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모처럼 시간이 나서 연습을 꽤 했다. 물론 작년, 졸업연주 때문에 연습하던 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요새는 무엇이 그렇게 바쁜지 도통 연습을 충분히 할 시간이 나질 않는다.

쇼팽 에튀드도 벌써 금요일 이후로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오늘은 연습을 하려는데, Relax 가 잘 안되서 힘들었다. 겨울바람은 Relax가 가장 중요한데, 속도를 좀 높이니 힘이 잔뜩 들어갔다. 이럴 땐 오히려 그만 치는 편이 낫다.

베토벤은 여전히 악보를 읽고 있는 상태다. 내일이 레슨이라 대충 악보를 보긴 했는데, 보나마나 내일 가면 선생님의 경악을 금치 못하시는 표정을 보고야 말 것이다. 충분히 예상이 가능하다.

겨울바람도, 베토벤 32번도, 바르톡 소나타도 다 어둡고 무거운 노래들이라서 너무 minor 곡으로만 고른 것이 아닌가 생각도 되는데, 나는 아마도 그런 곡이 잘 어울리는 모양이다.

낭만곡을 아직 고르지 못했는데, 리스트는 정말 너무 어렵고 재미도 없고, 이번엔 쇼팽이나 라흐마니노프로 해 볼까 생각중이다. 쇼팽은 에튀드가 겹치기 때문에 좀 그렇고.. 그렇다면 라흐마니노프도 역시 무거울텐데.. 완전히 같은  분위기로, 올해는 그런 곡들만 치게 될 것 같다.

암/튼/

연습이 너무 부족하다. 요즘은.. 생활을 개선해야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어제 TV에서 일요스페셜을 봤다.

독신여성/ 결혼했으나 아기를 낳지 않는 부부/ 이혼한 두 가정이 합쳐 두명의 엄마와 4명의 아이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

3가지 이야기를 주제로 요즘 여성들의 결혼에 대한 생각, 육아에 대한 생각을 볼 수 있었다.

사실 나와 동일한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짐짓 놀랐다.

모두 나의 이야기였던 것이다.

1. 결혼 자체에 대해서- 그 모든 책임(시댁문제, 경제적인 문제, 기타등등등)을 져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다. 나 자신의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 까지 굳이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2. 출산 문제에 대해서- 내 일을 포기하면서 출산하여 집에만 붙들려 있고 싶지 않다.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성향일 뿐이다.)

3. 다양한 가족 유형에 대해서- 그래, 꼭 정형화된 가족만이 가족은 아닌 것이다. 우린 때로 다른 사람과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지만 다르다는 것이 꼭 틀린것은 아니다.

나와 너무도 같은 생각들이었기에 채널을 돌릴 수가 없었다.

그런데.. 오늘 그 주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서 느낀 것은...

결국, 이제는 그 누구도 '희생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가정을 이룬다는 것이 여태까지는 여자만의 일방적인 희생이었다면, 그것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싫으면, 그저 그렇게 가정 없이 혼자서 살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만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그리고 과연 하나님은 왜, 유독 여자에게만 아이를 낳게 하셨을까. 두 존재가 동등하게 살길 원한다면 출산도 둘 다 할 수 있도록 만드셨어야 하지 않을까. 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하나님이 그 기능을 주셨기에, 출산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이다. 그런데 왜, 여자이어야만 했던 것일까? 그것이 곧 양육의 책임까지 이어지는 걸까? (일단,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럼 출산이 곧 일의 포기를 의미하는 걸까?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앞으로 그 문제에 대해서 좀 더 연구를 해 봐야겠지만, 일단 나의 결론은 분명히 뭔가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냥 아무 의미 없이 그렇게 만드시진 않으셨을 테니까..

다만, 내가 포기하고, 내가 희생하는 것이 싫어서, 단지 그 이유때문에 결혼을 하지 않거나, 아이를 낳지 않는다면, 그건 그다지 보기 좋지 않다는 것이다. 자기만을 위해서 재산을 모으는 스크루지 처럼.. 나도 너무 투쟁적으로, 그 따위 결혼 필요없어. 라고 일축해 버린 것은 아닐까? 나는 너무나도 나 중심적으로만 살려고 한 것은 아닐까? 모든 세상의 중심은 나라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삶은, 역시 다른 사람을 향한 사랑과 배려로 더욱 풍요로워지는 것이 아닐까.

우리 사회는 이미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도, 출산도 자신의 욕심때문에 거부하는 너무나도 삭막한 사회가 되어 버린 것은 아닐까? 우리가 가장 따듯함을 느껴야할 가정의 부재. 이런 현상은 아마도 우리의 삭막함을, 나만을 위함을, 자아 중심적 성향을 대표하는 것은 아닌지...

- 우~ 하지만 역시 딜레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은 역시 너무나 Risk가 크다는 점이다. 이상인지 모르지만, 서로 함께 양보하고, 서로 함께 배려하고, 서로 함께 포기한다면 참 좋을텐데 말이다.

