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옛이야기 스토리텔링
캐시 스파뇰리 지음, 홍기영 옮김, 이은선.조윤이 그림 / 다섯수레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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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분명하게 밝혀두어야 할 부분이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스토리텔링은, 최근 문화콘텐츠 산업에서 자주 거론되는 그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말 그 자체의 의미, 즉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행위"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앞의 의미를 떠올리고 이 책을 뽑아들은 사람은 실망할 수도 있겠다.

나 역시 그러했으니.

 

책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 여러 나라의 옛이야기를 가려 뽑았고,

그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고려해야 할 부분에 대한 친절한 안내를 포함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적 효과 등도 첨부되어 있다.

그러니 "아시아 옛이야기"라는 목표를 어느 정도는 충실하게 구현했다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스토리텔링"이란 부분인데,

이 책의 원제목이 "A Treasury of Asian Stories & Activities for Schools & Libraries"라는 점을 고려하면 구태여 스토리텔링이란 표현을 사용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그냥 아시아 옛이야기 창고, 정도의 제목이 적합하지 않았을까?

 

제목은 그 저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가장 명확한 수단이 아닌가.

보다 신중하고 분명한 제목을 달았어야 했다.

 

아쉽다. 내용보다는 이 책의 제목이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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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 : 저승편 세트 - 전3권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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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빛나는 부분은 균형감각이다.

 

이 작품에는 약점이 많다.

그림체도 허술하고, 장면전환도 그리 효율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이 약점들은 다음의 강점들에 의해 상쇄되어 버린다.

 

 

1. 소재의 독창성

 

한국 신화를 다루었다는 점. 이것이야말로 이 작품이 가지는 가장 큰 힘이다.

 

물론 신화를 원작으로 한 만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한국 신화를 다룬 작품은 없었다.

 

이것이 이 작품이 가진 가장 강력한 힘!

 

 

2. 현실에 대한 인식과 신화의 환상성

 

이 작품은 크게 두 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신화와 현실, 저승과 이승으로 나뉜 이분법적 관계야말로 스토리텔링의 특징

 

이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신화  저승  환상  보편적 이야기 
현재  이승  현실  당대의 이야기 

 

즉, 신화-저승이 환상을 담당하면서 인류의 보편적 이야기를 전달한다면,

     현실-이승은 현실을 담당하면서 당대의 특수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문제는 이질적으로 보이는 두 가지 요소가 매우 적절하고도 균형감작 있게 제시되었다는 점이다.

 

앞의 신화에 대한 이야기가 독창성을 부여하는 요소였다면,

이러한 이야기 방식은 그러한 독창성을 독자들이 받아들이기 쉽도록 만들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3. 따뜻한 인간미에 기반을 둔 유머

 

여기에 한 가지 요소가 더해진다.

앞서 살펴보았던 제시 방식만으로는 그저 잘 만들어진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작품은 분명히 웃음을 전달하는 만화이고,

그 유머에는 따뜻한 인간미가 바탕이 된다.

 

상대를 비꼬거나 비하하면서 만들어지는 웃음이 아니라,

공감하고 이해하고 위로하면서 만들어내는 웃음.

 

그것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바탕이 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 따스한 애정이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때까지 웃음이 이어지도록 만든다.

 

사실 저승을 테마로 한 만큼, 다소간의 잔혹함과 인간 혐오는 바탕에 깔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간미가 그 모든 것을 무마시켜 버린다.

 


상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72742
- 인터넷으로 볼 때는 독특한 소재만 눈에 들어왔다. 책으로 다시 읽으니 스토리텔링이 눈에 들어온다. 역시, 이만한 이야기를 끌고가려면 이 정도의 이야기 구조는 갖춰야지! 든든하다.

 

중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77893
- 역시 환상은 현실문제와 결합될 때 보다 큰 의미를 발휘할 수 있다. 이 작품은 환상에서는 정보 전달과 개그를, 현실에서는 문제 제기와 치유를 시도한다. 이 균형 잡힌 스토리텔링이라니!


하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77948
- 중권의 설명에 하나를 더한다. : 이승과 저승, 개그와 현실인식은 따스한 인간미로 귀결된다. 바로 이것이 인간의 악행을 바닥까지 다룬 이 작품이 혐오에 빠지지 않는 이유다.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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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코의 술 애장판 1
오제 아키라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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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그저 그런 음식만화라고 생각했다.
그래, 사실 이 작품에는 숨막히는 긴장감이나 대결구도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가치를 가지는 까닭은,
주제의 건강성 때문이다.

