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자와 아이러니스트 -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_리처드 도티


’우리가 아는 어떤 것도 불변의 본질로 이루어진 것은 없다는 것‘부터 시작한다는 철학의 출발 지점이 좋았다. ‘자유주의’란 명칭 자체가 이미 대한민국에서는 ‘신자유주의’란 뜻으로 인식되어버려서 안타까울 때가 있지만(나조차도 회의적이 되었다) 어쨌듯 그가 말하는 이상적인 자유주의는 정의로운 사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생각이다. 그가 말하는 아이러니스트는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건강한 자유주의 사회는 수용될 수 있는 사회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통하는 것이 있다.

읽어보고 싶은 책 목록에 넣어본다.



로티는 창조적 자율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개인을 아이러니스트(ironist)라고 부르고, 더 자유롭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관심의 초점을 두는 사람을 자유주의자(liberal)라고 부른다. 서로 섞이기 어려운 이 두 인간형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혹은 왜 조화를 이뤄야만 하는지를 설득해 가는 것이 이 책이다. - P32

로티는 이상적인 자유주의 사회라면 누구나가 자유주의자이면서 동시에 아이러니스트일 것이라고, 다시 말해 ‘자유주의 아이러니스트(liberal ironist)’일 것이라고 말한다. 자유주의 아이러니스트는 자신의 사적인 영역에서는 새로운 어휘와 언어를 창안함으로써 자기창조에 몰두하고, 공적인 영역에서는 이 세계에서 고통과 굴욕이 사라질 날을 희망하며 노력하는 사람이다. 바로 이런 노력을 할 때 필요한 것이 공감적 상상력이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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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2년 오토 예스페르센Otto Jesperen 교수는 『언어language』라는 책을 냈다. 당시 62세였던 예스페르센은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의 언어학자로 구문론, 문장구조, 초기 언어 발달 전공자였다. 그는 이 책에서 사람들이 말하는 방식, 우리 발화가 인식되는 방식이 어떤 성별과 연결되는지, 젠더 역할이 인식되는 방식에 대해 처음으로 썼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여성들은 남성보다 문장을 덜 끝내는 경향이 있다..." 혹은 "여성의 어휘는 남성의 것보다 덜 확장적이다." ...


'걸 토크'에 대한 생각은 문화 전반에 걸친 가정, 즉 여성들이 더 감정적이고, 스스로에 대해서 확신이 적으며, 립글로스나 카다시안 일가같이 소위 경박한 주제에 자연적으로 끌리기 마련이라는 가정에 의한 것이다. '걸 토크'는 여성들이 서로 이야기할 때 기본적으로 뇌가 비어 있다고 가정한다. - P104


립글로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뭐가 어때서?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여성들끼리 대화할 때 연예인, 미용 등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감성적이면 뭐 어때서? 어떤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이성적으로 분석하는 것만이 좋은가? 꼭 거창한 주제만으로 대화를 해야 하는가? 남성들은 늘 그런 대화만 할까 싶어 헛웃음이 나왔다. 감성적인 것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편견이 아닐까. 이런 기준 자체가 이성이라는 것이 합리적이고 감정이라는 것이 비합리적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다시 한번 느꼈다(고대 아리스토텔레스 때부터...).


여성들은 여성만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말할까? '걸 토크'에 대해 가장 잘 알려진 학자는 영국 로햄턴대학교 언어학자인 제니퍼 코츠Jennifer Coates다. 그와 동료들은 여성끼리만, 남성끼리만 이루어진 발화 스타일의 양상을 나이별, 인종별, 문화별, 섹슈얼리티 정체성, 사회경제적 계급별로 분석한 결과 ('젠더어genderlects') 남성의 발화 스타일은 '경쟁적'인데 반해, 여성은 '협력적'으로 말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다시 말해 남성들은 수직적 구조로 대화하는 반면 여성들은 보다 수평적이고 유연한 방식으로 소통한다. 



