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메드 클리어 훼이스 5종
보령메디앙스
평점 :
단종


13살 아들 윤이가 벌써 사춘기가 시작되었나 봅니다. 정신적인 변화도 변화지만 변성기가 왔다고 목소리는 걸걸해졌고 얼굴에도 드디어 청춘의 심볼 <여드름>이 등장하셨지요^^;. 아직 심각한 수준의 커다란 여드름은 아니지만 얼굴의 T존 부위에 좁쌀만치 잔잔한 빨간 것들이 오돌도돌 돋아나기 시작했습니다.

난 건성에 가까운 중성피부이고 여드름 한 번 안 났는데 남편이 학창시절에 여드름이 심하게 났었다고 하니 걱정이 아니 될 수 없었습니다. 말이 좋아 여드름이 청춘의 상징이지, 방치하게 되면 얼굴에 흉터까지 남을 수 있는 심각한 피부질환입니다(남편의 얼굴에 마마자국 같은 두어 개 여드름 자국이 남아 있어요). 그러던 차에 보령에서 세바메드 5종 세트 체험단을 모집한다기에 냉큼 손을 들었습니다. 받는 날 부터 귀찮아 하는 녀석을 들들 볶아서 저녁마다 코스별로 이 제품을 이용하여 여드름 관리에 들어갔습니다.

먼저, <클리어 훼이스 클렌징 바>나 <클렌징 폼>으로 세안을 시켰습니다. 클렌징 폼이 정말 신기합디다. 촘촘한 거품이 얼마나 보드라운지 감촉이 너무나 좋습니다. 얼굴에서 몽글몽글 거리며 사춘기의 활발하게 분비되는 유분과 먼지덩어리들을 솔솔 녹여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이거 아껴 써야 할 것 같아서 나는 자주 사용 안 하는데 우리아들의 개기름(?) 번지르르함을 깔끔하게 걷어내는 거 보면 세정력이 뛰어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내가 사용을 잘 못하는 건지는 몰라도 이상하게 씻을 당시엔 잘 헹구어 지진 않는 느낌이었습니다.대신 나는 <클렌징 바>가 더 맘에 듭니다. 세수하고 나면 뽀드득~한 느낌이 납니다.

그 다음엔 <딥 클렌징 헤이셜 토너>라는 건, 이런 타입의 물건은 제 평생에 써 본 경험이 없는 고로 처음엔 무식한 짓을 좀 했더랍니다. 화장수 정도로 이해하고 <나홀로 집에> 꼬마가 스킨 바르는 신으로 뺨을 착착 !때리며 발라라고 그랬거든요. 공포의 영어로 된 설명서만 붙들고 있던 후유증이랄까..(삐질삐질..) 나중에 어쩌다가 보니까 화장솜으로 닦아 내라는 정보를 입수하곤 우리도 함 해 봤는데, 놀라운 건-"난 중성이야!"를 외치던 내 얼굴에서 뭐가 그리도 더러운게 많이 나온답니까. 흐힉.

그 다음엔 <케어 젤>이란 걸 바르는데요, 저는 이걸 아주아주 좋아하는데 비해 아들놈은 잘 안 바르려고 해요. 하긴 세수도 안 하고 자던 놈이니 피부관리를 <코스>로 하니 적응 못하는 게 당연하죠. 저는 젤을 날이 더워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바르는데 촉촉한 것이 바르고 나면 여태 때 빼고 광 낸다고 시달렸던 제 피부가 편안하게 보호받는 느낌이라고 하면 너무 추상적인가요?

