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글쓰기 특강>

에서 소개하는 책들이다.

 

그중에서도 인풋 어떤 것들을 읽어야 하는지와 아웃풋 어떻게 적을지에 대한 부분인데, 주로 아이들에 대한 글쓰기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소개된다.

 

읽기와 쓰기 역시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쓰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 특히 아이들에게는. 그에 조언이 되는 책이다.

 

 

 

 

1분감각

사이토 다카시 / 위즈덤하우스 / 2011

 

"세상에는 무리해서 끝까지 책을 읽고도 그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그것은 출력을 전제로 입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방식이라면 아무리 입력해도 좀처럼 몸에 익지 않을 것이다. 출력을 하려면 입력과 동시에 가공을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때도 그것을 제삼자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것을 전제로 듣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키워드와 핵심에 집중해서 들을 수 있다. 입력할 때 어떻게 출력할지도 의식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여기서 '출력은 독후감이나 독서토론 정도가 되겠지요. 사이토 다카시에 따르면 독후감을 쓰기 위해서는 주요 키워드를 잘 읽어야 합니다. 자신만의 생각과 느낌도 덧붙여야 하고요 그것이 바로 '가공'입니다. 독서토론에 가고 싶은데, 말하기가 두렵다면 이같은 방법을 쓰면 됩니다. 책의 요지가 담긴 키워드를 찾고, 메모하고, 가공해서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가는 겁니다.(26쪽)

 

 

초등글쓰기가 아이의 10년 후를 결정한다

히구치 유이치 / 팜파스 / 2007

 

일본의 글쓰기 전문가 히구치 유이치는 <초등 글쓰기가 아이의 10년 후를 결정한다>에서 읽기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쓰기 능력이라고 말합니다. 제 힘으로 글을 써보아야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는 '이해력(독서)'과 '표현력'(독후감)은 두 개의 바퀴처럼 함께 굴러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글을 쓰면서 의미를 추측하고 인물들의 감정을 상상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인풋과 아웃풋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상호작용을 합니다. (54쪽)

 

 

 

미국처럼 쓰고 일본처럼 읽어라

신우성 / 어문학사 / 2009

 

미국의 글쓰기 교육 현장을 취재한 신우성 기자는 <미국처럼 쓰고 일본처럼 읽어라>에서 글쓰기가 하나의 교육과정으로 자리 잡고 있는 미국 교육 현장을 보여줍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글쓰기의 중요성이 인식되어 다양한 교사 연수 과정을 통해 아이들의 글쓰기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학교에서는 체계있는 글쓰기 지도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아이들에게 무조건 쓰라고 하지 않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잘 짜인 교안을 바탕으로 지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첨삭과 피드백은 물론이고요(55쪽)

 

 

 

 

찌도 행복한 교실

박성숙 / 21세기북스 / 2010

 

독일에서 아이를 키우며 그곳의 교육 현장을 몸소 경험한 박성숙의 이야기도 귀 기울여 들을 만합니다. <꼴찌도 행복한 교실>을 보면 독일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 부터 작문 수업이 이루어지고, 단순한 이야기 짓기에서 시작해 학년이 올라갈수록 작품 분석과 비평까지 수업에서 배운다고 합니다. 교사들은 꼼꼼하게 과제를 첨삭하고 평을 달아주며 채점을 하고, 아이들은 체계적으로 글쓰기를 연습하고 훈련한 후 대학 시험에 임한다고 합니다. (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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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글쓰기 특강 - 생각 정리의 기술
김민영.황선애 지음 / 북바이북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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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해 능력은 모든 지적 활동의 출발점입니다. 그 독해력은 다름 아닌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함께 하는 서평 쓰기는 인터넷 시대를 잘 살아갈 수 있는 필수적인 기초훈련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59쪽)

 

서평이 필요한 이유이다. 인터넷시대의 책읽기의 핵심은 서평쓰기이다. 그런데 서평은 최근에 부각된 것인데, 원래는 독후감이라는 말이 더 익숙하다. 독후감과 서평은 같은 것일까? 

