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예지 x 알라딘] 부엉이 북마크 - 짙은 밤 책 읽는 부엉이 (브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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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그리다 드립백 참 좋아하는데 맛도 있지만 포장이 너무 예뻐서이기도 하다. 북마크 나오면 좋겠다 싶었는데 딱 나와서 기쁘다. 네이비, 브라운 다 예뻐서 하나씩 사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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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 청도 감말랭이 60g - 감말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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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 쫄깃하고 달콤하다. 하지만 양이 적다. 그래서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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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5-10-22 18: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맛있지만 양이 적으면 슬플 것 같은데요.
그래도 맛있는 것 같으니, 다음에 한번 상품소개를 읽어보겠습니다.^^

꼬마요정 2025-10-23 11:22   좋아요 1 | URL
요게 몰캉하고 달달해서 손이 가는데 먹다보니 없더라구요 ㅋㅋㅋ 사실 많으면 또 물릴 것 같은데 사람 욕심이 그래도 많아야 좋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 욕심쟁이ㅠㅠ
 
[전자책] 사탄탱고 알마 인코그니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 알마 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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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기가 끝나거나 한 체제가 끝나거나 한 개인의 삶이 끝나갈 때 느껴지는 불안감이 있다. 홍콩이 반환되기 전이나 소련이 해체될 때 그들의 문학이나 영화 등에서 강렬하게 느꼈던 불안감. 이 감각을 이 책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헝가리 역시 1980년대 말 중앙계획경제체제에서 자유시장경제체제로 바뀌었고, 당연히 사회는 불안해했으며 이 책은 그 시대를 살던 한 '몰락'해가는 집단농장을 이야기 한다. 


이 책은 너무나도 유명한 작가의 문구를 제사(題詞)로 넣었다. "그러면 차라리 기다리면서 만나지 못하렵니다." 프란츠 카프카의 <성>에 나오는 K의 대사다. 내가 가진 펭귄클래식 <성>에서의 대사는 "그렇다면 그를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차라리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인데 내가 딱 8장까지 읽었기에 바로 찾을 수 있었다. 이 무슨 운명 같은 우연인가 하고 혼자 신기해하면서 번역의 중요성을 또 한 번 느꼈다. 


이야기는 종소리로 시작한다. 종소리에 일어난 후터키는 슈미트 부인과 함께 잠들었다 깨어났다. 이른 시각에 집에 돌아온 슈미트에게 불륜 현장이 딱 들키나 싶다가 상간남인 후터키가 재빨리 도망친 뒤 때마침 집에 온 것마냥 밖에서 문을 두드려서 슈미트에게서 받을 돈을 요구하는 모습은 조금은 웃기고도 슬픈 장면이었다. 몰락해가는 집단 농장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떠나지 못하고 비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비는 오고 도로는 진창이다. 


술집에는 거미가 거미줄을 치고 있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속셈을 가지고 술을 마시며 질척인다. 호르고시 부인이 막내딸인 에슈티케를 찾으러 오지만 사람들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마을 사람들은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 탱고를 추다가 해가 뜨자 지쳐 잠든다. 그리고 이리미아시가 페트리너와 함께 술집으로 들어선다.


술집에는 에슈타케와 의사가 없다. 에슈타케는 소외되고 또 소외되다 죽음마저 이용당하는 소녀다. 의사는 외부에서 마을을 끝까지 바라보고 기억하려는 존재다. 


1부는 1장부터 6장까지, 2부는 6장부터 1장까지로 구성되어 이야기는 하나의 원으로 닫혀 버린다. 후터키와 슈미트 부부가 실랑이를 하는 동안 마을에는 엄청난 소식이 퍼진다. 1년 전에 죽은 줄 알았던 이리미아시가 살아돌아왔다는 것. 마을의 구원자로 여겨지던 그가 돌아오자 사람들은 갑자기 희망을 가지기 시작한다. 


집단 농장에서 전체주의적 삶을 살던 사람들은 자꾸만 잘못된 생각으로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 같았다. 애초에 마을 사람들이 함께 일해서 번 품삯을 받아 온 슈미트는 크라네르와 함께 마을에서 도망칠 생각을 하고 있다가 후터키에게 걸린 것이었는데, 이처럼 모두들 마을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음을 알던 그들이 이리미아시가 돌아왔다는 말에 갑자기 모든 일이 해결된 마냥 희망에 찼는데... 구원자로 등장한 이리미아시는 그저 공산당의 감시자일 뿐이며 그의 보고서에서 마을 사람들은 그저 보고서로 올리기 민망한 단어들이 나열된 똥멍청이일 뿐이다. 