 

음식만화가 진지해지면, 결국 환경문제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 그런 사례를 <맛의 달인> 90권에서도 찾을 수 있다. http://blog.aladin.co.kr/rahula/5456117 )

 

이 작품 역시 그러하다.
작가는 환경문제와 마주하면서, 농업정책의 문제를 정직하게 다루고 있다.

1980년대 후반에 제기된 이 비판은 2012년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음식의 소명은 생명을 살리는데 있다.
그런데 그 재료들이 오염되어 있다면, 음식을 제 구실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래, 결국에는 생명이다. 환경이다.
그리고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

 

<나츠코의 술>은 이런 진리를 낮은 목소리로 들려준다.

그 목소리가 점점 퍼져나가서 큰 목소리로 바뀌기를,
그래서 우리가 좋은 재료로 만든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

 

p.s. 그런데 <나츠코의 술.2>는 애장판으로 나오지 않는 겁니까?

 

 


 

 

01권 http://blog.aladin.co.kr/rahula/5428822
- 1988년 연재가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이 작품의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결국 세상 모든 음식은 좋은 환경에서 나올수밖에 없고,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다.


02권 http://blog.aladin.co.kr/rahula/5482199
- 그러고 보니 이 만화는 드라마를 닮았다. 아니, 일본 드라마가 만화를 닮은 것인가? 특히 영롱하게 빛나는 장면들을 표현할 때의 슈퍼컷들이 더욱.


03권 http://blog.aladin.co.kr/rahula/5485515
- 이제 '술'은 음식이 아니라 환경의 문제로 넘어간다. 당연하다. 모든 음식의 맛과 영양은 좋은 재료가 결정하기 때문. 바로 이런 전환이 이 만화를 다른 요리만화와 구분하는 지점이다.


04권 http://blog.aladin.co.kr/rahula/5488123
- 이제 이야기의 한 고비가 지났다. 다음 권에서는 또 새로운 내용이 펼쳐지겠지. 새롭지는 않지만, 건강한 그들의 이야기를 어서 보고 싶다!


05권 http://blog.aladin.co.kr/rahula/5490125
- 이러저러한 논쟁 끝에 후계자로 결정. 결국 이렇게 흘러가야만 하는 이야기이지만, 그 당연한 결말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작가의 힘이지. 그런 의미에서 아낌없이 박수!


06권 http://blog.aladin.co.kr/rahula/5490148
- 세상을 바꾸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더구나 힘으로 상대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이해와 설득, 동감과 행동으로 조금씩 바꾸어 나가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이제 명가의 술을 만들기 위해서 그 힘겨운 일을 시작한다.


07권 http://blog.aladin.co.kr/rahula/5496167
- 좋다. 참 좋다. 술 한잔 마시고 보니 더욱 좋다. 음주 평가라고 흠잡지 말라. 누구라도 이 작품을 읽으면 술을 마시고 싶어지지 않으랴.


08권 http://blog.aladin.co.kr/rahula/5496909
- 이 작품은 음식(술), 환경, 인간(감성)의 세 가지 요소를 꼭지점을 하고 있다. 이번 권은 그중에서도 인간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 인간이야말로 스토리텔링의 기본!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다소 평이한 것도 사실


09권 http://blog.aladin.co.kr/rahula/5496975
- 다른 권들보다 감동적이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점수를 주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진정한 '나츠코의 술'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제 이야기는 한 차원 높아졌다.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다.


10권 http://blog.aladin.co.kr/rahula/5498507
- 이제 조금씩 분명하게 새로운 개념의 술이 만들어지고 있다. 아주 느리지만 분명하게! 조금만 더 속도를 내주시길!


11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47989
- 이제 수련은 끝나고 실전이 시작되었다. 비로소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다. 세대교체. 그런 점에서 이 작품 역시 성장드라마이다. 이제 이야기는 결말을 향해 달리고, 그들의 도전은 더욱 숭고해진다.
- 할아범에서 쿠사카베에게로 이어지는 도지의 전환은 이 작품이 그려내는 '성장'을 단적으로 상징한다. 그리고 그 작업을 유도하는 나츠코의 역할은 '무녀'와 닮았다. 그녀가 스스로 말하는 것처럼. → 이러한 점에서 나츠코는 주체적인 인물은 아니다. 여성주의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 인물은 오히려 퇴행적이다. 자기가 스스로 일을 주도하지 않고, 오직 도와주는 역할에 머물고 있다. 


12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50194
- 기나긴 도전이 끝났다. 예정된 성공이었기에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이 마지막 권은 큰 의미가 없다. 영화 끝난 뒤 제공되는 서비스컷 같은 느낌. 그럼에도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다룬 이야기들은 진중하고 진실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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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5-13 0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만화는 술 이야기를 '환경'으로 다루었다기보다
'사람이 밥을 먹고 살아가는 농사', 곧 '흙일'로 다루었다고 여겨야
알맞지 않으랴 싶습니다..

