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현 벨라루스) 유대인 태생의 프랑스 화가 마르크 샤갈(1887-1985)은 전 세계 대중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화가이자 미술사에서 독특한 위치를 지닌 작가이다. 98세의 오랜 삶을 통해 동심으로부터 무용과 꿈, 사랑, 성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테마를 그리며 현란한 색채와 형상으로 독특한 회화세계를 구축한 그는 피카소의 표현을 빌자면 “마티스와 더불어 20세기의 가장 뛰어난 색채화가”로 여겨지고 있다.  


본 전시는 러시아 혁명과 1,2차 세계대전을 겪은 작가의 굴곡진 세상사를 넘어서 색채의 화려함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누구보다 정열적이고도 집요하게 화폭에 담아내고자 했던 “색채의 시인” 샤갈의 두 번째 회고전이다. 국내미술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2004년 첫 샤갈 전시에 이어 이번 전시는 샤갈 예술의 총체적인 접근을 통해 샤갈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완결판인 동시에, 대중이 사랑하는 색채의 마술사 샤갈의 시적인 회화예술에 대한 행복으로의 여행이다." (전시소개자료)

작년 12월에 시작해 3월까지 색체의 마술사라는 이름으로 샤갈전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에 대해서 미리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래저래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한 것은 2월말이 되어서이다. 샤갈에 대해 알아보고 샤갈과 관련된 책들을 찾아보고 있으나 결국 책을 보기전에 전시회 발걸음 먼저 하고 말았다.

샤갈의 몽환적 그림은 매력적이다.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이라는 문학작품이 나오기도 했고, 까페나 레스토랑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샤갈은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이다. 그럼에도 샤갈에 대한 가이드책을 찾기는 조금 힘든 편이다.

일단 4권의 책을 준비했다.시공디스커버리 샤갈, 한길아트 시리즈 샤갈, 그리고 다빈치시리즈 중 하나인 샤갈, 꿈꾸는 마을의 화가까지. 샤갈, 꿈꾸는 마을의 화가는 알라딘에서 절판이라 시내 대형서점에서 재고를 확인하고 구매해 알라딘에서 배송받은 두 권과 더불어 총 네권을 갖췄다. 다른 한권은 가스통 바슐라르의 '꿈꿀권리'이다.

한 손에 들고 다니고 좋은 시공디스커버리 시리즈는 언제나 가격 및 두께 대비 만족을 던져준다. 다빈치판 시리즈 중에 한권인 ~ 는 샤갈에 의해 씌여진 자서전의 성격이어서 샤갈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아주 좋은 책이다.

한길아트 시리즈는 보다 구체적으로 샤갈과 샤갈의 작품에 대해 접근하고 있어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데 아주 좋은 책이다. 작품도 많이 소개되고 그에 대한 설명도 충실해 보다 깊게 샤갈을 만나기에 아주 좋다. 역사작가로 잘 알려진 남경태가 번역을 했고, '세계 명화의 비밀'의 작가 모니카 봄 두첸이 글을 썼다. 그리고 보니 한글로 번역된 모니카 봄 두첸의 책은 모두 가지고 있는 셈이다. 

프랑스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의 꿈꿀권리에서 다루는 샤갈은 약 20쪽 정도이다. 샤갈의 삽화(성서와 라퐁텐우화)에 주목하고 있다. 샤갈이외에 모네, 세갈 등을 다루고 있는데 책 표지에 몽상의 미술론이라 하고 있으니 특정한 작가들을 모아 한 주제로 설명한 책인 셈이다. 다만 저작권 문제로 작품은 전혀 볼 수 없어 아쉽다. 그리고 다른 책들에 비해 비대중적이라고 할만하다. 샤갈을 위해 굳이 읽을 필요는 없을 듯 하다.

