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얼음 땡! ㅣ 웅진 우리그림책 28
강풀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14년 7월
평점 : 
만화가 강풀이 그림책도 만들었구나! 하는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 동네를 누비면서 놀았던 이야기를 해 주면 부러움 가득한 눈으로 듣는다.
"00야~ 노올자~"하고 부르고서는 하루 종일 뛰어 놀았던 우리 어린 시절.
과외 금지로 아이들은 자유로웠다.
그렇게 다니고 싶었던 피아노 학원은 꿈도 꿔 보지 못했지만, 대신 원없이, 정말 원없이 놀았던 것 같다.
동네 아이들과도 놀았지만, 4형제라 우리끼리도 참 재미나게 놀았던 기억이 있다.
동네 아이 몇을 모으면 놀이의 세계는 무궁무진했다.
구슬치지, 딱지치기, 제기차기, 고무줄 뛰기, 오징어 달구지, 술래잡기, 진돌, 자치기...
동시에 여러 팀이 다양한 놀이를 하면서 놀았다.
공터에서도 놀았고, 골목길에서도 놀았다.
한참 놀다 차 오면 누군가 "야, 차 온다!"하고 외쳤고 그 소리에 잠시 흩어졌다 다시 모였다.
6학년 때는 날마다 비슷한 말, 반대말 쪽지 시험을 쳤는데,
놀다보면 공부할 시간 없으니 전과를 찢어서 그거 외우면서 고무줄 뛰기를 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에는 이런 우리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전반부에 나온다.
그리고 그 놀이 중에 얼음 땡이 있었다고 이야기 한다.
술래가 오면 "얼음"이라 외치면 더 이상 잡을 수 없지만, 누군가 "땡"이라고 몸을 쳐 주면 언제든지 자유로워지는 놀이.
우리의 주인공, 열심히 술래를 피해 달아나다 골목길 끝에 이르러 잡힐 듯 하자 "얼음"을 외친다.
술래는 포기하고 아이들이 있는 공터로 다시 가고...
아무도 이곳까지 "땡"을 해 주러 오지 않는다.
시간은 흘러서 엄마가 불러 아이들은 집으로 가는데
얼음을 외친 아이는 발이 떨어지지 않아 꼼짝을 할 수 없다.
용감한 친구, 똑똑한 친구, 날쌘 친구를 기다려 보지만 아무도 오지 않고 날이 어두워진다.
눈물 콧물 범벅이 되었을 때 저만치서 누군가 나타난다.
땀범벅이 된 아이
"헤헤 여기 있었구나. 어디까지 간 줄 몰라서 한참 찾았잖아."하면서 웃는 얼굴로 "땡"을 외쳐준다.
그는 '깍두기'
어떤 분이 말하기를 우리 어린 시절 놀이는 왕따가 없었다고. 그것을 가능하게 해 준 것이 바로 '깍두기'였다고!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깍두기는 누나들과 노느라 힘들었을 우리 막내 동생이 도맡았다.
같이 놀이에 끼워 주지만 승패에 크게 지장을 주지도 않으면서...
우리는 그렇게 재미있게 놀았다는 이야기!
이 책 보면서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 재미있었던 놀이에 대해 이야기해 주면 아이들은 또 한참 부러워하겠지.
그 때 뛰어 놀았던 놀이의 규칙과 방법들이 가물가물하다.
놀이는 세대를 넘어 이어져야 하는데, 그렇게 뛰어노는 아이들이 없고,
그 아이들에게 놀이를 전하려면 책을 찾아보고,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놀이 방법을 익혀야 한다.
전래놀이부(동아리활동)를 하면서는 아이들이 다칠까봐 걱정이 되어 놀이 선정을 하면서도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는 맨날 다치고 깨지고 하면서 놀았는데...
오징어 달구지 하다가 체육복이 찢어지고, 손에서 피가 나고 하니까 가슴이 철렁~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한 해만 그 활동을 하고 그만 두었다.
요즘은 아이들과 체육 시간에 '열발놀이' 해 보는 정도~
아, 돌멩이 하나만 있으면 신 나게 놀았던 그 때 그 시절이 갑자기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