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 자기 삶의 언어를 찾는 열네 번의 시 강의
정재찬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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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생업, 노동), 돌봄(아이, 부모), 건강(몸, 마음), 배움(교육, 공부), 사랑(열애, 동행), 관계(인사이더, 아웃사이더), 소유(가진 것, 잃은 것) 

목차를 쭉 정리해 봤다. 한번쯤은 생각해보게 되는 주제들. 내 아이에게 엄마의 가치관을 그리고 아들에게 바라는 바를 말하고 싶을 때 나오게 되는 주제가 아닌가 싶다. 

밥벌이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그 밥벌이를 해보고 싶고

맞벌이  엄마의 빈자리를 느꼈던 어린 시절에 대한 보상인지 늦은 출산 때문인지 내 아이에게 온전히 시간을 쏟아 돌봄을 하고 있고, 

지금은 건강하다고 느끼지만 건강엔 자만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학교 다닐 땐 공부를 못하는 게 콤플렉스 였는데, 지금은 그런 외우는 공부 말고 새로운 것들은 많이 많이 배우고 싶고,

아웃사이더여서 늘 인사이더가 되고 팠지만 지금은 아웃사이더도 괜찮다 싶고 

가지고 싶은 거 끝도 없이 많은 데 막상 뭐 살래, 뭐 가질래, 아니 뭐 필요해 물으면 "없어"라는 답이 나온다.

어떤 책은 읽으면서 너무 정곡을 찔러 답답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한데

이 책은 따뜻하다. 그래서 참 잘 읽었다. 목차도  맘에 든다. 내 인생을 저 목차대로 한번 정리해 보는 것도 좋겠다 싶다.  


p78 미래의 교사가 되길 꿈꾸는 제자들에게 제가 해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교육자가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신념이 뭔지 아느냐고, 사람은 변한다는 믿음이다. 그걸 믿지 못하면서 사람을 가르치려드는 것은 위선이거나 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동시에 교육자가 꼭 갖고 있어야 할 지혜가 있다.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걸 인정하지 않으면 교육은 훈육이 되기 일쑤다. 잘 변하지 않는 사람을 변하게 만들어야 하기에 교육은 힘들고 위대한 것이다. 


p153 요컨대 대상에 대한 적당한 거리와 시간의 간격이 필요합니다. 자신에게든 타인에게든 너무 일희일비하는 것은 마음 건강에 해당 됩니다. 자중자애 할 수 있도록 여유를 부여해줘야지요. 


p196 예를 들어 하늘길을 지휘하는 항공교통관제사의 경우, 정보처리 속도는 젊은이가 빠르지만 충돌 피하기 같은 위기관리 능력은 중년의 관제사가 더 낫다는 것이지요. 중년에 이르러서야 인생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비로소 모든 조각들이 하나로 합쳐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수록 성실성, 자신감, 배려, 평정심도 발달한다고 하지요. 중년의 뇌는 의도적으로 긍정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도록 노력하기 때문에 감정에 대한 통제력이 증가되어 훨씬 더 침착하고 낙관적으로 사태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겁니다. 웬만한 일은 다 겪어봤으니까요. 감정의 통제력이 나아진 나이이기에 중년은 사랑보다는 역시 공부하기 딱 좋은 나이인 겁니다. 


p261 모욕을 받아도 저항하기는커녕 오히려 '정신적 승리'로 치환해버리는 주인공 아Q는 서세동점의 위기 속에서도 자존심만 비대했던 당시의 청나라와 중국민족을 빗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바로 지금 우리의 모습과도 많이 겹치는 게 사실인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정신 승리의 건강한 측면을 인정하고 옹호하는 편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정신 승리라도 해야 살아갈 수 있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고요. 하지만 자신까지 속이면 곤란합니다. 아니, 위험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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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해빙 (40만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 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힘
이서윤.홍주연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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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이 책이 베스트셀러다 해서 논란이 있었고 그 당시 책상 위에 이 책을 선물 받아두곤 읽지 않고 있다가 

지금 베스트셀러 목록에도 없을 때, 읽게 되었다. 

해빙. 나쁜 말은 아니다. 있음에 감사하라는 말. 있음에 집중하라는 말. 그런데.... 그런데.....

이서윤이라는 인물을 너무 대단하게 묘사한 부분. 뭐 7살짜리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둥. 

상위 1% 부자들이 이서윤을 찾아와 상담을 받는다는 둥. 

아니, 상위 1%의 부자들은 자신들의 있음에 집중하고 있는 거 아닌가? 