다빈치아트 시리즈인 샤갈, 꿈꾸는 마을의 화가의 원제는 'Ma Vie 나의 삶'이라는 자서전이다. 만약 샤갈에 대해 한 두권의 책만을 읽겠다면 이 책은 미뤄두는게 좋겠다. 작품 설명 등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샤갈에 대해 잘 알고 있거나 다른 책에서 정보를 얻었다면 본인의 입에서 나오는 삶을 들어보면 샤갈을 보다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샤갈의 평전도 읽어볼 만 한데 두께가 있는 편이어서 시간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샤갈은 많은 삽화를 그렸다. 성경을 소재로 하거나 라퐁텐 우화, 아라비안 나이트, 다프니스와 클로에 등의 삽화를 그렸으므로 관심이 있다면 책과 함께 삽화를 감상해보는 것도 좋겠다. 전시회에서도 많이 소개되었다.
창해ABC 시리즈와 김종근의 '샤갈, 내 영혼의 빛깔과 시'라는 책이 있으나 손이 가지는 않을 구성에 내용이어서 비추이다.
 
"밤에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샤갈은 낮에는 살롱과 화랑들을 돌아다녔으며, 베르넹, 뒤랑 뤼엘, 앙브루아즈 볼라르의 작품을 감상하며 인상파들과 르동, 세잔, 고갱, 그리고 그 밖의 당대의 화가들의 빛과 공간에 대한 탐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는 눈부신 색채의 마술사가 되었고, 놀라운 속도로 야수파의 근대성을 자기것으로 소화해 내었다. ... 그는 자신의 지나친 사실주의적 묘사를 경계하면서 큐비즘에서 구도의 분할을 차용했다" (샤갈-몽상의은유, 25쪽. 시공디스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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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알라딘 메인화면에서 '로지코믹스'를 보았는데 그날 저녁 방문한 도서관 신간서적 코너에서 '비트겐슈타인의 수학의 기초에 관한 강의'가 눈에 들어왔다. 철학자이면서도 수학자인 버트란드 러셀과 비트겐슈타인의 책을 본 (그냥 봄) 셈이다. 언젠가 수학과 철학을 엮은 책을 읽으리라 생각하던 터라 목록을 한번 만들어본다. (생각보다 빠를 것 같다.) 

 로지코믹스는 "   300쪽이 넘는 이 만화는 제작 기간만 7년이 걸린 대작으로, 2009년 영국과 미국에서 영어판이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저자는 그리스 출신의 크리스토퍼 파파디미트리우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 교수와 소설가이자 연극, 영화감독인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

   저자들은 러셀이 컴퓨터 발명의 뿌리가 된 '수학원리'를 집필하고 수리논리학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날리기까지의 과정을 그의 인생 이야기를 곁들여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1/02/16/0200000000AKR20110216184200005.HTML?did=1179m 


"책은 러셀이 수학과 논리학에서 합리성의 근원을 찾아 나선 과정을 보여준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게오르크 칸토어, 앨런 튜링 등 19세기 말부터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때까지 수학의 토대를 찾기 위해 추상적인 개념들과 씨름했던 천재들의 이야기는 덤이다. 책은 규칙에 맞게 진행하는 논리학처럼 러셀의 강연, 지식의 토대를 찾으려 애쓴 사람들의 이야기, 저자들이 이 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엮어 풀어낸다. 지식의 토대를 찾아 떠나는 철학 이야기라면 지루하거나 버거울 거라는 선입견은 버려도 좋다. 어려운 명제나 단어가 나오면 저자들은 러셀의 일대기에서 빠져나와 책을 만드는 과정인 현실에서 쉽게 풀이해준다.