 

독후감과 서평의 차이는 크게 주관적, 객관적, 또는 나를 위한 글과 소통을 위한 글쓰기의 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독후감은 책 읽은 소감으로 나의 느낌이나 생각을 여과 없이 표현하는 것이라면, 서평은 객관적인 정보나 책 내용이 주가 된다고 보면 됩니다. 물론 '나'의 생각도 들어갑니다. 하지만 서평의 3분의 2는 객관적 정보, 나머지 3분의 1은 주관적 평가가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이에 반해 독후감은 주관적인 생각이나 느낌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독후감과 서평은 분명 다르다. 독후감은 책을 읽고 난 느낌이라면 서평은 좀 더 객관적으로 책을 보는 것이다. 서평은 나를 위한 글인 동시에 책에 대한 정보를 남긴다.

물론 서평이 어떠하다라고 한정을 짓는 것은 무의미할 것이다. 다만, 책에 대한 내용에 조금 더 비중을 둔다는 점이 독후감과의 차이다.

 

책은 서평을 위한 실제적인 방법들을 설명한다. 그리고 실제 서평 사례들에 보여준다.

발췌-메모-개요-초고-퇴고

서평을 쓰는 방법이다.

 

저자들은 퇴고에 많은 부분을 설명한다. 그만큼 퇴고가 중요하다는 의미일텐데, 퇴고 역시 많은 독서를 필요로 한다.

퇴고를 잘하기 위해 중요한 또 한가지 조건은 글을 보는 안목을 높이는 일입니다. 퇴고를 한다는 건 더 좋은 글을 만드는 것이고, 그렇게 하기 위해선는 글에 대한 안목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182쪽)

 

사실 내가 쓰는 것은 독후감도 아니고, 서평이라고 하기도 부족하다. 사실 내가 읽은 책에 대한 정보를 남기기 위해서다. 최근 리뷰에 발췌를 중심으로 하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서평을 쓰다 보면 책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독서 보다 두세배 많은 시간을 들이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책에 대한 개념이 정리가 되고, 저자의 생각이 더 분명히 와 닿는다. 서평을 통해 책이 풍성해지는 것이다. 

 

서평을 쓰는 이유는 자기 관점을 정리하기 위해서입니다. 보통 서평과 관점의 관계는 세 가지로 추릴 수 있습니다. 첫째, 뚜렷한 관점으로 서평을 쓰는 경우, 둘째, 서평을 쓰면서 관점이 정리되는 경우, 셋째, 모호한 관점으로 마무리하는 경우 등입니다. (99쪽)

 

서평을 쓰는데 중심이 필요하다면 한번은 읽어야 할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독자의 숙제는 모범답안을 어떻게 넘어설 것이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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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5 16: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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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을 고르는 기준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인간, 사회, 문화, 역사, 생명, 자연, 우주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개념과 지식을 담은 책이다. 이런 책을 읽어야 글을 쓰는데 꼭 필요한 지식과 어휘를 배울 수 있으며 독해력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

 

둘째는 정확하고 바른 문장을 구사한 책이다. 이런 책을 읽어야 자기의 생각을 효과적이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문장 구사 능력을 키울 수 있다. 한국인이 쓴 것이든 외국 도서를 번역한 것이든 다르지 않다.

