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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행전 속으로 2 - 예수로 말미암아,사도행전 3.4.5장 ㅣ 이재철 목사의 사도행전 설교집 2
이재철 지음 / 홍성사 / 201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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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환경문제건 평화문제건 교회는 관심을 갖지 않고, 무관심해야하는가?
“그렇지는 않다. ...... 교회의 가장 기본성이 보편성이다. 어떤 이념이든지 다 들어와 어울릴 수 있어야 한다. 4대강 반대나 찬성쪽으로 한목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찬성하는 사람도, 반대하는 사람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할 사회를 이루어 신앙공동체를 이루어가는 것이 교회가 지향할 바가 아닌가. 나도 개인적인 의견이 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개인적인 의견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렇지는 않다.
-사회적인 현안이기 때문에 교회가 침묵하고, 권력의 불의에도 눈을 감아야 하는가?
“의나 불의의 문제일 때는 분명히 밝혀야 한다. 하지만 4대강은 선악의 문제라기보다는 우선순위나 정책의 문제, 관점의 문제다. 선이나 악, 의나 불의가 분명할 때는 말할 필요가 없다. 4대강은 개개인이 판단할 문제이지, 단체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사회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야에 대해서도 한 교회 목사는 수십년 동안 일관되게 한 편만 들고, 강남의 모교회는 일관되게 반대 편만 든다면 둘 다 문제가 있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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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성탄절을 맞아 이재철 목사와 <한겨레> 조현 기자가 나눈 대화의 일부이다. 인터뷰를 읽어가며 위 대목에선 마음이 불편했다. 나 역시 '4대강 사업'이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는 동의한다. 하지만 그 사업이 창조주가 만들어 놓은 자연을 해치는 사업이라면 '정책의 문제'라고 선을 긋기에 앞서 분명한 의사 표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기독교장로회 교회 앞에 붙은 "4대강은 흘러야 합니다."란 문구가 이재철 목사의 우유부단함과 대조가 된다.
아래 설교는 이 책 <사도행전 속으로2>에 실린 한 대목이다. 저자는 2006년 10월 9일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이렇게 논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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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선 둘이 하나로 합쳐지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먼제 베푸는 쪽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햇볕정책도, 포용정책도 모두 귀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통일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오산입니다. 그런 교만으로는 우리가 베푼 것이 이번에 북한이 감행한 핵실험처럼, 우리 자신을 찌르는 칼날이 되어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 동독을 포용하자는 동방정책이 서독의 사회민주당에 의해 시작되었지만, 동서독이 통일될 당시에 그 통일을 주도한 서독의 집권당은 매사를 하나님의 관점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기독교민주당이었다는 사실이야말로, 하나님을 향한 인간의 겸손한 믿음만이 포용정책이 결실될 수 있는 토양임을 보여 주는 좋은 증거가 아닐 수 없습니다.(378-37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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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행전 속으로 2>에 실린 설교가 진행될 때는 노무현 정부가 뭇대중으로부터 지탄을 받던 시기이다. 이재철 목사도 이 책에서 대통령과 정부 각료들의 아마츄어리즘을 비판한다. 위 인용문의 주장처럼 햇볕정책 만으로 통일이 이루어질 수는 없을테다. 하지만 그 정책이 평화통일을 이루는 데 있어 중요한 몫을 해낼 훌륭한 정책이라는 생각은 갖는다. '햇볕정책이 우리 자신을 찌르는 칼날이 되어 돌아온다'는 이재철 목사의 주장은 '잃어버린 10년'을 말하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관과 대동소이하다. 그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 가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