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사교육>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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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사교육 - 내 아이를 학원에 보내고 싶지 않은 학부모를 위한 교육 필독서
이범 외 지음 / 시사IN북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경기도 교육감 선거가 지난해 4월에 있었다.
출근길에 투표를 하겠다는 남편과 함께 아침 일찍 투표장을 찾았는데
이상하게도 대통령을 뽑을 때보다 더 비감하고 비장해지기까지 했다.
심지어는 벽보의 교육감 후보 얼굴만 봐도 눈물이 핑 돌았으니......
몇 달 후, 도민들이 직접 뽑은 교육감의 교육정책에 하나부터 열까지 반발해
초등학생 무상급식 예산까지 삭감한 교육위원들의 면상을 구경하기 위해
난생처음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를 찾아 이름과 낯짝들을 일일이 대조 확인하고
항의하는 글을 남겼다.
그리고 알라딘 서재에 들어와 '개새끼들'이라는 카테고리의 숨겨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봄방학이 끝나면 딸아이는 6학년이 된다.
지난 여름, 2년째 영어와 수학학원을 함께 다니는 딸아이 '절친'의 엄마가 전화를 걸어왔다.
이제 외고나 과학고 등 특목고 진학을 목표로 강도 높은 수업이 이루어지는
시내의 큰 학원으로 옮기자는 것이다.
특목고를 목표로 '빡세게' 공부를 해야 그나마 높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마트에서 파트타임 일을 하여 두 자매의 사교육비에 보태는 형편인 그녀는
아이들에게 평소 누누이 강조한다고 한다.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엄마처럼 아르바이트나 하며 가난하게 살게 된다고.
초등학교 고학년이 중3이나 고등학교 과정의 교과를 선행학습하는 건
이야깃거리도 아니라고 한다.
아이들 고생시키는 건 싫고 안됐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게 그녀의 진단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나는 무리한 선행학습에 대한 반대의사는 확고한 편이다.
결국 공부에 열의를 가진 친구만 시내의 큰 학원으로 옮기고
딸아이는 놀멍쉬멍 동네 학원에 다니고 있다.
지금부터 성적 격차가 크게 벌어질지 모른다 생각하니 뭔가 손해 보는 느낌이랄까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 것도 사실이었다.
평소 선행학습, 특목고 진학 , 조기유학, 어학연수 등등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았는데
어느 날 선물처럼 이 책이 나에게 왔다.
굿바이 사교육은 여과지를 거치지 않은 우리 교육현실 보고서다.
곰 TV 인터넷 강사 이범 선생의 '왜 교육문제 쓰나미가 밀려오는가'라는 제목의
1교시 강의를 시작으로,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송인수 공동대표의 7교시 강의까지
평소 우리 교육현실에 대한 나의 의혹과 불만과 불안을 차근차근 짚어주었다.
1교시 이범 선생의 강의는 밑줄 긋고 메모할 것이 얼마나 많았는지 한눈 팔 시간이 없었고
2교시 강사(솔빛이네 엄마표 영어연수 저자 이남수)는 '옆집 엄마의 한마디'를 듣는 기분으로
편안하게 영어 조기 집중 교육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주었다.
청소년을 위한 인디고 서원 운영자 허아람 선생의 6교시 열강은 특히 뜨거웠는데
다음 구절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 노숙인의 주거권을 보장해 주는 나라와
냉소와 소외로 그들을 차별하는 나라는
<돈키호테>를 읽은 시민이 많은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254쪽)
올해도 어김없이 전국의 중고등학교는 교문 앞에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 외국어고, 과학고, 누구누구 몇 명 입학
- 서울대, Y대 K대, 무슨 과 누구누구 몇 명 입학
그런 플래카드가 야만적이라 생각되어 눈살 찌푸리면서도 내 아이가 앞으로
다니게 될지 모르는 학교의 플래카드를 보면 손가락을 꼽아가며 숫자를 세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