러셀은 절대적 합리성이 가능하다고 믿고 한평생을 그 토대를 구축하는 데 바쳤다. 그러나 그는 논리학의 기초를 세우는 데 실패했다. 강연에 찾아온 청중을 향해 러셀은 말한다. “진리에 이르는 왕도는 없다. 확실성의 모범인 논리학과 수학에서도 완벽한 이성적 확실성에 도달할 수 없다면, 하물며 복잡하고 어지러운 인간사에서는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64145.html  

"이 책의 주제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그 하나는 논리학자와 광기의 연관성이다. 만화를 볼라치면, 의외로 논리학자나 그의 후손 가운데 광인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만화가들에게는 이 점이 흥미로웠던 모양이다. 논리학이 광인을 만드는지 기질적으로 광적인 사람이 논리학에 빠지는지를 해명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이 만화책의 건강함은, 이 문제를 호사가적으로만 다루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자명한 것을 의심하고, 궁극의 진리를 탐구하고자 하는 지적 분투와 광기를 연결하는 데 소홀히 하지 않는다. 다른 주제는 수학과 논리학의 역사와 지적 거장들의 논쟁을 다룬다는 점이다. 러셀의 <수학의 원리>가 철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상, 화이트헤드와 함께 <수학원리>를 써나가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화, 이 성과들을 비판하고 새로운 세계를 펼치는 비트겐슈타인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그렇다고 이 난해하고 난삽한 주제가 만화라는 마술상자에서 마냥 이해하기 쉽게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수학과 논리학을 잘 아는 이에게는 기초적인 내용으로 채워졌을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 여러 군데 있다. 만화라고 해서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럼에도 러셀이 수학을 통해 진리의 본질을 꿰뚫으려 하고, 라이프니츠를 통해 논리학에 발 딛게 되는 장면은 만화라서 더 극적으로 잘 전달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6770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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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비평 봄호에서 조세제도 특집을 다루고 있어 추가)

우리나라 공연계의 문제중의 하나는 바로 초대권이다. 이런 초대권은 대체로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돌아간다.
천석규모의 공연장에 공연비가 1억이라면 단순히 계산했을 때 평균 티켓값은 10만원이 될 것이다. 이 중에 10%가 초대권이라면 공연을 위해 티켓을 구매하는 사람은 11만원을 줘야 할 것이다. 10만원은 내 티켓값, 그리고 1만원은 초대권을 받은 사람들을 대신해 티켓값을 내야 한다. 즉, 초대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공짜이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 공짜는 그대로 정상적으로 티켓을 사는 사람들한테 전가된다. 그런데 문제는 초대권을 주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부자들이다라는 것이다.

이것은 예를 든 것이지만 현실은 이 보다 더 심각하다. 공연비는 1억이 넘는 경우가 허다하고 초대권은 그 보다 훨씬 더 많이 사용되니까... 그 초과분은 정부나 지자체의 보조금으로 채워지는데 보조금은 바로 세금이다. 즉 공연을 좋아하는 나는 내 공연비에 부자들 초대권 값 그리고 보조금을 위한 세금까지 내는 셈이다.
 
물론 위에 든 예는 내가 가정한 것이다.(실제도 이와 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런 불합리를 지적하고 나온 책이 있다. 그런데 이런 불합리가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한국에서는 프리라이더(무임승차자)라는 이름으로 미국에서는 프리런치(공짜점심)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다. 
 


선대인은 공공서비스라는 것으로 한국의 프리라이더를 설명한다. 길을 내고, 공원을 이용하고, 불이 나면 소방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경찰들이 치안을 담당하는 공공서비스는 시민들의 세금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뉴스를 보면 이 나라의 장관이라는 이들은 대체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고,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이라고 하는 삼성그룹도 세금 문제(이건희가 이재용에게 넘겨주면서 상속세를 내지 않았던)가 거론되고 있다. 그렇다고 장관이나 이건희 일가가 도로를 사용하지 않고, 치안서비스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른 시민들의 세금으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이들에게도 공공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즉, 그들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혜택만을 누리고 있는 프리라이더(무임승차자) 인 것이다. "세금이나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는 사람이 각종 국방과 교육, 건강보험 등 공공 서비스 혜택을 누리는 게 무임승차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이 같은 무임승차 문제가 만연하게 되면 그 국가는 재원 부족 등으로 적절한 수준의 공공재를 제공할 수 없게 되고, 종국에는 붕괴될 수 밖에 없다."

