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과 교감 - 한 프랑스 비평가의 한국문학 읽기
쟝 벨망 노엘 지음, 최애영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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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옮긴이의 설명에 따르면 벨맹 노엘의 비평 작업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으며, 텍스트 외적인 요소를 일절 배제하고 ‘텍스트의 무의식’을 들춰내는 ‘텍스트분석’(textanalyse)이라는 득의의 방법론을 구축했다. <충격과 교감>에서도 그는 주로 프로이트 이론의 틀에 맞추어 작품을 분석한다.  <낯선 시간 속으로>에 대해 그는 “나는 그것과 비슷한 어떤 작품도 그전에는 읽어본 적이 없었다”라고 높이 평가한다. 같은 작가의 <미쳐버리고 싶은, 미쳐지지 않는>에 대해서는 거울과 전화기라는 두 개의 사물이 지니는 상징성을 중심으로 분석 작업을 행하는데, 역사와 현실을 배제한 채 텍스트에만 집중한다는 공언처럼 소설 속 핵심 사건인 1980년대 대학가의 분신자살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한겨레>에 실린 최재봉 기자의 책 소개이다. 책의 저자 장 벨맹-노엘의 비평관을 불만스러워하는 투다. 최재봉 기자도 말하지만 저자 장 벨맹-노엘은 정신분석비평을 견지하는 비평가이다. 한국에는 이 책의 역자이기도 한 최애영 교수와 함께 한국 문학을 불어로 번역해 프랑스에 알리는 작업을 꾸준히 해 온 걸로 알려져 있다. 이 책에 실린 글의 대부분은 번역을 기회 삼아 접하게 된 한국 문학의 텍스트를 비평한 것이다.  

  정신분석비평가의 호기심을 자극한 한국 작가는 누구였을까? 책에서 소개하는 작가들을 순서대로 적어본다. 최인훈, 이인성, 정영문, 김영하, 김경욱. 최재봉 기자가 갖는 불만은 우선 이 작가들의 작품 성향일테지만, 더군다나 이들의 소설을 '텍스트 외적인 요소를 일절 배제'하고 분석하니 이 책의 가치를 높게 쳐주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 기사를 접하고 이 책을 읽었다. 우선 내가 의미 깊게 읽었던 최인훈의 <광장>, 이인성의 <낯선 시간속으로>, 작자 미상의 <변강쇠전>을 분석해주어 반가웠다.  

  나는 이 책을 '서구인이 한국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나?'를 초점으로 삼고 읽었다. 저자의 정신분석비평이 못마땅하지 않았던 건 적어도 한국의 낯선 풍광과 풍속을 신기해하며 소개하는 범위는 벗어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저자의 나라인 프랑스를 중심으로 근래 이청준과 이승우가 많이 소개되는 걸로 안다. 관념적인 작품들인데 저자 역시 비슷한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관념적인 작품들을 소개하며 그들이 갖는 생각은 이런 것일 게다. "너희도 우리처럼?" 혹은 "너희가 이런 고민까지?"일텐데, 적어도 저자는 그런 값싼 신기함은 보이고 있지 않아 반가웠다.

 

       Jean Bellemin-Noël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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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1-01-27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찌 되었건 반가운 일일진대, 그 작품들 불역이 어떻게 되었을 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굉장히 험난한 길이었을 게 뻔하니, 일단 노고를 치하하고 싶네요.

파고세운닥나무 2011-01-28 10:33   좋아요 0 | URL
거의 모든 번역을 한국인 최애영 교수와 함께 했다고 하지요. 큰 도움이 되었겠지요. 이러한 작업이 희귀해서도 그렇겠지만, 번역과 관련한 여러 상도 받은 걸로 알고 있어요.
물론 제가 불역한 작품의 질을 평가할 순 없겠지만요^^;

다이조부 2011-01-29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강쇠전 작자미상 이었군요~

파고세운닥나무 2011-01-29 12:50   좋아요 0 | URL
판소리계 소설이 다들 그렇죠. 본디 작가가 있었겠지만, 이후 집단으로 가필을 했으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변강쇠전> 꽤 재미난 소설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2-01 0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청준의 영역본은 미국에서 본 적이 있어요.
프랑스에서 이청준이라면 그럴듯도 한데, 이승우도 그렇군요~
불역하시는 분인가 보군요~
전 불역은 잘 모르고, 불어를 우리말로 번역하시는 분 중엔 이세욱님을 좀 좋아해요.

