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26일에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요.
-그럼 교육청으로 출장 오세요?
-제가 뭘 준비해야 하나요?
-그냥 독서교육 전반에 관한 고민을 함께 나누는 자리니 편안한 마음으로 오시면 됩니다.
장학사님의 전화를 받고 도대체 뭐를 준비해 가야할지 어리벙벙~ 그래도 무언가 이야기의 가닥을 잡아야 할 것 같아서 전국학교도서관담당모임에서 펴낸 전교조 자료집을 주욱 훑어 보았더랬다.
아침독서의 전면 시행, 전담인력의 확보, 전시행정의 지양!!! 너무나도 뻔한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정도로 요약하고 갔더랬다.
그 자리에 나를 끼워주심이 너무 감사함과 동시에 무척이나 어려운 자리가 될 것 같아 걱정이 태산이었다.지레 겁을 먹고 온 나처럼 학부모님 대표로 오신 분도 어쩔 줄 몰라 하셨고, 올해 독서실천사례 1등급을 받으셨다는 선생님도 나와 비슷한 마음이신 것 같았다. 전문가적인 소양을 담뿍 갖고 계신 여러 선생님들과 사서 교사, 시립도서관 사서와 장학사님, 창의인성과 주무관님과 함께 실질적인 독서의 방향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었는데, 듣는 것만으로도 유익했고, 부족하나마 한마디 보탤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또 감사했다.
추진하고 싶은 사업들도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여건들 때문에 제대로 할 수 없는 부분도 있음을 알게 되었고, 실제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은 여러 곳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취합하시면서 생각을 정리해 나가셨다. 업무를 맡고 계신 장학사님은 독서교육의 현 실태를 정확하게 이해하시면서 학교현장에서의 실질적인 독서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계셨다.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이 무엇일까, 교사를 지원할 수 있는 활동이 무엇일까 하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거기에 모이신 선생님들에게 관심이 쫑긋~ 어떤 방식으로 도서관 업무를 추진하셨을까? 어떤 방식으로 도서관 관련 공부를 하셨을까? 어떤 방식으로 독서교육 연구학교의 업무를 추진하셨을까? 어떻게 실천사례 보고서를 쓰셨을까? 예전에는 그저 형식적으로 일을 처리하시는 분들이 인맥으로 좋은 결과를 얻기도 한다는 (선배들이 그렇게 말해서 그런 줄 알았다.) 생각을 했는데, 오늘 모임을 통해서 내가 얼마나 우물안 개구리였는지, 그 분들이 힘쓴 시간들이 얼마나 귀한 시간들이었는지 알 수 있어서 더욱 나를 낮추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스스로가 가득찬 느낌이랄까?!
더욱 채워나가는 공부, 그럼으로써 고개 숙이는 공부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