언어학자 데버라 캐머런은 가십의 목적이 다음과 같다고 말했다. 1) 사람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유지하기 위해 개인적인 정보를 순환하기 2) 다른 사람들과 내집단을 형성함으로써 유대감을 유지하기 3) 특정 가치 혹은 규범에 대한 집단의 헌신을 공고히 하기.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여성만이 추구하는 목적은 아니다. - P108

여성혐오적인 언사의 목적은 일종의 유대를 만드는 의례인 것이다. 캐머런이 말했던 것처럼 "비밀을 공유하고, 공격적이거나 위반적인 단어를 공유하는 것은 일종의 친밀감을 형성한다. (···) 이 행위는 '이렇게 말함으로써 나는 너를 신뢰해. 난 이 말을 모두가 듣기를 원하지는 않아'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듣는 이로 하여금 상호호혜적인 반응을 요한다. - P111



1970년대 UC버클리의 로빈 레이코프 교수는 헤지(있지just, 그치you know, 음well, 그래서so, 내 말은I mean, 그런 거 같아I feel like' 등 언어 교환에 쓰는 암묵적인 기술)가 자신감이 없고 주저하는 상태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레이코프는 이런 말을 너무 많이 넣는 행위는 여성의 전반적인 위치에 도움을 주지 않으므로 이런 문장으로 끝맺기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언어학자들은 이 헤지가 다양한 유형으로 존재하고 모두 같은 목적을 가진 게 아니라는 점을 밝혀냈다. 남성들도 여성들만큼이나 헤지를 사용하며 여성들이 이 말을 사용할 때는 불확실성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주제가 너무 민감할 때 등의 많은 상황에서 말을 부드럽고 수월하게 들리게 하여) 신뢰와 공감을 형성하고자 함이다. 



언어학자들이 '최소 반응minimal response'라고 부르는 것도 있다. 이는 다른 사람들이 말을 할 때 '흠, 음, 맞아, 어'와 같이 반응하는 짧은 말들이다. 

그러니까 reaction, 맞장구의 말인데 상대방이 말하고 있는 와중에 말을 잘 듣고 있다는 제스처로도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긴 말이 아니기 때문에 대화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상대는 안심하고 다음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여성들이 대화를 연결해나가는 전략 중 하나는 질문의 형식을 취하는 것이다. 제니퍼 코츠의 연구가 보여주길, 여성만 있는 공간에서 질문은 새로운 주제, 다른 화자의 관점 확인, 이야기를 시작하는 협력적이고 편리한 기능을 한다. 또한 여성들은 대화의 장이 모든 참여자들에게 동시에 열려 있어 대화가 겹치거나, 누구나 반복적으로 말하거나, 각자의 말을 다시 하는 등 차례를 번갈아 맡는 음악에서의 잼 세션 구조 방식을 이용한다.


코츠는 남성들이 서로에게 질문을 할 때, 그 기능은 정보를 묻고 답을 찾는 것이지만, 여성들에게 질문은 다른 기능을 한다는 걸 발견했다. 여성들은 다른 대화 참여자를 대화의 장에 올려 주고 흐름이 계속되도록 한다.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대화에서의 이 섬세한 수평성은 누구도 주제에 대해서 독점적인 권한을 갖지 않도록 하고, 이때 질문이 이러한 요구를 실현하는 역할을 한다. - P118~119

코츠는 남성의 대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 가운데 위계 구조의 유지를 돕는 특징으로 번갈아 하는 독백을 꼽았다. 혹은 한 명이 어떤 끼어들기, 최소한의 반응조차도 허용하지 않고 혼자서 긴 시간 발화를 독점하는 현상이다. 이는 '전문가 흉내 내기' 혹은 특정 주제에 대한 개인의 지식을 전시하는 방식이다. - P120


모임에 나갔을 때 한 명이 독점적으로 얘기하려고 할 때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럴 때 대부분 그 사람(남자)은 다른 누군가가 자기 말을 가로채려고 하면 신경질적으로 반응을 하며 '왜 자기 말을 가로채냐' 하는 늬앙스를 풍기곤 했다. 나는 '자기가 이 모임의 시간을 전세낸 것도 아닌데...'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좋지만 그런 모임은 여러 사람이 함께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것에 의의가 있는 것인데 본인이 독점하면 그게 무슨 모임이 되나. 그런 것은 세미나, 학회의 발표로서의 성격이 맞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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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09-12 18: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부분 재밌었어요!!^^

거리의화가 2023-09-13 09:12   좋아요 1 | URL
저도 재밌었어요^^ 근데 중간중간 울화통이!ㅋㅋ

은오 2023-09-12 2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여자들과의 대화가 너무 좋습니다!!!!

거리의화가 2023-09-13 09:13   좋아요 1 | URL
남자들은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그런거구나 이해했네요. 끼어드는 것 무척 싫어하더라고요!ㅎㅎㅎ

다락방 2023-09-12 21: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여자들이 립글로스 애기하는 동안 지들은 뭐 세계 평화 얘기하고 환경 보호 얘기하나요? 성매매 후기나 나누는 주제들이 ㅋㅋㅋㅋ 어이없네 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9-13 09:1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제말이요. 너무 어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요즘 기후, 환경 이슈는 여자들이 더 관심 갖고 있지 않나요?ㅎㅎ

은하수 2023-09-12 2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단원 재밌고 새로운 지식의 습득이 기뻐서 페이퍼를 쓰려고 했는데...
바로 뒤에 또 재밌는게 나오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
역시 리액션을 너무 잘하는 여자들이죠!~~~ 그러니 대화가 신나죠.