 

셋째는 지적 긴장과 흥미를 일으키는 책이다. 이런 책이라야 즐겁게 읽을 수 있고 논리의 힘과 멋을 느낄 수 있다. 좋은 문장에 훌륭한 내용이 담긴 책을 즐거운 마음으로 읽으면 지식과 어휘와 문장과 논리 구사 능력을 한꺼번에 얻게 된다.(137쪽)

 

 

어휘를 늘리는 동시에 단어와 문장의 자연스러운 어울림을 즐기고 익힐 수 있는 책으로는 박경리 선생의 <토지>만 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 읽기가 부담스럽다면 1부 네 권만 읽어도 된다. 2부 다섯권까지 읽으면 더 좋다. 논리적인 글과 예술적인 글을 서로 다르지만 완전히 다른 건 아니다. 논리 글도 최고봉에 이르면 예술 근처에 갈 수 있다. 수준 높은 문학작품을 읽으면 논리 글쓰기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 굳이 단어나 문장을 암기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읽고 잊어버리고, 다시 읽고 또 잊어버리고, 그렇게 다섯 번 열 번을 반복하면 박경리 선생이 쓴 단어, 단어와 단어의 어울림, 문장과 문장의 연결이 저절로 뇌에 '입력'된다. 그리고 글을 쓸 때 그 단어와 문장을 자기도 모르게 '출력'하게 된다. (138쪽)

 

 

 

 <자유론>에서 밀은 단 하나의 질문을 다루었다. 어떤 경우에 국가나 사회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정당한가? <자유론>은 놀라운 책이다. 우선 내용이 놀라울 만큼 훌륭하다. 개인의 자유와 관련한 중대한 쟁점을 철학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해명했다. 하지만 더 놀라운 점은 그 훌륭한 내용을 사회에 대한 기초 지식과 평범한 수준의 독해력만 있으면 누구나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썼다는 것이다. 밀은 아무리 심오한 철학이라도 지극히 평범한 어휘와 읽기 쉬운 문장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책을 거듭 읽으면 밀이 구사한 어휘와 문장, 그가 펼친 논리와 철학적 안목을 힘들지 않게 자기것으로 만들 수 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자유론>과 같은 인문학 고전과 교양서를 많이 읽어야 한다.(145쪽)

 

 

 

 

 유럽 산업혁명 이후 몇백 년 동안 과학은 세분화와 전문화의 길을 걸었으며 그런 경향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학문 분야를 잘게 쪼갠다고 해서 인간과 사회, 국가와 역사, 생명과 자연, 지구와 우주의 구조와 작동원리를 더 잘 이해하고 해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나친 전문화 때문에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근시안이 생겼다.

 

이런 문제점을 직시한 학자들은 혼자서 또는 집단적으로 자잘하게 쪼개놓은 학문의 울타리를 뛰어넘으려고 노력했다. '융합', '통섭', '학제간연구' 같은 신조어는 바로 이런 흐름을 대표한다. <코스모스>는 그 흐름을 선도했고 또 대표하는 책이다. 내용이 훌륭한 뿐만 아니라 문장이 아름답기도 하다.(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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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유시민의 30년 베스트셀러 영업기밀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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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유시민은 '지식소매상'이라는 이름을 만들어냈다. 기존의 지식인들의 글들이 대중을 상대로 썼다지만 사실은 이해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었는데, 유시민은 책을 통해 조곤조곤 설명을 해줬다.

솔직히 유시민을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그가 정치를 했을 때 아쉬워한 독자들이 꽤 될 것이다. 이제 글로 그를 만날 수 없다는 상실감?! 그러나 그는 곧 글의 세계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제 그가 생각하는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글쓰기란 결국은 읽기다. 최근의 나온 그의 책들이 지향하는 바가 바로 읽기이다.

 

많이 읽지 않으면 잘 쓸 수 없다. 많이 읽을 수록 더 잘 쓸수 있다.(78쪽)

 

이 말이 이 책의 핵심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읽은 것이 나오는 것이다.

우리가 아는 정보와 논리 중에 스스로 창조한 것이 얼마나 될까? 별로 많지 않다. 대부분 누군가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이다.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책, 방송, 신문, 인터넷, 대화를 통해 얻는다. 정보와 논리만 그런 게 아니다. 그것을 담은 어휘와 문장도 마찬가지다. 지식과 정보, 논리 구사력, 자료 독해 능력, 어휘와 문장, 논리적 글쓰기에 필요한 모든 것을 우리는 남한테서 받는다.