뉴욕타임즈의 기자 데이비드 케이 존스턴은 "그들은 더 부유해질 수만 있다면 정부가 더 커져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스스로를 위해 그리고 자신들이 속한 계층을 위해 정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과 보상을 획득해왔다. 오늘날의 정부는 유례없는 수준으로 민간부문과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들은 호화스러운 잔치를 벌이고는 계산서는 우리들 나머지 사람들에게 떠넘기는, 말 그대로의 '공짜점심 Free Lunch'를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낸 것이다. .... 여기서 우리가 말하는 '공짜점심'은 정부가 개입을 했든 하지 않았든 관계없이, 한쪽이 비용을 부담하고 다른 쪽에서 경제적 혜택을 얻는 것을 칭한다.  .. 우리 경제에는 다양한 보조금이 존재하는데, 상당수가 의도적으로 교모하게 설계되거나 알아차리기 힘들게 구성되어 있다."(37쪽)  


선대인의 프리라이더는 동차회비는 내지 않으면서 동창회 총무나 회장이 되어 그 동창회비를 마음대로 쓰는 것을 정부에 빗대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많은 장관 등 임명자들이 대체로 탈세와 부동산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즉, 세금을 안 내는 이들이 나라의 세금을 자기들 마음대로 쓰고 있는 것이다. 특히 4대강과 민자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세금을 대기업 등에 퍼주고 있는 셈이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세금 구조는 열심히 일한 근로소득자가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인해 수익을 얻는 사람보다 세금을 많이 내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선대인은 우리나라의 세금구조 및 건설사업 등을 통해 어떻게 세금이 대기업으로 흘러들어가는지를 보여준다.

 

미국의 프리런치는 경제방향과 큰 관계를 가지고 있다. 지역경제활성화를 이유로 대기업 공장, 대형마트 그리고 프로스포츠단이 지역에 들어오면서 거액의 보조금을 요구한다. 보조금이 없다면 다른 지역으로 옮기겠다는 협박과 함께. 게다가 면세혜택까지 제공하는데 대기업 혹은 부자들이 운영하는 기업, 스포츠단 운영을 위해 지역주민들의 세금이 사용되고 있다. 보조금 덕에 손해 보지 않고 항상 이익이 날 수 밖에 없는데 이에 대한 이익은 순전히 대기업과 부자들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다.

케이 존스턴은 실제로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보조금의 예를 들어가며 현실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많은 예들이 한국인에게는 좀 낯설어 500여쪽에 이르는 책이지만 약 100여쪽만 읽어도 된다.

 
두 책 모두 우리가 내는 세금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현재의 세금 및 세금이 쓰이는 구조는 미래를 어둡게 할 뿐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현명한 납세자가 될 것을 주문한다.
 