거리의화가 2023-09-13 09:15   좋아요 0 | URL
오! 뒤에 더 재밌는 게 나오는군요^^
모임에서 리액션 없으면 너무 적막감이!ㅋㅋ 정보 전달은 세미나에서 하는 걸로...ㅎㅎㅎ
 

제목을 쓸 때마다 뭘로 해야할지 늘 애를 먹는다. 그런 의미에서 제목 잘 정하시는 분들 보면 항상 놀라운...

아무튼 늘상 하는 이야기는 읽고 사고 살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저 제목을 쭈욱 써보려 한다. '일상'은 너무 흔한 것 같아서^^



얼마 전 책을 야금야금 샀다. 많이 사지는 않았지만 책 값이 비싸서 3권을 담았을 뿐인데 8만원에 육박하더라.




<민족의 장군 홍범도>은 홍범도 읽기 열풍에 맞춰서 구매했고 이미 읽고 리뷰를 썼다. 땡투는 초란공님께! <베를린 함락 1945>는 레삭매냐님 리뷰 보고 찜해서 땡투 하고 구입. 리뷰대회가 있긴 하지만 후보들이 쟁쟁해서 그냥 나는 읽기만 하고 넘어갈수도 있을 것 같다. 

<페이드 포>는 다음 달 여성주의 책 읽기 책인데 미리 당겨서 구입했다. 성매매 여성들의 이야기는 마음이 무거워서 읽기 힘들 것 같지만 그럼에도 현실을 직시하려면 읽어야 할 책이겠지. 

과연 남은 9월을 사지 않고 버틸 것인가가 문제지만 지금 구매하고 안 읽은 책이 너무 많아서 진짜 안 살 것임!


그리고 이 책을 펀딩했다. 



도나 해러웨이는 <해러웨이 선언문>으로 이미 접해본 적이 있지만 어려웠고 어려웠고 어려웠다. 이 책으로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서 펀딩 신청!




1권을 읽는데 거의 8개월 걸렸기에 2권은 좀 빠르게 읽어보려 했건만 다른 책들이 자꾸 발목을 잡고 안 읽는 날이 늘어나서 이제야 완독했다. 이번엔 6개월이다. 음... 이 책 시리즈 총 9권까지 있는데 이런 속도라면 몇 년은 걸리겠음.



그리고 최근 도서관에 가서 이런 책들을 빌렸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북한이 온다>는 희망도서로 받아 다 읽고 리뷰를 올렸다. <나는 홍범도>는 못 읽고 반납해야할 지도 모르겠다. 읽을 책들이 너무 많아!!!

<생각의 요새>는 꼭 경험해보고 싶었던 책이라 희망도서로 받았는데 책 내용의 일부분이라도 건져가자는 생각으로 읽으려고 한다. 그리고 건진 게 있다면 나만의 가지치기가 시작될 수 있겠지.


(ing)



[함달달] 원서 모임 읽기를 시작했다. 첫 책은 the Story of the World volume 1이다. 서재 친구분들과 함께 즐겁게 읽고 있는데 reaction을 제 때 못하고 있는 듯하여 좀 죄송한 마음이... 내일부터는 reaction 열심히 해봐야겠다!

 

<루쉰 소설 전집>은 짧은 소설들이 들어 있어 끊어 읽기 정말 좋다. 이야깃 속에 곱씹어볼 생각과 역사의 단면들이 숨어 있다.  


<워드 슬럿>은 2장까지 읽었는데 내일부터 다시 열심히 읽어야겠다.



아침 저녁으로 꽤나 선선해져서 걷기가 참 좋아졌다. 높아진 구름을 보는 것도 좋고 파아란 하늘과 낮의 쨍한 햇살을 보는 것도 좋다. 요사이 사회 소식을 보는 일이 너무 힘겨워 일부러 책을 더 많이 읽고 걷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렇지 않으면 내 멘탈이 나갈 것 같아서... 몸, 마음 건강 모쪼록 잘 챙기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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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09-11 19: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에이 뭐 리액션에 부담 가지실 거 있나요! 서로 열심히 하는 모습 보고 에너지 충전하면 돼죠^^
파란 하늘과 구름 참 좋지요~ 근데 가을의 문턱에서 한걸음이 안 옮겨지는 듯한 날씨 ㅎㅎ