그 다음엔 <클리어 훼이스 젤>이란 걸 면봉에 찍어서 발라 줍니다. 저는 이건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얼굴에 아무 것도 난 게 없으니까요(음홧홧하...염장질입니까) 아들의 얼굴에 약 바르듯이 발라 주니까 이게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매일 사용하면 더 생생한 후기를 남길 수 있겠지만, 아들놈이 잘 협조를 해 주지 않아서 일주일에 3일 정도씩 한달간 사용했습니다. 결과는 만족스럽습니다. 그전에 비누 세수하면 얼굴에 여드름이 벌겋게 성이 난 것 처럼 보이더니 이 제품은 조금씩 사그라드는 느낌이에요. 아직 아들 얼굴에 완전히 여드름이 사라진 건 아닌데 많이 좋아졌거든요. 남들은 여드름이 있는지 잘 모를 정도. 자세히 보면 그래도 보여요. 여드름도 초기에 잡아야 하는 것이겠지요? 사춘기의 여드름에 괜찮은 제품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향이 좀 독해요. 저는 향수도 못 쓸 만큼 후각이 예민한데  이 제품 쓰면서 힘들었던 부분이 향입니다. 제게는 강한 향이 싫지만, 분비물이 왕성한 사춘기 아이들에게는 신경쓰이는 몸의 나쁜 체취를 좀 가려 줄 수 있어 걔들한테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으..어쨌거나 머리 아파요, 냄새 조금만 순했으면 좋겠어요)

/050908 배춘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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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9-08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좋은 정보입니다..!^^ 울 효주 곧입니다..ㅎㅎ

진주 2005-09-08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제가 효주 생각했다는 걸 어케 아시나요?
윤이가 올 여름 초입부터 얼굴에 뭐가 나더라구요...그게 거거였어.....

이리스 2005-09-08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조선인 2005-09-09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이와 효주는... 마로랑 비교가 안 되는 어른이군요. >.<

이리스 2005-09-23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이주의 마이리뷰 축하드리옵니다~

진주 2005-09-24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마로와는 나이 차이가 좀 나죠^^하지만 그깟 나이쯤이야~~(아니,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겨??)

낡은 구두님, 와~~덕분에 알았습니다. 9월 둘째주 최우수리뷰라닛 홧홧홧홧!!!
근데, 지금 몇 째주죠? 오늘 9월 24일-3째준간 4째준가? 그럼 나도 모르는 사이에 벌써 적립금을 써버렸나? 적립금통장 열어봐야 겠네요. 고마워요. 한 5만원 되면 맨 먼저 알려주신 님께 좀 나눠드리려고 했는데, 2만원이라네요^^ 아흐 그래도 좋긴 좋당~

이리스 2005-09-24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안타까워라.. ㅠ.ㅜ 어흑...
ㅋㅋ 아니에요.. 축하축하!

울보 2005-09-25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보았네요,축하드려요,,
화장품코너는 잘안들어가서,,축하드립니다,

진주 2005-09-25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적립금이 너무 적죠? 왜 글케 적을까나??
울보님, 처음으로 화장품 리뷰 쓴 건데 운이 좋았던 거죠. 고맙습니다.

panda78 2005-09-25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와- 축하드려요! ^ㅂ^

인터라겐 2005-09-26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진주님.. 새벽별을 보며님보다 더 크게 웃으셔야 겠어요...^^

진주 2005-09-26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인터라겐님 고맙습니다
 
엄마 마중 겨레아동문학선집 1
방정환 외 지음, 겨레아동문학연구회 엮음 / 보리 / 1999년 4월
절판


추워서 코가 새빨간 아가가 아장아장 전차 정류장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그리고 낑 하고 안전 지대에 올라섰습니다.
이내 전차가 왔습니다. 아가는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었습니다
"우리 엄마 안 오?"
"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
하고 차장은 '땡땡' 하면서 지나갔습니다.
또 전차가 왔습니다. 아가는 또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었습니다.
"우리 엄마 안 오?"
"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
하고 이 차장도 '땡땡' 하면서 지나갔습니다.
그 다음 전차가 또 왔습니다. 아가는 또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었습니다.
"우리 엄마 안 오?"
"오! 엄마를 기다리는 아기구나."
하고 이번 차장은 내려와서,
"다칠라. 너희 엄마 오시도록 한 군데만 가만히 섰거라, 응?"
하고 갔습니다.
아가는 바람이 불어도 꼼짝 안 하고, 전차가 와도 다시는 묻지도 않고, 코만 새빨개서 가만히 서 있습니다.