이런 부분을 읽을 때면 재벌이나 정치인들이 용하다는 점쟁이 아니 역술인이라 해야 하는 건가? 그런 사람들을 찾아다닌다는 말이 떠오른다. 

한때 시크릿이란 책이 대유행을 하면서 편의점에서 마저 이 책을 팔던 때가 생각난다. 그리고 그 열풍이 사그라든 지금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뭐가 남았나? 해빙도 그런 느낌이다. 

가지고 있음에 집중하고 있음에 감사하고,

행운이라는 것든 0에서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곱셈과 같아서 가지고 있는 것에 배가 되는 것이란 요지에 

스토리텔링이 더해졌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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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곳으로 가자 - 능력에 요령을 더하면 멋지게 갈 수 있다
정문정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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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에세이를  썼다면 이런 내용이지 않을까?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이렇게 매끄럽게 잘 써줬네 하는 느낌으로 읽었다. 나 역시 지방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오래했고, 직장 내에 일어날 법만 일들 그리고 그 해결책, 아기 낳은 지 얼마 안되서 느끼는 감정 등.... 등등 어라 내 얘기네 싶은 부분들이 많았다. 아래 밑줄긋기하며 읽은 부분은 내가 아기 어린 우리 아들에게도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  

p37 결국 전문가란 더 많이 경험한 사람이고, 그 덕에 남들보다 더 많이 알게 된 사람이고, 남들이 못 보는 것을 짚어주는 사람이 아닌가. 


p46 미국의 심리학자  베티 하트와 토드 리슬리는 1995년 논문에서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아이들 간에  '언어  능력 격차'가 발생한다는 것을 밝혀낸 적도  있다. 부모나 주위의 어른들과 대화를 많이 하며 자란 아이들일수록 풍부한  어휘를 습득한다는 것이다. 언어적 격차뿐 아니라 문화적 경험의 격차도 상당하다. 사회학자 그레그 덩컨과 리처드 머네인의 연구에 따르면 자녀의 경험을  위해  부모가 지출하는 비용은 상위 20퍼센트 가구가 하위 20퍼센트 가구보다 열  배 많다고 한다. 어떤 아이가  TV로만 비행기를 접할 때, 어떤 아이는 초등학교 입학도 전에 여권을 만든다. 아이들 사이의 간극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질  것이다. 


p47 대개의 부모는 자녀에게 좋은 것만 주려 하지만 어떤 부모는 진짜 좋은 게 뭔지 잘 모른다. 그들도 뭐가  진짜로  좋은 건지 제대로 겪어본 적 없기 때문이다. 먹고살기에도 버거워 자녀에게 깊이 있는 조언을 하기 어려운 이들에게는,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만 자녀에게 전달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p170 특히 초보 엄마들은 출산 후 세상과 괴리된 기분이 들어 자존감이 극도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산후우울증의 첫 단계는 자신감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한다. 아이를 낳고 완전히 변한 몸과 라이프스타일로 인해 깊은 우울감에 빠지기도 쉽다. 아이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필요한 사람인 것 같지 않아 주눅든 상태에서 감사하라는 말을 자꾸 듣게 되면 자신의 가치를 더욱 의심하게 된다. 그러니 그런 말을 남편에 대한 칭찬이랍시고 하는 걸 그만두자. 그런 말을  득게 되었을 때 자신의 가치를 의심할 필요조차 없다. 


pp174-175 아이를 가질지 말지 고민할 때 주변에서 하는 조언도 따져보면 부모 입장에서의 말뿐이다. 아이가 주는 기쁨이 크고, 자식이 부부 사이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기 때문에 낳아야 한다고 한다. 첫아이가 아들이라면 엄마에게 딸이 꼭 있어야 하니 둘째를 낳으란 말을 듣곤 하는데 그 이유 또한 아이의 언어는 아니다. 엄마를 생각해주고 챙겨주는 건 딸밖에 없기 떄문이라서다. 딸은 태어나기도 전부터 다정다감하게 엄마를 도와주는 역할을 기대받는다. '첫딸은 살림 밑천'같이 이상한 말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나왔다. 


p190 직장 생활을 오 년 넘게 한 상태여서 당장 월급이 들어오지 않아도 이 년 이상 버틸 수 있는 돈이 있었다. 그랬기에 교통사고가 나고 휴직을 한 상태에서도 급할 게 없다고 배짱을 부릴 수 있었던 거다. 살다보면 어떤 난관에 부딪히게 되고 그럴 때는 누구든 패닉에 빠져 시야가 좁아진다. 이때 필요한 도구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와 정보력(전문가나 주변인의 도움)인데, 이것은 일단 당장의 생활비 걱정이 없어야 가능하다. 여유가 없어 다급해진, 절박함의 냄새를 풍기는 사람은 그 어떤 이와의 파워게임에서도 진다. 