거리의화가 2023-09-12 09:09   좋아요 1 | URL
리액션 부담 없었는데 너무들 열심히 하셔서 반응을 해야한다는 강박감이 저도 모르게 이네요. 약간 긴장이 된다고 할까요! 그래도 저는 3독째라 설렁설렁 갈겁니다ㅋㅋㅋ
한걸음이 안 옮겨지는 날씨에 빵 터졌네요! 낮기온은 여전히 좀 높지만 뭐 언젠간 낮아지겠죠^^;

다락방 2023-09-11 19: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 펀딩 이름 뭐로 하셨어요?
2. 구름 사진 너무 좋아요!! >.<
3. 우리 몸도 멘탈도 잘 챙깁시다!!

거리의화가 2023-09-12 09:11   좋아요 2 | URL
1. 저는 심심한 게 좋아서 제 닉넴 그대로요!ㅎㅎㅎ
2. 요새 구름 진짜 이쁘네요. 오늘도 구름 보니 저렇게 뭉게뭉게...!
3. 네^^ 다락방님이야말로 몸, 마음 건강 잘 챙기셔요!^^*

건수하 2023-09-11 20: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하루 휴식을 가지겠습니다 음하하….

화가님 리뷰대회 꼭 도전해보세요! 상받으실 것 같아요~~

거리의화가 2023-09-12 09:12   좋아요 2 | URL
ㅋㅋㅋ 수하님 아직 초반이라 그러신거죠? 열심히 하셔서 원서 모임이 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리뷰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5만원 건지는 것도 괜찮겠죠!ㅋㅋㅋ

청아 2023-09-11 2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음 달 여성주의 책은 재독이라 더 기대됩니다^^
저도 희망도서 2권 신청해서 통과됐는데 기다리고 있어요.(흐흐)
화가님도 읽다가 반납하는 책이 있으시다니 위로가 됩니다.ㅋㅋㅋㅋ

<생각의 요새>가지치기 화가님의 글로 맛보고 싶네요!!

거리의화가 2023-09-12 09:17   좋아요 2 | URL
미미님 재독이라 더 건져가실 게 많겠습니다^^ 확실히 초독보다는 재독, 삼독...이 더 얻어가는 게 많더군요. 새롭게 보이는 것도 있고요.
희망도서에서 반려되는 경우도 있나요? 저는 아직까지 한 번도 없었어요. 상한 금액이 3만원이라 그렇길래 그 이상인 책은 어쩔 수 없이 신청 못하고 그래픽 노블도 안 된다길래 아예 신청 자체를 못하고 있지만요. 이런것들 제외하고 신청해서 그런지 저는 다 통과됐거든요!
ㅋㅋ 저 책은 읽는 것조차 안했습니다. 아마도 고대로 다시 반납일듯요!^^;
<생각의 요새> 읽기 시작했는데 많은 철학, 사상가들과 책을 만날 수 있네요. 오늘도 하나 건졌습니다! 조금씩 올려볼게요!

2023-09-11 2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9-12 0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3-09-11 2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고 사고 살고.... 제목 좋은데요. ^^
<통감절요> 대학 때 원서로 읽다가 어려워서 죽을 뻔한... 그 뒤로 꼴도 보기싫은 책요. ㅎㅎ
여전히 열심히 읽으시는 화가님 화이팅입니다.

거리의화가 2023-09-12 09:20   좋아요 2 | URL
제목 고민했는데 감사합니다!ㅎㅎ
ㅋㅋㅋ 저 책이 바로 그 한문 가득한 책입니다. 그래도 역주가 되어 있어서 읽지만... 역시 하루에 몇 페이지 이상은 읽기 어렵더군요^^
바람돌이님도 화이팅!

페크pek0501 2023-09-11 2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정보도 얻고 리뷰대회 정보도 얻습니다.
요즘 사고 사건이 많고 물가는 무섭게 상승하고 날씨까지 더우니 책 속으로 들어가는 게 딱입니다. 책 읽으면 잡념이 없어지거든요. 책이 없으면 어쩔 뻔했나, 아니 내가 책 읽는 즐거움을 모르고 살았다면 어쩔 뻔했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완독했을 때도 기쁘지만 구매한 책이 도착할 때가 더 기쁜 것을 알기에 거리의화가 님이 행복해 보여 좋습니다.
사진 속 하늘이 멋집니다!!! 잘 보고 갑니다.^^

거리의화가 2023-09-12 09:23   좋아요 1 | URL
페크님 요새 사회 소식은 암울 그 자체입니다. 책이 답이라는 말씀이 맞는 듯합니다. 탈출구는 책 뿐!ㅎㅎㅎ
맞아요^^ 구입하고 받았을 때의 행복이 있어요. 당장은 못 읽더라도 볼 때의 그 뿌듯함이란!!!
페크님 즐거운 일들이 많으시길 기원합니다.