<조선아동문학집>, 1938년 이태준
-191~1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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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5-09-06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태준 님의 원작이었군요~ 아아..

진주 2005-09-06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넵넵, <문장강화>의 이태준님!
그때는 동화작가가 따로 있는 게 아니고 민족의 미래를 대비하여 누구나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작품을 썼다고 합니다.

水巖 2005-09-06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제도서전에 있던 대형 그림입니다. 


진주 2005-09-06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역시 저는 제가 가진 책이 맘에 들어요.
"원본충실!"


저 출판사에서는 3~6세 정도의 어린아이를 겨냥한 그림책으로 펴낸 것 같네요.
그림도 많고, 현대어투로 말투도 고치고...
제가 가진 건, 초등학생 이상(~성인용). 그러니까 그림책이 아니고 산문집, 동화집입니다.
대화체의 글은 대체로 원본을 살린 거 같아요.

숨은아이 2005-09-06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좋아라. ㅠㅗㅠ

설박사 2005-10-07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엄마 마중 참 괜찮은 동화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이태준님의 작품이군요.. ^^
 
엄마 마중 겨레아동문학선집 1
방정환 외 지음, 겨레아동문학연구회 엮음 / 보리 / 1999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에는 여러 작품이 있지만 이태준님의 <엄마마중>에 대한 감상을 올립니다.

이 동화는 한 편의 시 같습니다.

이제 겨우 말이나 할 줄 아는 아주 작은 꼬마가 수 십 년을 거슬러 올라간 근대의 거리의 풍경 속에서 엄마 마중 나오는 그림이 저절로 그려집니다. 이야기 서두에서부터 날씨는 얼마나 매서운지 아가의 코끝이 빨갛다고 읽는 이의 모성(또는 부성)을 단번에 끌어당깁니다. '쯧쯧 가여워라, 날도 찬데 엄마는 어디 가셨을까?" 하며 애정 어린 시선으로 철없이 아장아장 걷는 꼬마 뒤를 독자들은 부랴부랴 따라 나섭니다.


그렇다고 아가가 불쌍하리만큼 가엽기만 한 건 아닙니다. 애처롭긴 하지만 하는 모양이 기특해서 여간 귀여운 게 아닙니다. 전차 차장에게 또박또박 제 할 말은 다 하는 것 좀 보세요. 바쁘고 험난한 세상살이는 엄마를 기다리는 아기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이 “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하고 퉁명스럽게 쏘아붙이고 떠나버립니다. 그 중에 단 한 사람의 차장이 아기를 걱정해 줍니다.


저는 단 두 줄로 끝을 짓는 마지막 장면에서 오랫동안 눈을 떼지 못합니다.

여전히 찬바람은 불고 있고, 전차는 소란스럽게 왔다가길 반복하고, 그 속에 코가 새빨간 우리 아기가 거기 서 있습니다. 아! 어쩌려구! 저렇게 어린 아기를 기다리게 해 놓고 엄마는 왜 아직 안 오시는 걸까. 아기는 얼마 추울까, 속으로 울진 않을까......


우리는 이제 엄마가 속히 와서 꽁꽁 얼어 있는 아기 볼도 어루만져 주고 안아도 주고 업어도 주며 포근한 집으로 빨리 들어가길 간절히 바라는 심정이 되고 맙니다. 엄마가 오기만 오면 추운데서 오랫동안 떨며 기다린 아기의 서러움이야 흔적도 없이 지워지고 말텐데요......


그러나 아무리 책을 펼쳐 놓고 기다려도 엄마는 아직 등장하지 않습니다. 내가 아기의 옆집 아줌마라면 달래서 업고 들어오고 싶어도 작가는 단호하게 코가 새빨간 채로 엄마만 기다리는 아기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며 점점 줌 아웃시키는 감독처럼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맙니다.