명절 잘 지내시라고 인사 드리러 왔다가, 잘 모르면서 주절거리다 가네요~^^


파고세운닥나무 2011-02-01 09:45   좋아요 0 | URL
파리대학 교수를 지냈던 분이랍니다. 한국 문학에 애정이 많으시다네요. 책에서도 그러한 애정이 많이 느껴지구요.
양철나무꾼님도 설연휴 잘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나는 골목길 부처다 - 이언진 평전
박희병 지음 / 돌베개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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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언진(李彦瑱,1740-1766)이란 이름을 언제 들었을까? 한국고전문학을 기웃거릴 때이다. 조동일 교수의 주저 <한국문학통사3> '위항문학의 위상' 부분엔 이언진이 이렇게 자리매김돼 있다.  

   
  이언진은 뛰어난 시인이다. 젊은 나이에 죽을 병이 들었을 때, 자기 원고를 모두 불태우며 알아줄 사람이 없는 것을 한탄했다고 한 데서 지위와 재능이 어긋난 고민이 잘 나타난다. 박지원이 <우상전>이라는 전기를 지어, 생애와 작품을 세상에 알리고, 역관이 되어 일본에 갔을 때 사신들보다 뛰어난 시를 지은 사실을 말했다. 그 때 일본에 동행한 사대부 문인 김인겸은 국문 가사 <일동장유가>에서 견문을 착실하게 기록하고, 역관인 이언진은 풍속을 빈정댄 한시를 능란한 솜씨로 썼다.(177면)  
   

  분명 <한국문학통사>를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언진을 기억하고 있지 않다. 꼼꼼히 안 읽은 탓이겠지만, 이언진의 남겨진 작품이 거의 없는 탓에 <통사>에 실린 설명도 간략하다. 이언진 평전 <나는 골목길 부처다>를 읽고나니 조동일 교수의 이언진평이  매우 정확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동일 교수가 이언진을 '위항문학'-'위항'이란 골목길을 말한다-부분에서 다루는데, 이언진은 역관이다. 물론 그는 신분상 중인이다. '지위와 재능이 어긋'나다는 말은 사대부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중인이라는 신분으로 인해 제 재능을 펴지 못하고 요절했음을 뜻한다.  

  이언진은 27살에 요절한다. 얼마나 글을 썼을까마는 기록에 따르면 상당한 양의 작품 활동을 했다 한다. 하지만 죽기 전에 자신의 원고를 스스로 불태웠고, 아내에 의해 소량의 원고가 남겨져 후에 <호동거실>-'호동' 역시 위항과 같은 골목길이란 뜻이다-이란 시집이 출간된다.  

  이 책의 저자 박희병 교수는 공들여 학계와 대중들에게 이언진을 소개하고 있다. 이언진의 시집 <골목길 나의 집>을 번역했고, 같은 책에 대한 평설인 <저항과 아만>을 펴냈다. 이언진 전도사로 나선 셈인데, 평전을 대하니 그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박희병은 우선 세상에 무명의 이언진을 알린 연암 박지원의 소설 <우상전>-'우상'은 이언진의 호이다-을 비판한다. 박지원과 이언진은 동시대 사람인데, 이언진은 당대의 천재 박지원에게 자신을 알아주기를 바라지만 박지원은 그를 박대한다. 박희병은 이 사건과 <우상전>을 박지원의 깜냥과 세계관이 이언진을 담아낼 수 없던 한계 때문이라 분석한다.  

  박지원의 시대를 앞서간 정신은 두말 할 나위가 없지만, 그 역시 사대부라는 한계를 벗어나진 못한다. 신분적 한계는 박희병 교수가 <운화와 근대>란 책에서 분석한 혜강 최한기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박희병은 박지원과 최한기를 잇는 울돌목으로 이언진을 놓는다. 신분이란 한계마저 넘어 근대를 선취한 선구자로 이언진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연암과 혜강에 비할 때 변변한 문집조차 없는 우상을 다각도록 분석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해서 박희병은 '평전'과 '평설'이란 갈래를 통해 우상에 다가가지만 이후 작업 역시 이에서 더 나가긴 힘들어 보인다. 나만의 설레발일까? 