그 모든 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받을 수 있는 경로는 책이다. 책을 많이 읽을수록 아는 것이 많아진다. 아는 게 많을수록 텍스트를 빠르게 독해할 수 있고 정확하게 요약할 수 있다. 텍스트를 독해하고 요약하는 데 능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얻는다. 그러면 글을 잘 쓸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그래서 많이 읽지 않고는 잘 쓸 수 없다는 것이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독서광이 되어야 한다. 책을 읽지 않고 타고난 재주만으로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없다. 글 쓰는 기술만 공부해서 잘 쓰는 사람도 물론 없다.(79쪽)

 

독해력을 기르는 방법은 독서뿐이다. 결국 글쓰기의 시작은 독서라는 것이다. 독해력은 글쓰기뿐만 아니라 모든 지적활동의 수준을 좌우한다. 눈으로 텍스트를 읽고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텔레비전을 보거나 강연을 들을 때도 핵심을 잘 파악하지 못한다. 독해력은 체력과 비슷하다. 체력이 부족한 사람은 어떤 스포츠도 잘 할 수 없다. 독해력이 부족한 사람은 글쓰기만이 아니라 논리적 사고를 요구하는 어떤 과제도 잘해내기 어렵다.(100쪽)

 

바로 독해력. 그리고 많이 다양하게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양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이제는 평범한 시민들도 과학을 알아야 한다. 전문가들 역시 전공 분야의 좁은 울타리 안에만 머무를 수 없게 되었다.

 

황우석 교수의 '논문 조작 사건'이 났을 때 우리는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 배아복제와 체세포복제의 차이을 알아야 했다. 정부가 아무런 토론도 사회적 합의도 없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위생 조건을 전격 완화했을 때 시민들은 전국적으로 촛불시위를 벌이면서 소위 '인간광우병'을 일으키는 변종단백질 프라이온(prion)이 무엇인지 학습했다. AI(조류인플루엔자)와 신종플루가 몰고 온 공포감이 지구촌을 점령하자 언론에는 바이러스와 생물학적 구조와 진화 과정에 관한 보도가 넘쳐났다. 우리는 또한 천안함과 세월호 참사 원인을 이해하려고 물리학과 유체역학에 관련된 지식과 정보를 들여다보아야 했다.(147쪽)

 

사실 나는 주제를 정해 책을 읽는다. 궁금한 분야를 선택하거나 지식을 확장하고 싶은 부분을 읽는다. 특히 과학분야를 그렇게 접근한다. 위의 주제들이 내가 과학책을 읽게 한 사회적 관심들이다. 이렇게 관심을 넓혀가야 한다.

 

그럼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인가? 유시민은 글쓰기의 도움이 되는 세가지 기준을 이야기한다.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을 고르는 기준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인간, 사회, 문화, 역사, 생명, 자연, 우주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개념과 지식을 담은 책이다. 이런 책을 읽어야 글을 쓰는데 꼭 필요한 지식과 어휘를 배울 수 있으며 독해력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

 

둘째는 정확하고 바른 문장을 구사한 책이다. 이런 책을 읽어야 자기의 생각을 효과적이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문장 구사 능력을 키울 수 있다. 한국인이 쓴 것이든 외국 도서를 번역한 것이든 다르지 않다.

 

셋째는 지적 긴장과 흥미를 일으키는 책이다. 이런 책이라야 즐겁게 읽을 수 있고 논리의 힘과 멋을 느낄 수 있다. 좋은 문장에 훌륭한 내용이 담긴 책을 즐거운 마음으로 읽으면 지식과 어휘와 문장과 논리 구사 능력을 한꺼번에 얻게 된다.(137쪽)

 

그리고 그 조건에 맞는 책으로 박경리의 토지와 코스모스, 자유론을 추천한다.