술집의 거미줄은 이제 이 마을에서 다른 곳으로 번져나간다. 자신들이 거미줄이 된 줄도 모르고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스스로 살아가지 못한 채 살아가겠지. 이데올로기는 종교와 같아서 맹목적이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리미아시와 페트리너, 에슈티케의 오빠이자 악마 같은 서니는 도시를 향해 가던 중 폐허가 된 성에서 종소리인지 윙윙거리는 소리인지를 듣고 하늘에서 내려 온 반투명한 하얀 베일을 마주한다. 에슈티케가 발견된 곳에 도착하자 그 소리는 죽은 소녀의 웃음소리로 바뀌었고 분명 관에 넣었던 소녀의 시체를 발견한다. 시체는 하얀 베일이 사라진 것처럼 사라진다. 그들이 들은 것과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야기의 시작은 종소리였다. 그리고 마지막도 종소리다. 진작에 종탑은 무너져 종이 울릴리가 없지만 종소리는 계속 들려온다. 그 종소리를 후터키도 들었고 마을 사람들도 듣고 의사도 들었는데, 정작 그 소리의 진원지를 찾은 것은 의사 뿐이었다. 


종소리의 실체를 확인한 의사는 돌아와서 다시 일기를 쓴다. 희망도 기회도 없는, 몰락을 마주하는 일기를. 그리하여 끝은 다시 처음이다.  


무너진 종탑과 종소리, 죽은 소녀의 웃음소리와 시체의 환영은 어쩌면 집단이 믿고 있던 풍요의 허상과 희생양을 향한 죄책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소리의 실체는 천국이 아닌 지옥이었으며, 미래를 품고 있던 어린 소녀는 천사가 되어 오빠를 도와주고자 했으니까. 이 사람들에게 죄책감이라는 게 있을까 싶지만 희망을 가져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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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자서전
마리-헐린 버티노 지음, 김지원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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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기 자신조차 이해하지 못한다. 개개인은 섬이고 남이고 화성이고 금성이고 외계인이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다시 펼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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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10-10 16: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제일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중의 하나인데 다시 읽고 싶어도 어디에 두었는지 당최 기억이 나질 않네요ㅜ.ㅜ

꼬마요정 2025-10-11 01:25   좋아요 0 | URL
앗, 찾으셔야할텐데요. 여러 번 읽고 싶은 책이잖아요ㅜㅜ 꼭 찾으시길 바랍니다!!!!
 
첫 여름, 완주 듣는 소설 1
김금희 지음 / 무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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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아닌 곳은 시골일까. 고층 건물이 빼곡하고 도로에는 차들이 쉬지 않고 달리는 곳이 도시라면, 고개를 들면 하늘이 보이고 옆을 보면 나무와 들판이 보이는 곳은 시골일까. 많은 낯선 사람들 속에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 곳이 도시라면, 아는 사람은 많지만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곳은 시골일까. 그렇다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정이 넘치고 여유로워 보이는 시골을 동경할 것이고,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이며 무언가를 성취하는 것처럼 보이는 도시를 부러워할 수도 있다.


열매는 빌려 준 돈을 갚지 않은 채 사라진 고수미를 찾으러 수미의 고향인 완주로 향한다. 열매가 그곳에서 만난 사람은 어쩌면 자기 자신일지도 모르겠다. 낮에는 산 사람들을, 밤에는 죽은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수미 엄마나 외계인인지 산신령인지 알 수 없는 어저귀, 혼자만의 성에 사는 것같지만 반려견과 치열하게 살아가는 배우 정애는 열매가 알지 못한 삶의 방식을 알려준다. 열매는 완주에서 오래 전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떠올린다.


할아버지는 열매의 지지자이다. 열매의 마음 속에 자신을 사랑하고 지지해주는 자아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있다. 영화 <마스크>의 자막을 읽어주며 할아버지와 쌓은 친밀감, 유대감, 즐거움, 자신감 등은 이곳 완주에서 열매를 맺었다. 이제 열매는 좀 더 당당하고 자연스럽게 살아갈 수 있겠지.


세상 만물은 모두 좋고 나쁨을 가졌다. 사람 역시 마찬가지이며 이는 관계 속에서 드러난다. 나에게 한없이 좋은 사람도 누군가에겐 한없이 나쁜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이익 또는 돈과 관계 되면 그 사람의 사정 따위는 저 멀리 사라진다.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면 '호구'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는데 사람이 살면서 어떻게 이익과 손해를 완벽히 따져가며 살 수 있을까 싶었다. 이익과 손해를 따지기보다 베풂과 감사를 생각하면 좋지 않을까. 


