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비평] 창간호의 두번째 꼭지는 '동인문학상'을 다루고 있다. '동인문학상'은 수상 거부 등 논란이 많은 문학상이다.
개인적으로도 <조선일보>의 비도덕성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다 '동인문학상'의 '동인'이 친일 문인이라는 점에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 상이다. '동인문학상'을 얼씨구나 하고 수상하는 작가들을 보면 한편으로는 한심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물론 '동인문학상' 수상하시는 분들이 다 고명하신 분들이지만,,, 특히나 이문구의 동인문학상 수상 당시 이문구의 감격에 찬 수상소감은 평소 이문구가 보여주었던 행동과는 반대되어 보였기에 상당히 실망스러웠다.(이때 평론가이자 시인인 김정란교수가 아웃사이더에 그 실망감을 표현한 글을 실었었다.)
우리나라의 문학에 있어서 신문매체와의 관계는 상당히 밀접하다. 신문매체는 문인들로 하여금 작품 발표의 기회를 많이 제공하였고, 또한 칼럼이나 기자의 형태로 경제적 안정에도 상당한 기여를 했다. 신춘문예를 통해 젊은 작가들의 등용문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모습을 통해 신문매체의 기사를 통해 문학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해졌고, 결국은 한국문학의 권력화를 조장하기에 이르렀다. 문학권력논쟁에 조선일보가 주요 대상중의 하나였던 것은 이런 점 때문이다. 즉, 신문매체가 작가-비평가-출판사로 조직화되고 위계화된 한국문학의 불합리를 정당화시켜 문학권력과 신문매체간의 문언유착을 확대시켜 나갔다.
2. 신문매체 문학상과 문학권력
신문매체들의 문학상은 한국문학의 상징권력인 문인들을 이용하여 신문의 특권화된 지위를 보장받으려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데 큰 문제가 있다. 또한 신문매체들의 문학상이 ‘동인문학상’, ‘미당문학상’, ‘팔봉비평문학상‘ 등 친일문인들의 이름을 빌리고 있다는 점 또한 그들의 친일행동을 은폐시키려는 문학권력과 연계되어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3. 조선일보와 동인문학상
특히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신문매체의 문학상중에 가장 많은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 <조선일보>의 ‘동인문학상’이다. 이런 논란 속에서 ‘동인문학상’은 2000년 종신심사위원제 도입과 단편이 아닌 단행본 소설집으로 심사대상을 변경하고 나섰다. 그러나 종신심사위원제는 그 자체가 문학권력의 권력화를 가속화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심사위원들 자체에서도 이념적으로 한쪽으로만 편향되어 있다는 점에서 ‘동인문학상’ 자체가 이념적으로 한 쪽 문인들을 중심으로 문학권력을 구성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런 문제들 속에 2000년 이후 황석영, 공선옥, 고종석이 ‘동인문학상’의 후보작이 되는 것을 거부하면서 ‘동인문학상’의 문제는 더 큰 논란을 일으켰다. 황석영은 ‘동인문학상’ 후보작 거부와 관련하여 세가지 이유를 드는데, 첫째는 <조선일보> 자체가 반개혁적 수구 세력이라는 점, 둘째는 ‘동인문학상’이 문언유착을 통해 한국문단을 종속화시키려는 언론권력의 속성, 셋째는 친일문인인 ‘동인’에 대해 문학적으로 다른 판단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황석영의 이런 거부이유는 동인문학상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를 그대로 지적하고 있다.
특히 ‘동인문학상’의 경우 근래 들어 문인들 사이에 거세게 일고 있는 안티조선운동에 대해 권위있는 문인을 심사위원으로 만들고 또한 조선일보에서 수여하는 문학상을 수상케 함으로 안티조선운동에 대한 방어막을 형성하려 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4. 문학상 제도의 혁신을 위하여
신문매체의 문학상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잃어버리고 문언유착의 연결고리로 사용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문학상 자체에 대한 본질적인 검토를 통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찾는 일이 시급하고, 문인들 또한 그런 문학상에 대해 좀 더 고민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겠다.
부록....
* 황석영<동인문학상 후보작을 거부한다> (한겨레신문 2002.7.20)
....요즈음 <조선일보>는 정치, 경제, 사회면에서는 종전보다 더 반개혁적이면서도, 문화면에서는 ‘다양성’을 보여 주려고하는 교묘함을 보이고 있으며, 보다 이질적인 문인들에게는 단 몇 매짜리의 칼럼 한 편에 다른 신문의 무려 다섯 배나 가까운 원고료를 지불하고 있다..... 문학상의 상업주의와 사이비 권력놀음 따위의 문제점이 지적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실상은 <조선일보>가 특정 문인 몇 사람을 동원하여 한국문단에 줄 세우기 식의 힘을 ‘종신토록’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문학상이 세계관의 표현일진대 나는 <조선일보>측의 ‘동인문학상’ 뿐만 아니라 현대문학에서의 동인의 위치에 대하여도 이견이 있는 사람이며, 따라서 귀측의 심사대상이 되는 것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일단 밝혀두려고 한다.
* 고종석<동인문학상 생각> (한국일보 2003.12.25)
나는 왜 안티조선에 공감하는가? 언젠가 다른 자리에서 썼듯, 그 신문이 수구 냉전 복고 세력의 선전국일 뿐만 아니라, 신문 지면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기 쉬운 글쓰기의 권력화를 가장 비도덕적으로, 현저히 정치적으로 드러내왔다는 판단 때문이다.
나는 왜 동인문학상에 비판적인가? 역시 다른 자리에서 지적했듯이 그 상이, 특히 심사위원단의 종신화와 상금의 파격적 인상 그리고 상시적 독회 평가의 기사화를 뼈대로 한 세 해 전의 개편 아래, 한국 문단에 대한 조선일보의 아귀 힘을 강화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004.5.30)
문언유착과 문학권력의 제도화 : <조선일보>와 ‘동인문학상’을 중심으로
- 하상일(문학평론가)
1. 한국문학과 언론권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