이야기는 거기까지만 해야 아름답습니다. 이야기는 허구지만 또한 진실입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이 이야기가 발표 된지 7 년 만에 해방이 된다는 걸 알지만, 당시엔 그 날을 미리 알 순 없었겠지요. 독립을 기다리는 애처로운 조선백성이 아기라면, 엄마는 독립된 조선이 아닐까요? 엄마도 아기가 보고 싶겠지만 아직은 오시지 못한다는 걸 이야기 끝에서 보여줍니다. 그런 엄마를 기다리는 아기는 아직 어리고 약하디 약한 아기라서 엄마 마중하는 것이 춥고 힘들지만 엄마가 오신다는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믿음이 있기에 아기는 저물도록 엄마가 오실 때까지 꿋꿋하게 기다릴 수 있겠지요.


식민지 치하의 다른 동화작가들도 아이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는 작품을 많이 썼지만 이 태준님의 독립에 대한 염원과 소망이 잘 드러나 짧은 이야기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줍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독립과 빗대지 않고 순수하게 엄마를 기다리는 아기의 모습으로만  봐도 얼마나 사랑스럽고 아름다운가요? 만약에 이 장면의 삽화를 엄마가 돌아와서 좋아라 손잡고 돌아가는 그림으로 그렸다면 “휴~”하고 마음은 놓일 런지 모르지만 이 글이 주는 가슴이 찡하도록 아름다움은 사그라졌을 것입니다. 만난 후의 기쁨도 좋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그 순간도 너무나 귀중하고 아름답습니다. 기다림이 없었다면 만날 수 없었고, 기다리면서 갈망한 만큼 만난 후의 기쁨이 더 배가되니까요. 수 십 년의 세월이 흘러도 이 동화가 사랑받는 이유가 바로 그것인 것 같습니다. 엄마를 기다리는 지고지순한 아기의 기다림이 주는 아름답고 가슴 찡한 감동 말이에요!

 

-050906ㅂㅊ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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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09-06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 제 글을 보고 다른 어떤 출판사의 그림 그린 분이 제게 연락하는 일은 없겠지요?
서재를 돌아다니다 보니, 다른 어떤 출판사의 책에서는 삽화에 엄마와 아기가 손잡고 가는 모습을 조그맣게 그려놨다고 해서요. 엄마가 오기를 간절히 고대하는 상상으로 간주한다고 해도 독자에게 상상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주지 않은 것이 저는 좀 맘에 안 들어서 내친김에 리뷰까지 쓰게 되었습니다.

거기에서도 코멘트로 남겼지만, 작가가 원본에서 선을 그은 만큼만 그림을 그려야 호흡이 맞지 않을까 하는 나름대로 생각해 봅니다. <잘 먹고 잘 살았더라>라고 결론을 다 내려 준다면 이야기가 얼마나 싱거워 지나요?

이 동화는 무척 짧아서 원문을 밑줄긋기에 다 올려 볼게요.
이 책엔 <엄마마중>외에도 아주아주 좋은 동화들이 많이 있어요.

icaru 2005-09-06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체가 엄마마중이란 내용하고 멋진 조화를 이루는 것 같아요...
앙징맞은 아가같은 서체~

님께서 이 리뷰 쓰신 이유(원전에 없는 내용을 조그맣게 그려넣어, 독자에게 상상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주지 않은 것)가 독특해서...한참 봤어요~ 크흣...

진주 2005-09-06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돋움체 좋아하걸랑요? 글씨는 또렷하고 여백이 좀 더 많잖아요. 글씨가 빡빠거리하게 들어가면 왠지 답답...^^;)

아..그리고..
제가 이 책을 참 좋아해서 애정을 갖고 감상 썼습니다.

2005-09-06 14: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9-06 16: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5-09-06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만 보이시는 님, 헤헤 그러니까 내말이 그말이지라요. 아주 작든 아주 깨알이든....걍 나두지 않고서는...쯧.....(저 고집 세죠?....작가의 입장에선 어떨까 하며 생각해 본 거거든요. 나라면..내가 언급했던 부분까지만 그림으로 그려 주길 바랄거에요. 이태준님은 이미 세상에 안 계시니 그림 그리는 사람이 상의도 못했겠죠..?)

