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중국 지식의 탄생 - 전통.근대.혁명으로 본 라이벌 사상사
조경란 지음 / 책세상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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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단순히 사상가들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중국 근현대 사상의 주요 흐름과 쟁점이 무엇이었는지를 라이벌식 인물 설정을 통해 담론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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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중국 지식의 탄생 - 전통.근대.혁명으로 본 라이벌 사상사
조경란 지음 / 책세상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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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중국 지식의 탄생 - 전통.근대.혁명으로 본 라이벌 사상사

_조경란(저자) | 책세상 | 2015-12-05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현시대에 흐르는 사상이 정치, 사회적으로 끼치는 영향력은 시간을 두고 만들어진다. 중국의 20세기는 19세기뿐 아니라 수천 년에 걸친 오랜 역사의 결과물이다. 21세기 중국의 위상은 아무래도 가까운 과거인 20세기의 경험이 큰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20세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시대에 대한 포괄적이고 역사적인 해석을 통해 현 시점의 중국을 이해하는 단서를 제공해준다.

 

 

이 책의 저자 조경란 교수(연세대 국학연구원)20세기 중국의 전통, 근대, 혁명으로 본 라이벌 사상사를 통해 중국 지식인들의 계보를 정리해주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지식인들은 모두 열두 명이다. 캉유웨이, 옌푸, 량치차오, 쑨원, 루쉰, 후스, 천두슈, 리다자오, 마오쩌둥, 량수밍, 저우언라이, 덩샤오핑 등이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들도 눈에 띈다. 이들은 19세기말부터 중국 근현대사를 통틀어 중요한 문제들과 대결하면서 현실에 개입했던 중국의 대표적 지식인들이라고 한다. 저자는 단순히 이 사상가들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중국 근현대 사상의 주요 흐름과 쟁점이 무엇이었는지를 라이벌식 인물 설정을 통해 담론을 제시한다.

 

 

작금의 중국에선 거의 모든 문제를 유학의 눈으로 다시보기를 시작했다는 부분에 주목한다. 즉 현대세계에서 중국은 무엇인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유학의 재정위(再定位)릉 통해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중국 최초의 마르크스주의자 리다자오는 1920년대에 앞으로 중국민족이 부활하여 세계 문명에 두 번째로 대공헌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었다. 그 당시엔 이 말을 받아들인 사람이 많지 않았겠지만, 그의 예언이 틀리진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대공헌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중국이란 나라가 끼치는 영향력은 점점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세계사에서 과거에 제국이었던 나라가 부활한 사례는 중국이 유일하다고 한다.

 

 

20세기 중국의 지식인은 전통을 부정의 대상으로, 근대는 달성할 목표로, 혁명은 근대를 달성하는 수단으로 생각했다. 여기서 근대는 주로 국민국가를 의미한다. 전통이 문제화될수록 근대와 혁명은 반사적으로 강조되었고 심지어 신성시되었다. 중국에서 공자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중국의 문제는 전통의 문제라고 표현된다. 지금이나 100년 전이나 동일한 화두다. 역사의 기점마다 전통해석의 문제가 그 중심에 있었다. 중국에서 전통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오죽하면 평생을 전통 비판에 올인 했던 마오쩌둥마저 자신이 죽으면 유교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예언했겠는가.

 


캉유웨이와 옌푸는 중화제국의 해체를 맞아 시도했던 근대 기획의 방식에서 대비된다. 캉유웨이는 전통 사상 내부에서 개혁을 통해 위기를 해소하려 했고, 옌푸는 육경(六經)의 비판을 주장하면서 서양의 지식을 근대화를 위한 수단으로 받아들이고자 했다. 량치차오와 쑨원은 전통을 이해하는 방식에서도 달랐지만 체제 구상에서도 각각 입헌군주제와 공화국으로 갈린다. 하지만 이 둘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중화 개념을 민족 개념과 결부해 중화민족이라는 신념을 만들었다.

 

 

루쉰과 후스는 루쉰이 봉건의 문제와 더불어 근대의 허구성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며 중국의 미래를 사유했다면, 후스는 반봉건의 자유주의 중국이라는 방향을 비교적 뚜렷하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비교된다. 천두슈와 리다자오는 중국 최초의 마르크스주의자다. 북이남진(北李南陳)이라는 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중국 공산당 창당시기에 쌍벽을 이루며 활동한 인물들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전통과 사회주의 해석에선 입장이 뚜렷하게 갈린다.