 

                李彦瑱(1740-1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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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 2011-01-27 0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평전도 있었군요. 찜해두고 있는 사람중의 하나인데 언제나 볼려는지..
한국문학통사를 통째로 팔아버렸더니 바로 찾아볼 수가 없어 아쉽네요.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파고세운닥나무 2011-01-27 10:40   좋아요 1 | URL
반딧불이님이 좋아할법한 사람이란 생각을 책 읽으며 했는데, 역시나 관심을 가지고 계셨군요? 시집이 한 권 밖에 남아있질 않아 애석하지만 다가갈 가치가 충분히 있는 사람이더군요.
<통사>를 파셨어요? 조동일 선생님 책은 모두 제 애장서인데요^^

다이조부 2011-01-29 1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동일 의 작업에 관하여 모르지만, 슬램덩크 와 조동일의 책이 동시에 아끼는 책으로

꼽는 분은 드물거 같아요 ㅎㅎㅎ

파고세운닥나무 2011-01-29 12:56   좋아요 1 | URL
그런가요?
두 사람의 작업은 일견 비슷한 것도 같은데 말이죠^^
 
사도행전 속으로 2 - 예수로 말미암아,사도행전 3.4.5장 이재철 목사의 사도행전 설교집 2
이재철 지음 / 홍성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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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면 환경문제건 평화문제건 교회는 관심을 갖지 않고, 무관심해야하는가?
 “그렇지는 않다. ...... 교회의 가장 기본성이 보편성이다. 어떤 이념이든지 다 들어와 어울릴 수 있어야 한다. 4대강 반대나 찬성쪽으로 한목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찬성하는 사람도, 반대하는 사람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할 사회를 이루어 신앙공동체를 이루어가는 것이 교회가 지향할 바가 아닌가. 나도 개인적인 의견이 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개인적인 의견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렇지는 않다.
 
-사회적인 현안이기 때문에 교회가 침묵하고, 권력의 불의에도 눈을 감아야 하는가?
 “의나 불의의 문제일 때는 분명히 밝혀야 한다. 하지만 4대강은 선악의 문제라기보다는 우선순위나 정책의 문제, 관점의 문제다. 선이나 악, 의나 불의가 분명할 때는 말할 필요가 없다. 4대강은 개개인이 판단할 문제이지, 단체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사회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야에 대해서도 한 교회 목사는 수십년 동안 일관되게 한 편만 들고, 강남의 모교회는 일관되게 반대 편만 든다면 둘 다 문제가 있지 않은가.”
 
   

  지난 성탄절을 맞아 이재철 목사와 <한겨레> 조현 기자가 나눈 대화의 일부이다. 인터뷰를 읽어가며 위 대목에선 마음이 불편했다. 나 역시 '4대강 사업'이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는 동의한다. 하지만 그 사업이 창조주가 만들어 놓은 자연을 해치는 사업이라면 '정책의 문제'라고 선을 긋기에 앞서 분명한 의사 표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기독교장로회 교회 앞에 붙은 "4대강은 흘러야 합니다."란 문구가 이재철 목사의 우유부단함과 대조가 된다.

  아래 설교는 이 책 <사도행전 속으로2>에 실린 한 대목이다. 저자는 2006년 10월 9일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이렇게 논평한다.

   
 

 돌아선 둘이 하나로 합쳐지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먼제 베푸는 쪽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햇볕정책도, 포용정책도 모두 귀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통일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오산입니다. 그런 교만으로는 우리가 베푼 것이 이번에 북한이 감행한 핵실험처럼, 우리 자신을 찌르는 칼날이 되어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 동독을 포용하자는 동방정책이 서독의 사회민주당에 의해 시작되었지만, 동서독이 통일될 당시에 그 통일을 주도한 서독의 집권당은 매사를 하나님의 관점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기독교민주당이었다는 사실이야말로, 하나님을 향한 인간의 겸손한 믿음만이 포용정책이 결실될 수 있는 토양임을 보여 주는 좋은 증거가 아닐 수 없습니다.(378-379면)

 
   

