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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콤 티 콘트롤
랑콤(LANCOME)
평점 :
단종
피부타입 : 복합성
대학 2학년 때 슬슬 화장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그 때의 피부 타입은... 여드름 잘 나는 지성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이마와 콧등, 즉 T존 부위는 화장하고 한두 시간만 지나면 번들번들거렸다. 그 때는 필름지형 기름종이 (오일 컨트롤 필름이라고 하던가?)도 없고, 미농지같은 기름종이가 대부분이었는데 한 번에 서너장은 써야 그나마 좀 기름기를 잡을 수 있었으니 말 다했다.
그러던 차에, T존 전문 제품이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그 당시의 경제사정에 비춰볼 때 과하게 부담스러운 가격을 지불하며 사들인 것이 바로 이 제품. 이것만 바르면 나의 T존도 다른 사람들처럼 보송해지겠지- 아니, 적어도 화장한 뒤 대여섯시간 동안은 안 번들거리겠지- 기대하며 발랐는데. 결과는 이게 뭐야. 아무 효과도 없잖아- 내 피같은 돈 돌리도- 였다.
약간 파삭한 느낌(? 달리 설명을 못 하겠다)의 반투명한 젤을 설명서대로 T존 부위에 살살 펴 바르면 그 부위의 피지가 좀 조절이 되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 오히려 더 번질대는 것 같았으니, 그 실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던 것이다.
그 이후에 칼리에서 비슷한 컨셉의 제품이 나와서 그것도 사서 써봤는데, 역시나 별 효과없었다. 하긴 오리지날도 아무 효과없었는데, 카피가 있을리 없지. (단 하나, 확실히 얼굴의 기름기를 잡아주는 제품이 있었는데, 아덴의 지성용 기초라인이었다. 진흙냄새 같은 향이 거슬리긴 했어도 그 제품은 정말 얼굴이 마른다 느껴질 정도로 피지 하나는 확실하게 잡아 줬었다. )
결국 번들거리는 T존을 지닌 채로 (클린 앤 클리어와 갸스비의 오일컨트롤 필름에 의지하여) 한살 한살 나이를 먹어 20대도 후반에 접어든 지금은, 예전보다 피지 분비가 줄어든 건지 과히 T존 전문 제품을 사용할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되었다.
2학년 때 산 저 T꽁뜨롤은 어떻게 했을까? 수분공급 제품도, 탄력강화 제품도 아닌 피지조절 제품을 몸에다 바를 수도 없고, 결국 서랍 속에서 썩어나갔다는 슬픈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