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속의 세상, 세상속의 교회>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 - 법학자 김두식이 바라본 교회 속 세상 풍경
김두식 지음 / 홍성사 / 2010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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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의 풍경>의 저자 ‘법학자 김두식이 바라본 교회 속 세상 풍경',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는 단숨에 읽히는 책이다.
이 책의 요지를 빨리 파악하고 싶은 사람은 2장과 8장을 먼저 읽어도 무방하다고 
저자는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는데, 건너뛰기는커녕 1장 중에서
'무례하고 공격적인 기독교' 부분을 읽는데 나도 모르게 숨결이 가빠 왔다.
교회뿐만이 아니다.“이기적이고, 말과 행동이 다르고, 독선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기독교인들, 이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나를 포함하여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 한국 교회 목사님들의 모습은 교회 공동체를 이끄는 지도자라기보다는
중소기업 사장님에 가깝습니다. 자기 손으로 일군 기업에 대한 강한 애착과 소유욕,
그 기업을 자녀들에게 물려주려는 의지, 그리고 그 기업의 방향과 질서는
자기 혼자서 정해야 한다는 권위주의적 태도가 바로 그런 것들입니다
.(27쪽)

오늘날 일그러진 교회의 초상에 단초를 제공한 4세기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기독교 공인’ 무렵(제4장)부터 16세기 유럽의 ‘종교개혁’ 당시(5장)와
중세의 '이단'(6장)을 생생하고 치밀하게 '지금 여기'와 연결하는 솜씨라니!
오늘날의 교회는 '개인의 성공이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신성 모독적 가치관에
깊이 물들어 있다.
그러다 보니 기도는 무엇 무엇을 허락해 달라는 기복적인 내용이기 일쑤고,
무엇을 허락하면 나도 무엇을 주겠다는 은밀한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나중에 많이 버리기 위해서라도 학벌 등등 일단 많은 것을 거머쥐어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도 횡행하고 있다.
명문대를 나온 목사나 선교사가 더 신뢰받고, 의사나 변호사 등 뚜렷한 전문직에 종사해야
선교도 더 충실하게 할 수 있다는 식이다.
몇 년 전 이라크 저항세력의 인질로 사망한 비주류 선교사 김선일 씨에 대한 단상은
서늘하면서도 날카로웠다.

-
선교가 정말 최종목적이라면 왜 그 나라에 가서 막노동을 하거나 철공소에서 일하거나
자동차 정비사가 될 생각은 하지 않습니까?(...)
초대교회에서는 누구도 로마의 지도자가 되거나 의사 변호사 교수 등 전문직으로 나가는
비전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가난했고, 목숨을 걸고 복음을 전했으며 대부분 비참한 최후를 맞았습니다
.(49~51쪽)

교회에서 흔히 예배시간이나 수련회 때 청소년들에게 요구하는 높은 이상이나 비전(vision)도,
깊이 들어가 보면 개개인의 사사로운 '욕심'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낮은 데로 임하라”는 예수의 말씀은 온데간데없고, “권위에 굴복하라”는 자의적인 해석의
구약 율법만 살아남아 춤추는 것이 현실이다.'
주의 영광을 위하여'라는 그럴듯한 미명하에 교회나 신자나 은밀히
사사로운 욕심만 채우고 있는 건 아닌지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된다.
살아가다가 보면 생기 마련인 성경이나 교회에 대한 이런저런 의문을 그대로 발설하는 건
위험천만한 짓이다.
여차하면 믿음이 부족한 것이 되고, 저차하면 ‘이단’으로 내몰린다.
목구멍까지 차올랐으나 그때그때 꿀꺽 삼켜버렸던, '물을 수 없었던 물음들'을
이 책 속에서  만났다.
1장과 2장 그 중에서도 2장 '비전과 욕심, 방향을 거꾸로 잡은 교회'만 가지고 리뷰를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 한켠이 서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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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7 2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8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7 2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8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9 2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9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9 2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굿바이, 사교육>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굿바이 사교육 - 내 아이를 학원에 보내고 싶지 않은 학부모를 위한 교육 필독서
이범 외 지음 / 시사IN북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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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경기도 교육감 선거가 지난해 4월에 있었다.
출근길에 투표를 하겠다는 남편과 함께 아침 일찍 투표장을 찾았는데
이상하게도 대통령을 뽑을 때보다 더 비감하고 비장해지기까지 했다.
심지어는 벽보의 교육감 후보 얼굴만 봐도 눈물이 핑 돌았으니......