 

자 글쓰기 준비가 되었는지를 묻기 전에 어떤 책을 읽었는지를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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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의 생각하는 식탁 - 착한 음식의 거짓말
정재훈 지음 / 다른세상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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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적이 있을까? 불과 몇십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먹을 것이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한 세상이었다. 20세기초 공기에서 암모니아를 만들어내 비료를 만들어낼 기술이 없었다면 인류는 지금처럼 음식을 골라먹는 고민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빈곤에서 벗어난 지금 현대인들은 너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 슈퍼푸드, 미네랄 함유 음식들. 어떤 비타민이 부족하면 무슨 병에 걸리고, 사실은 못먹을 때 이야기가 아닐까? 

대부분의 현대인이 비타민 결핍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지만, 오늘날 실제로 비타민 결핍으로 문제를 겪는 건 가간한 지역에 국한된다. 폴란드 출신의 화학자 풍크가 티아민에 비타민이란 이름을 처음으로 붙였던 시절만 해도, 현미 대신에 백미를 먹고 각기병에 걸리는 사람이 많았다. 쌀이 도정하는 과정에서 비타민이 풍부한 배아와 쌀겨층이 제거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과거에는 쌀 이외에 비타민을 얻을 수 있는 대안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백미를 먹는다고 각기병에 걸리지 않는다. 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는 과거 가난한 자의 음식이었던 폴렌타를 자랑스럽게 내어놓는다. 사람들은 그걸 먹더라도 이전처럼 펠라그라에 걸리지 않는다. 그 외에도 다양한 음식을 섭취하기 때문이다. 결핍은 예난 지금이나 가난한 사람들의 걱정거리다. 잡식동물인 인간에게 정말 치명적인 것은, 비타민의 결핍이 아니라 빈곤이다.(69쪽)

 

인간은 몸은 나름의 방식으로 진화해왔다. 그런 과정에서 잡식동물로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자연에서 섭취하는 방법을 터득했을 것이다. 지은이는 영양을 섭취하는 과정이 단순하지 않다고 말한다. 즉, 특정 영양소만 섭취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음식을 섭취하는 일 또한 복잡하다. 인간은 예부터 미생물과 경쟁하는 조건에서 생존했다.

우리 몸이 음식에서 영양분을 섭취하고 이용하는 과정은 복잡한 화학반응이 정밀하게 조절되는 매우 섬세한 활동이다. 마르코 리바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영양 상태가 좋다는 것은 여러 영양소가 복잡한 과정을 통해 미묘한(그리고 어떤 면에선 신비로운) 균형을 이루었다는 의미다."  ... 산소는 몸에 꼭 필요하다. 그러나 높은 압력으로 순수한 산소는 폐를 상하게 할 수 있다. 적절한 수분 섭취는 생존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물도 너무 많이 마시면 해롭다.(42쪽)

 

음식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은 단일 성분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여러 성분이 복합적으로 빚어내는 것이며, 한 가지 음식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여러 음식이 만들어내는 전체 패턴에 따른 결과다. 한 가지 성분, 한 가지 음식에 의존하는 것은 그래서 더 위험하다. (190쪽)

  

사람과 미생물 간의 경쟁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썩은 과일은 고약한 냄새와 맛 때문에 먹을 수가 없다. 미생물이 과일을 독식하려고 그 맛과 향을 변질시켰기 때문이다. 반면 사람과 미생물이 싸우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사이좋게 음식을 나눠먹을 때도 있으니, 그게 바로 발효다. 발효된 음식은 미생물이 먼저 음식 속의 영양분을 먹고 나서 남긴 음식이다. 미생물이 콩을 먹고 부산물로 남긴 음식이 간장과 된장이고, 포도를 먹고 남긴 음식이 와인, 우유를 먹고 남긴 음식이 요거트이다. 미생물이 독차지한 부패 음식과는 달리 발효 식품은 사람도 먹을 수 있다. 음식물이 미생물에 의해 부패할 때는 악취와 유독물질이 생겨나는 데 반해, 발효될 때는 원래 음식의 성분이 분해되어 풍미를 내는 물질로 변모하기 때문이다. (179쪽)

 

빈곤에서 벗어난 게 아니라 이제는 굉장히 풍족한 삶을 살고 있다. 점점 더 다양한 음식들을 고를 수 있다. 게다가 영양에 대한 불필요한 정보들까지 넘쳐난다. 그 정보들이 실제로 검증되었는지 확인 곤란한 경우가 많다.

