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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앤서니 브라운이 그린 ㅣ 살림어린이 더 클래식 1
앤서니 브라운 그림, 루이스 캐럴 글, 김서정 옮김 / 살림어린이 / 2009년 12월
평점 :
가끔은 잘 알고 있는 듯하나 잘 알지 못할 때가 있다. 가만 생각해 보니 이 책이 그러하다.
김서정의 <<멋진 판타지>>에서 (http://blog.aladin.co.kr/san3337010/1930997) 그녀는 이 책을 원서로 읽으면 말놀이의 재미를 읽을 수 있다 했다. 원서로 읽을 능력은 안 되지만, 그런 재미를 제대로 느꼈던 그녀의 번역이니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만큼이나 기대가 되었다.
그녀는 원문 그대로 해석한 후 그 언어적 유희를 설명하기 위한 잡다한 주석보다는 우리말식의 새로운 말놀이로 바꿔 번역했다고 했다. 그녀의 새로운 창작품이 되겠지?
가령 이런 거다.
"우리는 바다 학교에 갔어. 교장 선생은 늙은 거북이었는데 우리는 그를 남생이라고 불렀지."
"남생이가 아닌데 왜 그렇게 불렀어?"
앨리스가 물었어요.
"남자 선생이니까 남생이라고 부른 거야. 너 정말 멍청하구나!"
가짜 거북이 화를 벌컥 내며 말헀어요.
"그럼 수업은 하루에 몇 시간이나 했어?"
앨리스는 얼른 다른 질문을 했어요.
"첫날에는 열 시간이었어. 다음 날은 아홉 시간, 그런 식이었지."
가짜 거북이 대답했어요.
"정말 이상한 시간표다!"
앨리스가 소리쳤어요.
"수업이니까 수가 없어지는 거잖아."
그리펀이 설명했어요.
그녀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 이야기는 루이스 캐럴이 세 꼬마 아가씨를 배에 태우고 뱃놀이를 하면서 즉흥적으로 들려준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이 작가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 나도록 최대한 입말체를 살리려고 했습니다.'라고 했는데, 이 이야기에 이런 숨은 배경이 있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으니 이 이야기에 대해서 몰랐던 것이 확실하다.
앨리스의 커지고 작아지는 이야기, 그 멋진 판타지를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과 함께 감상할 수 있었다는 것은 내게는 기쁨이었다. 루이스 캐럴에게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는 그런 꼬마 아가씨 같은, 앤서니 브라운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한 꼬마 아가씨에게 선물하게 위해 마련한 책인데, 이 꼬마 아가씨가 이 다음에 커서 이 책의 원서를 읽게 되는 날, 나를 한 번 더 기억해 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