희선 2023-09-12 02: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끝까지 보셨군요 다른 책과 같이 봐서 그런 거겠습니다 그러면서도 다 보신 책도 있네요 이번주가 가면 낮에도 그렇게 덥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침 밤엔 시원하고 낮엔 하늘이 멋지군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3-09-12 09:24   좋아요 1 | URL
여러 책을 읽다보니 폐해가 있네요. 그렇지만 끝까지 읽어낸 것에 의의를 두어야겠죠.
오늘 아침에도 출근해서 가방 던져놓고 회사 근처 산책을 30분 남짓 했어요. 상쾌하고 청량한 공기에 멋진 하늘 보면서 기분 전환을 해주었답니다.
희선님도 남은 한주 활기차게 보내시길!^^

새파랑 2023-09-12 1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가님의 일관된 취향 멋집니다~!!
벌써 8만원어치 사셨군요. 화가님은 독서계의 희망이십니다~!!

거리의화가 2023-09-12 13:27   좋아요 2 | URL
3권의 책 중 2권의 책이 두껍고 비싸요^^; 제가 사고 싶은 책들은 왜 다 두껍고 비쌀까요ㅎㅎㅎ
그래도 요즘은 문학책도 꽤나 읽고 있습니다. 다만 소설도 역사적 흐름이 있어야 잘 읽혀서 그런 책들만 골라 사서 읽지만요.
독서계의 희망...^^ 열심히 사고 읽어보겠습니다. 새파랑님 감사해요^^

책읽는나무 2023-09-12 15: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책값이 비싸져서 저도 늘 고민하고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반복 중입니다.
저도 영장류 사이보그 책 펀딩했어요.^^
두 번째 사진은 꼭 이불 같단 생각이 듭니다.
구름 이불이요.ㅋㅋㅋ
가을 맛 물씬 풍기는 사진들이네요.

거리의화가 2023-09-12 17:31   좋아요 1 | URL
두번 세번 고민하고 장바구니에 넣습니다. 요새는 보관함에 넣으면(이미 많이 차서) 잊어버리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가능하면 고민하다 정말 살 것만 장바구니에 넣고 주문하고 있어요.
나무님은 닉네임 ‘영장류나무‘로 가셨나요?^^
구름 이불 멋지죠! 오늘도 그런 구름이었는데 사진을 놓쳤습니다. 그냥 보는 것만으로 좋더군요. 높고 맑은 가을 하늘 많이 만끽하셔요^^*

책읽는나무 2023-09-13 10:55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과 엄청나게? 상의하고 고민하다가 결국 사이보그책나무로 했어요.ㅋㅋㅋ
도나짱 책나무나 영장류 책나무로 하려고 했었는데 혼자 넘 튈 것 같아서 그냥 사이보그 무리 속에 들어가 있는 게 튀지 않을 것 같아서요.ㅋㅋ
연맹을 빙자한 잘 숨어 있기!!^^;;;

거리의화가 2023-09-13 11:17   좋아요 1 | URL
도나짱/영장류 책나무도 근사한데요?ㅎㅎ 솔직히 가장 튀지 않는 방법은 닉네임보다는 그냥 이름으로 하는 것이!ㅋㅋ 저는 종종 정말 안 튀고 싶을 땐 그렇게 했었습니다. 누구도 펀딩한 지 모르는!ㅎㅎ

자목련 2023-09-12 15: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 정하기, 어렵습니다. <베를린 함락 1945>리뷰 대회,응원할게요.
하늘은 예쁘고 아기 사과(?)는 귀엽네요!

거리의화가 2023-09-12 17:32   좋아요 0 | URL
자목련님 제목 항상 근사하던데요^^ 고민하고 정하셔서 그럴거라 생각합니다.
아기 사과! 저게 회사 근처에 있더라구요. 처음엔 사과가 아닌 줄 알았어요. 자세히 보니까 주렁주렁 열려서 좀 놀랐습니다. 다만 잎파리 상태가 영양이 부족한지 좀 그렇네요ㅋㅋ
 


