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 (바캉스 에디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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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이라는 여행 프로에 출연하고, 광고에도 나오고, 토크쇼에도 나오고...

작가의 유명세가 이 책의 인기에 한몫 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여행의 이유가 과연 뭘까?

사실 여행은 무척 피곤하다.

짐을 꾸려야 하고, 또 항공권 예매하고, 호텔도 잡아야 하는데, 가격 비교하고, 위치 확인하고...

그 선택도 만만치 않다.

그리고 여행 가서는 길 찾아 헤매고, 버스에서 내릴 곳 확인하느라 안내 방송에 귀 기울이느라 주변을 볼 겨를도 없다.

그런데 왜 여행을 가지?

 

p110 여행은 우리를 오직 현재에만 머물게 하고, 일상의 근심과 후회, 미련으로부터 해방시킨다.

 

정말 그럴까? 그런 것도 같다.

낯선 곳에서 지하철 출구 찾는 게 급하고, 저녁은 어디서 뭐 먹어야 하는지만 생각하게 되니까.

그런 와중에 한국말 한마디라도 건네주는 외국인이 있으면 반갑다 생각했는데,

여기 이 말이 일리가 있다.

 

p167 간혹 입국심사관이 서툰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친절의 포즈 정도로 이해하고 지나가는 사람이 많지만 실은 진짜 한국인인지 간단하게 판별하는 질문이다. 한국인이라면 밝은 표정으로 살짝 미소를 띠며 그 인사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위조된 한국 여권을 가지고 입국하려던 외국인이라면 심상하게 그 인사를 받아넘기지 못할 것이다.

 

김영하 작가가 내가 살았던 서울, 내가 살고 있는 부산, 그리고 내가 여행가려고 한 뉴욕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언급하고 있어 반가웠다. 나의 여행의 의미를 생각하기에 장소가 딱 들어맞아서.

그리고 여행자의 자세에 대한 의견 역시 동감한다. 여행자는 왔다 가는 사람이다. 그곳에 머무르는 사람들의 삶을 방해해서야 되겠는가. somebody가 아닌 nobody의 자세가 필요하다.

 

p185 그러니 현명한 여행자의 태도는 키클롭스 이후의 오디세우스처럼 스스로를 낮추고 노바디로 움직이는 것이다. 여행의 신은 대접받기 원하는 자, 고향에서와 같은 지위를 누리고자 하는 자, 남의 것을 함부로 하는 자를 징벌하고, 스스로 낮추는 자, 환대에 감사하는 자를 돌본다. 2800여 년 전에 호메로스는 여행자가 지녀야 할 바람직한 태도를 오디세우스의 변화를 통해 암시했다. 그것은 허영과 자만에 대한 경계, 타자에 대한 존중의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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