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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도 난다 - Turtles Can Fly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쿠르드인을 위키백과에서 찾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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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인은 중동의 쿠르디스탄에 사는 산악 민족이다. 인구는 2500만 명에서 3000만 명으로 독자적인 국가를 가지고 있지 않은 민족으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많다. 중동에서는 아랍인, 터키인, 페르시아인(이란인)의 다음으로 많다. 종교는 이슬람교 수니파에 속한다. 언어는 인도유럽어족이란 어파에 속하는 쿠르드어이다. 주된 생업은 목축으로 중동 외의 다른 민족과 같이 유목민으로서 생활해 왔다. 쿠르드인의 거주지는 중세부터 근대에 걸쳐 광대한 영토를 유지한 오스만 제국에 있었지만 제1차 세계 대전에서 오스만 제국이 지고 영국과 프랑스에 의해서 만들어진 자의적인 국경선에 의해 터키, 이라크, 이란, 시리아, 아르메니아 등에 분단 되었지만, 오랜 기간 통일한 민족주의적인 세력이 흥하지 않았으며, 소수 민족으로서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이 되면서 문화적인 압력으로 정치 세력이 탄생해 큰 인구를 거느리는 터키와 이라크에서는 분리 독립을 요구하게 되었기 때문에 자주 박해를 받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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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인이 살아가는 곳이 터키, 이라크, 이란이란다. 20세기 세계사에서 전쟁이 많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이들 지역에서 살아가는 민족이니 그들의 삶이 고통이 아닐 수 없다. 위키백과의 '자주 박해를 받'는다는 무색무취한 말이 쿠르드 출신 바흐만 고바디 감독의 이 영화 한 편을 보면 금새 총천연색으로 보일 듯 하다. 나는 총천연색의 고통 앞에 한동안 눈을 닫고 말도 잃었다.
<거북이도 난다(Turtles Can Fly)>는 아이들이 주인공인 영화이다. 허나 이들을 그저 아이라고만 말할 수 있을까? 주인공 위성(偉星)은 아이들의 대장 노릇을 하며 어른들과 정치적, 경제적 거래를 한다. 주인공 소녀 아그린은 이라크 군인들에게 윤간을 당해 낳은 눈먼 아들 리가를 거북이 등껍질마냥 늘 업고 다닌다. 아그린의 오빠 헹고는 지뢰 폭발로 두 팔을 잃었고, 예언을 하며 어른들의 주목을 받는다. 어른들의 전쟁 놀이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아이들이다.
영화는 미국의 이라크 침략을 배경으로 한다. 전쟁 놀이를 즐기는 조지 W. 부시와 사담 후세인은 아이들이 윤간을 당해도, 눈이 멀어도, 두 팔을 잃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쟁에 몰두한다. 주목할 건 두 전쟁광에 대한 감독의 시선이다. 사담 후세인의 동상에서 떨어져 나간 팔 하나를 들고 오는 아이가 있다. 이제 후세인은 아이의 말마냥 미군에게 돈으로 바꿀 정도의 값어치 밖에 없다. 조지 부시는 어떨까? '자유로운 세상을 살게 해준다'는 미군의 약속이 이루어질까? 군용차와 함께 중무장한 미군이 어딘가로 뛰어가는데, 이미 지뢰 폭발로 다리를 다친 주인공 위성은 목발을 짚고도 미군과는 다른 길로 향한다. '부시 너도 아니다'라는 감독의 말이겠다. 감독은 말한다. "아침부터 밤까지 TV에서는 사담 후세인과 부시에 대해 떠들어댄다. 정작 전쟁으로 희생되는 민중들은 보이지 않는다. 나는 반대 방향을 택했다. 나는 이 영화에서 위성 뉴스에서 볼 수 없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 그 뉴스들에서는 민중들이 엑스트라다. 그러나 내 영화에서 그들은 결코 엑스트라가 아니라 주인공들이다. 내 영화에서 엑스트라는 부시와 부시 같은 사람들이다."
주인공 소녀 아그린의 등에 거북이처럼 엎여 있던 아이 리가는 정말로 날았다. 엄마 아그린이 돌에 매달아 아이를 물에 빠뜨리니 물속에서나마 아이는 날았다. 또 한 거북이 아그린도 날았다. 그녀는 절벽에서 날았다. 아이가 날고 있는 물속을 향해 아그린도 날았다.
남겨진 거북이들은 어떻게 될까? 두 팔을 잃고, 동생과 조카마저 잃은 천애고아 헹고는? 다리를 잃고 목발을 짚고 살아가는 위성은?
Bahman Ghobadi(1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