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깝다/게갑다


“가볍다”라는 뜻을 지닌 경상도 방언은 “헤깝다”와 “게갑다”가 있다(더 있을지도 모른다).

두 낱말은 표준어로는 “가볍다”로 동일하게 바꿀 수 있겠지만, 경상도 사람들은 이 둘을 사용할 때 약간의 의미차이를 두고 사용한다. 둘의 무게를 따진다면 <헤깝다>가 <게갑다>에 비해 더 가벼울 때 쓰는 말이다.


       예: 등산화가 고급으로 아무리 게갑게 잘 만들어 졌다고 해도 어디 고무신에 비기겠나?

             나는 이 고무신이 헤깝해서 더 좋더라.


무게차이 뿐 아니라, 사용하는 방법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게갑다>는 추상 명사에도 쓸 수 있지만 <헤깝다>그렇지 못하다.


     예 :  용서를 구하고 나오는 발걸음은 하늘이라도 날아갈 듯 게가웠다. (O)

            빚을 다 갚고 나니 마음이 헤깝했다. (X)


이렇듯 사투리는 보호, 보존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헤깝다, 게갑다를 <가볍다>라는 아무 맛도 없는 표준어로 바꾸면 우리말의 폭도 그만큼 줄어들고, 특히 문학에 있어서 지방색을 살린 구수하고도 감칠맛 나는 탯말이 없다면 글맛은 또 얼마나 싱거울 것인가.

/050906ㅂㅊㅁ

 

참고 : 제가 다루는 말은 경상도 방언 중에서 대구지방탯말입니다.

아직 결정을 내린 건 아닌데, 내년 즈음에 <고전시가>이나 <방언론> 둘 중의 하나로 뭘 작성하려고 이것저것 뒤비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잘 될랑가 모르겠지만 같이 나눌 수 있는 건 여기 올릴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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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9-06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들어봅니다 ㅠ.ㅠ

진주 2005-09-06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요.
사투리는 소중한 겁니다^^

水巖 2005-09-06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제신문에 보면 「사투리의 미학」이란 기획시리즈물이 있는데요, 주로 경상도 사투리에 관한 글이 연재되죠. 재미있는 단어가 많더라고요.

진주 2005-09-06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그래요? 국제신문! 한 번 찾아봐야 겠어요.

미설 2005-09-06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고향이 경상도이긴 한데 헤깝다는 많이 들어봤는데 게갑다는 처음 들어본 것 같아요.. 그냥 듣기만 해도 뭔말인지 감이 오긴 하지만서두...

진주 2005-09-06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설님 우리가 경상도 사람이면서 탯말을 많이 잊어버리는 게 저는 잘못된 <표준어 정책>이라고 꼬집고 싶어요. 미설님은 저보다 더 어리실텐데 우리는 학교에서 표준어로 공부를 배우고, 또 은연 중에 표준어는 세련되고 교양있는 언어인데 반해 사투리는 무식하고 천한 말이라는게 주입된 게 아닐까 싶어요.
말은 안 쓰면 잊어 버리지요.
아주 어릴 적엔 들었을지라도 학교 다니면서부터 표준어를 배우고 또 표준어를 익히려고 애 써다보니...
집에 계신 어른께 여쭤 보세요. 대구사람들 중 50대 이후의 사람은 게갑다라는 말 지금도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아영엄마 2005-09-06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깝다'야 종종 쓰는 말이긴 한데 게갑다는... 잘 모르겠음.(썼는지 안 썼는지..^^;;) 저는 가깝다라는 의미로 게깝다.라는 말을 쓴 것 같은디...

진주 2005-09-06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제가 다음번에 쓰려고 했던 부분인데요,
<가깝다>는 <게작다>입니다^^

숨은아이 2005-09-06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옳습니다~~~~~~~~!! 그런데 저 학교 다닐 적에는 글쎄 교사들에게, 교실에서 말할 때 억양은 못 고치더라도 어휘는 다 표준어로 쓰도록 정했다죠. 사투리의 풍부한 어휘야말로 보물인데... 다행히 요즘은 초등학교에서 고장의 사투리도 가르친다죠?

인터라겐 2005-09-06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첨 들어 본 말인데... 가볍다 보다 정겨운것은 틀림없어요...

아영엄마 2005-09-06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렇군요.. 게작다.. ^^;;

진주 2005-09-06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그나마 다행이네요. 사투리는 보호, 보존, 존경받아야 합니돳~~

인터라겐님, 어디 정겹다 뿐이겠습니까? 훨씬 더 상세하잖아요.
영어에서 맵다, 덥다를 한꺼번에 -hot-이라고 하면 답답하잖아요.
우린 그런 차이를 느껴요. <헤깝은 것도, 가볍다. 게갑은 것도 가볍다> 아, 답답해~~

아영엄마님, 안 쓰면 잊어버리지요 ^^;;

진주 2005-09-06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방언론에 조예가 깊으신 어느 한 분은 누구실까!
^^;;;;;;


조선인 2005-09-07 0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엇. 퍼갈래요. 전 언니처럼 이렇게 명쾌하게 설명도 못 했고,
그게 표준어냐, 사투리냐는 지적에 잘 모르겠다고 얼버무리고 그러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