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잠들지 않는다 - 중국 기업과 자본의 흐름을 한눈에 꿴다
탕야 지음, 김락준 옮김, 안유화 감수 / 쌤앤파커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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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잠들지 않는다 - 중국 기업과 자본의 흐름을 한눈에 꿴다

_탕야(저자) | 김락준(역자) | 안유화(감수) | 쌤앤파커스 | 2018-04-16

 

 

이 글은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는 어느 소시민의 무협소설이자 성장, 독서, 그리고 금융 강호에 관한 이야기다.”로 시작하는 돈, 자본, 금융이야기는 어려서부터 무협소설에 심취했던 저자의 취향이 반영된 탓인지 재미있게 읽혀진다.

 

 

책은 크게 3부분으로 구성되었다. 1장은 역사라는 거울에 비친 금융사 사례. 2장은 이 책의 핵심이기도 하다. 중국 금융관리감독 제도의 미흡함과 개선점을 지적하고 제시한다. 3장에선 딱딱한 금융이론들을 쉽고 부드럽게 풀어준다.

 

 

이 책의 저자 탕야는 베이징대학교 광화관리학원의 젊은 부교수지만, 웨이보에서 향수의 금융 강호라는 닉네임으로 더 유명한 금융학자다. 이 책은 저자가 20138월부터 제일재경일보등 언론매체에 발표했던 중국 경제와 금융 관련 칼럼을 정리한 것이다.

 

금융이란 무엇인가를 첫 화두로 삼고 있다. 금융은 자금을 융통하고 활용하는 것이지만, 익히 알고 있는바와 같이 파생된 사업이나 분야가 무척 많다. 저자는 금융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본다. 오래 전 서양(네덜란드)에서 일어났던 금융의 변화와는 상관없이 중국은 꿋꿋하게 왕권주의로 치닫고 있었다. 하늘 아래 모든 땅은 왕의 것이고, 그 땅에서 생활하는 백성은 모두 왕의 신하였다. 민초들에겐 재산권의 개념조차 없었다. 자연적으로 교역과 신용은 아무짝에도 쓸모없었다. 이 무렵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는 주식을 발행한다. 증권거래소도 세웠다.

 

 

굴곡의 역사가 각인된 홍콩 경제사는 하나의 독립된 스토리로 꾸며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흥미롭다. 황금빛을 누리던 시절의 홍콩은 그 빛이 퇴색하고 있다. “2015년 통계에 따르면 홍콩은 전 세계에서 정실자본주의(정경유착 또는 패거리 자본주의)가 가장 심각한 지역이다. 부의 집중도는 해마다 높아져 이미 80%를 넘어섰다. 사회 계층 간 이동 가능성은 급격히 낮아졌다.”

 

 

마윈에게 타임머신을 태운다면이라는 제하의 칼럼도 눈길이 간다. 저자는 마윈을 어느 시대로 보내볼까 고심하다가 춘추전국시대를 생각했다. 상인의 지위가 가장 나았던 시대이기 때문이다. “만약 마윈이 춘추전국시대에 타고난 말재주와 사업 감각으로 장사를 했다면 역사적인 부호명단(사기, 화식열전)에 이름을 올리고 각국 재상을 두루 지냈을 것이다.” 마윈이 타임머신을 세우지 말아야 할 곳은 진()나라 라고 한다. 진나라가 단명한 것은 군왕의 폭정 때문인데 아마 마윈은 터도 찾기 전에 만리장성을 쌓으러 끌려갔을 것이라고 한다. “과연 왜소한 체구의 그가 북쪽지역 찬바람을 견딜 수 있을까?”

 

 

‘IMF 사태와 한국의 개혁전략도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20년 전 아시아 금융위기는 한국까지 번졌다. 한화 가치는 70% 떨어지고 주식 시장은 크게 요동쳤으며 은행은 줄줄이 파산하고 한강의 기적은 졸지에 알을 층층이 쌓은 것처럼 위태로운 지경에 놓였다.” 기억을 돌이켜보면 1990년대 후반은 한국의 위기 상황 맞다. 30대 재벌 기업 중 8개 기업이 파산했다. 금융기구는 부실자산이 크게 늘었고, 시장은 공황상태에 빠졌었다. 저자는 그로부터 10년 뒤 한국경제가 시련을 딛고 일어나 경제구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산업 전반을 개혁한 한국은 고속성장시대에서 중속성장시대로 평온하게 넘어갔다. 또한 산업구조 업그레이드에 성공해 각종 요소 투입이 많은 성장형 경제체에서 성숙한 혁신형 경제체로 서서히 전환되었다.” 고마운 평가다.

 

 

평범한 사람들이 주식시장에 기대하는 것이라는 칼럼을 통해 현재 중국인들의 현주소를 알려준다. 중국의 서민들이 재테크상품과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돈을 불릴 거의 마지막 방법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위태로운 인구구조(노령화 사회), 미래의 부를 미리 당겨쓰는 식의 연금 시스템, 비싼 집값, 높은 양육비와 의료비 등 평범한 중국인이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 유일한 방법은 저축을 많이 하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저축만 해서는 돈을 크게 불릴 수가 없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어렵고 재미없는 금융이론과 복잡하게 돌아가는 현실세계를 부드럽게 연결시켜주는 장점을 갖고 있다.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기업과 자본의 흐름은 대동소이하다. 이 책의 제목처럼 돈은 잠들지 않는다를 다른 각도로 보면 돈은 잠을 재우지 않는 것이라는 표현도 적절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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