나부터라도 그렇게 살 수 있다면..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채털리 부인의 연인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5
D.H. 로렌스 지음, 이인규 옮김 / 민음사 / 200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말로만 듣던 그 유명한 채털리 부인의 사랑.

이 소설은 에로티시즘을 주제로 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절대 가볍지도, 외설적이지도 않은 '문학' 소설이며 독자가 에로티시즘에 관한 지식을 알고 있으면 알고 있을수록 소설 속에서 그 소스를 많이 찾아내는 재미를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1부에서는 콘스탄스 채털리 부인(코니)이 그의 남편 클리퍼드 채털리 경을 만나는 것과, 그가 참전으로 하반신 불구가 되었으며 성기능을 상실했다는 것과, 그의 사냥터지기인 올리버 멜러즈를 만나고 그 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 부분까지 나온다. 말하자면 1부는 성에 대한 무지에서 오르가즘까지이다.

코니가 섹스를 통해 삶의 참 의미를 알아가면 갈 수록 클리퍼드는 점점 더 속물이 되고, 기계화 되어 간다. 클리퍼드는 그의 저택인 삭막한 라그비 저택-잘 차려입은 말끔한 정장-클리퍼드가 앉아 있는 모터의자-광산에서 들려오는 기계의 소음-소위 지배계급으로 이어져 코니를 점점 압박한다.

그러나 코니의 연인 멜러즈(사냥터지기)는 자연-숲속의 오두막- 편한 셔츠 차림-사투리-그리고 남근으로 상징되며 코니에게 오르가즘을 통해 삶의 전환을 가져오게 하는 것이다. 이런 대결 구조는 참으로 흥미롭고 문학적이며, 교묘하다.

코니는 처음에 라그비 저택에 살면서 그 저택의 일부로 존재하지만, 멜러즈를 만나면서부터는 주로 숲속에 존재하며 그와 일치하기를 바라고, 그와 함께 도망치기를 원한다. 클리퍼드와는 점점 멀어지면서 그녀는 자신을 찾아가는 것이다.

<2권에 이어짐>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밀밭 2004-05-14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 이 소설 읽지 못했네요. 언제나 한번쯤 읽어보고 에로티시즘이란 무엇인지 생각하려고 했는데. 다 게으름 때문이에요. 이런 책은 제목만 익숙해서 꼭 읽은 것처럼 느껴지는 책인 것 같아요.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Hanna 2004-05-14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흐흐.. 저도.. 학교에서 <성과 문학>이라는 수업듣고 알게 된 책인데.. 최근에야 읽었답니다. 항상 관심 가져주셔서.. 고마워요~!
 
피아노 선생님이 주는 9가지 선물
송지혜 지음 / 세광음악출판사 / 200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미 읽었을 것이다. 너무도 유명한 책이니까..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피아노 연주 도움서에 이 책만한 책이 또 있을까?

9가지 부분에 있어서 피아노 연주시에 가장 소홀하기 쉬운 부분들을 아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프레이징에 관한 설명은 정말 탁월하다. 편집도 깔끔하고 글씨의 크기나 여러 악보들을 사용해서 다양하게 설명하고자 한 저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연습곡으로 나온 예들의 악보가 너무 작고 산발적으로 있기 때문에 직접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과, 이론서라고 하기엔 악보만큼 큰, 책의 크기이다.

하지만, 이런 점은 이 책이 아마도 어린 학생들이 쉽게 볼 수 있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전공자들이 읽기에는 좀 쉬운 면이 있지만, 레슨을 하고 있는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설명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기발견을 향한 피아노 연습
시모어 번스타인 지음 / 음악춘추사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피아노 연습 시간은 단순히 손가락 연습만 하는 시간이 아니라 자신의 음악성 뿐만 아니라 인격적인 면도 계발시키는 시간으로 발전시키라는 서론 부분의 내용이 참 인상 깊었던 책이다. 물로 저자도 말하고 있지만 그것은 모든 예술가에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않았더라도 피아노를 잘 칠 수는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러지 말자고 이야기 한다.

그런 기본 취지와 함께 여러가지 자세한 테크닉과 음악성, 암보에 관한 이야기, 꾸준한 연습에 관한 이야기, 릴랙스와 자세, 연주시의 주의점 등 다양하고 꼭 필요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유익하다. 음악에 대한 마음 자세를 새롭게 하는 좋은 책이었다. 무의식적인 손놀림 보다는 좀 더 의미있고, 진지하며, 효과적인 연습을 위한 도움서라고 보면 좋을 것이다.

이제 막 음대를 들어가서 음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읽어볼 만한 책이다.

놀라운 것은 저자가 사는 미국에서는 대학에서 전공을 하지 않는 사람도 레슨을 받으며, 하루에 4시간을 연습한다는 사실이다. !!! 그렇게 할 수 있는 사회라는 것이 우선 놀랍고, 일반인도 좋은 연주를 위해 남는 시간을 그렇게 연습에 투자 한다는 것이 역시 놀랍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