p207 기회가 생기더라도 제대로 고르지 못하는 것은 옷뿐 아니었다.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무언가를 주도적으로 선택해 본 적 없는 사람, 고만고만한 선택지가 다인 줄 아는 사람, 일단 지금 뭐라도 택하지 않으면 다음 기회는 없을 거라 여기는 사람, 이런 사람은 상황에 자신을 맞추는 일이 습관이 된 경우가 많아, 그때 듣는 '착하다'는 평가를 곧이곧대로 믿고 매번 지나치게 양보하다 결국 길을 잃곤 한다. 


p243 이십대 초반까지 자존감이 낮았던 이유는 내 모습이길 바라는 기준이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하는 괴리를 인정하기 힘들어서였다. 남들은 희고 평평한 도화지를 받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나는 얼룩덜룰하고 구겨진 도화지를 받았기에 잘해봤자 소용없다고 불평했지만 그래봤자 바뀌는 게 없었따. 자세히 살펴보면  나보다 더 좋지 않은 재질의 종이를 받아든 사람도 있었는데 그땐 그게 보이지 않았다.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라는 영화 <은교> 속 대사를 활용해보자면, 처음 나에게 주어진 환경은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고 그저 여러 가지 우연의 합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더 좋은 조건이 주어졌어야 했다고 억울해하는 걸 그만두었다. 


p248 자존감이 높고 깊은 화를 품고 살지 않는 어른에게서 나오는 너그러움. 


p249 남편은 내가 아는 모든 이들 중에서 가장 콤플렉스가 없는 사람이다. 열등감이 없고 꼬여 있지 않으니 누군가를 볼 때 좋은 면만 보려 해 남의 험담을 거의 하지 않는다. 사람의 급을 나누거나 돌려받을 걸 계산하지 않아서 누구에게나 잘해주지만 아무에게나 마음을 주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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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엄마가 된다
하루나 레몬 지음, 이소담 옮김 / 길벗스쿨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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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막달이다. 

임신 편을 읽으면서 아주 먼 이야기처럼 입덧을 대했고, 요통 부분에선 하.... 내가 지금 딱 이렇다 하면서 봤다. 이제 남은 것은 출산과 육아. 

무섭다. 출산하면 더 무서운 젖몸살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 그리고 수유며 오로....  엄마 되는 것이 쉬운 게 아니다.

육아로 인해 친정 엄마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고 주변에서 말을 많이 하던데, 그때 들은 것 중에 엄마랑 한번은 크게 부딪히게 될거라는 말이었다. 일본도 마찬가지구나. 저자는 엄마에게  신경질을 내고 엄마는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가버리는 장면. 저자도 엄마와 그 동안 얼마나 잘 통했는지, 엄마가 자신을 위해 미술관도 데려가주고, 용기를 돋아주셨던 분이지만, 이놈의 호르몬이 뭔지. 


임신과 출산 육아에 대한 것을 생각할 때 "아름답다"는 환상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 얼마나 고귀한 것인가 하면서. 하지만 실상은... 힘들고, 고독하고, 외롭고... 어떤 사람은 다소 '동물적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엄마가 되는 과정이 아름답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가치있다 정도가 맞지 않을까. 그래서 이 만화 에세이가 의미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지극히 현실적인, 그래서 공감되는. 

그렇게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어서. 


이제 막 임신을 하신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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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아니요군 - 엄마라서 반짝이는 순간들
노인경 지음 / 이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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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아니요군"과의 일상을 그림으로 그려낼 재주가 있는 엄마라 부럽다.

소소한 일상들...

맘대로 안되는 육아라 힘들고, 그러면서도 엄마라서 행복한 순간들이 그림으로 나타나 있다. 

근데 이탈리아 아빠는 꼭 아들을 씻기면서 팬티를 입었어야만 했나? 아들이 자신이 벗을 몸을 안 볼 권리도 있다면서. 우리식으론 이해가 안된다. 난 첨에 "아니요군"이 딸이었나 했다.

다음 달에 아기가 태어나기 전 마음의 준비를 하기 위해 여러 육아서를 읽고 있는 중인데,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이래야 좋다 저래야 좋다는 식의 책들에 살짝 지쳐있다면 

이 그림책이 휴식이 될 것이다. 

자신의 육아를 자랑하지도 않고, 그저 소소한 일상을 그림으로 나타내고 있을 뿐. 

휴식같은 육아서를 원한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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