 

 

마오쩌둥과 량수밍은 신분이 다른 상황에서 맞짱을 뜬 묘한 관계였지만 계급 중국윤리 중국이라는 중국 구상에선 현격한 차이를 드러냈다. 저우언라이와 덩샤오핑은 중국 현대사에서 제갈량과 부도옹(不倒翁, 여러 번 정치적 좌절을 겪었어도 결코 쓰러지지 않는 늙은이)으로 표상되는 인물이다. 이들은 라이벌 관계라기보다는 상호 보완하는 특수한 관계다.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 중 특히 중국인의 노예성을 비판한 급진주의자 루쉰과 실용주의적 자유주의자 후스를 다시 만나본다. 1990년대 이후의 중국 상황은 봉건성과 근대성 즉 계몽과 자유의 대립관계가 심화된 시기다. 이 중심에 루쉰과 후스가 있다. 이 두 지식인은 대격변기 중국이라는 고질적인 문제와 고투했던 계몽 사상가이자 동시에 자유를 구가했던 사상가로서 20세기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루쉰은 신문화운동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국민성 개조에 주력해온 인물이다. 루쉰의 관심사는 시종일관 국민성과 지식인 문제였다. 농민과 사대부는 중국의 개혁에서 중심 계층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아큐정전광인일기는 농민과 사대부의 집단 인격의 심층을 의미심장하게 보여준 작품이다.

 

 

중국에서의 어떤 사회주의 운동도 반 공산주의적인 동시에 반자본주의적 일 수밖에 없다. 이런 명백한 부조화는 중국 자본주의가 대체로 공산주의 국가의 창작품 일뿐 아니라 공산당 지도자와 관료들이 중국의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움직이는 핵심이고, 그들 중 대다수가 큰 이득을 보고 있는 자본주의 제도를 보호하기 위해 공산주의 국가의 권력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이 점이 앞으로 중국 공산당이 해결해야 할 크나큰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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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성 소년 장이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아이들 15
구본석 지음, 정은선 그림 / 책고래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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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성은 조선시대 남해안을 지켰던 수군의 진영이 있던 성이다. 이 책은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한다. 아이들이 ‘임진왜란’이라는 아픈 역사를 조금 더 깊이 바라보는 계기가 된다. 그 시대를 살았던 평범하고 순박한 소년 장이의 삶을 통해 아프고 수치스러웠던 역사를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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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잠들지 않는다 - 중국 기업과 자본의 흐름을 한눈에 꿴다
탕야 지음, 김락준 옮김, 안유화 감수 / 쌤앤파커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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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처럼 ‘돈은 잠들지 않는다’를 다른 각도로 보면 ‘돈은 잠을 재우지 않는 것’이라는 표현도 적절할 것이다. 돈은 돌아야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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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잠들지 않는다 - 중국 기업과 자본의 흐름을 한눈에 꿴다
탕야 지음, 김락준 옮김, 안유화 감수 / 쌤앤파커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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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잠들지 않는다 - 중국 기업과 자본의 흐름을 한눈에 꿴다

_탕야(저자) | 김락준(역자) | 안유화(감수) | 쌤앤파커스 | 2018-04-16

 

 

이 글은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는 어느 소시민의 무협소설이자 성장, 독서, 그리고 금융 강호에 관한 이야기다.”로 시작하는 돈, 자본, 금융이야기는 어려서부터 무협소설에 심취했던 저자의 취향이 반영된 탓인지 재미있게 읽혀진다.

 

 

책은 크게 3부분으로 구성되었다. 1장은 역사라는 거울에 비친 금융사 사례. 2장은 이 책의 핵심이기도 하다. 중국 금융관리감독 제도의 미흡함과 개선점을 지적하고 제시한다. 3장에선 딱딱한 금융이론들을 쉽고 부드럽게 풀어준다.

 

 

이 책의 저자 탕야는 베이징대학교 광화관리학원의 젊은 부교수지만, 웨이보에서 향수의 금융 강호라는 닉네임으로 더 유명한 금융학자다. 이 책은 저자가 20138월부터 제일재경일보등 언론매체에 발표했던 중국 경제와 금융 관련 칼럼을 정리한 것이다.