   <사도행전 속으로 2>에 실린 설교가 진행될 때는 노무현 정부가 뭇대중으로부터 지탄을 받던 시기이다. 이재철 목사도 이 책에서 대통령과 정부 각료들의 아마츄어리즘을 비판한다. 위 인용문의 주장처럼 햇볕정책 만으로 통일이 이루어질 수는 없을테다. 하지만 그 정책이 평화통일을 이루는 데 있어 중요한 몫을 해낼 훌륭한 정책이라는 생각은 갖는다. '햇볕정책이 우리 자신을 찌르는 칼날이 되어 돌아온다'는 이재철 목사의 주장은 '잃어버린 10년'을 말하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관과 대동소이하다. 그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 가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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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1-21 0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4대강 사업은 선악의 문제라기보다는 자연에 관한, 보다 근원적인 문제겠죠.
님의 아쉬움과 가슴 아픔에 공감합니다...라고 쓰고 보니, 왠지 씁쓸하고 쓸쓸한걸요~ㅠ.ㅠ

파고세운닥나무 2011-01-21 10:38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참 좋아하는 목사님인데,근래 하시는 말씀이 석연치 않아서요.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자연과 생명에 관해선 예민한 목회자를 찾아보기 힘든듯 해요. 그 역시 종교성의 귀중한 한 부분인데 말이죠.

다이조부 2011-01-29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이 씁쓸하게 읽히네요. 존중하는 분이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이 들때

답답한 마음이 들죠~

파고세운닥나무 2011-01-29 12:54   좋아요 0 | URL
근래 이재철 목사님이 설립한 홍성사가 출판하는 책도 엉뚱하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김현종, 한미 FTA를 말하다>가 왜 이 출판사에서 출간되는지 모르겠어요. 이재철 목사님과 김현종씨가 친분이 있어서일까요?
답답함과 서운함을 느낀답니다.

Daniel 2011-02-04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이재철 목사님으로 검색했다가 이렇게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저도 이재철 목사님 존경하고 그 분 책 몇 권 가지고 있습니다.
서울에 갔을 땐 몇 번 출석도 했지요.
'참으로 신실하게'는 정말 몇 번 읽었는지 모르겠네요...
물론 읽는 것과 제가 그렇게 신실하게 사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만 아무튼 참으로 신실하게 책 정말 좋아하는 책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런 문제는 이재철 목사님 말씀처럼 각자 맡은 곳에서 판단하고 할 바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목사님 책에 이런 부분이 있지요. 제가 지금 책이 없어서 정확히 어디라고는 말씀 못드리겠는데,
성도들이 목사에게 자신의 일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부분에 대해 비판적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즉 목사는 목회의 프로요, 성도는 각자 맡은 직업에서의 프로라고...
그렇지 않으면 그런 성도는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신 직업을 성직으로 알고 일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잘못하고 있다고...

4대강도 이재철 목사님 견해가 맞을 수 있지만, 야당이나 시민단체 또는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달리 볼 수 있지요.
그런 문제를 만약에 내가 야당 정치인이라면 설령 백주년기념교회 소속 교인이라 하더라도 그 정치인은 그 문제를 가지고 반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아직 2권과 조현 기자님과의 대담을 제가 제대로 읽어보진 못했지만
이재철 목사님께서 이미 본인의 이전 책에서 언급한 바대로

너무 답답해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Daniel 2011-02-04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생각해보면... 과연 독일 기민당이 하나님 뜻대로 세운 초기 뜻을 그대로 유지한 정당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전에는 콜 전 수상과 관련된 비자금 문제도 터졌지요.

이 땅에도 하나님뜻대로 세운 사학이 참 많죠.
하지만 그 사학들이 어떤지... 그 사학과 관련된 분들이 지난 정부 시절 사학법에 대해 어떤 일을 했는지... 돌아보면...

이재철 목사님께서 언급하신, 독일 통일을 이룬 시점에 기민당은 과연 정말 하나님 뜻대로 움직이는 정당인지 의구심이 듭니다.
무엇보다 정치의 부분을 종교로 재단하는 것이 얼마나 큰 오류를 범했는지는 지난 역사가 말해주니깐요.
이 부분은 조심스레 제 견해를 말해보자면 목사님 설교 부분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혹시 나중에 백주년기념교회 가게 되면 한번 여쭤볼까 합니다.

