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엄마 - 거꾸로 가는 시계 엘빅미디어 저학년 문고 1
최정희 지음, 조성경 그림 / 엘빅미디어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얼마 전 읽은 신문 기사에서 가슴이 찡했던 기억이 있다.

자녀들을 다 출가 시키고 살만한 즈음에 알츠하이머 병에 걸려 고생하고 있는 아내를 위해

수년간 한결같은 마음으로 돌보는 남편에 관한 이야기였다.

횟집을 운영하던 남편은 어느 날부터 돈을 받아놓고도 받지 않았다고 우기는 바람에

손님들과 자잘한 시비가 붙는 아내가 이상해서 병원에 갔다가 50대 나이에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고 만다.

밖으로만 돌아다녔던 남편은 그 동안 무심하게 대했던 아내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자식을 돌보듯이 하나하나 보살피고, 돌본 덕분에

아내의 병이 더 이상은 깊어지지 않게 할 수 있었다 한다. 

의사도 정말 기적같은 일이라 했고, 남편은 그렇게 앞으로도 아내를 돌볼 것이라 했다.

지난 세월이 너무나도 미안하다 했다.

이 책은 그런 남편의 마음으로 아픈 아내와 엄마를 돌보는 한 가족이 나온다.

어찌 보면 어린이표 '엄마를 부탁해'인 것도 같다.

9살 윤이는 자기처럼 어려진 엄마, 아니 점점 더 어려진 엄마를 돌보지만, 엄마가 있어서 행복하다고 한다.

엄마가 자다가 오줌을 누자, 어릴 때 엄마가 자기를 보호해 준 것처럼,

주전자의 물을 쏟아 자기 때문에 침대가 젖은 것처럼 해서 엄마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가족 나들이로 놀이동산에 가서 친구를 만나고,

말과 행동이 어눌한 엄마를 보고 친구의 놀림감이 될까 두려워 잠시 한눈을 판 사이,

화장실에 엄마를 잃어버리는 윤이.

잃어버린 엄마를 찾았으면 참 좋으련만,

작가는 엄마를 찾는 몫을 독자에게 맡겨 버렸다.

정신이 온전할 때 윤이에게 쓴 엄마의 편지는 읽는 이의 눈시울을 뜨겁게 할 듯하다.

오늘 아이들에게 앞부분만 조금 읽어 주었다.

나머지 부분은 도서관에서 찾아 읽어보라 하고 말이다.

슬픈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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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3-07-13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픈 이야기이지만 따뜻한 이야기네요.
부부도, 부모자식도 서로 역할을 바꿔 본다면 느껴지는 게 많을 테지요.

나머지 부분은 도서관에서 찾아 읽어보라고 한 것, 참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희망찬샘 2013-07-13 17:13   좋아요 0 | URL
꼭 반납하라 해서 반납했고, 반납하기 전 읽고 싶어 하는 아이 있어 읽게 했어요. 마음 먹으면 앉은 자리에서 읽을 수 있는 분량이거든요.

수퍼남매맘 2013-07-13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홈 살이라는 의미가 이중적이라고 느꼈습니다.
아홉 살이 되어버린 엄마,
아홉 살이지만 엄마가 되어버린 아이.
학기말 마무리 잘하고 계시죠?

희망찬샘 2013-07-13 17:13   좋아요 0 | URL
책을 읽는 내도록,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4학년 저희 반 아이가 떠올랐어요. 이제 그 아이가 고 1이네요.
네, 마무리! 정신없이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