역사비평 2011년 봄호에서는 조세의 공공성을 특집으로 다루고 있다. "정태헌 고려대 교수(역사학)는 ‘한국의 근대 조세 100년사와 국가, 민주화, 조세 공평의 과제’란 글을 통해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던 조세 공평성의 역사를 짚었다. 그는 “조세 공평의 다른 표현인 세금의 세목별 변화 과정은 특정 단계에서의 구성원 사이의 역관계를 적나라하게 반영한다”고 보고, “한국 근현대사에서 대기업·자산부자들은 세금 부담이 집중된 다른 계층이 존재했기 때문에 돈을 벌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의 분석을 보면, 식민통치와 전시 수탈을 위한 조세제도가 펼쳐졌던 일제 강점기가 끝난 뒤 우리나라는 세계 최빈국의 하나로서 자본주의 경제의 일반적 변화 과정을 다시 새롭게 밟아야 했다. 조세제도로 보자면, 수익세에서 소비세로, 다시 소득세로 중추 세목이 변해가는 과정이다. 그러나 1951년 제정된 ‘임시토지수득세법’ 등에서 볼 수 있듯, 초창기 주요 수익세였던 지세 부담은 지주가 아니라 농지개혁이 끝난 뒤의 영세 소농들에게 집중됐다. 그 뒤 경제성장에 따라 무차별적 대중과세인 소비세가 크게 늘어났고, 과세 집중 대상을 농민에서 임금소득자로 바꾼 소득세도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자산·자본소득이나 기업소득에는 각종 공제나 감면 등으로 특혜가 집중됐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religion/46731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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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런치 - 내가 낸 세금은 다 어디로 갔을까?
데이비드 케이 존스턴 지음, 박정은.김진미 옮김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에게 미국은 아직 선진국이다. 부정부패가 만연하지 않은. 세금에 대해서도 그렇다. 미국 정치인들은 국민들을 위해 세금을 쓸 걸 같다.
과연 그럴까? 뉴욕타임즈의 기자 데이비드 케이 존스턴은 미국의 세금 문제에 대해 아니다라고 대답한다. 기득권층은 공짜점심을 먹는데 그것은 바로 미국민들의 세금으로 채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1991년 7월 사우스캐롤라이나, 그곳에서 한 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했다. 부상자 77명에 사망자 8명. 그 사망자 가족 중 한명이 소송을 제기했고다. 선로보수 업체 CSX가 문제가 있음을 알아채고도 10년간이나 선로 보수 없이 내버려두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총 5,600백만달러의 배상금을 받아냈다. (물론 그 가족은 그 배상금을 기부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CSX의 원가절감액은 24억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CSX는 당시 열차 차량이 앰트랙(미국 공영 철도회사)이었고, 앰트랙과의 계약상 앰트랙 소유 철도에서 일어난 사고에 대해서는 배상할 책임이 없음을 내세워 앰트랙으로부터 해당 배상금 전액을 회수한다. 즉, CSX는 안전소홀로 얻은 부당이익을 그래도 지켜낼 수 있었다.

이 사건은 철도민영화의 폐해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철도 민영화를 통해 각 부분의 민영화를 얻어내면서도 그들은 로비를 통해 책임은 모두 공기업에 돌리는 법안을 통과시켜 버렸다. 즉, 위험은 국민의 세금으로 보충하고 수익은 그대로 챙겨먹고 있다.

 

십수년전 영국의 한 지역에서 삼성의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토지를 무료로 제공하고 세금을 받지 않고 각 종 보조금 혜택을 제시하며 유치해낸 적이 있다. 이는 기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로 많은 예시로 사용되었다. 아직도 삼성이 그곳에 공장을 운영할까? 삼성이 공장을 철수하면서 그 지역은 삼성 유치전보다 더 큰 경제적 암흑기를 맡고 있다. 하지만 삼성이 철수하고 그 지역경제에 미친 폐해에 대해서는 뉴스에도 나오지 않았다. (그 지역에서는 대단했겠지만)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기업을 유치하는 것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아주 기본처럼 알려져 있다. 미국의 경우도 이와 다르지 않다. 각 지역 경제를 위해 세금면제, 보조금 제공 등의 특혜를 주면서 기업 혹은 월마트 등 대형 상점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한다. 그래서 대기업은 이런 점을 악용한다. 보조금을 더 주지 않으면 다른 지역에 설립하겠다고. 게다가 그 대기업 유치를 위해 '강제토지수용권'까지 행사한다. 만약 거부한다면? 그 지역에서 경찰서를 철수시키고, 각종 공공기관을 철수시킨다. 사람이 살 수 없는 공간으로 만들어 버린다. 우리나라와 다를바 없는데...

문제는 이런 조치들로 개인의 권리가 침해받을 뿐 아니라 세금을 내지 않는 그들을 위해 세금을 낸다. 지역살림을 위해 세금을 걷어야 하지만 유치기업에 대해서는 세금 혜택을 주기로 했으므로 세금수입 부족분은 기존 주민들에게 거둬야 한다. 게다가 그 기업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지급하기로 한 보조금 지급을 위해 주민들은 추가적인 세금을 내야 한다. 대기업은 그 지역에서 손실을 보더라도 보조금 수입이 있으니 아무런 걱정도 하지 않게 된다. 지역주민의 세금으로 그들의 이익을 보충해주니까.