몇 달 후, 도민들이 직접 뽑은 교육감의 교육정책에 하나부터 열까지 반발해
초등학생 무상급식 예산까지 삭감한 교육위원들의 면상을 구경하기 위해
난생처음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를 찾아 이름과 낯짝들을 일일이 대조 확인하고
항의하는 글을 남겼다.
그리고 알라딘 서재에 들어와 '개새끼들'이라는 카테고리의 숨겨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봄방학이 끝나면 딸아이는 6학년이 된다.
지난 여름, 2년째 영어와 수학학원을 함께 다니는 딸아이 '절친'의 엄마가 전화를 걸어왔다.
이제 외고나 과학고 등 특목고 진학을 목표로 강도 높은 수업이 이루어지는
시내의 큰 학원으로 옮기자는 것이다.
특목고를 목표로 '빡세게' 공부를 해야 그나마 높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마트에서 파트타임 일을 하여 두 자매의 사교육비에 보태는 형편인 그녀는
아이들에게 평소 누누이 강조한다고 한다.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엄마처럼 아르바이트나 하며 가난하게 살게 된다고.
초등학교 고학년이 중3이나 고등학교 과정의 교과를 선행학습하는 건
이야깃거리도 아니라고 한다.
아이들 고생시키는 건 싫고 안됐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게 그녀의 진단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나는 무리한 선행학습에 대한 반대의사는 확고한 편이다.
결국 공부에 열의를 가진 친구만 시내의 큰 학원으로 옮기고
딸아이는 놀멍쉬멍 동네 학원에 다니고 있다.
지금부터 성적 격차가 크게 벌어질지 모른다 생각하니 뭔가 손해 보는 느낌이랄까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 것도 사실이었다.

평소 선행학습, 특목고 진학 , 조기유학, 어학연수 등등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았는데
어느 날 선물처럼 이 책이 나에게 왔다.

굿바이 사교육은 여과지를 거치지 않은 우리 교육현실 보고서다.
곰 TV 인터넷 강사 이범 선생의 '왜 교육문제 쓰나미가 밀려오는가'라는 제목의
1교시 강의를 시작으로,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송인수 공동대표의 7교시 강의까지
평소 우리 교육현실에 대한 나의 의혹과 불만과 불안을 차근차근 짚어주었다.
1교시 이범 선생의 강의는 밑줄 긋고 메모할 것이 얼마나 많았는지  한눈 팔 시간이 없었고
2교시 강사(솔빛이네 엄마표 영어연수 저자 이남수)는 '옆집 엄마의 한마디'를 듣는 기분으로
편안하게 영어 조기 집중 교육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주었다.
청소년을 위한 인디고 서원 운영자 허아람 선생의 6교시 열강은 특히 뜨거웠는데
다음 구절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 노숙인의 주거권을 보장해 주는 나라와
냉소와 소외로 그들을 차별하는 나라는
<돈키호테>를 읽은 시민이 많은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254쪽) 

올해도 어김없이 전국의 중고등학교는 교문 앞에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 외국어고, 과학고, 누구누구 몇 명 입학
- 서울대, Y대 K대, 무슨 과 누구누구 몇 명 입학

그런 플래카드가 야만적이라 생각되어 눈살 찌푸리면서도 내 아이가 앞으로
다니게 될지 모르는 학교의 플래카드를 보면 손가락을 꼽아가며 숫자를 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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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10-02-01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신간 평가단 서재에 개설되는 해당 도서 페이퍼에 트랙백을 꼭 보내주셔야 합니다.

신간 평가단 도서 리뷰인데
트랙백을 어떻게 보내는지 모릅니다.
아시는 분 좀 귓속말 부탁드립니다.

