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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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이 큰 인기를 끌면서, 이 책의 내용과 함께 자주 소개되던 내용이 이 책의 <601, 602>이다. 옆집 친구는 오빠에게 이유없이 맞지만 엄마는 이를 방관하고, 거기다 그 엄마는 여자애가 공부해서 뭐하냐는 소릴 하질 않나... 한때 일반적이며 암묵적으로 용인되었던 하지만 지금은 이런 장면이 섬뜩할 만큼 폭력적이다. 이 책엔 이런 한때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묶여 있다. 고등학교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레즈 커플 이야기, 고등학교 온라인 통신으로 만난 세 친구의 20대 초반 시절의 이야기, 정신 못차리고 앞가림 못하다가 우연찮게 아일랜드에 가게 되면서 한층 성숙해 지는 이야기. 큰 사건 전개도 없고 뭔가 기 승 전 결 이야기가 없다 싶은데, 이게 한때 내 삶 한편의 이야기지 싶기도 하다. 고등학교때, 20대 초반의 이야기를 읽으며서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하면 그냥 그때의 이야기를 스쳐 지나가는 이야기, 스쳐지나가는 인연일 뿐이다. 성숙해 가는 과정.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지나간다 싶은. 그 스치는 인연 속에서 그 사람은 내게 무해한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나는 그 사람에게 무해한 사람이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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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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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 참 오랜만이다.

소설을 읽는 이유가 다른 사람의 감성을 경험해 보기 위한 거라고 한다. 여기 나온 등장인물의 마음은 어떤 걸까?

5살 아이를 잃은 엄마와 아빠의 감정은 어떤 것일까? 후진하는 유치원 버스에 치여 하늘나라로 간 아이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꽃매를 맞아야 하는 엄마의 마음은...  

10년 동안 만난 동거남이 자신 몰라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빼내서 노량진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마음은... 

노인의 폭행 장면을 목격한 아들이 손으로 입을 가리는 장면을 봤지만 혹시 그게 놀라움과 공포에 가린 손이 아니라 웃음을 가리는 손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10대 아들을 둔 엄마의 마음은...

차량 사고를 낸 교수가 시간강사에서 사고는 냈다고 대신 말해달래 놓고, 그렇게 신세 져 놓고선 뒤에선 시간강사가 교수로 채용되는 걸 강하게 반대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그 시간강사의 마음은...

 

감정이 이렇다 저렇다는 설명은 없다. 그냥 주인공들의 대화와 상황 설명만 있을 뿐인데, 그 감정에 확 몰입됐다. 특히 첫 번째 단편. 아들 잃은 엄마가 나온 장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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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바캉스 에디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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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이라는 여행 프로에 출연하고, 광고에도 나오고, 토크쇼에도 나오고...

작가의 유명세가 이 책의 인기에 한몫 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여행의 이유가 과연 뭘까?

사실 여행은 무척 피곤하다.

짐을 꾸려야 하고, 또 항공권 예매하고, 호텔도 잡아야 하는데, 가격 비교하고, 위치 확인하고...

그 선택도 만만치 않다.

그리고 여행 가서는 길 찾아 헤매고, 버스에서 내릴 곳 확인하느라 안내 방송에 귀 기울이느라 주변을 볼 겨를도 없다.

그런데 왜 여행을 가지?

 

p110 여행은 우리를 오직 현재에만 머물게 하고, 일상의 근심과 후회, 미련으로부터 해방시킨다.

 

정말 그럴까? 그런 것도 같다.

낯선 곳에서 지하철 출구 찾는 게 급하고, 저녁은 어디서 뭐 먹어야 하는지만 생각하게 되니까.

그런 와중에 한국말 한마디라도 건네주는 외국인이 있으면 반갑다 생각했는데,

여기 이 말이 일리가 있다.

 

p167 간혹 입국심사관이 서툰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친절의 포즈 정도로 이해하고 지나가는 사람이 많지만 실은 진짜 한국인인지 간단하게 판별하는 질문이다. 한국인이라면 밝은 표정으로 살짝 미소를 띠며 그 인사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위조된 한국 여권을 가지고 입국하려던 외국인이라면 심상하게 그 인사를 받아넘기지 못할 것이다.

 

김영하 작가가 내가 살았던 서울, 내가 살고 있는 부산, 그리고 내가 여행가려고 한 뉴욕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언급하고 있어 반가웠다. 나의 여행의 의미를 생각하기에 장소가 딱 들어맞아서.

그리고 여행자의 자세에 대한 의견 역시 동감한다. 여행자는 왔다 가는 사람이다. 그곳에 머무르는 사람들의 삶을 방해해서야 되겠는가. somebody가 아닌 nobody의 자세가 필요하다.

 

p185 그러니 현명한 여행자의 태도는 키클롭스 이후의 오디세우스처럼 스스로를 낮추고 노바디로 움직이는 것이다. 여행의 신은 대접받기 원하는 자, 고향에서와 같은 지위를 누리고자 하는 자, 남의 것을 함부로 하는 자를 징벌하고, 스스로 낮추는 자, 환대에 감사하는 자를 돌본다. 2800여 년 전에 호메로스는 여행자가 지녀야 할 바람직한 태도를 오디세우스의 변화를 통해 암시했다. 그것은 허영과 자만에 대한 경계, 타자에 대한 존중의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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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번지는 곳 뉴욕 In the Blue 11
문지혁 지음 / 쉼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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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여행가기 전엔 여행기를 찾아 읽어봤다.

여행지에 대한 정보도 얻을 겸, 막연한 두려움도 해소할 겸.

사실 요즘은 책보다는 유투브를 보는 것이 더 많은 정보를 준다.

2018-2019년판이라고 해도 유튜브를 못따라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2012년에 나온 여행책을 잡은 건, 이 책의 사진과 짧은 글이 맘에 들어서다.

짧은 여행을 한 사람이 아닌 적어도 뉴욕대학교를 다닌 17개월은 뉴욕에 있어본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사진들.

그리고 브로드웨이 길거리에서 만한 할하버지가 전해준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관련된 쪽지의 1순위에 "위키드"가 있었다는 것. 아마 이것 땜에 이번에 뉴욕에 가면 "라이온킹"이 아니라 "위키드"를 보게 될 듯하다. 이 할아버지 말씀으론 "라이온 킹"은 아무도 모르는 뮤지컬을 보고 고국에 돌아가면 잘난 척 하기 힘들니 선택하게 되는 관광객용이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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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사람들 - 미국 학자가 쓴 뉴욕 여행
이현송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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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여행에 앞서, 뉴욕을 알고 싶어 선택한 책이다.

물론 이 책이 2012년에 나왔다는 점이 좀 아쉽긴 하나,

역사가 몇 년 지났다 해서 바뀌는 것은 아니니 뉴욕 도시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었다.

맨하탄이라는 작은 섬을 구역 구역 나눠서 설명하는데,

이 구역을 나누는 특징이 결국은 "돈"이다.

사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아닌가.

"어디 사세요?"라고 물었을 때 그 답변으로 소득 및 교육 수준, 라이프스타일까지도 다 가늠할 수 있다. 뉴욕도 마찬가지.

어퍼이스트사이드냐, 할렘이냐, 미드타운이냐가 많은 차이를 줄 것이다.

여행을 위해 호텔 예약을 하려고 하는데, 우편번호를 넣으라 해서 이게 뭔가 했더니

미국에서는 우편번호를 통해 마케팅에 활용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2022년판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 지역의 역사적 배경은 변함이 없겠지만, 그로부터 10년 후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보게 된다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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