 

"그들은 더 부유해질 수만 있다면 정부가 더 커져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스스로를 위해 그리고 자신들이 속한 계층을 위해 정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과 보상을 획득해왔다. 오늘날의 정부는 유례없는 수준으로 민간부문과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들은 호화스러운 잔치를 벌이고는 계산서는 우리들 나머지 사람들에게 떠넘기는, 말 그대로의 '공짜점심 Free Lunch'를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낸 것이다. .... 여기서 우리가 말하는 '공짜점심'은 정부가 개입을 했든 하지 않았든 관계없이, 한쪽이 비용을 부담하고 다른 쪽에서 경제적 혜택을 얻는 것을 칭한다.  .. 우리 경제에는 다양한 보조금이 존재하는데, 상당수가 의도적으로 교모하게 설계되거나 알아차리기 힘들게 구성되어 있다."(37쪽)  

 

저자는 실제로 이런 공짜점심이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500여쪽에 달하는 내용이 구체적인 사례들로 채워져 있다.

 

그 한 예가 바로 프로스포츠 구단이다. 미국 전 대통령인 부시조차 텍사스 레인저스라는 메이저리그 야구팀을 이용해 엄청난 보조금을 챙겼다.(물론 그가 챙긴것은 야구단 뿐은 아니지만..) 몬트리올 엑스포스를 인수해 워싱턴 내셔널즈를 창단하는데 4억 5천만달러가 소요되었는데 워싱턴이 구장 건설 등 야구단 유치를 위해 사용한 보조금은 6억 1천만달러에 달한다. 구단 인수비용보다 보조금이 더 컸다. 구단주는 구단을 인수하자마자 구단의 가치는 인수비용보다 커진 셈이니 주 세금으로 앉아서 돈을 번 셈이다. 보통 구단주들은 미국 최고의 부자들인데 그들은 납세자의 세금을 프로스포츠단을 통해 자신의 주머니에 넣기에 바쁘다. 그래서 '음모의구장'이라는 책을 쓴 전 뉴욕 타임스 기자는 가장 부유한 자들에게 사회주의식 부의 재분배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고발한다. 시민들에게 돈을 거둬 최고의 부자들에게 나누어주는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가 선진국이라 생각하는 미국에서 이런 일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랍다. 특히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 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왜 그런 아이러니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 책을 읽으니 이해가 간다. 일반 납세자들이 부자들의 '공짜점심'을 대신 지불하고 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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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있어서는 거의 문외한인데 하는 짓거리는 음악 좀 듣는 사람이다. 2010년에는 쇼팽으로 그
티를 내 보려고 했다. 2010년은 쇼팽 탄생 200주년이었다.  

 

 사실 쇼팽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음악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왠지 쇼팽은 음악성
이 떨어진다는 막연한 망상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작년말에 듣고 읽었던 글렌 굴드의 영향이기도
하다. 왠지 듣기 좋은 선율은 철학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그냥 거리낌없이 차용했다. 그래서 2010년 쇼팽 200주년에 쇼팽을 들어야 하나 하는 고민을 했다.

관심사가 생길 때 마다 버릇처럼 이런 저런 자료를 뒤져본다.쇼팽에 출간된 책이며 위키피디아 등 관련 인터넷을 뒤젹거렸다. 쇼팽에 대한 유명세에 비춰 쇼팽에 대한 책이 별로 없다는 사실은 의외였다. 쇼팽에 대한 소설책 한권 정도인데 이 마저도 별 감흥이 없었다. 대신 명곡라이브러리 쇼팽을 준비했다. 뭐 대단한 음악애호가라도 되는 마냥 일단 구색은 갖춰놓고 본다.

인터넷과 클래식서적 내용을 토대로 들어야 할 목록들을 선곡해본다. 일단 고클래식에서 쇼팽의 대표작들을 저렴하게 구입해놓고 KBS F1에서 나온 Listen & Lesson 쇼팽편을 구매했다. 100번 듣기를 목표로했다. 공연정보도 좀 찾아보고.여기까지 6월이다.

