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할아버지의 시계 ㅣ 느림보 그림책 22
윤재인 지음, 홍성찬 그림 / 느림보 / 2010년 6월
평점 :
아이들이 즐겨 부르던 리코더 곡이 생각난다. (솔도 시도레 레미파 파미레...)
할아버지가 이 세상에 태어나던 날 우리 집에 온 할아버지의 시계. 언제나 부지런히 움직이던 이 시계는 할아버지와 늘 함께 하는 동무다. 할아버지가 나이 드셨을 때, 이 시계의 태엽은 아버지가 감으신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이 세상을 떠나시던 날 그렇게 시계도 멈춘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가족의 가슴에 남아 있듯이 이 시계는 아직도 가족의 가슴에 남아 있는 할아버지와 같은 그런 물건이다.
연필의 섬세한 선으로 그려진 듯한 그림은 독틀한 느낌을 준다. 지난 시간을 제대로 느끼게 해 준다. (책의 해설부분까지는 제대로 읽지 못 했는데, 알라딘 설명을 보니 볼펜선이라고 한다. 역시 나는 무딘가 보다.)
이번에 연수를 받은 아침독서 학교는 파주에 있는 교하 도서관에서 열렸다. 파주시에서 가장 큰 도서관으로 최근에 지어졌다는 이곳은 엄청나게 규모가 커 보였다. (부산의 어느 도서관 보다도!) 많은 출판사가 밀집해 있고, 그 출판사들에서 운영하는 북카페를 통해 책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그리고 헤이리 같은 볼거리가 많은 도시, 파주는 여러 가지가 부럽지만, 무엇보다도 언니집 근처에 있는 이 교하 도서관이 무척 부러웠다. 이곳에서 언뜻 스쳐 지나갔지만, 이 책의 그림 작가와의 만남 안내문이 걸려 있는 것을 보았다. (활동하고 계신 그림작가 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분이시라는 문구를 본 듯하다.)
그리고 헤이리에 있는 동화나라라는 서점에서 이 책을 만져 보았다. 나이가 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고 했던가? 이 책은 어른들이 읽기에 잔잔한 느낌을 주면서 아련함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