메소포타미아에 살던 수메르인들은 하나의 국가 체제에 속해 있지 않았고 city-states라고 불리는 여러 개의 마을에서 살고 있었다. 그러다 Sargon이라 불리는 사람이 city-states를 one country로 만들기를 꿈꾸었다. Sargon의 신화는 너무나 흔하디 흔한 이야기다. 강 근처에서 떠다니는 아기가 든 바구니를 어떤 한 하인이 발견하여 왕에게 가져다 주었고 아기는 궁전에서 성장하였다. Sargon은 궁전에서 술 따르는 하인으로 지내다 군 사령관과 친분을 쌓고 군의 힘을 빌려 마을을 평정하고 50번이 넘는 전투 끝에 city-states를 모두 제압한 뒤 one country를 구성하고 국가 이름은 Akkadia, 수도 이름은 Akkad로 정한다. 그러나 제압당한 기존의 city-states 사람들은 새로운 국가를 따르지 않았다. 이에 military dictatorship(군사 독재) 정치로 강압 정책을 펴면서 사람들을 제압한다. 근데 이게 과연 얼마나 갈까?


* cup-bearer

  He even became the cup-bearer to the king; at every meal, he would bring the king his wine in a golden cup. 


* military dictatorship

  Military means “having to do with the army.” A dictatorship is when people have to obey the government without asking any questions. 



어떤 사람에게 신화적 성격을 부여하기 위해서 신화를 만들어낸 점은 납득이 가지만 궁금한 점은 신화는 왜 다 비슷한 내용일까 하는 점이다. 고대 한반도에 있던 신화들도 알에서 태어나거나 강에서 주웠다거나 그런 비슷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이게 다 돌고 도는 내용인가 싶은? 이는 해외나 국내 신화나 가리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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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3-09-11 14: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함달달 열기가 뜨겁습니다,

˝cup-bearer ˝ 뭔가 상징적, 함축적 의미가 있는 단어라 상상했는데 인용해주신 예문보면 말 그대로 컵을 들고 있었나봐요 ㅎ

거리의화가 2023-09-11 18:13   좋아요 0 | URL
예문 보면 진짜 명확하게 들어오죠^^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책읽는나무 2023-09-12 16: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화들을 보면 죄다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함정이 있어요.^^
그러고 보면 토테미즘이 그냥 생겨난 게 아닌가 봅니다.

거리의화가 2023-09-12 17:34   좋아요 1 | URL
ㅋㅋㅋ 그러게요. 머리는 사람인데 하체는 다 동물들로^^;
토테미즘은 동서양을 막론하지 않고 두루 존재하나봅니다ㅋㅋ
 
와다 하루키의 한국전쟁 전사
와다 하루키 지음, 남상구 외 옮김 / 청아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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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전사(全史)는 한국전쟁의 시작 전부터 마지막 정전 협정까지의 역사를 담고 있는 책이다. 커밍스의 <한국전쟁의 기원>은 한국전쟁의 기원에  초점을 더 맞추어 전쟁 자체의 기록은 소략해서 아쉬움이 있었다(마찬가지로 한국 저자인 박명림의 <한국전쟁의 발발과 기원>도 그 기원과 배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전반적인 과정과 결과를 다루고 있고 무엇보다 한국과 소련, 중국, 미국의 기록 등 다양한 기록을 참고하고 있어 도움이 되었다.


1949년 4월 23일 중국인민해방군이 장제스 정권이 있던 난징을 함락시켰다. 이는 중국 내부에도 전환점이 되었으나 북한 지도부도 고무되었음에 틀림 없다. 변화된 미국 정세에 남한은 한국을 미국의 방위선 안에 넣어 달라고 요구했으나 미 정부는 남한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말하며 미국에 대한 한국의 불신감을 키웠다. 이 무렵 38선을 둘러싸고 국경 충돌이 본격화했다. 5월부터 옹진 반도에서 북측의 공격으로 남측이 부대를 투입했으나 격퇴에 애를 먹으면서 6월까지 전투가 이어졌다. 

6월 29일에는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하였고 6월 30일에는 남북의 노동당이 합당하면서 김일성-박헌영 체제가 확립되었다. 7월 말 조선인으로 구성된 중국인민해방군이 북한에 들어와 조선인민군으로 재편된 결과 북의 병력은 5개 사단으로 증가한다. 