이재철 목사님이시라면 분명 그 부분에 대해 설명해주시리라 믿어봅니다.

덕분에 이런저런 생각을 할 기회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파고세운닥나무 2011-02-06 18:43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희망이야'님. 긴 댓글 덕분에 저도 여러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건방진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교회를 다니면서도 목사님들의 설교를 읽거나 잘 듣지 않습니다. 우리 교회 담임 목사님 제외하구요.
그래도 이재철 목사님의 책과 설교는 10년 정도 아껴가며 읽고, 듣고 있습니다. 현재 교회에서 성경공부의 교재로 목사님의 <새신자반>을 쓰고 있기도 하구요.
근래 이 분의 설교가 변한 듯해 글을 남겨 보았습니다. <사도행전 속으로> 1, 2권을 모두 보았는데, 그런 모습이 보여 제 딴으로 마음이 편치 않았구요. 제가 목사님을 잘 알지 못하지만 변하는 모습은 제게도 보일테니까요.
그래도 목사님이 훌륭한 건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지 않고 존중한다는 거죠. 상당히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김두식 교수나 이현주 목사를 양화진 문화원에 초청해 특강을 여시니까요.
저는 이런 부분이 목사님의 훌륭한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중언부언 했습니다.
또 뵙죠^^

Daniel 2011-02-06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 감사합니다.

이재철 목사님의 설교말씀은 요한과 더불어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면 좋으련만^^;
저는 한 권밖에 읽지 못했습니다.

올 하반기에 요한과 더불어 쭉 읽어볼까 합니다.
그쯤 되면 사도행전 속으로도 계속 나올테니 기대됩니다.

말씀하신대로 양화진 특강은 정말 좋다고 들었습니다.
저도 이어령 교수님 강연 들어보기도 했습니다.

저야 말로 중언부언했습니다^^;; 늘 승리하시길요.

수소 2012-05-21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에 우연히 이재철 목사님의 인터넷 설교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개혁하겠다는 사람 노무현 대통령이 결혼식을 호화롭게 치른다는 비판이었습니다.
그렇게 비판할 수 있고 타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비행기의 담요를 몰래 가지고 나오는 것도 도둑질이고 회사의 물품을 개인적 용도로 쓰는
것도 비도덕적이라고 말씀하시는 목사님이 MB 정권의 수많은 부도덕한 일들을
지적하시는 말씀이 없다면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냥 정치적으로 치우쳐 있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기대치를 좀 낮게 잡아야 겠습니다.

지나감 2013-06-07 19: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나가다....
논리에 대한 교육을 못받으니
아무리 선하게 생각을 해도 방향 자체가 틀려지게 되는 것이지요
4대강 문제에 대하여 이재철 목사님의 옳고 그름의 판단을 요구하고 있나요?
그게 연결시킬 논리인가요?
비약적인 말씀이지만...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답답해 해요?
에혀....제발 좀 논리좀 가지고 삽시다 ㅠㅜ

바람 2015-12-06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햋볕 정책이라는 낱말의 의미를 실현하는 현실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햋볕 정책으로 인한 실제적 불합리나 수용자 한편의 오판을 지적했다고 해서 햋볕정책을 부인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한겨례 신문 조현기자의 말에서.......
북측에서 잘 못했거나 잘 못되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가요?
그야말로 한겨례 신문의 조현 가자가 중심이 없는것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서구인의 눈으로 - 발췌 지만지 고전선집 588
조지프 콘래드 지음, 김태숙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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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조지프 콘라드는 뿌리 뽑힌 자였다. 그는 러시아령 폴란드에서 태어나 폴란드어로 교육 받는다. 열두 살에 고아가 된 그는 선원이 되려 프랑스로 건너간다. 도박 빚에 권총 자살을 시도하고선 영국에 건너가 항해사 자격을 취득한다. 배를 타고 세계 곳곳을 떠돌다 영국에 귀화해 영어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다. 그가 영국의 비평가 리비스에 의해 '영국 소설의 위대한 전통(The Great Tradition)'이라 자리매김 된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물론 이방인 콘라드를 영국 소설의 전통에 자리잡게 한 리비스의 시선은 비판적으로 살펴봐야겠지만 말이다.  