빈곤에서 벗어나 정말 풍요로움에 이르렀을까? 지은이는 이에 의문을 제기한다. 점점 더 많은 식품이 마트에 있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가 먹던 기존의 음식은 음식 산업화의 영향으로 단순해 지고 있다. 칠레산 청포도, 미국산 오렌지와 같이 더 많은 과일을 맛볼 수 있지만, 실제로 들여다 보면 홍옥 같은 사과 품종은 마트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지은이의 지적처럼 부사외의 사과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과연 다양해 진 것일까? 

 

마트는 다양성 그 자체다(92쪽)

표준화된 신선식품은 종류가 제한적이다. 칠레산 청포도와 미국산 오렌지로 마트의 과일 종류가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사과의 종류는 줄어들었다. 국광, 홍옥은 마트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고, 눈에 띄는 것은 부사뿐이다.

반면 오래 보존할 수 있어서 장거리 수송이 가능하고, 단일화 규격에 맞추어 표준화하기 쉬운 가공식품은 세계화에 가장 어울리는 식품이다. 이러한 식품은 대량 생산하여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전 섹 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 가공식품은 세계화라는 거대한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여 사람들의 식생활에 무엇보다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섬나라 어린이가 생라면 조각에 스프를 뿌려 먹고, 남태평양 사람들이 콘비프 통조림을 즐겨먹는 일이 이제는 자연스러워 졌다. 코카콜라 광고는 그대로 '언제 어디서든' 마실 수 있는 음료가 되었다.

세계인의 식탁은 다양해졌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미국이 만들어낸 가공식품 문화에 맞게 표준화된 것일 뿐이다.(95쪽)

 

음식에 대한 이런 저런 판단을 하기에 앞서 조금 더 자연의 생리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왜 과일을 먹고 채소를 먹는 것일까? 지구의 생태흐름 속에서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억지로 먹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식물은 먹히고 싶지 않다. 먹히기를 바라는 것은 식물자체(채소)가 아니라 과일이다. 사실 과일은 원래부터 먹히도록 설계됐다는 면에서 독특한 음식이다. 달콤한 맛과 향기, 부드러운 질감은 사람을 포함한 대부분의 동물들에게 매력적이다. 과일은 동물을 이용해 식물의 씨를 퍼뜨리는 중요한 목적을 수행하도록 만들어졌다. 따라서 동물이 식물의 원뜻을 거스르고 과일 속의 씨까지 소회시키는 일이 생기면 곤란하다. 이를 대비하여 식물은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었다. 대체로 씨는 단단한 껍질로 싸여 있어서 깨뜨리고 힘들고, 맛도 없으며, 독성화학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18쪽)

 

관점을 달리해서 음식 입장에서 보자. 언론에서는 매일 포화지방이 나쁘다, 불포화지방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포화지방이든, 불포화지방이든 생물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생존방식에 맞게 필요한 지방을 갖도록 진화한 것이다. 이런 기본적인 생태계에 대한 이해 없이 단순히 포화지방은 나쁘고, 불포화지방은 좋다고 말해서는 안될 것 같다.

