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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두 얼굴 - 사랑하지만 상처도 주고받는 나와 가족의 심리테라피
최광현 지음 / 부키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도서관에 올해 부산 원북원 도서인 이 책이 있느냐는 문의가 들어왔다. 수서할 때 이 책을 챙기지 못했다고 가을에 꼭 사겠다고 했더니 그거 그냥 도서관에 보내주는 것 아니냐고 말씀하신다. 아, 도서관 담당자가 그것도 모르고 있었구나. 그런데, 도서관으로 오지도 않았고, 관련 공문도 찾았으나 없다. 사서 샘의 인맥으로 알아보니 시립 도서관에 가서 찾아오는 거였다고, 그래서 알음알음 부탁해서 다들 찾아왔다고 그런다. 평소 잘 살펴보지 않는 게시 공문을 뒤지니 공문을 찾은 바로 그 날까지 도서관으로 오면 각 학교당 5부를 주겠다고 되어 있다. 오, 이런~ 이 책을 찾아오려니 길이 멀고도 멀다. 운전만 좀 잘하면 좋을텐데... 걱정하고 있으니 사서 샘이 다녀오시겠단다. 그렇게 해서 학교 도서관에 꽂히게 된 책이다.
책을 펼치면 저자인 최광현님의 손글씨가 보인다. (비록 인쇄지만)
"사랑은 소통입니다."
그리고 원북원부산 운동에 대한 소개와 원북원부산 독서 릴레이 안내가 있고, 마지막 장에는 릴레이 상황을 기록한 종이가 붙여져 있다. 서로 돌려 읽고 마지막에 본 도서는 이 책을 소유하고 있던 도서관으로 돌려주고, 기록지는 떼어내어서 시립 시민 도서관으로 보내면 따로 포상한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9월 독서의 달에는 <원북원부산> 독후감 공모가 있으며 부산광역시장상, 부산광역시교육감상, 부산대학교총장상, 부산일보사장상, 교육지원청교육장상, 공공도서관장상 등의 시상도 마련되어 있다고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이 소설인 줄 알았다. 소설, 아니다!
사랑하지만 상처도 주고받는 나와 가족의 심리테라피라고 되어 있다.
스스로 생각해 보건데, 행복한 유년 시절과, 근사한 청소년 시절을 가족 안에서 보내지 못한 나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가정 안에서 너무나도 행복한 아이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신은 특별히 그 아이에게 더 큰 사랑을 주시는 것처럼 보였다.
행복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학교 생활도 무척 긍정적으로 즐겁게 했다.
얼굴에는 항상 미소가 가득이었고.
그러면서, 신이 공평하다면 평생의 삶에 주어지는 행복과 슬픔의 양은 공평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살짝 해 본 적도 있다. 우습지만 말이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에게도 다 자신만의 십자가가 있었다.
가족 안에서 더 아픈 아픈 손가락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런데, 사람들의 태도에 따라 같은 고통이 주어지더라도 이겨내는 모습은 조금씩 달랐다.
그건, 개인이 얼마나 강인한가와도 연관이 있었다. 그 강인함으로 인해 많은 것이 달라짐을 알았다.
주어지는 행복의 크기가 다른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 누리게 되는 행복의 크기는 많이 달랐다.
흔히, 우리 가족 중 닮고 싶지 않은 누군가의 모습이 있는데, 나이 들수록 그 모습을 닮아감을 보면서 놀랄 때가 있다. 가정 폭력이나 외도, 중독과 같은 것의 되물림을 보면서 왜 그러한 고리를 사람들이 단호하게 끊지 못하나 의아스러울 때가 있다. 저자는 '내면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이야기 한다. 어린 시절의 자신을 회피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상처받은 어린 시절의 내면 아이가 지금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다. 자신의 내면에 있는 상처 받은 아이를 돌보지 않고 전이 감정을 건강하게 돌보지 않는다면 건강한 오늘을 살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힘든 어려운 시절을 보낸 사람들 중 어떤 사람은 아름다운 인생을 살고, 어떤 사람은 파란만장한 인생을 산다. 안데르센이 전자에, 마릴린 먼로가 후자에 속함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감추고 부정하면 더 커지는 상처인 트라우마~ 스스로 자아상을 회복하기 위해 자기존중을 이끌어내고 노력해야 한다.
국시꼬랭이 시리즈 <<똥떡>>을 아이들과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다. 똥통의 실감나는 그림에 으악~ 이라는 괴성을 지르면서도 식사 시간 여학생의 얼굴에 그림책을 갖다 디미는 남학생들을 보면서 그림작가의 사실감 넘치는 그림에 경탄을 한 적이 있다. 그 똥떡에 우리 조상들의 놀라운 지혜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설명한다. 트라우마의 방어기제는 상처 치유가 아닌 은폐, 회피를 부른다. 모든 트라우마는 방어기제가 작동하기 전 조기 치료가 가장 중요한데 똥통에 빠진 아이들을 위해 집에 있는 구하기 쉬운 재료들을 이용해 똥떡을 만들어 준 것은 피해자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공감이며 지지라는 것이다.
얼마 전 식당에서 본 풍경 하나를 남편이 이야기 한다. 모녀로 보이는 두 사람이 식당에 와서 정말이지 말 한마디 없이 밥을 먹고 가더라는 거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딸은 휴대폰만 만지고 있더란다. 그런데, 너무나도 슬프게 이게 많은 가족의 모습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우리 가족이 이런 모습이라면 우리 가족 사이에서는 소통도 없고, 아이의 말을 경청하는 부모도 없는 것. 한마디로 위험한 가족이라 할 수 있겠다.
내 삶의 긍정 에너지를 불어넣어주어야 할 가족, 그 가족 속에서 상처 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게 나일 수도 있고, 내 가족일 수도 있다. 나로 인해 우리 가족이 아파서도 안 되겠고, 가족으로 인해 내가 아파서도 안 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간의 소통이 필요하다. 이 책은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도와주면서 우리를 살펴보게 한다.
내 아이를 내가 지켜내야 하지 않을까? 그 속에서 나도 행복해 져야 할 것이다.
많은 생각을 해 보게 하는 책이었다.
***읽고 싶은 책 : 고등학교 때 도전하다 어려워 손을 놓았던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지금은 잘 읽어지려나?
***보고 싶은 영화 : 돌레레스 클레이븐
가족 비밀이 담겨있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