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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애벌레 ㅣ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13
허정원 글, 최정현 그림 / 꿈터 / 2012년 8월
평점 :
귀중한 책 한 권을 만났다.
유아시기부터 아이들에게 이런 생각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참 바람직하겠다. 덕분에 이 책이 고맙다.
손가락 네 개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에 손가락 다섯 개 있는 사람이 간다면 아마 흔히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그 사람이 정상이 아닌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 빨간 애벌레 다섯 마리에게 초록 애벌레 한 마리가 같이 놀자고 다가온다.
"얘들아, 나하고 놀자."
"으악, 초록 애벌레다."
"으악~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얼마나 싫으면 싫다는 말을 이렇게나 많이 반복할까?)
이 때 초록 애벌레가 얼마나 상처 받게 될지 유아들이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가끔 희망이는 외톨이 놀이를 하자고 한다. "엄마, 외톨이~ 우리 전부 운동화 신고 있는데 엄마 혼자 구두 신고 있으니까..." 하는 식으로 다른 사람과 다른 한 가지를 골라서 이야기 해 주는 건데 누가 먼저 남과 다른 점을 찾아내는가 하는 놀이다. 아이들이 꽤 재미있게 하나 보다. 그런데, 진짜 외톨이가 된다면? 특히 본인이 원하지 않지만 일어나는 이 일은 자라는 아이들의 가슴에 커다란 상처를 남긴다. 혼자서는 못할 일도 함께니까 용감하게 할 수 있는 또래 아이들을 보면서 가끔 가슴이 서늘해질 때가 있다. 나와 다른 것은 나쁜 것이 아닌데도 아이들은 같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편견의 시선을 이미 벌써 많이 마음에 품고 있다.
숲 속을 돌봐주시는 할머니는 빨간 애벌레들이 뭔가를 잘 할 때마다 점을 하나씩 붙여 주신다. 이렇게 하나하나 점을 모아 빨간 애벌레들은 무당벌레가 될 거다. 점 하나만 더 모으면 무당벌레가 될 수 있는데, 어떤 좋은 방법이 있을까?
이 장면에서 초록 애벌레 짠~ 등장한다.
자기도 빨간 애벌레들처럼 점을 받고 싶다는 초록 애벌레에게 할머니는 말씀 하신다.
"누구나 다 점이 필요한 건 아니란다. 어떤 친구들은 점이 있고, 또 어떤 친구들은 점이 없고... 이 세상에는 다양한 것들이 서로 모여 사는 법이지. 우리 초록 애벌레가 좀 더 크면 알게 될 거야."
그래, 아이들도 좀 더 크면 그걸 분명히 알게 될 거다. 이미 알고 있는 아이들도 많이 있다는 사실에 안심이긴 하지만, 지금 일어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이 아직 덜 자란 빨간 애벌레들 때문은 아닌지...숲속 할머니가 되어 빨간 애벌레들을 돕는 일이 바로 우리 어른들이 할 일이 아닐까?
빨간 애벌레와 초록 애벌레가 친구가 되는 과정은 책을 읽고 직접 만나보시기 바란다.
이 책은 '극단이레'의 <<날아라 애벌레-허정원 선생님의 움직이는 그림동화 책!>> 이라는 작품을 책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둥글둥글 어울려 살아가야 할 자녀들을 위한 귀한 선물이 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