진주 2005-09-06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만 보이시는09-06 14:45님, 아하! 저도 그래요^^ 무지 반갑구만요~

울보 2005-09-06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표..
 

 

헤깝다/게갑다


“가볍다”라는 뜻을 지닌 경상도 방언은 “헤깝다”와 “게갑다”가 있다(더 있을지도 모른다).

두 낱말은 표준어로는 “가볍다”로 동일하게 바꿀 수 있겠지만, 경상도 사람들은 이 둘을 사용할 때 약간의 의미차이를 두고 사용한다. 둘의 무게를 따진다면 <헤깝다>가 <게갑다>에 비해 더 가벼울 때 쓰는 말이다.


       예: 등산화가 고급으로 아무리 게갑게 잘 만들어 졌다고 해도 어디 고무신에 비기겠나?

             나는 이 고무신이 헤깝해서 더 좋더라.


무게차이 뿐 아니라, 사용하는 방법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게갑다>는 추상 명사에도 쓸 수 있지만 <헤깝다>그렇지 못하다.


     예 :  용서를 구하고 나오는 발걸음은 하늘이라도 날아갈 듯 게가웠다. (O)

            빚을 다 갚고 나니 마음이 헤깝했다. (X)


이렇듯 사투리는 보호, 보존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헤깝다, 게갑다를 <가볍다>라는 아무 맛도 없는 표준어로 바꾸면 우리말의 폭도 그만큼 줄어들고, 특히 문학에 있어서 지방색을 살린 구수하고도 감칠맛 나는 탯말이 없다면 글맛은 또 얼마나 싱거울 것인가.

/050906ㅂㅊㅁ

 

참고 : 제가 다루는 말은 경상도 방언 중에서 대구지방탯말입니다.

아직 결정을 내린 건 아닌데, 내년 즈음에 <고전시가>이나 <방언론> 둘 중의 하나로 뭘 작성하려고 이것저것 뒤비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잘 될랑가 모르겠지만 같이 나눌 수 있는 건 여기 올릴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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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9-06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들어봅니다 ㅠ.ㅠ

진주 2005-09-06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요.
사투리는 소중한 겁니다^^

水巖 2005-09-06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제신문에 보면 「사투리의 미학」이란 기획시리즈물이 있는데요, 주로 경상도 사투리에 관한 글이 연재되죠. 재미있는 단어가 많더라고요.

진주 2005-09-06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그래요? 국제신문! 한 번 찾아봐야 겠어요.

미설 2005-09-06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고향이 경상도이긴 한데 헤깝다는 많이 들어봤는데 게갑다는 처음 들어본 것 같아요.. 그냥 듣기만 해도 뭔말인지 감이 오긴 하지만서두...

진주 2005-09-06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설님 우리가 경상도 사람이면서 탯말을 많이 잊어버리는 게 저는 잘못된 <표준어 정책>이라고 꼬집고 싶어요. 미설님은 저보다 더 어리실텐데 우리는 학교에서 표준어로 공부를 배우고, 또 은연 중에 표준어는 세련되고 교양있는 언어인데 반해 사투리는 무식하고 천한 말이라는게 주입된 게 아닐까 싶어요.
말은 안 쓰면 잊어 버리지요.
아주 어릴 적엔 들었을지라도 학교 다니면서부터 표준어를 배우고 또 표준어를 익히려고 애 써다보니...
집에 계신 어른께 여쭤 보세요. 대구사람들 중 50대 이후의 사람은 게갑다라는 말 지금도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아영엄마 2005-09-06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깝다'야 종종 쓰는 말이긴 한데 게갑다는... 잘 모르겠음.(썼는지 안 썼는지..^^;;) 저는 가깝다라는 의미로 게깝다.라는 말을 쓴 것 같은디...

진주 2005-09-06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제가 다음번에 쓰려고 했던 부분인데요,
<가깝다>는 <게작다>입니다^^

숨은아이 2005-09-06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옳습니다~~~~~~~~!! 그런데 저 학교 다닐 적에는 글쎄 교사들에게, 교실에서 말할 때 억양은 못 고치더라도 어휘는 다 표준어로 쓰도록 정했다죠. 사투리의 풍부한 어휘야말로 보물인데... 다행히 요즘은 초등학교에서 고장의 사투리도 가르친다죠?