 

인간의 관점에서는 음식이지만, 먹히는 음식의 입장에서 보면, 식물이든 동물이든 모두 다 살아있는 생물이다. 어떤 지방에 포화지방이 더 많이 들어 있느냐, 불포화지방이 더 많이 들어 있느냐 하는 문제는 그 생물이 사는 지역의 기후와 관련된다. 포화지방은 불포화지방보다 낮은 온도에서 그만큼 더 안정적이다. 불포화지방은 상온에서 액체인 만큼 잘 상한다. 북극에 사는 바다 물개와 캐나다에서 자라는 아마의 씨앗 속 지방질에는 불포화지방이 많이 들어 있고, 열대 지방의 코코넛 오일과 팜유에는 포화지방이 많이 들어 있는 이유도, 아마 그들의 생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추운 지방에서는 상온에서 액체인 불포화지방이 부동액 역할을 해 줄 수 있어서 좋고, 더운 지방에서는 잘 상하지 않는 포화지방을 가지고 있는 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의 건강을 위해서 자신의 구성 성분을 정하는 생물은 없다. 그러므로 생물이 자라는 환경을 무시한 채, 그것이 사람의 건강에 좋은지 나쁜지만 살피며 음식과 영양 성분을 좁은 관점에서 판단하는 일은, 기본 가정부터 잘못된 무의미한 일일 수 있다.(204쪽)

 

오히려 잡식동물로 식물과 동물을 섭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하며, 음식문화에 대한 보다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근래의 인간은 다른 생명체에게 삶을 빚지고 있다는 사실을 자주 망각한다. 우리가 먹는 농산물을 재배하느라 땀을 흘린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 역시 너무 자주 잊곤 한다. 그러나 잡식동물인 인간에게 '나만 소중해' 정신은 어울리지 않는다. 무엇을 먹을 수 있고, 어떻게 먹을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함께 나누고 발전시킨 것이 현대 인류 문명의 토대를 이루지 않았는가? 잡식동물인 인간에게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필연적이며, 소중한 것이다. (56쪽)

 

현재의 음식문화가 인간의 삶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되새겨보자.

 

우리는 '가공'이라는 말만 들어도 모종의 불안감이 느껴지는 세상에 살고 있다. 생식이 최고라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식품 가공의 원조는 불을 사용한 음식물의 조리였다. 프랑스의 저명한 미식가 브리야 사바랭은 요리가 문명의 진보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우리가  불은 사용하는 법을 배운 것은 요리의 필요 때문이었고, 인간이 자연을 길들인 것은 불에 의해서였기 때문이다."브리야 사바랭의 주장처럼 불을 이용한 요리는 인류의 역사와 음식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단. 가열은 세균을 죽여서 먹거리를 더 안전하게 하고, 날것 특유의 독성을 제거하여 음식의 맛과 질감을 좋게 해 준다. 익힌 음식은 날것보다 소화하기 쉽다. 삶아서 으깬 감자를 한개 먹으면 300Kcal가 흡수되지만, 생으로 먹으면 200Kcal만 흡수된다.

이에 더해 음식에서 영양소를 소화, 흡수하는 데에도 에너지가 소비된다. 음식을 씹고, 삼키고, 위산과 소화액을 분비하고, 위와 장을 움직여서 음식을 이동시키는 소화에도 비용이 드는 것이다. 조리한 음식은 날것에 비해 이러한 소화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하버드대 인류학과 교슈인 리차드 랭엄은 요리야말로 인류의 뇌를 커지게 해 준 배경이라고 이야기한다. 랭엄 교수의 화식가설은 다음과 같다. 익힌 음식은 날것보다 소화하기 쉽다. 음식을 익혀 먹으면서부터 사람의 장 크키는 대형 유인원보다 작아졌고, 이로 인해 소화기관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이 줄어들었다. 이렇게 절약된 에너지는 상대적으로 커진 뇌가 추가로 사용하는 열량으로 공급되었다. 요약하자면 '유인원에서 사람으로 진화한 것은 불로 익힌 음식 덕분'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소화하기 쉬운 음식이 사람의 커다란 뇌를 뒷받침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라는 점이다. 뇌는 체중의 2.5%에 불과하지만, 기초대사율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싼 조직이다.(1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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