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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를 바로 보게 하는
거울입니다.

가장 가까운 벗들이
나의 약점을 미워하며
나를 비켜갈 때

노여워하거나
울지 않도록
나를 손잡아 준 당신

쓰라린 소금을 삼키듯
절망을 삼킬 수 있어야
겸손을 배운다고

진정 겸손해야만
삶이 빛날 수 있음을
조심스레 일러준 당신

오늘은 당신에게
감사의 들꽃 한 묶음
꼭 바치렵니다.

제 곁을 떠나지 말아주세요.
천년이 지나도 녹지 않는
아름다운 얼음 공주님

 

고독에게2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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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이 내리면
그대 결코
다른 사람에게 눈물을 보이지 말라

봄눈이 내리면
그대 결코
절벽 위를 무릎으로
걸어가지 말라

봄눈이 내리는 날
내 그대의 따뜻한 집이 되리니
그대 가슴의 무덤을 열고
봄눈으로 만든 눈사람이 되리니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과 용서였다고
올해도 봄눈으로 내리는
나의 사람아..

 

봄눈 ,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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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사랑하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헤어짐이 잦은 우리들의 세대
가벼운 눈웃음을 나눌 정도로
지내기로 합시다

우리의 웃음마저 짐이 된다면
그때 헤어집시다.
어려운 말로 이야기하지
않도록 합시다

당신을 생각하는 나를 얘기할 수 없음으로 인해
내가 어디쯤에 간다는 것을 보일 수 없으며
언젠가 우리가 헤어져야 할
날이 오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
사랑합시다

우리 앞에서 서글픈 그 날이 오면
가벼운 눈웃음과 잊어도
좋을 악수를 합시다.

 

공존의 이유 , 조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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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뜨거운 법칙,
포도를 술로 빚고
석탄으로 불을 지피고
포옹으로 인간을 태어나게 한다.

사람들의 엄숙한 법칙,
전쟁의 비참에도 불구하고
죽음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순결한 몸을 지키는 일이다.

사람들의 부드러운 법칙,
물을 빛으로
꿈을 현실로
적을 형제로 뒤바꾸는 일이다.

낡고도 새로운 하나의 법칙,
어린애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최고의 이성에 이르기까지
스스로를 연마해 가는 그 법칙.

 

우리들의 정의는 , 엘뤼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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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말할 수 없이
저녁놀이 져가는 것이었다.

그 시간과 밤을 보면서
나는 그 때
내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봄도 가고
어제도 오늘 이 순간도
빨가니 타서 아, 스러지는 놀빛.

저기 저 하늘을 깍아서
하루 빨리 내가
나의 무명을 적어야 할 까닭을,

나는 알려고 한다.
나는 알려고 한다.

 

무명 , 천상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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