라훌라 2012-05-13 22:48   좋아요 0 | URL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그런데 흙일과 환경이 서로 구분되는 것일런지요? 농사가 잘 되려면 우선적으로 좋은 환경이 갖추어져야 하고, 나아가 농사의 목적이야 말로 사람이 건강한 자연의 일부가 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아닐지요? 만일 이런 개념의 흙일이 아니라, 일(비즈니스)로의 농사라면 그건 분명히 이 작품의 주제와 다르다고 봅니다.
 
베르사유의 장미 1~9권 완전판 세트 - 전9권 - 완전판
이케다 리요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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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프랑스 역사를 배경으로 하지만, 일본의 문화적(만화적) 전통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1) 낙화(落花)의 아름다움

 

일본인의 미의식 중에는 '소멸에 대한 동경'이 있다.

벚꽃이 만개했을 때보다 떨어지는 모습에서 느끼는 아름다움.

역사의 소용돌이, 사회시스템, 혹은 주군에 대한 충의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파멸되어야 하는 이들에 대한 동경이다.

 

이 작품 역시 프랑스 혁명이라는 시대 변화 속에서 '운명적으로' 파멸해가는 이들을 다루고 있다.

주요 인물들은 대부분 자신의 파멸을 예감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거스르지 않는다.
단지 체념하고 운명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여기에는 순정만화 특유의 절대적 사랑에 대한 동경이 반영되어 있지만,
그를 기꺼이 받아들이게 하는 원인은, 그러한 모습을 '아름다움'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미와 백합 등의 꽃의 이미지가 즐겨 활용되었던 까닭도 여기에 있다.

 


2) 남장여자, 혹은 여성성의 확산

 

여성들만 출연하는 연극 '다카라쓰카(寶塚)'의 사례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남장을 한 여성은 일본인들이 즐겨 활용하는 문화코드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분명 마리 앙투아네트이지만,

오히려 그녀를 수호하는 오스칼이 더 인기를 끌었던 까닭이 여기에 있다.


오스칼은 단순한 남장여자가 아니다.

여성들의 동경의 대상, 때로는 동성애 관계를 연상시키는 매혹의 대상으로 인식된다.

 

 

순정만화의 장르적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작품의 등장인물은 모두 여성성을 드러내고 있다.

남성성이 강조된 인물은 오직 조롱과 비판의 대상이 된다.

 

단지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일 뿐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여성을 위한 문화콘텐츠인 순정만화의 소비자들의 심리를 잘 반영한 판매전략에 가깝다.

 


3) 팩션. 허구와 역사

 

'팩션'이란 용어는 최근에야 사용되는 것이지만,

허구와 역사를 결합시킨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그리고 리얼리즘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만화에서는

이런 창작방법이 더욱 활발하게 활용되었다.

 

 

프랑스 혁명을 설명하는 의견은 보다 다양하게 제시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이처럼 흥미진진하게 다룬 작품은 많지 않다.

 

그것만으로도 《베르사유의 장미》가 가진 가치는 충분하다. 

 

설령 그것이 역사왜곡으로 비판을 받든, 역사수업의 부교재로 각광을 받든,
그 어떤 입장도 이 작품이 재미있다는 사실보다 중요하지는 않다.

 


1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27109
- 예전 소녀만화 특유의 오글거리는 표현도 있지만, 역시 명작은 명작! 팩션의 특징을 잘 살려 재미요소를 구축하고 있다. 다음 편을 기대해도 좋을 듯!

 

2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30019
- 예상했던 것보다 오스칼은 자신의 성정체성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음. 그녀에 대한 동성애적 감정은 오히려 주변사람들의 몫. 이런 설정은 다카라즈카 등의 일본 문화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은 아닐지?

 

3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35439
- 갑자기 그림이 좋아진다. 월등하게. 작가가 여기에서부터 진심으로 승부를 걸기 시작한 듯!

 

4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35443
- 혁명의 기운은 점점 등장인물들에게 접근하고, 예정된 파멸이 가까워진다. 흑기사, 연애지상주의, 동성애적 분위기... 이 모든 요소들이 일본 특유의 낙화(落花)의 미학과 연결되어 있다.


5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37462
- 혁명과 사랑, 두 가지 모두 놓치기 어려운 주제인데, 제법 균형감각 있게 잘 끌어가고 있다. 이 균형을 언제까지 지켜낼 수 있을지. 그것이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힘이 될 것이다.

