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 / 반 룬의 세계사 여행>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 - 프랑스 과학 대중화상 지식은 모험이다 2
쥘리에트 누엘레니에 지음, 권지현 옮김, 모 부셰 감수 / 오유아이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교사의 꿈을 가졌다. 훌륭하신 5학년 때 선생님의 모습에 감동하여 "우리 선생님처럼 훌륭한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어린이날 어머니들 오셨을 때 선생님이 장래 희망을 발표 해 보라 하셨을 때)  

그리고 중학생이 되어서는 생물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도 조금 우스운 것은 자연 현상에 대해 특별한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자연 속에서 살았던 것도 아니고, 생물에 대한 애정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왜 그리 생물을 좋아했었던가 하는 거다. 

생물 교사가 되고 싶어 고3때는 생물 교육학과에 지원을 했었는데, 고배를 마셨다. 면접 교수님이 왜 우리 과에 들어 오고 싶냐고 그러시길래, 생물 교과가 재밌다고 했더니 선생님이 잘 가르치고 있구나 하면서 자신이 키운 제자를 떠올리며 흐뭇해 하던 모습도 생각난다. 2지망으로 자연대를 다니고 있을 때 임용고시라는 것이 생겨 사대생들이 막 데모를 하기 시작했다. 그 때 나는 교직이수를 하고 있어서 어쩌면 임용의 혜택을 누릴 재수 좋은 사람이 되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자리는 너무 부족하여 그 자리를 얻기는 하늘의 별 따기이니... 그러다가 진로를 수정하여 교대에 늦은 입학을 하였다. 그리고 초등 교사가 되었고, 나는 나의 직업에 사명감을 가지면서 무척 만족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생물 교과를 무척 재미있어 했던 나에게 이 책은 정말 재미있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이야기가 길엊고 말았다.  

이 책을 만나고서 처음에는 생식에 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읽다 보니 생명탄생의 비밀을 알기까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잘못된 생각을 했으며 올바른 실험을 하였으면서도 과학적 편견에 사로잡혀 그릇된 결과를 발표 하였는지(정자의 역할을 설명하기 위해 두꺼비에게 팬티를 입힌 실험을 했던 난자 이론의 옹호자였던 스팔란차니의 이야기 64-65쪽) 등을 이야기 해 주는 생명과 관련 된 과학역사 이야기였다.  

1+1=1인 이유, 다음 세대가 부모의 유전자를 반반 받는 이유, 난자와 정자의 정확한 정체에 대한 비밀들은 최근에 들어서야 밝혀진 사실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가만히 생각 해 보니 미세 현미경이 없었던 시대의 사람들에게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기도 하겠다. 뿐만 아니라 현미경이 발달한 시대조차도 그것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하는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하니! 

기원전 5세기경 히포크라테스가 아기를 만드는 데 남자와 여자가 동등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기원전 4세기에 아리스토텔레스는 남자만이 아기에게 형체와 생명을 준다는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았다. 이 두 의견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의 지지를 얻었다. 19세기에 세포이론이나 세포융합이 발견되기 전까지 많은 사람, 혹은 소수의 사람들에게 여전히 받아들여지는 의견이었다니! 뿐만 아니라 미리 만들어지니 아기가 여자의 몸 속에 들어 있다는 작은 아기 이론이나 물 속에 떠 다니는 아기의 영들, 공기 중에 신이 뿌려 둔 아기의 씨들 이야기는 황당하기 그지 없지만, 알지 못하는 세계에 대해서 나름 고뇌했던 과학자(?) 들의 애교있는 에피소드였다.  

1875년 헤르트미히의 성게알 관찰 실험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었다. 많은 과학자의 이야기와 함께 풀어보는 생명의 비밀을 알아가는 과정은 무척 흥미로웠다. 내용도 어렵지 않아 정말 재미있게 읽힌다. 뿐만 아니라, 책의 앞날개와 뒷날개에는 알고 있는 것과 알고 싶은 것이라고 해서 난자와 정자가 어떻게 만나는지와 쥐의 복제에 관한 그림 설명이 있다. 눈여겨 볼 만한 그림이다.   

딱딱하고 재미없고 힘들 것이라는 느낌과는 달리 흥미로운 소재로 즐거운 독서를 했다. 이런 날은 기분이 무척 좋아진다. 횡재한 기분이 막 드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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