열매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보며 나 역시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나의 엄마는 나와 동생을 외할머니집에 자주 맡겼는데, 그럴 때면 늘 나는 외할머니에게 책을 읽어드렸다. 맨날 함매 함매 하면서 동화책부터 그리스로마신화까지 외할머니 옆에서 펼쳐들고 읽었더랬다. 물론 책 한 권을 다 읽은 건 얇은 책 몇 권 뿐이었지만 나도 외할머니도 즐거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외할머니가 제일 좋아했던 건 좋아하는 노래 가사를 받아적어 알려드린 거였다. 아직도 난 주현미 노래나 현철 노래 가사가 기억난다. '신사동 그사람', '봉선화 연정' 등은 여전히 따라부를 수 있다.


개발 논리에 잠식된 검은 돈이 방화한 것 같은 그 산불은 어저귀의 자취를 없앴다. 어저귀는 어디 있을까. 그 장면을 보며 난 내가 사는 동네에서 재개발 재건축 플랜카드가 한창 걸려있을 때 동네에 있던 커다란 느티나무가 뽑혀 나간 것이 떠올랐다. 내가 이사왔을 때부터 거대한 나무였고 마을의 수호신 같은 느낌을 주는 나무였는데 어느 날 사라졌다.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백 년은 넘게 그 자리에 있던 나무였는데 이제는 도로의 일부가 되었고 나는 그 자리를 지나갈 때마다 느티나무를 생각한다.


어쩌면 어저귀는 살면서 닮고 싶고 종국에는 되고 싶은 모습이 아닐까 싶다. 세상은 인간만 사는 곳이 아니니까. 사계절을 사는 우리는 삶을 계절에 비유하곤 하는데, 그 계절마다 나를 뭉클하게 하는 것들을 간직하면 좋겠다. 혼돈과 상실의 고통을 지닌 여름을 지나며 열매는 가을을 맞이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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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10-05 0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몇년전에 제가 어릴적에 살던 동네가 재개발 되는 모습을 직접 본 기억이 있어요.살던곳은 이미 빌라가 되었고 인근 산동네가 아파트 재개발로 철거중이었는데 어릴적 친구가 살던 집이 철거되어 빈집이 되어 한번 들어가 보았습니다.친구네 창문 밖으로 본 옛 동네 모습을 보니 한편으로 그립기도 하면서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더군요.

꼬마요정 2025-10-09 22:28   좋아요 0 | URL
그러셨군요. 저는 아직 제가 살던 집이 포함된 곳이 재개발 된 적은 없어요. 여전히 똑같은 집이 있는데 점점 낡아가긴 합니다. 근데 저도 친구가 살던 집이 재개발 되어서 지금 아파트가 제법 많이 올라갔는데요, 볼 때마다 그래도 성공해서 다행이네 싶어요. 분담금 때문에 골치 아프다지만 그래도 엎어지는 것보다 성공하는 게 낫잖아요. 하지만 여전히 재개발이라는 게 좋은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희선 2025-10-05 1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이 책 제목 보고 달리기를 끝까지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완주는 지역 이름이었군요 제가 사는 곳과 가까운 곳이기도 하지만 가 본 적 없는 듯합니다 할아버지와 열매를 보고 꼬마요정 님과 할머니를 떠올리셨군요 어릴 때 할머니한테 책을 읽어드리시다니 좋은 기억이네요

개발하면 예전 건 거의 다 사라지는군요 남기는 것도 있으면 좋을 텐데...

꼬마요정 님 남은 명절 연휴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꼬마요정 2025-10-09 22:30   좋아요 0 | URL
저도 읽기 전에 처음 이 책 제목 들었을 때 달리기를 끝까지 하는 건가 했네요. 그런데 이중적인 의미이기도 한 듯 해요. 완주라는 곳에서 삶을 완주할 힘을 얻는다는 느낌이랄까요. 아마 열매는 끝까지 삶을 스스로 살려고 노력하면서 포기하지 않을 것 같아요. 외할머니께 책 읽어드리고 노래 가사 적어드린 건 정말 행복한 기억입니다^^

명절이 끝나버렸네요ㅠㅠ 그래도 주말이 다가오니까요, 연휴 마무리 잘 하시고 힘찬 주말 맞이하시길 바라요^^

감은빛 2025-10-06 0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희선님처럼 그 완주를 생각했는데, 완주군이었군요.
완주는 적정기술 취재하러 딱 한 번 가봤었네요.
지금은 연락이 끊겼는데, 지인 중에 완주가 고향인 사람이 있었네요.

꼬마요정 2025-10-09 22:33   좋아요 0 | URL
다들 같은 생각이로군요. 근데 완주라는 게 이중적인 의미인 듯 합니다. 완주에서 얻은 경험과 정이 열매가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어줄 거거든요. 저는 완주는 가 본 적이 없어요. 정확히 어디있는지도 모르지만, 가보고 싶어졌답니다. 이 책 덕에 지인이 떠오르셨네요. 책의 힘인가봐요. 기억이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게 말이죠.^^