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멀었다.
우리 집의 근처에 43번 버스 종점이 있다. 그 버스를 타고 다른 종점까지 가면 중앙도서관이 나온다. 1시간 전쯤 도착해서 열람실에서 이런저런 정리나 할까 하고 2시간 전에 차를 탔는데 가는 내도록 제 시간에 갈 수나 있을까 하고 맘을 졸였다. 어찌나 차가 막히던지. 그래도 30분은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2. 미안하다 했다.
어제 참석 인원이 적었다고 했다. 신입생 학부모 한정인 연수였고, 요즘 유치원 아이들이 졸업을 하고 집에 있다보니 어머님들이 시간이 내기 어려운가 보다고, 신청 인원도 적었지만, 참여 인원은 더 적었단다. 수가 너무 적어 폐강까지 생각했지만, 그래도 밀고 나갔는데, 어제 인원이 참 적었다고 한다. 오늘은 한 분도 안 오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되었지만, 그래도 몇 분은 와 주셨다. 아이들을 위해 뭔가 얻어 보려고 애쓰는 분들과 속닥하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실 예상 인원이 50+10이라길래, 책선물을 좀 가지고 갔는데, 모두 한 권씩 드리고 왔다. 아침독서 신문도 60부나 부탁드렸는데, 남은 신문들이 어떻게 될까 생각하니... 연수 교재를 챙겨오지 못한 것은 아쉽다. 다시 가지러 갈 거리는 안 되고, 우편으로 부쳐 주십사 하니 너무 외진 곳이라 우체국까지 가기가 곤란하다 하신다. 마음을 접었다.
3. 인터넷이 안 됐다.
언니가 새벽 2시 30분까지 한 작업이 소용없게 되었다. 랜선을 연결해 주셨지만, 선의 접촉에 문제가 있는지 되었다, 안 되었다 했다. 언니한테 미안했다. 괜한 짓을 했어, 괜한 짓을 했어~
4. 점심을 얻어 먹었다.
조카가 좋아하는 갈매기살을 잔뜩(내 기준이지만! ㅋㅋ) 사서 언니집에 넣어 주려고 했는데, 손질하려면 10분을 기다려야 한단다. 점심도 먹지 않은 상태라 집에까지 가기도 힘들고, 그냥 바로 옆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어 김밥이라도 한 줄 먹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털썩 앉았다. 마침 그곳에는 6년 전 가르쳤던 아이의 어머니께서 일을 하고 계셨는데, 어묵과 함께 국물도 챙겨 주신다. 안 그래도 어묵도 하나 먹어야지 생각했는데 하면서 혼자 힘없이 밥을 먹었다. 계산을 하려 하니 어머니께서 오늘 자신이 내신다고 다음부터 사 먹으라 하신다. 아, 이게 아닌데... 그 마음 감사히 꿀꺽 냠냠 받으며 인사 드렸다.
5. 강의는 잘했냐고 묻는다.
집에 오니 아침에 엄마 잘 하고 돌아오라고 응원해 주었던 두 아이가 강의는 잘했냐고 묻는다. 음... 서로 궁금한 거 물으면서 주고받으며 이야기 잘 한 것 같다. 도움이 되셨음 좋겠다. 질문에 대한 답도 개인적인 생각이며, 책에 대한 견해도 개인적인 취향일 수 있으니 취사선택하시길 부탁드렸다. 연수를 하겠다고 수락할 때는 너무 신이 나는데, 실제로 하게되면 너무나도 많은 에너지를 들이게 된다. 힘이 든다. 세상에 저절로 잘 되는 일 없고, 공짜는 없음을 한 번 더 확인한다.
걱정하며 잘해라고 응원해 주고, 잘했냐고 물어주는 동료들에게도 감사~
강의의 목표중 하나는 내가 받은 것을 조금 나누자는 것에 있다. 나는 아이들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얻었기에 그것들을 알리고 나누어 보자는 의미. 이것이 내가 사회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항상 연수에 참석하시는 분들을 위해 책을 준비한다. 무료강의라도 말이다.
오늘 준비한 책은
이런 시간은 내 생각도 한 번 더 정리할 기회를 준다. 연결해 주신 분께 감사하다는 인사 이제서야 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