인터라겐 2005-09-06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첨 들어 본 말인데... 가볍다 보다 정겨운것은 틀림없어요...

아영엄마 2005-09-06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렇군요.. 게작다.. ^^;;

진주 2005-09-06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그나마 다행이네요. 사투리는 보호, 보존, 존경받아야 합니돳~~

인터라겐님, 어디 정겹다 뿐이겠습니까? 훨씬 더 상세하잖아요.
영어에서 맵다, 덥다를 한꺼번에 -hot-이라고 하면 답답하잖아요.
우린 그런 차이를 느껴요. <헤깝은 것도, 가볍다. 게갑은 것도 가볍다> 아, 답답해~~

아영엄마님, 안 쓰면 잊어버리지요 ^^;;

진주 2005-09-06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방언론에 조예가 깊으신 어느 한 분은 누구실까!
^^;;;;;;


조선인 2005-09-07 0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엇. 퍼갈래요. 전 언니처럼 이렇게 명쾌하게 설명도 못 했고,
그게 표준어냐, 사투리냐는 지적에 잘 모르겠다고 얼버무리고 그러거든요.
 
 전출처 : 水巖 > '외로울 땐 외롭다고 말해' 를 읽고


 

 

 

 

너무나 글 잘 쓰시는 분들이 많어 책의 장정이나 말 할려고 했답니다.
  진주님,  이 책 참 잘 만들었더군요.  장정도 예쁘고, 그림도 잘 그렸고  그리고 책 카버도 아주 튼튼한 종이데요.  양장본이여서 오래 보관 할 수도 있고, 이런 모든것을 생각할때 가격은 오히려 싸게 느껴지던데요.
  그리고 이 책을 읽기전에는 책 소개란에서 이 책에 '관련 주제 분류'에 읽어야 할 나이 구분이 안 되어 있어 좀 찜찜했답니다.
  제가 손주 책을 사주면서 컴퓨터로 장서 목록을 만들어 주거던요. 책 제목, 지은이, 번역한이, 출판사 이름, 책의 가격, 실제 산가격, 그리고 읽어야 할 나이 구분(대개 책읽을 학년으로 표기되있죠) 이렇게 씁니다 그 옆 비고란에는 어디서 샀다던지 누구에게 선물을 받은 책이라던지 이런것도 기록을 해둡니다.
  어렸을때 책들을 주면서 그때까지의 책 목록을 프린트해서 제 어멈에게 주웠죠만,  잘 건사나 하는지는 모르겠구요.
  오늘 책을 받고 읽어보니 초등 4학년 아이들의 이야기군요. 그러니까 「초등3,4학년」으로 구분하면 되겠네요.

  진주님, 이 책에는 네 어린이가 각각 주인공이군요. 네 어린이가 느끼는 각각의 외로움이 때로는 우리들 자라던때의 외로움이였고 혹은 동생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친구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혹은 복합적인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한것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때로 한숨도 짓고 눈 언저리에 조금 습기가 어려지기도 하는군요.
  저는 5남매(3남 2녀)의 자아남 이랍니다.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요. 그 이전 부터 그런 저런 외로움을 속으로만 키우고 살었습니다.
  제 밑에 동생은 외할머니가 늘 '우리 중틀이'라고 예뻐하셨는데 어느날 "나는 중틀이야."하면서 통곡을 하데요. 하승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때 동생의 울음이 생각나서 눈시울이 뜨거워지더군요.
  나는 반에서 1,2등을 다투면서 자랐지만 운동은 전혀 못했답니다. 진우처럼요. 
  조금씩은 다 자신의 이야기 혹은 주변의 이야기가 배어 있어서  우리에게 더 큰 감명을 주고 있군요.

  진주님처럼 리뷰는 못쓰고요. 페이퍼로나 답을 해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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