북한 정부는 미군이 떠난 지금 삼척을 해방시키고 옹진반도를 탈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판단했고 이를 소련에 타전한다. 1949년 9월 24일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지령을 내려 김일성과 박헌영에게 다음과 같이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옹진반도와 개성 지구의 탈취 같은 부분적인 작전에 대해 말하자면, 이 작전의 결과 북조선의 경계가 서울에 거의 근접하게 된다면, 이 작전은 북조선의 전쟁 개시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군사적 면에서나 정치적 면에서나 이 전쟁을 위한 북조선의 준비는 아직 미흡하다. 덧붙여 북이 먼저 군사행동에 나서 장기화할 조짐을 보일 경우, 조선 문제에 어떠한 형태로든 미국인이 끼어들 명분을 줄 우려가 있다. 모든 점을 감안할 때 현재 조선 통일의 투쟁 과업을 위해 최대한의 힘을 결집할 필요가 있는 것은 첫째, 반동 정권의 타도와 전 조선 통일이라는 과제의 성공을 위한 남조선 빨치산 활동 전개, 해방구 설치, 그리고 전 인민 무장봉기의 준비이며 둘째, 조선인민군을 전반에 걸쳐 한층 더 강화하는 일이다.


스탈린과 소련공산당은 미군의 개입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북한 지도부의 무력 해방안을 반려했다. 하지만 1950년 일본공산당에 대한 코민포름의 비판(소련공산당이 일본공산당에 대해 미군에 맞서는 철저한 대결 노선으로 전환하라는 지시)이 나오고 소련이 중국 혁명의 길을 지지하면서 북한 지도부는 다시 스탈린에게 자신들의 계획을 타전한다. 스탈린은 1월 30일 거의 완전한 동의를 표명하는 서신을 보냈다(물론 중국 정부의 원조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 하에). 이로써 김일성은 전쟁 준비를 본격화할 수 있었다. 


1950년 훈련 명령을 받고 전선으로 이동한 모든 보병연대는 6월 23일 저녁 전투 명령을 받았고, 25일 오전 4시부로 공격을 개시하라는 명령이 모든 부대에 하달됐으며, 공병은 곧바로 6월 24일 지뢰 해체 작업에 들어갔다. 6월 25일 오전 4시 40분 북한군은 38선상의 모든 지점에서 일제히 공격을 개시했다.

전쟁이 발발하자 UN은 안보리 긴급회의를 소집했으나 소련이 불참(스탈린은 “내가 생각하기에 소련 대표는 안보리 회의에 참석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하면서 불참 지시를 내렸다.)하고 유고슬라비아가 기권한 상황에서 첫 결의가 채택됐다. 29일 미국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맥아더에게 38선 이북을 목표로 한 공군 작전 확대와 부산-진해에 한정된 미 지상군의 투입을 지시하는 명령을 결정했다. 맥아더는 전황을 시찰한 뒤 “한국군은 반어 능력이 없으며 적의 진격이 계속되면 붕괴할 위험이 있으므로 현재의 전선을 지키고 나아가 반격하기 위해 미 지상군의 투입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6월 30일 미군의 전면적 출격이 단행되었다. 한국전쟁 개전으로 타이완은 제7함대의 타이완해협 파견으로 군사적 보호를 받을 수 있었으며 일본은 후방 지원으로 특수를 누릴 수 있었다. 


10월 2일 맥아더가 유엔군 전 부대에 “우리가 군사 작전을 하는 곳은 군사적 필요와 한반도의 국제적 경계에 의해서만 제한된다. 따라서 소위 38선은 우리 군의 군사적 운용 측면에서 고려할 요소가 아니다. 적을 완전히 패배시키기 위해 귀하의 부대는 그 경계를 언제든지 넘어도 좋다.” 명령하며 한국군의 북진은 추인됐다. 하지만 이후 전쟁 과정은 알려진 바와 같이 남북한 모두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난항을 겪었다. 


1951년 3월 마오쩌둥은 스탈린에게 자신들의 입장을 알렸다. 

조선의 전장에서 벌어진 최근의 전역 과정은 거의 모든 적군이 괴멸되지 않는 이상 적은 조선에서 철수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보여 줬습니다. 적의 군대 대부분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조선의 군사 작전은 장기적인 성격의 것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는 적어도 2년은 걸릴 것으로 상정해야 합니다.

마오쩌둥은 이북을 지키기 위한 소련 공군을 스탈린에게 요청하였는데 이를 승인했다.