2010-02-01 1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01 1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10-02-01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개새끼들에 '글샘'이라곤 치지 마시구여~ ㅋㅋ
트랙백은 해결하셨을테고...
딸내미는 스스로 공부할 만큼 하라고 하세요.
저도 학교에서 돈받고 살지만... 과잉 학습이 과연 무얼 가져오는지...
서울대 연고대가 과연 뭘로 남는지... 알지 못합니다.
사람은 자기 몫만큼 사는 거지요.
공부가 좋아서 서울대 간 친구들, 지금 돈 많이 버는 녀석들도 있지만, 번역도 하고 나름 공부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운 그런 게 좋은데... 세상은 뭔가 실적을 요구하기도 하구요. 중고교생을 두신 부모님은, 절대로 이웃집 아줌마에게 흔들리면 안됩니다. 아이가 잘 놀고, 친구 잘 사귀면 1차 합격.
국영수를 80점 이상 맞으면 2차 합격.(국영수 못하면... 대학가기 좀 힘드니까요...)
외고고 뭐고 다 필요없단 생각입니다.
그 담은 고딩 돼서 하기 나름이지요.

로드무비 2010-02-01 18:45   좋아요 0 | URL
글샘 님, 트랙백은 귓속말 남겨주는 분이 없어 해결 못했고,
님의 댓글에 절절이 공감합니다.
공부 갖고 아이 닦달할 생각은 없습니다.
사실, 조금은 있을지도 모르지만 자제하려고요.ㅎㅎ
그런데 책까지 안 읽으려 드니 그건 좀 불만입니다.

바쁘실 텐데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twoshot 2010-02-01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트랙백에 대한 알라딘의 설명입니다.

먼댓글(트랙백)이 무엇인가요.

고객님이 작성하신 글에 다른 분들이 의견을 주실 때는 댓글 방식과 먼댓글(트랙백) 방식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댓글 방식은 짧은 코멘트를 해당 글에 직접 남기는 것이고, 먼댓글은 본인의 서재나 블로그에서 일단 글을 작성하셔서 두 개의 글을 엮어 보여지게 하는 방식입니다. 고객님이 트랙백을 보내고자 하는 글의 트랙백 주소를 입력하시면 고객님 글의 본문에 '관련글'로 해당 글의 제목과 링크가 생성됩니다. 한편 트랙백을 받은 글에서는 댓글 위쪽으로 고객님의 글 제목과 본문 일부가 펼쳐져서 상호 원활한 의견교환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신간 평가단 서재에 개설되는 해당 도서 페이퍼에서 댓글을 다시면 되는데
거기에서 트랙백 체크박스에 체크를 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해보진 않았습니다.헌데 리뷰테스트를 해보니 밑부분에 트랙백을 체크하는 곳이 있네요)

이상 시원찮은 답변이었구요.
오늘 로드무비님께 하고 싶었던말은 이겁니다.
"로드무비님 화이팅!"
"주하 화이팅"^^

로드무비 2010-02-01 22:14   좋아요 0 | URL
twoshot 님, 반갑습니다.
하아드 님이 가르쳐주신 대로 했더니 문제가 풀렸네요.
아무튼, twoshot 님도 파이팅입니다요!^^

Mephistopheles 2010-02-01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제 남의 일이 결코 아닌지라 평범한 관심을 넘어서게 되버렸습니다..

로드무비 2010-02-01 22:06   좋아요 0 | URL
메피스토 님, 정말 남의 일이 아니죠.=3=3
혹여 궁금한 것 있으면 제게 물어봐주세요.
아는 한도 내에서 성심껏 답변 드리겠습니다.^^


하이드 2010-02-01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려드릴께요.
리뷰 수정 누르시면,

하단에 '먼댓글 쓰기' 박스가 있습니다.

거기에 체크하면 '먼댓글 주소' 박스가 열려요. 거기에 해당 페이퍼 먼댓글 주소
http://blog.aladdin.co.kr/trackback/proposeBook/3324822

이거에요. 이걸 그대로 복사하여 넣고

등록하기 누르시면 되요.

로드무비 2010-02-01 22:03   좋아요 0 | URL
하이드 님, 고맙습니다.
정말 쉽네요.=3=3=3
언젠가 사진 수정해 올리는 법도 가르쳐주셨죠!
그런데 하나를 가르쳐주면 하나를 까먹으니......