MP3 중에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의 Nocturnes와 Ballades를 주로 들었다. 가끔 운전할 때는 Listen & Lesson 쇼팽을 항상 돌려두었고, 여기는 8월까지의 이야기이다.

한참 음악을 듣지 않고 지냈다. 집에 있는 홈씨어터에는 항상 아기용 CD/DVD가 꽂혀 있었고 주말가족들이 움직일 때를 제외하곤 운전을 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11월말 2011년은 말러서거 100주년이다. 말러를 들어야 하나 고민하던 중 쇼팽에 대한 미련이 사라지지 않았다. 한동안 음악 CD 구매도 하지 않았고, 말러와 쇼팽을 알라딘내 보관함에 담았다 빼기를 반복한다.

루빈스타인의 녹턴을 다시 꺼내 든다. 모음곡이 아닌 쇼팽의 다른 작품들은 솔직히 듣기 힘든 부분이 있다. 연습곡이나 전주곡 중 일부는 귀에 익은 곡이라 괜찮지만 다른 곡들은 아직 귀가 트이지 않은 이들이 듣기에는 힘든 부분이 적지 않다. 그에 비해 녹턴은 아름다운 선율과 적당한 길이로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게다가 루빈스타인 손끝에서 울려나오는 선율은 이어폰으로 듣고 있음에도 멈칫 멈칫 선율을 따라 움직일정도로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의 녹턴을 들으며 쇼팽의 녹턴에 대해 들었는데 녹턴에 대해서는 클라우디 아라우를 선택했다. 전작을 모으고자 하는 자끄 루시에의 녹턴, 그리고 앞으로 전작을 모아보고 싶은 백건우를 이번에 쇼팽으로 시작했다.  



루빈스타인의 녹턴이 밝고 가볍고 경쾌하다면 아라우의 녹턴은 밝으면서도 가볍다는 느낌이 들지않을 정도로 준수하고 아름답다. 솔직히 쇼팽의 녹턴을 딱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아라우를 선택하고 추천한다. 자끄 루시에의 녹턴은 그의 여느 작업처럼 박제화되어 있는 쇼팽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주는데, 원곡에서 벗어나지 않는 초기에서 후반으로 갈 수록 점차 녹턴에 자신만의 색을 입혀나간다. 쇼팽에서 시작했지만 듣다보면 어느새 자끄 루시에의 녹턴으로 변해 있다.특히 이번 앨범은 기존의 트리오에서 벗어나 독주로 연주했다고 한다. (클래식계의 반응이 궁금하다.) 

음악을 듣는 것은 그림을 보는 것 보다 조금 더 어렵다. 소리에만 의존한다는 것은 많은 인내심을 요구한다. 쇼팽에 대한 아주 좋은 가이드를 옆에 두고 있는 것은 그만큼 큰 도움이 된다. 쇼팽의 음악에 대한 거의 모든 설명이 붙어 있고 각 곡마다 특징들이 설명되어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주제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악보까지 보여주고 있으니 쇼팽을 공부하는데 이만한 책이 없다. 바로 음악지우사의 명곡라이브러리 시리즈이다.  

이미 바흐에서 명곡라이브러리를 한권 갖춰놓았는데 관심있는 음악가가 생길때마다 한권씩 채워놓고 싶은 시리즈이다. 베토벤, 모차르트 생애가 아니라 음악에 대해서 무엇을 알고 있지라는 의심이 들때는 바로 이 책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쇼팽 아직 못 읽을 부분이 너무 많다. 그래도 필요한 부분 여러번 찾아 읽었다. 쇼팽 녹턴의 초기작들은 영국의 작곡가 존 필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뒤에 작곡된 녹턴은 쇼팽만의 색깔이 분명하게 담겨있다고 한다. 또 어떤 녹턴은 혹평을 받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뛰어나다는 점도 이 책에서 얻은 내용이다.  

2011년 올해는 어떤 작곡가로 이 시리지를 한권 더 구매할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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