이 무렵 미국도 정전에 대한 고려를 시작하여 대일 강화 조약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소련은 중소우호조약에 따라 대일 강화에서 중국과 보조를 맞추어야 했다. 한국전쟁 관련해서 소련보다는 정면에 중국을 내건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욱 중국의 입장을 맞춰줄 수밖에 없었다. 5월 6일 스탈린은 마오쩌둥에게 대일 강화 문제 관련하여 지지를 요청했다. (1) 강화조약의 단독 준비에 반대하고, 중・소, 미・영의 공동 준비를 요구한다. (2) 중국의 타이완에 대한 권리를 명기하라. (3) 일본령 오키나와를 미국 통치하에 두는 것에 반대한다. (4) 일본 군사력의 한계를 명기하라. (5) 일본은 군사동맹에 가입해서는 안 되며, 강화 후 1년 이상 점령군이 머물러서는 안 된다. 마오쩌둥은 완전 동의를 표명하고 이를 미국에 전달했다. 미국은 6월 14일 대일 강화 조약에서 남사할린과 쿠릴제도는 일본이 포기하고 소련의 영유라는 규정은 삭제했다. - P384

이때 남한은 국민방위군 사건과 거창 사건으로 무척 혼란스러웠다. 정치적 위기 상태가 지속되면서 남한 정부가 미국에 무기 제공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먹히지 않았다. 이처럼 미국은 남한 정부와 군을 불신했고 자신들이 추진하고 있던 정전회담 개시 방향 등도 공유하지 않았다. 5월 17일 미국 상원에서 한국전쟁 정전 결의가 채택됐으나 애치슨은 이승만의 동의를 얻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이 정도면 거의 이승만 패싱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9월 8일 대일평화조약 체결로 일본은 전쟁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미국은 일본 방어를 내세워 일본 내 기지를 자유롭게 사용할 권리를 획득하게 되었다. 

한반도의 정전회담은 7월 10일 개성에서 시작되었다. 중국과 북한 측 회담 대표는 조선인민군 총참모장 남일이었고 부대표는 중국인민지원군 부사령 덩화였다. 유엔군 대표는 터너 조이 해군대장, 4명의 미군 장성과 한국군 제1군단장 백선엽 대장으로 구성됐다(이승만이 정전에 반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입장이 참 난감했을 것이다). 중국과 북한 측의 정전 협상은 마오쩌둥이 대부분 주도하였다. 회담 의제 중 군사분계선을 어디로 할 것인가, 포로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컸다. 그나마 군사분계선의 문제는 그리 오랜 시간을 끌지 않았으나 포로 문제 때문에 정전 협상은 결렬과 재개를 반복하며 2년 넘게 끌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 


1952년 부산 정치파동으로 이승만은 민의를 거슬렀고 미국 정부에도 이는 부담이 되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지금 대한민국에 이승만을 대신할 국민적 브랜드를 가진 인물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현 상태를 유지하기로 한다. 

북한은 1953년 제5차 전원회의 결정에서 종파주의분자 적발, 비판 캠페인으로 김일성에게 권력을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3월 5일 스탈린이 사망한 뒤 박헌영은 추도식 직후 체포되면서 김일성은 종전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다. 문제가 되었던 포로 협상에서 “송환을 주장하는 모든 포로는 즉시 송환하고, 나머지 포로는 송환 문제의 공정한 해결을 확보하기 위해 중립국에 인도할 것”으로 결론이 난다. 저우언라이, 김일성이 이에 서명하였으나 이승만은 끝까지 저항했다. 그는 (1) 한반도의 재통일, (2) 중공군의 철수, (3) 북한군의 무장해제, (4) 제3국이 북한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의 금지, (5) 대한민국의 주권 존중 및 한반도 문제 해결에서 그 목소리의 존중이었다. 모두 정전을 불가능하게 하는 조건이었다. 클라크는 이승만을 지속적으로 설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아이젠하워도 이승만에게 편지를 보냈으나 사실 그 이면에는 “에버레디 계획”으로 한국 정부가 저항한다면 정전에 협력적인 신한국 정부를 수립하려는 계획이 있었다. 이승만이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어쨌든 워싱턴이 양보하고 이승만도 물러서면서(정전협정에 서명할 수 없지만 정전회담을 방해하지는 않겠다. 이것은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방기한 것 아닌지?) 7월 24일 정전회담의 내용이 최종적으로 결정되었다. 이승만은 미국이 한국의 안전을 보장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고 7월 27일 판문점에서 해리슨과 남일은 정전협정에 조인했다. 정전 명령은 남쪽은 클라크의 이름으로, 북쪽에서는 김일성과 펑더화이의 이름으로 내려졌다. 


전쟁이 끝난 후 한반도는 미국과 소련의 합의에 따라 비타협적 대립 속에 갇혔다. 한국 측에도, 북한 측에도 군사행동을 다시 생각할 조건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한반도에 존재하게 된 것은 평화가 아니었다. 차가운 전쟁도 아니었다. 냉전이라면 외교 관계는 있으나 군사적으로는 긴박한 대결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남한과 북한 사이의 열전은 끝났지만, 냉전 상태에도 미치지 못한 특별한 적대적인 상태가 계속됐다. - P60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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