  콘라드는 작가 자신과 같은 뿌리 뽑힌 자를 소설의 인물로 자주 사용한다. 이 소설 <서구인의 눈으로(Under Western Eyes)>도 전형적이다. 주인공 라즈모프는  러시아의 주변부 인물이다.  그의 꿈은 소박하다.  출세를 통해 러시아의 중심부에 진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의 중심부인 서구를 지향하는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그의 꿈은 깨진다.  그의 최후는 그가 서구와 비서구로부터 동시에 버림받음을 의미한다. 

  러시아령 폴란드에서 태어나 제정 러시아를 증오하던 작가가 소설에서 러시아의 정치 현실을 풍자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콘라드의 탁월함은 그를 구원한 서구 사회의 정치 역시 인간 개인에겐 낙원이 될 수 없음을 또한 말하고 있는 데 있다. 이것이 콘라드의 눈으로 바라본 정치의 실상이다.  

 

 

        Joseph Conrad(1857-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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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 2010-12-29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만지의책을 저는 한권도 갖고 있지 않은데..요즈음 이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들이 제법 눈길을 끄네요. 조지프 콘라드도 이름만 들어봤는데 작가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아보여요.

파고세운닥나무 2010-12-30 12:14   좋아요 0 | URL
콘라드는 분명 한계도 갖고 있지만, 20세기의 위대한 작가 중의 한 사람이랍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비평가 에드워드 사이드도 평생 콘라드를 연구했는데, 그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죠. 소설들이 꽤 번역되어 있습니다. '반딧불이'님도 기회가 되면 읽어보세요^^
<서구인의 눈으로>는 1983년 중앙일보사에서 번역되었는데, 지만지에서 다시 번역했더군요. 반갑게 읽었습니다.

양철나무꾼 2010-12-30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지만지 책들 왕 사랑하는데, 이 책은 아직 못 읽었어요.
이 분 책 뭔가 읽었었던 것 같은데, 약간 시니컬한 반어법이 인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파고세운닥나무 2010-12-30 12:17   좋아요 0 | URL
'어둠의 속'을 말씀하신대로 '시니컬'하게 파헤치는 작가이죠. 그가 지녔던 문제의식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계도 분명 있지만, 앞서 나간 문제의식을 보여주었던 작가이구요.
지만지에서 좋은 책들을 번역하고 있더군요. 관심을 가져야겠어요^^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 가치에 대한 탐구
로버트 메이너드 피어시그 지음, 장경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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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만 4천자의 법문을 설파한 부처가 말년에 "나는 한 마디도 설법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혹자는 선불교의 정신을 여기에서 찾기도 한다. 결국 진리 그 자체인 불법(佛法)은 불립문자일 수 밖에 없으며, 8만 4천자가 된다해도 그것은 진리에 다다르기 위한 한 방편일 뿐이라는 뜻일 게다.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Zen and the Art of Motorcycle Maintenance)>을 받아보곤 선(禪)이란 글자에 자꾸 눈이 간다. 이 책은 총 12만 단어로 이루어졌는데 이 12만 단어가 진리에 이르기 위한 방편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자꾸 눈이 간다.  

  작가는 여행을 떠나기 전 자신의 삶을 이렇게 정리한다. "진리가 문을 두드리고 있는데 "꺼져, 나는 지금 진리를 찾고 있어"라고 말하자 진리가 가버리는 꼴이다."(27면) 그리고 이 사실을 깨닫는 데 "왜 그리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모를 일이다"라고 말한다. 작가도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니 나도 작가의 삶을 정리해 본다.  

  로버트 메이너드 피어시그는 1928년 미국에서 태어나 열다섯 살에 대학에 입학한다. 지능지수검사에서 170을 기록한 과학 분야의 영재였다.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채 군에 입대하여 한국에서 군복무를 한다. 미국으로 돌아가 철학을 공부하고, 인도에서 잠깐 동양철학을 공부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대학 강사를 하며 결혼 후 두 아이를 갖지만, 심각한 우울증 증세로 정신병원에 수용된다. 전기 충격 치료까지 받고선 증세가 회복된 후 아들과 함께 모터사이클 여행을 떠난다.  

