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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뗌 포어 케어 에멀전 - 180ml
LG생활건강
평점 :
단종
작년 1월에 결혼한 뒤 지금까지 꽤 오랫동안 주말 부부 생활을 해 왔다. (지금은 주말부부라기보다는 월말부부에 가깝지만.. - _ -; ) 보통 주말에 내가 내려가거나 남편이 올라오거나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평일에 시간이 났다며 내려오라고 부르는 것이 아닌가. 밖에 나와 있던터라 화장품도 갈아입을 양말도 하나 없이 내려가면서, 화장한 채로 잘 수는 없으니 기초제품을 좀 사 두라고 부탁했더니 사 놓은 것이 바로 이 제품이었다. 여자 화장품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면서 혼자서 화장품 가게에 들어갈 수는 없고, 마트에서 파는 화장품 중에 그나마 괜찮은 걸 골라달라고 했는데 매장 직원이 이 셋트를 추천했단다.
스킨, 로션, 에센스 3종 셋트와 클렌징 크림이었다. 여자라면 아마 클렌징 폼이나 하나 사고는 스킨 로션 샘플을 받아 오지 않았을까? 어차피 하루만 쓰면 되는데. 역시 남자구나 하며 웃었던 기억이 난다. 게다가 직원이 화장솜 하나 챙겨 넣어주질 않아서 남편이 나름대로 신경써서 사다 준 화장품은 거의 무용지물이었다.
클렌징 크림만으로 세안하는 것도 상당히 힘든 일이었는데(비누로 몇 번을 씻어 내도 클렌징 크림의 기름기가 없어지질 않아서), 솜이 없으니 스킨도 손에 덜어 대충 바르고 유분기 가득한 이 로션을 그 위에 바르고 나니, 차라리 하루 정도 그냥 화장한 채로 자고 말 것을...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자기 딴에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해 냈다고 뿌듯해 하는 남편에게 차마 뭐라 말할 수가 없어서 좋다좋다 했지만. 흐흐)
포어케어 라인이 레뗌에서는 그래도 지복합성 피부용으로 나왔다고 하던데, 그런 것치고는 로션에 지나치게 유분이 많다. 스킨도 산뜻한 맛이 적고, 에센스도 묽은 질감인데도 펴 바르고 나면 끈적거린다. 전반적으로 지복합 피부가 쓰기엔 부적합한 듯. 모공이란 화장품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모공 관리의 효과는 애초부터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가격대비 질이 떨어지는 듯 하다. 별을 아예 안 주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이 제품을 사다 준 남편의 성의를 생각해서 딱 하나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