그래도 저 포기하지 마시고 아시는 것 계속 가르쳐 주세요.^^

치니 2010-02-02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새끼들'이라는 비밀 카테고리, 우워워, 이거 저도 할까봐요 ~ ㅋㅋ

로드무비 2010-02-02 12:37   좋아요 0 | URL
뭣에 써먹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름 올리는 쾌감도 있습니다.ㅎㅎ

2010-02-03 2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04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06 0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08 2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2 2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8 1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 성화에 못 이겨
청계천 시장에서 데려온 스무 마리 열대어가
이틀 만에 열두 마리로 줄어 있다
저들끼리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과정에서
죽임을 당하거나 먹힌 것이라 한다

관계라니,
살아남은 것들만 남은 수조 안이 평화롭다
난 이 투명한 세상을 견딜 수 없다

             - 詩 '수조 앞에서',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창비 刊






딸아이가 며칠 전에 물었다.
"야시장 언제 열려?"
"토요일마다 서잖아."
"그거 말고, 금붕어도 팔고, 엄마아빠삼촌 술도 마시는 야시장..."
"아아, 그거! 글쎄다. 봄에는 열리지 않을까?"

2년 전 봄밤, 우리 동네 공터에 섰던 야시장.
딸아이는 금붕어 네 마리를 투명 비닐봉지에 담아 데려왔는데
지금은 한 마리도 남아 있지 않다.

그 아이들 때문에 급구매 했던, 인테리어 효과를 고려한 비싼 어항만 덩그러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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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0-01-21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로드무비 2010-01-21 11:09   좋아요 0 | URL
치니 님, 최양일 감독의 <퀼> 보셨어요?
극장에서 나도 모르게 치니 님을 생각했나이다.
그리고 사진 속의 저 의젓한 아이.^^

치니 2010-01-21 11:44   좋아요 0 | URL
봤어요 봤어요!!! 아아아, 눈물을 머금고 차마 떨어뜨리지 못한 채(엉엉 울까봐서) 2시간을 봤더니 눈이 알알했던 영화.
이 영화 생각보다 안 알려져서 안타까워했었는데, 역시 로드무비님은 짱!

로드무비 2010-01-21 12:33   좋아요 0 | URL
치니 님도 역시 보셨구나. 안심.^^

2010-01-21 14: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3 0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4 1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5 1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6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6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상처>

              마종기

내가 어느덧
늙은이의 나이가 되어
사랑스러운 것이 그냥
사랑스럽게 보이고
우스운 것이 거침없이
우습게 보이네.

젊었던 나이의 나여.
사고무친한 늙은 나를
초라하게 쳐다보는 젊은이여,
세상의 모든 일은 언제나
내 가슴에는 뻐근하게 왔다.
감동의 맥박은 쉽게 널뛰고
어디에서도 오래 쉴 자리를
편히 구할 수가 없었다.



새해는 세 권의 시집으로 시작하였다.
송경동 시인의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최승자 시인의 <쓸쓸해서 머나먼>
그리고 <마종기 시전집>.

언제부턴가 가슴 뻑적지근한 시를 읽고 나면 시인의 나이가 몇 살인가
확인해 보는 버릇이 붙었다.
이것도 나이 들어가는 징조.
'사랑스러운 것이 그냥 사랑스럽게 보이고
우스운 것이 거침없이 우습게 보'인다는 시인의 말을 콩떡같이 알아먹겠으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최승자 시인의 다음 시는 쓸쓸하면서도 참 유쾌하다.
시인의 건재함이 반가워서 몇 번을 되풀이 읽은 시편들.



<참 우습다>
           
              최승자

작년 어느 날
길거리에 버려진 신문지에서
내 나이가 56세라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나는 아파서
그냥 병(病)과 놀고 있었는데
사람들은 내 나이만 세고 있었나 보다
그동안은 나는 늘 사십대였다

참 우습다
내가 57세라니
나는 아직 아이처럼 팔랑거릴 수 있고
소녀처럼 포르르포르르 할 수 있는데
진짜 할머니맹키로 흐르르흐르르 해야 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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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0 1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0 1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0 1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0 15: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0-01-20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곧 최승자님 시처럼 될 것같아서 조금 마음이 아프네요

로드무비 2010-01-20 15:23   좋아요 0 | URL
저런 시를 쓸 수 있는 시인이 부러운데요, 저는.^^

글샘 2010-01-21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르르 흐르르...