  무엇이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넘나드는 이 수재를 심각한 우울증으로 이끌었을까? 작가를 너무도 닮은 소설의 주인공은 전기 충격치료를 받기 전의 자신을 '파이드로스'라고 말한다. 파이드로스가 미치게 된 원인을 주인공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합리성이라는 유령이 파이드로스의 추적 대상이었으며 그를 미친 사람이 되도록 몰아간 장본인이라고 말한 바 있다."(175면) 인문학이든 자연과학이든 그 밑절미는 합리성이라는 이름의 유령일텐데, 그 유령은 자신을 쫓던 파이드로스마저 유령으로 만들어버렸다. "그 자신의 현재 모습을 형성한 장본인이 바로 그 유령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162면)라고 고백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제 주인공은 여행을 떠난다. 미친 사람이자 유령이 돼버린 자신이 대체 어떤 사람인가를 알기 위해서다.  

  미국 문학에서 여행 소설 혹은 방랑 소설의 역사는 길다고 하겠다. '미국 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마크 트웨인의 두 방랑 소설 <허클베리 핀의 모험(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과 <톰 소여의 모험(The Adventures of Tom Sawyer)>은 소년들의 방랑을 다룬다.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The Catcher in the Rye)>도 방황하는 소년을 다룬다. 이 세 소년은 왜 여행을 떠난 걸까? 마크 트웨인의 두 주인공은 가족들로부터 벗어나려 여행을 떠난다. 헉과 톰은 각각 아버지 팹과 이모 폴리로부터 잠깐이지만 자유를 맛본다. 샐린저의 주인공 콜필드는 학교와 주변 사람들을 견디지 못한다.  

  이들 소설과 비교할 때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의 주인공은 꽤 다르다. 이 주인공은 더이상 소년이 아니다. 소년인 아들을 데리고 여행한다. 여행의 분위기가 묵직하고 진중함은 물론이다. 가족인 아들과 동행함은 그가 단지 가족이나 일상으로부터의 도피로서 여행을 함이 아님을 말해준다. 더 주목할 점은 그가 모터사이클을 타고 여행을 떠난다는 사실이다. 그는 모터사이클과 그 관리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모터사이클은 전적으로 이성의 법칙에 따라 작동한다. 또한 모터사이클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공부는 실제로 합리적 이성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에 대한 공부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175면) 미시시피 강을 건너려는 허클베리 핀에게 있어 뗏목은 여행의 안위를 책임지는 존재이지만 우리의 바이커 주인공에게 있어 모터사이클은 합리성의 대표로서 하나의 실험물이다.  

  이 합리성의 대척점에 서 있는 게 바로 선(禪)이다. 합리성은 언어에 기반한다. 합리성과 언어가 서로 다르지 않음은 데리다의 주장대로 언어(말씀)가 곧 이성이며, 신이기 때문이다. 데리다는 <요한복음> 1장 1절을 분석한다. "태초에 말씀께서 계셨다. 말씀은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며 말씀은 곧 하나님이셨다."는 구절에서 그는 서구 '말 중심주의'의 근원을 찾는다.  그런데 동양 철학의 선이란 말이든 글이든 논리의 세계 자체를 무화시킨다. 왜냐하면 동양 철학은 "현실에 대한 언어적 진술을 결코 현실 그 자체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258면) 그리고 논리의 세계를 무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훈련 방법이 바로 선이다.  

  합리성의 세계에서 힘겹게 뛰쳐나온 주인공에게 동양적 선은 대안적 삶의 태도로 다가온다. 이것이 옳고 그른지는 내가 판단할 깜냥이 아직 없지만, 그가 그 곳에 도달하기 위해 뿌려 놓은 12만자의 단어가 진리에 이르기 위한 하나의 소중한 방법임은 힘겨이 소설을 덮으며 확인하게 된다. 고맙게도 말이다.

 

                 Robert Maynard Pirsig(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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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0-12-15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주만의 업데이트 이네요~ 너무 오랜만 아닌가요? ㅋ

이번주 토요일날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관련 펭귄클래식에서 하는

강연회 있던데..... 연말이라 바쁘죠? ㅎㅎ

2010-12-16 12: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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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3 20: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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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3 21: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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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3 23: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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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4 10: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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