕에 마르슬랭이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봐야겠지. 르네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언제나 잊지 않았던 친구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 있었으니 다시 만났을 때의 기쁨이 얼마나 컸을까?! 자신들을 똑 닮은 두 아이가 당시의 그들처럼 서로를 받아들이는 모습이 아름답다.  

사실, 아이들의 친구 사귀기를 바라보는 것은 참으로 조마조마하다.  

성격이 원만하여 두루두루 친구들이 좋아하거나 외모가 호감형이라서 친구들의 관심을 받거나 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신체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거나 성격이 내성적인 아이들은 친구를 사귀지 못해 마음 고생을 심하게 할 수도 있다. 매사 서툰 그들을 응원해 줄만한 책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 책이 그런 아이들의 마음에 연고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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