 

6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38754
- 이제 혁명이 그들의 사랑을 집어삼키기 시작했고, 그들은 기꺼이 몸을 던졌다. 예정된 파멸 속으로. 역사성이 높아지면서 숨은 역사 찾기의 재미도 쏠쏠하다.

 

7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40700
- 죽음을 접한 후에 문득 알아차리게 된다. 아, 이 작품의 주인공은 오스칼이 아니었구나! 모든 문화예술 분야에서 가장 매력적인 남장여자,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가치를 가진다.

 

8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43148
- 오스칼은 죽었지만 이야기는 계속된다. 사실, 그(녀)의 죽음에서 끝맺음 되었어도 무방하다. 외전은 이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파멸의 미학의 연장선에 있다. 흡혈귀는 유미주의의 궁극적 형태가 아닌가.

 

9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45677
- 오스칼을 내세운 수명연장용 외전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길. 이미지에서는 아쉬운 부분 적지 않으나, 스토리텔링은 제법 충실함. 무엇보다 루루 캐릭터의 매력은 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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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겐 - 전10권
나카자와 케이지 글.그림, 김송이.이종욱 외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부러운 점은, 이토록 저돌적이고 직접적인 비판을 거리낌없이 내뱉을 수 있었다는 것.

 

공감하는 점은, 기성세대와 권력자들은 자신의 잘못을 전혀 인정할 줄 모른다는 것.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와 보통사람들에게로 돌아간다는 것.

 

아쉬운 점은, 자기 반성은 냉철하지만, 일본 작가이기에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입장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우리를 다소 불편하게 만든다는 것. 아무리 원자폭탄을 투하한 미국을 욕해봐야, 그 빌미를 제공한 것은 일본이라는 것.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소년의 성장기"라는 점.

현실이 아무리 괴롭고 힘들어도 끝내 이겨내는 성장드라마라는 점.

그 상징으로 사용되는 것이 (이제는 고색창연하지만) 보리라는 점.

 

겨울은 혹독해도 보리는 온힘을 다해 자라난다!

 

 

01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02067
- 경험보다 절실한 이야기는 없다. 작가의 경험이 독자의 가슴을 때린다. 전쟁의 주체에 대한 고발, 민족 차별에 대한 고발, 그리고 반전의 메시지가 강하게 제시되어 있다. 이들이 울림이 되는 건 오로지 경험의 힘!

 

02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08324
- 이 작품이 다루는 것은 확실히 불편한 진실. 불쌍하고 안타깝다. 하지만 그 고통은 그들 스스로 자초한 것이며, 그 때문에 엉뚱한 민족이 고통 당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동정과 분노는 결코 분리되지 않는다.

 

03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11311
- 때로는 삶이 죽음보다 참혹하다. 그럼에도 삶이 희망인 까닭은 바로 그것만이 참혹함을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04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14229
- 그래, 점령군 미군의 잘못은 분명히 있지. 하지만 그들이 잘못했다고 당신들의 죄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야. 쉽게 희망을 이야기하지는 마시길. 아직 당신들의 아픔은 충분하지 않으니.

 

05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19519
- 왜 권력을 가진 자들은 자기 잘못에 책임지지 않는가? 일왕은 끝내 전범으로 처벌받지 않았고, 권력자들은 변신하여 다시 세상을 지배한다. 겐은 이에 대해 분노한다. 그것은 지금 내가 느끼는 분노와 다르지 않다.

 

06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20439
- 전쟁의 폐해 중 하나는 선악의 구분가 사라진다는 것. 6권의 겐과 친구들이 그러하다. 그들의 분노는 타당하지만, 그것을 분출해내는 방향과 양식마저 동의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살아남아라, 아이들아!

 

07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21053
- 일왕과 권력자들에 대한 비판, 재일조선인 옹호, 미군정 비판. 서로 대비되는 개념들이 하나가 되어 제시된다. 이 작품의 장점과 단점은 모두 여기에서 나온다.


08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21051
- 묘하게도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1950년대의 역사는 관심 밖에 있었다. 누군가 유도하기라도 한 것처럼. 하지만 현재의 권력구도가 형성된 건 바로 그 시기이다. 역사에서 모습을 감춘 점령군과 위정자들에 의해서


09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23950
- 겐, 드디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다. 모순을 발견하고, 오해와 마주치고, 하지만 진심을 다해 모순을 공격하고, 오해를 이해하는 과정은 기존의 방식과 동일. 군데군데 보이는 시대상황이 잔재미 포인트


10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23970
- 더 이상 남은 이야기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사랑이 남았다. 겐에게도 사랑이 찾아왔고, 아쉽게 떠났다. 이제 소년은 진정으로 청년이 된 것이다. 모순과 오해는 여전히 남았지만, 그럼에도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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