로드무비 2010-01-21 10:59   좋아요 0 | URL
호르르호르르...

2010-01-21 1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4 1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rainy 2010-01-21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로 할 수 없이 반가워요.
최승자 시인도, 로드무비 님도^^

로드무비 2010-01-24 12:21   좋아요 0 | URL
rainy 님, 반갑습니다.
님 방에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이렇게 만난 김에...
 

어젯밤 딸아이와 대화 중에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라는 말이 나왔다.

주하야, 이기주의는 뭐야?
- 자기 생각하는 것.
그러면 개인주의는?
- 자기를 먼저 생각하는 것.

그 예쁜 입에서 나온 신통방통한 말, 페이퍼로 기록해 둔다. 

 







열린 창문이 마음에 들어 어디선가 업어온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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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1-20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님은 사회학 해야겠는데욧!

로드무비 2010-01-20 12:35   좋아요 0 | URL
태권도 다시 배울 것을 권유하고 있는데
사회학이라굽쇼.^^

Mephistopheles 2010-01-20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의이기 이전에 진리같습니다.

로드무비 2010-01-20 12:34   좋아요 0 | URL
메피스토 님은 가끔 너무 진지하시더라.=3=3=3

Mephistopheles 2010-01-20 17:17   좋아요 0 | URL
어머 전 언제나 진지해욧!=3=3=3=3

로드무비 2010-01-21 11:28   좋아요 0 | URL
백 번에 한 번?=3=3=3

라주미힌 2010-01-20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오늘도 배우고 갑니다 ㅎㅎ.. 주하 사진 못 본지 까마득...

로드무비 2010-01-20 12:30   좋아요 0 | URL
라주미힌 님,
저도 주하 사진 못 본 지 까마득하네요.
아예 찍질 않았으니까요.
언제 예쁜 사진 한 장 건지면 바로 올리겠습니다요.^^

2010-01-20 1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0 1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법천자문 2010-01-20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 천재닷!

로드무비 2010-01-20 15:29   좋아요 0 | URL
구은재 님이야말로.=3=3=3

BRINY 2010-01-20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짝짝짝!

로드무비 2010-01-21 11:02   좋아요 0 | URL
기말고사 국어 성적 85점과 저런 재치(?)는
별 상관이 없는 건가 봅니다.^^

BRINY 2010-01-21 20:52   좋아요 0 | URL
학년이 올라갈수록 빛을 발할 것이라 생각되니 너무 걱정마십시오.

로드무비 2010-01-24 12:30   좋아요 0 | URL
BRiNY 님 말씀만 믿겠습니다.^^

조선인 2010-01-20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 로드무비님, 이건 정말 명언록에 남겨야 합니다.

로드무비 2010-01-21 11:03   좋아요 0 | URL
조선인 님, 그래서 이렇게 득달같이 달려와 기록을 남겼잖습네까!^^

poptrash 2010-01-21 0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어의 연금술사 같은 느낌인데요.
호그와트로 보내야 할지도!!

로드무비 2010-01-21 11:04   좋아요 0 | URL
poptrash 님, 님이 가고 싶으신 거죠?^^

치니 2010-01-21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주하라는 이름은 다 이쁘고 똑똑한가봐요(김주하 아나운서를 뜬굼없이 떠올리는 치니).
근데 저 사진의 집은 어디래요? 설마 주하집?

로드무비 2010-01-21 11:08   좋아요 0 | URL
헤헤, 우리 집이 저럴 리가요!
홍대앞 무슨 카페인가본데 왠지 맘에 들어 업어왔습니다.

끙끙거리며 아이 이름 지을 때가 생각납니다.
치니 님 댓글 보니 이름 잘 지은 것 같아 흐뭇합니다요.^^

향기로운 2010-02-27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아이가 제목처럼 명쾌한 답을 했네요^^ 사진 속 초록빛 창틀도 아담한 돌담도 작은 테이블까지.. 멋진 사진이네요.

로드무비 2010-02-28 15:51   좋아요 0 | URL
향기로운 님, 저 창문 밖으로 봄이 스멀스멀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