 

금융이란 무엇인가를 첫 화두로 삼고 있다. 금융은 자금을 융통하고 활용하는 것이지만, 익히 알고 있는바와 같이 파생된 사업이나 분야가 무척 많다. 저자는 금융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본다. 오래 전 서양(네덜란드)에서 일어났던 금융의 변화와는 상관없이 중국은 꿋꿋하게 왕권주의로 치닫고 있었다. 하늘 아래 모든 땅은 왕의 것이고, 그 땅에서 생활하는 백성은 모두 왕의 신하였다. 민초들에겐 재산권의 개념조차 없었다. 자연적으로 교역과 신용은 아무짝에도 쓸모없었다. 이 무렵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는 주식을 발행한다. 증권거래소도 세웠다.

 

 

굴곡의 역사가 각인된 홍콩 경제사는 하나의 독립된 스토리로 꾸며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흥미롭다. 황금빛을 누리던 시절의 홍콩은 그 빛이 퇴색하고 있다. “2015년 통계에 따르면 홍콩은 전 세계에서 정실자본주의(정경유착 또는 패거리 자본주의)가 가장 심각한 지역이다. 부의 집중도는 해마다 높아져 이미 80%를 넘어섰다. 사회 계층 간 이동 가능성은 급격히 낮아졌다.”

 

 

마윈에게 타임머신을 태운다면이라는 제하의 칼럼도 눈길이 간다. 저자는 마윈을 어느 시대로 보내볼까 고심하다가 춘추전국시대를 생각했다. 상인의 지위가 가장 나았던 시대이기 때문이다. “만약 마윈이 춘추전국시대에 타고난 말재주와 사업 감각으로 장사를 했다면 역사적인 부호명단(사기, 화식열전)에 이름을 올리고 각국 재상을 두루 지냈을 것이다.” 마윈이 타임머신을 세우지 말아야 할 곳은 진()나라 라고 한다. 진나라가 단명한 것은 군왕의 폭정 때문인데 아마 마윈은 터도 찾기 전에 만리장성을 쌓으러 끌려갔을 것이라고 한다. “과연 왜소한 체구의 그가 북쪽지역 찬바람을 견딜 수 있을까?”

 

 

‘IMF 사태와 한국의 개혁전략도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20년 전 아시아 금융위기는 한국까지 번졌다. 한화 가치는 70% 떨어지고 주식 시장은 크게 요동쳤으며 은행은 줄줄이 파산하고 한강의 기적은 졸지에 알을 층층이 쌓은 것처럼 위태로운 지경에 놓였다.” 기억을 돌이켜보면 1990년대 후반은 한국의 위기 상황 맞다. 30대 재벌 기업 중 8개 기업이 파산했다. 금융기구는 부실자산이 크게 늘었고, 시장은 공황상태에 빠졌었다. 저자는 그로부터 10년 뒤 한국경제가 시련을 딛고 일어나 경제구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산업 전반을 개혁한 한국은 고속성장시대에서 중속성장시대로 평온하게 넘어갔다. 또한 산업구조 업그레이드에 성공해 각종 요소 투입이 많은 성장형 경제체에서 성숙한 혁신형 경제체로 서서히 전환되었다.” 고마운 평가다.

 

 

평범한 사람들이 주식시장에 기대하는 것이라는 칼럼을 통해 현재 중국인들의 현주소를 알려준다. 중국의 서민들이 재테크상품과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돈을 불릴 거의 마지막 방법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위태로운 인구구조(노령화 사회), 미래의 부를 미리 당겨쓰는 식의 연금 시스템, 비싼 집값, 높은 양육비와 의료비 등 평범한 중국인이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 유일한 방법은 저축을 많이 하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저축만 해서는 돈을 크게 불릴 수가 없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어렵고 재미없는 금융이론과 복잡하게 돌아가는 현실세계를 부드럽게 연결시켜주는 장점을 갖고 있다.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기업과 자본의 흐름은 대동소이하다. 이 책의 제목처럼 돈은 잠들지 않는다를 다른 각도로 보면 돈은 잠을 재우지 않는 것이라는 표현도 적절할 것이다.

 

#돈은잠들지않는다 #중국기업과자본의흐름 #탕야 #쌤앤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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