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라면을 먹을 때 모두가 친구 12
하세가와 요시후미 지음, 장지현 옮김 / 고래이야기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어릴 때 '지금 이 순간' 세상의 다른 아이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한 적이 있었다.  

'동시성!' 동시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던 때가 있었다.  

이 책은 그 때 내 마음이 떠오르게 하는 책이다.  

제목이 낯익었는데, 책의 리뷰를 제대로 살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요즘 부쩍 제목이 눈에 더 많이 띄는 듯하여 책을 읽어 보았다. 그저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으로 말이다.  

 

이 책의 첫 장면과 거의 마지막 장면이다. 첫 부분은 가볍다. 되풀이되는 말의 재미로 아이들도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잘 듣는다.  

내가 라면을 먹을 때, 옆에서 방울이는 하품을 한다. / 옆에서 방울이가 하품을 할 때 / 이웃집 미미는 텔레비전 채널을 돌린다. 이웃집 미미가 텔레비전 채널을 돌릴 때 / 이웃집의 이웃집 디디는 비데 단추를 누른다. 이웃집의 이웃집 디디가 비데 단추를 누를 때 / ...... 

 그리고 마지막 장면~ 

"이 아이는 왜 쓰러진 걸까?" 

"잠 자고 있어요." "배가 고픈가 봐요." "기절 했어요." "총에 맞았어요."...... 

가슴이 먹먹해진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이백 개가 넘는 나라, 그 중 우리가 알고 있는 나라는 과연 몇 개 일까?  

절대 빈곤에 허덕이는 나라들, 아이들의 인권이 무시되고 있는 나라들. 그 나라의 어린이들이 만든 축구공을 가지고 노는 부자 나라의 아이들, 그 나라의 어린이들의 손으로 만들어진 초콜릿을 먹는 부자 나라의 사람들... 아~ 아프다.  

바람이 분다. 그 때 바람이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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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16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퍼남매맘 2011-06-16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이 책 처음 접하고 한참이나 가슴이 먹먹했던 기억이 납니다. 반 아이들에게 읽어 줬더니 아이들도 순간 숙연해지더라구요. 단체 독후감 대회 나갔다가 떨어졌던 기억까지... 참 여러 가지 기억이 많이 얽혀 있어서 애착이 가는 책이에요.

희망찬샘 2011-06-17 06:30   좋아요 0 | URL
독후감 대회도 있었군요. 선생님 서재에서 제목을 여러 번 본 것 같아요. 좋은 책을 읽은 날은 기분이 좋아요. 그런데 이 책은 기분이 좋으면서 동시에 슬펐답니다.

꿈꾸는섬 2011-06-20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정말 좋죠.^^

희망찬샘 2011-06-21 06:06   좋아요 0 | URL
찬이의 반응은 좀..."그래서요, 그래서 어쨌다는 거예요?..." 대략난감이었어요. 우리 아이의 수준은 아직 멀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